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의 폐해를 막기 위한 이른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이 2026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최근 딥페이크 같은 AI 조작 기술에 대중의 이목이 쏠리고 있지만, 대중문화 현장에서 법률 분쟁을 담당해 온 필자가 보기에 진짜 심각한 병폐는 따로 있다. 바로 조회수를 노린 유튜버들의 ‘악의적인 편집’(악마의 편집)이다. 기술을 이용한 위조는 가짜임이 명백해 단죄하기 쉽지만, 짜깁기 편집은 훨씬 정교하게 대중을 속인다. 인터뷰나 영상의 자극적인 부분만 잘라내 맥락을 바꾸거나, 무관한 내용을 엮어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처럼 만드는 식이다.
이는 법률이 규정하는 ‘조작정보’에 정확히 해당한다. 그동안 일부 유튜버들은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벌금을 내더라도 조회수 수익이 더 크다’는 비뚤어진 비즈니스를 지속해 왔고, 기존의 미비한 민사 배상으로는 이를 막지 못했다. 이들의 책임을 엄중히 묻고 왜곡된 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법적 규제는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해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행정 심의를 통해 신속하게 유통을 차단하는 이번 규제 방식은, 우리 미디어 생태계가 스스로 정화 능력을 잃었다는 냉정한 판단에서 비롯됐다. 무책임한 왜곡 보도로 기업이 문을 닫고 누군가 파멸적인 선택을 해야 했던 비극을 우리는 기억한다. 불행히도 유튜브와 포털 중심의 국내 미디어 생태계는 팩트체크보다 트래픽을 올리기 위한 받아쓰기에 치중해 왔다. 강력한 사법적·행정적 철퇴 없이는 무고한 피해자를 막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이 법안의 가장 큰 명분이다.
물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손해배상의 하한선이 없고 5배라는 상한선만 있어 실질적인 정화 효과가 작을 수 있다는 기술적 한계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런 지적들은 법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가짜뉴스로부터 시민을 지키겠다는 법의 취지를 완성하기 위한 생산적인 조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악질적인 유튜버들에게 확실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법의 집행력을 실효성 있게 증명해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은 미디어 생산자에게 직업적 책임을 무겁게 지우고 개인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뚜렷한 당위성을 지니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정교한 시행령을 통해 제도를 안착시키는 일이다. 권력기관에 대한 건전한 비판이나 풍자 예술은 규제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하는 세밀한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법원은 중간판결 제도를 적극 활용해 정당한 고발자가 장기 소송으로 고통받지 않도록 신속히 구제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단순한 차단 위주의 통제에서 벗어나 플랫폼의 시스템적 투명성을 함께 감시하는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타인의 고통을 이용해 이익을 얻는 악의적 편집은 반드시 멈춰야 한다. 이번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공론장을 맑게 만드는 든든한 방패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노종언 변호사 (법무법인 존재)
▶저자 소개=노종언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사법시험 합격 후 현재 법무법인 존재의 대표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 구하라,박수홍, 오메가엑스, 선우은숙 사건 등 굵직한 연예계 분쟁을 수행한 엔터테인먼트 분쟁 전문가입니다. 다수의 사건을 수행하며 얻은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 법률 이슈에 대한 심도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