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수입품 약 300억달러 대상…90%가량 최혜국대우 세율 수준으로 인하
-무역·투자위원회 신설하고 AI 대화 정례화…농업·금융·에너지 협력도 확대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에서 수입하는 약 300억달러 규모의 제품에 대한 관세를 상호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무역과 투자, 인공지능(AI) 분야의 별도 대화 채널도 신설하며 양국 경제·무역 관계의 안정화를 위한 협의 범위를 넓혔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양국은 지난 9월 20일부터 23일까지 미국 뉴욕과 워싱턴DC에서 제8차 미중 경제·무역 협의를 열고 무역과 투자, 농업, 금융, AI 등 분야에서 합의를 도출했다. 이번 협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진행됐다.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관세 인하다.
양국은 각각 상대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약 300억달러 규모 제품의 관세를 대등하게 낮추기로 했다. 대상 제품 가운데 약 90%는 관세율을 최혜국대우(MFN) 수준까지 인하하며, 양국이 필요한 국내 법적 절차를 마친 뒤 동시에 시행할 예정이다.
미국은 중국산 장난감과 가전제품, 유아용품, 주방·욕실용품, 명절용품 등을 관세 인하 대상에 포함하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과 개인용품, 의료기기, 석탄 등에 대한 관세를 낮출 예정이다. 구체적인 대상 품목 목록은 양측이 별도로 공개하기로 했다.
양국은 관세 인하를 포함한 무역 현안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미중 경제·무역 협의 체계 아래 ‘무역위원회(Board of Trade)’도 신설한다.
무역위원회 산하에는 농업 실무그룹을 설치한다. 중국 상무부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공동으로 참여해 농산물 시장 접근과 관련 규제 등을 논의하며 첫 회의는 올해 말까지 개최하기로 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중국의 미국산 석탄 수입 확대도 추진된다. 미중 양측은 미국산 석탄을 이번 300억달러 규모 상호 관세 인하 체계에 포함하기로 했으며, 중국의 미국산 석탄 수입 확대는 2027~2028년 양국 간 에너지 교역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AI 분야에서는 양국 정부 간 공식 대화 채널이 마련됐다.
중국 측 협상 책임자인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와 미국 측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AI 관련 위험과 편익을 논의하는 첫 대화를 진행했다. 양측은 다음 회의를 오는 11월 말까지 열고, AI 관련 사건이 발생할 경우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양자 연락 채널도 구축하기로 했다.
투자 분야에서도 별도의 ‘투자위원회(Board of Investment)’가 만들어진다. 양국 경제·무역 당국이 잠재적인 투자 기회와 투자 장애 요인을 정례적으로 논의하는 창구로 활용될 예정이다.
금융서비스 분야에서는 중국이 미국계 금융기관을 포함한 해외 금융기관의 중국 내 영업과 지점 설립 신청을 관련 법규에 따라 심사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확인했다. 중국 측은 미국에도 중국 금융기관에 공정하고 투명하며 안정적인 정책 환경을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양국은 기존 무역 합의의 유효기간도 연장했다. 지난해 쿠알라룸푸르 경제·무역 협의에서 마련한 공동 조치를 2027년 1월 10일까지 연장하고, 추가 연장과 후속 방안을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
미중 간 직항 항공편 확대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양측은 향후 항공편 증편과 관련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번 협의 결과는 이후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재확인됐다. 양국 정상은 300억달러 규모 상호 관세 인하와 무역 관련 협의체 구축, 기존 무역 합의 연장 등을 경제·무역 분야의 주요 합의사항으로 인정하고 이행을 지시했다. AI 분야에서도 양국 간 대화와 사고 대응 연락 채널 설치에 합의했다.
미중이 관세 인하와 함께 무역·투자·AI 분야의 상설 대화 구조를 마련하면서 양국 경제 관계의 불확실성을 낮추려는 움직임은 한층 구체화됐다.
다만 300억달러 규모 관세 인하의 세부 품목과 실제 시행 시점은 각국의 국내 절차와 후속 발표에 따라 확정될 예정이어서 향후 이행 과정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용우 기자 nt1pr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