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한국 대 일본 결승. 한국 이해란이 금메달을 물어보고 있다. [연합뉴스]
"중요했던 건 기세, 그리고 꺾이지 않는 마음이었다."
여자농구를 12년 만에 아시안게임(AG) 우승으로 이끈 포워드 이해란(23·삼성생명)이 한 말이다.
박수호 감독이 이끈 여자농구 대표팀은 2026 아이치·나고야 AG 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의 정상 탈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주전 센터 박지수(KB)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활약 중인 박지현(LA 스파크스)도 소속팀 일정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결국 대표팀은 12명이 아닌 11명으로 최종 엔트리를 꾸려 대회에 나섰다.
24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8강전. 한국 이해란이 드리블 돌파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비는 중국과 맞붙은 준결승전이었다. 이해란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대진표를 보면서 제발 (준결승전에서) 중국만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딱 만나게 되더라. 걱정이 엄청 많았다"고 돌아봤다. 중국은 키 2m23cm의 19세 센터 장쯔위를 앞세워 AG 3연패에 도전했다. 박지수가 빠진 한국으로선 협력 수비가 필수였다. 센터 진안(하나은행)이 버텨주는 사이 이해란이 내외곽을 흔들었다. 그 결과 4쿼터 대역전극으로 7년 만에 중국을 꺾었다. 이해란은 "(장쯔위가) 코트로 들어오는데 착시현상처럼 점점 커지더라. 고개를 올려서 봐야했다. 정말 신기했다"며 웃었다.
결승 상대는 또 다른 난적 일본이었다. 이해란은 "결승이라는 자리가 긴장도 되고 부담도 되는 자리이지 않나. 생각을 아예 안 하려고 해도 그렇게 되지 않았다"며 "중국전이 끝난 뒤 코치님께서 '이렇게 힘들게 이겼는데 지고 갈 수 있냐'고 하시더라. 내가 '절대 질 수 없다'고 그랬다. 기세와 꺾이지 않는 마음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준결승전에서 22점을 올린 이해란은 결승전에서 팀 내 최다인 24점을 책임졌다.
2026 KB국민은행 박신자컵이 오는 10월 3일부터 11일까지 청주체육관에서 열린다. WKBL
소속팀에 복귀한 이해란은 오는 3일부터 열리는 박신자컵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 슈퍼스타 케빈 듀란트(휴스턴 로키츠)와 플레이스타일이 비롯해 '해란트'라는 별명이 있는 그는 삼성생명의 주축이다. 이해란은 "(주요 선수의 이적으로) 팀 전력이 약해졌지만, 다재다능한 선수들도 많다. 잘하는 걸 먼저 하다 보면 하나씩 목표는 이뤄진다"며 "부상만 없다면 좋은 시즌이 될 거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