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원(20·LG 트윈스)은 덤덤했다. 팀이 8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선발 마운드에 올랐지만, 부담을 짊어지기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했다. 그는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 결과 팀의 연패를 끊어내는 승리를 거뒀다.
박시원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1이닝 5피안타 4탈삼진 2사사구 1실점으로 호투했다. LG가 6-1로 승리하면서 시즌 2승(4패)을 거뒀다.
6일 잠실 NC전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1이닝 1실점 호투한 박시원. LG 제공
개인 기록도 새로 썼다. 5와 3분의 1이닝은 프로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이닝이다. 종전 기록은 5이닝이었다. 투구 수도 86개로 종전 최다였던 지난 8월 15일 SSG 랜더스전의 85개를 넘어섰다.
6회에 마운드에 오른 박시원은 1사 후 홍종표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박민우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LG 벤치는 박시원을 내리고 고우석을 투입했다.
교체의 원인이 된 박민우의 타구가 빗맞은 안타였던 만큼 조금 더 던지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지 묻자 박시원은 "교체 타이밍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앞선 타자에게 의도한 대로 몸쪽 공을 던져 약한 타구를 만들어냈고, 그 이후의 상황은 자신의 통제 밖이라고 덤덤하게 설명했다.
치열한 3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LG에 박시원이 끊어낸 8연패는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박시원 개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KS)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마운드가 아닌 불펜과 더그아웃에서 팀의 가을을 지켜봤던 그가, 이번에는 직접 마운드에 올라 팀의 순위 경쟁에 힘을 보탰기 때문이다. 박시원은 지난 KS를 돌아보며 "되게 소중한 경험이었다"며 "긴장감이 도는 곳에 같은 일원으로 있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LG 박시원. LG 제공 그 경험은 올해를 준비하는 동력이 됐다. 아직 자신의 역할이 크지 않더라도 내년, 내후년에는 더 발전해 직접 팀의 KS 진출에 힘을 보태고, 나아가 그 무대에서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목표를 품었다. 박시원은 "그런 기대감 덕분에 시즌을 준비하면서도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가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계산이 서는 선발 투수로 성장한 만큼 올해는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시원은 "선발이든 불펜이든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자신의 자리에서 팀의 가을을 준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