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48시간이어도 모자라다."
사령탑 부임 후 2번째 시즌을 앞둔 손창환(50) 고양 소노 감독은 비시즌에도 기대와 설렘 대신 걱정이 앞선다. 성공적인 사령탑 데뷔 시즌을 마치고도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더미같이 남았기 때문이다.
손창환 감독은 최근 고양시 고양소노아레나서 본지와 만나 비시즌 준비 과정을 소개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해낸 소노는 13일에야 소집돼 새 시즌 대비 담금질에 나섰다. 앞서 창단 후 연속 8위에 그치며 새 시즌 대비 훈련 시간이 넉넉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어느 때보다 촉박한 일정을 마주한 상태다.
물론 지난 시즌 여정은 뜻깊었다. 2025~26시즌 전부터 하위권으로 분류된 소노는 창단 후 최고 성적인 정규리그 5위를 기록하더니, 처음으로 나선 플레이오프(PO)서 챔프전까지 진출해 준우승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김승기, 김태술 전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손 감독은 데뷔 시즌에 '고양의 봄'을 이끌며 주목받았다. 선수 시절 4시즌 정규리그 29경기를 뛰고 농구화를 벗고 구단 사무국은 물론 프로농구 최초의 전력분석원으로 활약하는 등 다사다난한 커리어도 함께 조명됐다.
새 시즌을 앞둔 손창환 감독은 "하루가 48시간이어도 모자르다"고 털어놨다. 준비해야 할 과정이 많고, 그에 따른 걱정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주위 시선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최근 소노를 향한 기대감은 크다. 2026~27시즌을 앞두고 스카티 제임스, 조니 오브라이언트(이상 미국)와 계약하며 조기에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쳤다. 제임스는 중국리그(CBA)서 4시즌 평균 22.2점을 넣은 검증된 포워드고, 오브라이언트는 지난 시즌 안양 정관장서 1옵션을 맡은 선수다.
정작 손창환 감독은 덤덤하다. 손 감독은 "사실 감회가 다를 줄 알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늘 걱정이 반복된다. 선수들의 팀워크, 건강은 물론, 훈련 상태도 걱정이다. 또 지난 시즌처럼 1라운드를 2승 7패로 시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훈련 시간도 남들보다 부족하다. 이미 다른 팀은 체력이 완성된 상태지 않나. 우리도 타 팀과의 준비 상태 간격을 줄여야 한다. 훈련 방식에도 변화를 줬는데, 효과가 나올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경계했다.
손창환 감독은 새 시즌을 대비해 완전히 새로운 전술을 택하려다 뜻을 접었다고도 털어놨다. 기자가 '지난 시즌 챔프전 결과에 따른 선택인지'라 묻자, 손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가진 기량의 150%를 해냈다고 생각한다. 패배라는 결과는 부산 KCC와의 역량 차이"라며 "완전히 엎으려고 한 건 이제 상대가 우리의 농구를 파악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손창환 감독은 소노가 지난 시즌 전부터 하위권으로 분류된 만큼, 상대의 견제가 덜하는 등 여러 운이 작용했다고 떠올렸다. 또 "후반기 10연승 기간도 돌아보면 다른 팀은 부상 등 불운이 많았다. 반면 우리는 큰 부상자는 없었다. 속된 말로 이제 다 드러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모든 걸 바꾸려던 손창환 감독과 코치진은 고심 끝에 새로운 농구 대신, 기존의 농구를 더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을 택했다. 이번 여름엔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은 물론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까지 예정돼 있어 주축 선수들의 합류 시점이 늦어지기 때문이다. 손 감독은 "결국 우리가 아는 시스템 내에서 바꾸는 게 낫다는 결론이 나왔다. 선수들도 시스템을 잘 알고 있으니, 지난 시즌보단 나을 거란 기대가 있다"고 웃었다.
챔프전 준우승 자격으로 얻은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출전권에 대해선 남다른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손창환 감독은 "EASL도, 정규리그도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프로 특성상 기업 홍보도 해내야 하지 않나. 우리 모기업도 항공사를 하기 때문에, EASL은 우리 항공사(트리니티 항공)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충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 이게 프로이자, 직장인의 기본 마음가짐"이라고 덧붙였다. EASL은 동아시아 지역 농구 클럽 대항전이다.
앞서 소노 에이스 이정현은 본지와 인터뷰 중 "EASL을 포함해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발언을 전하자, 손창환 감독은 "다들 상의도 없이 말하고 있다"고 껄껄 웃으며 "나도 다음 시즌이 궁금하다. 지난 시즌 전에는 목표를 6강 진출과 5할 승률을 잡았다. 올해는 4강 진출을 다음 목표로 잡았다"고 말했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