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감독이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호프'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7.6 / 사진=연합뉴스 제공
‘N차 유발자’ 나홍진 감독이 신작 ‘호프’로 돌아온다. 그간 장르적 쾌감과 해석의 즐거움을 선사해온 그는 이번에도 예상을 비트는 연출로 재관람 열풍을 예고했다.
15일 개봉한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에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가 출현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나 감독이 ‘곡성’(2016)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자 네 번째 장편 영화로, 앞서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국내외 영화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나 감독은 다작을 하는 연출자는 아니지만, 매 작품 두터운 팬덤을 형성하며 꾸준히 관객을 모아왔다. 특히 강렬한 장르적 체험과 해석의 즐거움, 새로운 발견의 쾌감을 바탕으로 재관람 열풍을 일으켰다. 실제 데뷔작 ‘추격자’(2008)와 ‘황해’(2010)는 압도적인 속도감과 거친 액션으로 장르적 본질을 극한까지 밀어붙이며 견고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관객은 영화 속 디테일과 인물의 감정선을 재확인하기 위해 극장을 다시 찾았고, 이러한 입소문은 영화의 생명력을 연장했다.
‘곡성’은 장르적 재미 위에 복합적인 상징과 해석의 층위를 더한, 대표적인 N차 관람 작품으로 손꼽힌다. 나 감독은 서사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설명하는 대신, 파편화된 단서와 상징들을 서사 곳곳에 배치했다. 관객은 무속 신앙과 기독교적 메타포를 분석하고, 미세한 단서들을 조합하며 각자의 서사를 재구성했다. 이 과정을 통해 영화는 매번 새로운 의미를 획득했고, 687만명 관객을 동원하며 상업적 성공을 거뒀다.
‘호프’ 스틸 /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호프’는 전작들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재관람 욕구를 자극한다. ‘추격자’와 ‘황해’가 보여준 극한의 피지컬 액션과 장르적 밀도는 유지하되, 외계 생명체라는 비현실적 소재를 나홍진식 장르 문법으로 재해석하며 시각적 충격을 극대화한다. 또 해석의 여백이 컸던 ‘곡성’과 달리, 인물의 전사와 서브텍스트를 최소화한 채 직선적으로 질주하며 체험의 강도를 끌어올린다. 치열한 전투 끝에는 단순한 승리의 카타르시스가 아닌 짙은 공허함이 남는데, 이 기묘한 감정은 영화가 남긴 의미를 곱씹게 하며 관객을 다시 스크린 앞에 앉게 한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나홍진 감독은 대중적인 감독인 동시에 마니아들을 끌고 다니는 감독이다. ‘추격자’, ‘황해’는 장르적 재미가 확실했고 이를 즐기는 관객의 N차 관람이 이어졌다. 반면 ‘곡성’은 작가주의 공포물로 이스터에그를 찾기 위한 재관람 열풍이 있었다”고 짚었다. 이어 “‘호프’는 오락성이 짙은 작품으로, 전작 대비 어려운 영화는 아니다”라면서 “영화적 장치가 분명하고 질주하는 속도감과 유머를 일관성 있게 가져가는 작품으로, 또 다른 의미에서 N차 관람의 문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호프’는 개봉일인 이날 오전 7시 기준 예매량 60만 3601장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메가박스, CGV, 롯데시네마까지 극장 3사에서 모두 예매율 1위를 유지하며 본격적인 흥행의 시작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