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수원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 KT가 3회 7점을 몰아친 가운데, 한화도 4회 3득점에 이어 5회 무사 1, 2루를 만들며 동점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때 한화엔 불운의, KT엔 행운의 '삼중살'이 나왔다. 4회 말 문현빈을 대신해 대수비로 투입된 한지윤이 5회 초 무사 1, 2루에서 3루수 앞 땅볼을 친 것. KT는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완벽한 트리플 플레이를 펼치며 위기를 지워냈다.
이튿날(2일) 만난 이강철 KT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이 감독은 4회에 홈런 2방으로 3실점한 선발 배제성을 5회 교체하려고 했다. 5회부터 한화 타선이 다시 1번 타순에서 시작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바꿀 투수가 애매했다. 왼손 투수 전용주를 넣고자 했지만 한화 타선이 오른손(이원석)-왼손(요나단 페라자)-오른손(한지윤) 순이라 한 이닝을 모두 맡기기 어려웠고, 그렇다고 우규민 등 다른 투수들을 넣기엔 남은 6~9회 계획이 난감했다.
KT 배제성. KT 제공
결국 배제성에게 5회를 맡긴 이강철 감독은 "첫 두 타자에게 안타와 볼넷을 내주는 순간 (교체 타이밍을)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해서 그냥 맡겼다. 한지윤에게 슬라이더로 잘 막고, 잘 막으면 그 때 전용주나 우규민 등 불펜들을 투입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딱 삼중살이 나오더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어제 (문)현빈이가 파울 타구도 맞았고 그래서 바꿔 준 건데, 거기서(5회 무사 1, 2루에서) 기적 같은 장면이 나올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야구라는 게 참.."이라며 아쉬워했다.
한편, 한화의 새 외국인 투수 브루스 짐머맨은 전날 선발 경기에서 4이닝 동안 76개의 공을 던져 8피안타 3탈삼진 2사사구 7실점으로 부진했다. 3회에만 7실점한 것이 컸다.
한화 짐머맨. 한화 제공
김경문 감독은 "본인도 이정도로 맞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을 거다. 조금은 놀랐을 것"이라면서 "그만큼 지금 KT가 뭉쳐있다는 거다. 선수 전체가 뭉쳐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타순과 상관없이 타자들이 자기 역할을 하고 투수들을 괴롭히고 잘 싸우는 게 눈에 보인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짐머맨은 어제 일은 어제 일이고, 투구수가 더 늘어나는 다음 경기엔 좀 잘 던져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다 보면 우리에게도 연승이 찾아올 거라 생각한다"라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