한국사 강사 겸 방송인 최태성이 배재고의 5·18 민주화운동 조롱 논란과 관련해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최태성은 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배재학당 관련 자료를 공유하며 “우리나라 근대 학문의 서막을 연 아펜젤러의 배재학당. 이 학교가 내세운 것은 섬김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요즘 벌어지는 모습을 보며 저를 포함한 우리 기성세대는 과연 대한민국 교육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절실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럽다”고 밝혔다.
그는 배재학당의 교훈인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는 문구를 함께 소개하며 “조롱과 혐오가 아닌 존중과 사랑으로 시작된 학교. 아펜젤러 선생님이 많이 슬퍼하실 듯”이라고 덧붙였다.
배재고는 1885년 미국인 선교사 헨리 아펜젤러가 설립한 한국 최초의 근대식 중등교육기관인 배재학당을 모태로 한 자율형 사립고다. 이듬해인 1886년 고종 황제로부터 ‘유용한 인재를 기르는 집’이라는 뜻의 ‘배재학당’이라는 교명과 현판을 하사받았으며, 교훈은 마태복음 20장의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에서 유래했다.
논란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광주제일고와의 경기에서 불거졌다. 당시 배재고 선수들은 더그아웃에서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반복해 외쳤다. 기존 응원 구호인 “삼진 잡고 가야지”, “안타 치고 가야지” 등을 상대 학교가 광주 연고라는 점과 연결해 개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선수들은 ‘탱크데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한 것으로 전해져 5·18 민주화운동을 희화화하고 지역을 비하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배재고는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일부 학생 선수의 부적절한 응원 구호로 광주제일고 선수단과 학부모, 동문, 광주 시민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 깊은 상처와 실망을 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후 추가 사과문과 함께 후속 조치 방침도 내놨지만 비판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은 현장 조사 결과 학교 측으로부터 해당 응원 구호가 경기 막판 분위기가 고조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나온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또 이효준 배재고 교장이 광주제일고를 직접 찾아 사과 의사를 전달했으며, 반성의 의미로 남은 대회 경기를 기권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논란의 여파로 스튜디오C1은 오는 6일 공개 예정이던 ‘불꽃야구’ 배재고 편의 방송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제작진은 “최근 불거진 배재고 관련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봤다”며 해당 회차를 방송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