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예니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추석맞이 인터뷰에 앞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6.09.11/ “일간스포츠 독자분들, 제 인터뷰를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이번 추석에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영양분 가득한 맛있는 음식 많이 드시고 웃음 가득하게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배우 박예니에게 올해 추석은 평소와 조금 다르다. 가족들과 소박하게 명절을 보내던 예년과 달리 지난 16일 개봉한 영화 ‘인턴’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개봉을 앞두고 서울 중구 KG타워 일간스포츠 사옥에서 만난 박예니는 “평소에는 부모님, 이모와 함께 어머니가 해주시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보낸다”며 “올해는 영화가 개봉한 만큼 무대인사를 다니며 추석을 보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턴’은 로버트 드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출연한 2015년 동명 할리우드 영화를 한국 정서에 맞게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패션 브랜드 우투투를 성공시킨 젊은 대표 선우(한소희)의 회사에 37년 경력의 실버 인턴 기호(최민식)가 입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박예니는 우투투의 열정 넘치는 상품기획자 유진 역을 맡았다.
“기분은 너무 좋아요. 그런데 걱정스럽기도 해요. 제가 어떤 식으로든 드러난다는 건 언제나 두려운 일인 것 같아요. 결국 평가를 받는 상황이기도 하니까요. 그래도 ‘인턴’을 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좋은 친구들이 정말 많이 생겼어요. 그 친구들과 함께 찍었던 시간이 세상에 공개된다는 게 기쁘죠. 특히 대본을 처음 봤을 때부터 유진에게 가장 마음이 갔는데 그 역할을 제가 맡게 돼서 정말 감사했어요.”
한국판 ‘인턴’의 매력으로는 기호가 막내 인턴을 오래된 한식집에 데려가는 장면을 들었다.
“정말 옛날 맛집 같은 한식집에 데려가는데 저는 그게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서라고 생각했어요. 세대가 달라져도 된장찌개나 집밥 같은 백반을 좋아하는 입맛은 쉽게 안 변할 것 같거든요. 그런 토종적인 식당의 매력이 오래 남았으면 좋겠고, 그 모습이 영화 안에 잘 담겼다는 것도 한국판 ‘인턴’의 매력인 것 같아요.” 배우 박예니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추석맞이 인터뷰에 앞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6.09.11/ 최민식과 처음 호흡을 맞춘 소감도 들려줬다.
“최민식 선배가 실제로 제 아버지와 비슷한 나이세요. 후배 입장에서는 워낙 대선배니까 어려울 수 있잖아요. 그런데 먼저 계속 장난을 걸고 농담을 해주세요. 저는 그게 선배의 배려라고 생각했어요. 애드리브도 먼저 툭 던져주시면 ‘아, 나도 이런 걸 해봐도 되겠구나’ 싶었죠. 후배들이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먼저 판을 깔아주신 거예요.”
‘인턴’에서 얻은 또 하나의 수확은 함께한 배우들과의 우정이다. 한소희, 류혜영과는 촬영이 끝난 지금도 단체 대화방에서 일상을 나누고 따로 만날 만큼 가까워졌다.
“단체 대화방이 매일 시끄러워요.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소희 집에도 몇 번 놀러 갔어요. 소희는 저와 동갑인데 저는 스스로 정해놓은 규율이나 틀이 꽤 강한 편이거든요. 조금 딱딱한 면도 있고요. 그런데 소희는 훨씬 편안해요. ‘괜찮아. 나도 그래. 다 그래’ 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런 점은 저도 닮고 싶어요. 혜영 언니는 정말 ‘T’인데 오히려 그 논리적인 말에서 위로를 많이 받아요. 제가 감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도 언니가 이야기하면 너무 정확해서 ‘아, 그렇네. 그 말이 맞네’ 하고 납득하게 되거든요.”
박예니는 넷플릭스 시리즈 ‘셀러브리티’와 ‘중증외상센터’, 영화 ‘그녀가 죽었다’ 등 다양한 작품에서 얼굴을 비춰왔다. 그중에서도 자신에게 유독 특별한 작업으로 꼽는 것은 2020년 공개된 KCC건설 스위첸 광고 ‘문명의 충돌’이다. 배우 김남희와 현실적인 부부의 일상을 연기해 실제 부부로 오해하는 반응이 나올 만큼 화제를 모았고, 이후 같은 설정의 후속편까지 이어졌다.
“저한테는 정말 의미가 큰 광고예요. 그래서 그 광고가 나온 7월 4일을 제 데뷔일이라고 혼자 믿고 있어요. 아직 팬분들이 많지는 않으니까 제가 스스로 그렇게 밀고 있습니다.(웃음) 촬영도 정말 자유로웠어요. 감독님이 상황만 던져주시고 ‘레디, 큐’ 하시면 저희가 그 안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연기했어요. 대사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서 거의 다 애드리브였고, 감독님이 마음에 드는 장면을 골라서 쓰신 거죠. 그래서 저는 그 광고는 무조건 감독님의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부부가 서로 짜증을 내는 장면을 찍을 때 제가 ‘실제로 이렇게까지 짜증을 내도 되나요?’라고 물었는데 주변에 계시던 기혼자분들이 ‘더 해도 된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배우 박예니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추석맞이 인터뷰에 앞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6.09.11/ 다섯 살 때부터 배우를 꿈꿨던 박예니는 정작 꿈을 이룬 뒤에야 알게 된 어려움도 많다고 털어놨다.
“현실적으로 제가 배우를 할 수 있게 될지조차 몰랐어요. 그래서 지금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 커요. 그런데 어릴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고민들도 패키지처럼 같이 따라오더라고요. 예전에 배우들 인터뷰를 보면 ‘기다림이 제일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제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아요. 기다리다 보면 조급해지고, 조급해지면 자존감도 떨어지고 열등감도 생기잖아요. 그런 마음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도 배우로서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이 조급해질 때는 산책하거나 커피를 마시고, 요가를 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로 하루를 채운다. 과거 인터뷰에서 밝힌 5년짜리 다이어리도 지금까지 꾸준히 쓰고 있다. 최근 마주한 질문은 ‘나는 배우는 사람인가, 가르치는 사람인가’였다.
“아직도 모르겠어요. 둘 다일 수도 있고 둘 다 아닐 수도 있어요. 데뷔한 지 6년 정도 됐다고 가끔 후배들이 저한테 조언을 물어올 때가 있거든요. 너무 고맙죠. 저도 제가 아는 만큼 이야기해주기는 하는데 문득 ‘이게 과연 가르침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도 여전히 계속 배우고 있는 사람이니까요.” 배우 박예니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추석맞이 인터뷰에 앞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6.09.11/ 2026년에는 스스로에게 세워둔 기준도 조금씩 내려놓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몇 살에는 이 정도를 이뤄놔야 해’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20대에는 이 정도, 30대에는 이 정도는 갖춰놔야 하지 않을까’ 하는 식으로요. 그런데 이제는 그걸 조금 버리게 됐어요. 어차피 인생이 제 뜻대로만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거든요. 그런 건 그냥 바람으로 남겨놔도 되잖아요. 그런데 그걸 이루지 못했다고 스스로를 너무 자책하니까 이제 그러지 말자 싶었어요. ‘뭐 어때’ 하는 마음을 가져보려고요. 물론 아직 다 실천되지는 않아요. 쉽지 않죠. 그래도 적어도 ‘이제는 이런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입 밖으로 말하기 시작한 시점은 2026년인 것 같아요.”
여전히 해보고 싶은 역할이 많다는 박예니는 최근에는 조금 더 구체적인 목표도 생겼다며 앞으로의 도전에 기대를 내비쳤다.
“예전에는 해보고 싶은 역할을 물으면 항상 ‘너무 많다’고 했어요. 그게 정말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영화 ‘행복의 나라’를 보고 변호사 역할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의를 위해 누군가를 대신해서 싸워주는 그런 인물이요. 앞으로도 해보지 않은 역할에 하나씩 도전하면서 배우로서 더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