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7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윈도우3 대한민국과 대만과의 경기에서 이정현이 코트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프로농구 고양 소노 '하이퍼 가드' 이정현(27·1m88㎝)은 비시즌에도 쉴틈없는 일정을 소화 중이다. 각종 국제 대회를 앞둔 그는 "모든 토끼를 잡고 싶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이정현은 지난 2025~26시즌 정규리그 국내선수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평균 18.6점 5.2어시스트를 기록한 그는 후반기 소노의 10연승 행진을 이끌어 창단 첫 플레이오프(PO) 진출에 기여했다.
봄 농구도 특별했다. 5위로 PO에 오른 소노는 6연승을 내달려 챔피언결정전 무대까지 밟았다. '고양의 봄'은 부산 KCC에 막혀 마침표를 찍었지만, 소노는 물론 이정현에게도 뜻깊은 시즌으로 남았다.
최근 소노 소집 훈련 중 본지와 만난 이정현은 "(지난 시즌) 결과는 너무 좋고, 아름답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이유가 있다. 소노는 전반기 내내 하위권으로 분류됐고, 일찌감치 PO 경쟁서 탈락했다는 시선이 많았다. 그만큼 후반기 반전이 눈에 띄었다. 이정현은 "시즌 초반엔 힘든 시기도 많았고, 농구가 답답한 순간도 있었다"며 "그래도 팀 전체가 끝까지 버티자는 심정으로 임했다. 우리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믿었는데, 좋은 흐름으로 바뀌어 긍정적인 부분만 남았다"고 웃었다.
13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KCC와의 2025~26 LG전자 프로농구 챔프 5차전에 나선 소노 이정현. 사진=KBL 생애 첫 챔프전에선 쓴잔을 들이켰지만, 이정현은 후련함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할지 모르겠지만, 시즌 내내 이기기 위해 모든 수단을 써봤다. 하위권에도 머물고, 10연승도 해봤다. 모든 걸 쏟아부은 시즌이었다"고 돌아봤다.
이번여름에도 쉴 틈이 없다. 오는 8월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2라운드와 평가전이 예정돼 있고, 9월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이 열린다. 프로농구 2026~27시즌이 개막하면 정규리그와 동아시아 클럽 대항전인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까지 병행해야 한다. 더구나 그는 올 시즌 뒤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소노는 그에게 역대 프로농구 '비 FA' 최고 연봉인 7억2000만원을 안겼다.
MVP 반열에 올라선 이정현은 자신감이 넘친다. 그는 "지난 시즌에도 대표팀 일정으로 소속팀 합류가 늦었다. 이번에는 더 자리를 비우는 기간이 길다"면서도 "그래도 우리 팀은 가장 최근 챔프전을 함께 경험했다. 선수단에도 큰 변화가 없으니, 잘 맞출 수 있다"고 했다.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시즌서 각종 국제 대회 일정까지 겹치니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평가전, 월드컵 예선, AG까지 모두 중요한 경기다. 차근차근 준비해, 최상의 결과를 만들 거"라고 말했다.
이정현은 지난 시즌을 돌아보며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게 농구를 한 시즌이었다"고 했다. 이번에도 목표는 같다. 그는 "해외도 나가고, 새로운 환경·팀·선수와 만나 설렌다. 모든 대회 우승을 노려보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5~26 LG전자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국내선수 MVP를 수상한 고양 소노 이정현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