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최강자로 군림했던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이 지난 25일 전국 시청률 2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유종의 미를 거두며 종영했다. 독주 체제가 끝나면서 그동안 맞대결을 펼쳐온 토일 드라마들도 새로운 경쟁 구도에 들어섰다.
특히 흥행 보증수표로 꼽히는 남궁민, 박은빈, 지성이 각각 다른 장르의 작품을 앞세워 안방극장 주도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됐다.
◇ 평균 시청률 4~5%대… 결국은 ‘취향 경쟁’
사진=KBS2 토일 미니시리즈 ‘결혼의 완성’ 방송 캡처사진=tvN 제공 KBS2 ‘결혼의 완성’(남궁민), tvN ‘오싹한 연애’(박은빈), JTBC ‘아파트’(지성)는 모두 토·일요일 오후 9시부터 10시 30분 사이 방송되는 동시간대 경쟁작이다. 그동안 토요일에는 ‘김부장’과 시청층을 나눠 가져야 했던 만큼 상대적으로 불리한 경쟁을 펼쳐왔지만, 종영 이후에는 세 작품 간 정면 승부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부장’ 종영 다음 날인 26일 시청률은 ‘결혼의 완성’(7.5%), ‘오싹한 연애’(5.8%), ‘아파트’(5.2%) 순이다. 가장 먼저 첫 방송을 시작해 8회까지 달려온 ‘결혼의 완성’과 이제 막 4회를 마친 ‘오싹한 연애’는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자체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사진=JTBC 토일드라마 ‘아파트’ 방송 캡처 반면 6회까지 방송된 ‘아파트’는 기존 자체 최고 시청률인 4회(6%)를 넘어서지는 못했으나 5%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평균 시청률에서는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모든 회차의 시청률을 합산해 평균을 낸 결과 ‘결혼의 완성’이 5.9%로 가장 높았고, ‘아파트’가 5.1%, ‘오싹한 연애’가 4.6%를 기록했다. 세 작품 모두 큰 격차 없이 4~5%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어, 결국 장르와 배우 선호도에 따른 취향 경쟁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범죄 스릴러 vs 오컬트 로맨스 vs 휴먼 코미디
‘결혼의 완성’은 이혼을 통보한 다음 날 납치된 아내를 구하기 위해 한 남자가 잔혹한 범죄자들과 맞서는 과정을 그린 범죄 스릴러다. 남궁민의 약 7년 만의 KBS 복귀작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으며, 범죄자 역의 김대명과 긴장감 넘치는 서사를 이끈다. 묵직한 범죄 스릴러 장르인 만큼 같은 강성 장르였던 ‘김부장’ 시청층을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싹한 연애’는 귀신을 보는 재벌 상속녀와 귀신을 가장 무서워하는 열혈 검사가 의문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오컬트 로맨스다. 박은빈이 tvN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 이후 약 3년 만에 선보이는 로맨스라는 점이 관전 포인트다. 코미디와 로맨스를 적절히 버무린 데다 여름 시즌과 어울리는 오컬트 소재를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를 꾀했다.
‘아파트’는 아파트 장기수선충당금을 둘러싼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선거에 뛰어든 전직 조직폭력배 박해강(지성)의 활약을 그린 생활 밀착형 휴먼 코미디다. 의사와 검사, 경찰 등 전문직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지성이 조폭 출신이라는 이색 설정에 도전한 작품으로, 장기수선충당금을 노리고 강하리(하윤경)와 가짜 결혼을 하는 등 현실 밀착형 코미디를 선사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남궁민, 박은빈, 지성 모두 필모그래피가 탄탄한 배우들이라 출연진만으로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며 “결국 장르적 취향과 입소문이 승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화제성 승부 가른 OTT 접근성
사진=tvN, KBS2, JTBC 제공 화제성 지표에서는 TV 시청률과 또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27일 K콘텐츠 경쟁력 분석 전문 기관 펀덱스가 발표한 TV 화제성 드라마 부문 순위에 따르면 ‘오싹한 연애’가 2위, ‘아파트’가 3위로 상위권에 포진했다. 반면 TV 시청률에서 선두를 달리는 ‘결혼의 완성’은 6위에 머무르며 시청률과 화제성 간의 격차를 보였다.
출연자 화제성 역시 ‘오싹한 연애’의 주연 배우 박은빈과 양세종만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높은 체감 인기를 증명했다.
이 같은 간극의 배경으로는 OTT 플랫폼 접근성이 꼽힌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국내 OTT 사용 시간 점유율은 넷플릭스가 37.8%로 가장 높았고, 티빙은 17.8%로 뒤를 이었다.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3.3%에 그쳤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와 티빙을 통해 동시 노출된 ‘오싹한 연애’와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된 ‘아파트’가 온라인 이용자 접점을 넓히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했던 반면, 디즈니플러스에서만 공개된 ‘결혼의 완성’은 TV 시청률에 비해 디지털 화제성 확산에서는 다소 불리한 환경에 놓였다는 평가다.
다만 TV 시청률과 화제성은 집계 방식과 이용 행태가 다른 만큼, 플랫폼뿐 아니라 장르와 온라인 입소문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 이제 시청률 좀 올리나 했더니… 복병 ‘재벌X형사2’의 등판
사진=SBS 제공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새로운 복병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부장’이 떠난 빈자리는 오는 8월 7일 첫 방송되는 SBS 새 금토드라마 ‘재벌X형사2’가 채운다.
‘재벌X형사’는 ‘모범택시’, ‘열혈사제’, ‘지옥에서 온 판사’ 등으로 이어지는 SBS ‘사이다 유니버스’의 한 축을 담당하는 히트작으로, 지난 2024년 방영된 시즌1은 최고 시청률 11%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시즌2는 수사가 막히면 재력으로 판을 뒤집는 재벌형사와 새 팀장이 펼치는 공소 수사극이다.
시즌1을 이끈 안보현이 다시 한번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가운데, 정은채와 유승호가 합류해 색다른 시너지를 예고한다. 이에 8월 첫째 주 주말이 ‘결혼의 완성’, ‘오싹한 연애’, ‘아파트’가 ‘김부장’ 종영 효과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확실한 기회이자, 중요한 분기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