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APG)이 막을 올린 가운데, 앞서 열린 아시안게임의 운영 부실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개막을 앞두고 일본 기상청의 긴급지진경보가 잘못 발령되는 소동까지 벌어졌지만, 대한장애인체육회는 권역별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선수단의 안전과 경기력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2026 아이치·나고야 APG는 지난 18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개회식을 열고 일주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이번 대회에는 4000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18개 종목에서 메달 경쟁을 펼치고 있다.
대회를 앞두고 가장 우려됐던 부분은 선수단 수송과 숙박 등 대회 운영이었다. 앞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는 입국부터 경기장 이동, 숙소 배정 등에 이르기까지 각종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일부 선수들은 공항에서 숙소로 이동할 셔틀버스가 제대로 배정되지 않아 5시간 넘게 대기해야 했다. 장거리 이동을 마친 선수들이 공항에서 쪽잠을 청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특식 도시락을 전달받은 양궁 대표팀.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식사 문제도 있었다. 한국 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동일 연도 AG와 APG에 모두 출전하는 장민호는 앞선 AG 출전 당시 현지의 부실한 식사 지원 탓에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며 컨디션 조절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숙박 시설에서도 문제가 잇따랐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개최 비용 절감과 지속 가능성을 이유로 선수촌 건립 대신 대형 크루즈선과 컨테이너형 숙소를 활용했다. 그러나 컨테이너형 숙소에서 세면대 누수가 발생하고 남녀 선수가 같은 방에 배정되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수송 문제는 대회 기간에도 이어졌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카타르와의 조별리그를 앞두고 셔틀버스가 선수단을 야구장으로 잘못 데려가는 일을 겪었다. 남자 농구대표팀도 일본과의 결승전을 앞두고 셔틀버스가 제때 도착하지 않아 예정된 훈련에 차질을 빚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APG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 16일에는 긴급지진경보 소동까지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러시아 캄차카반도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을 쿠릴 열도 부근의 규모 9.9 지진으로 잘못 추정해 긴급경보를 발령했다가 약 8분 만에 취소했다. 실제 지진 규모는 6.9였으며, 일본에서 관측된 흔들림은 미약했다.
당시 APG 배드민턴 경기가 열리는 아이치현 이치노미야시 시립체육관에서도 관계자들의 휴대전화에 긴급경보가 울리며 한때 소동이 벌어졌다. 대회 조직위원회의 운영 문제는 아니었지만, 대규모 국제대회 기간 재난 대응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앞선 아시안게임에서 발생한 문제를 고려해 선수단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핵심은 분산된 경기장과 숙소에 대응하기 위한 권역별 현장 지원이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전선주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장은 "멀리 흩어진 대회 개최 장소를 선수촌과 6개 권역으로 나누고, 각 권역에 거점 상황실을 마련해 모든 종목의 선수들을 근거리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종목별 담당관도 배치했다. 장애 유형과 경기 일정에 따라 선수별로 필요한 지원이 다른 만큼,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선수단 수송에 중점을 뒀다. 전 촌장은 "입국 때 조직위원회의 수송 지원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차량 30여 대를 동원해 문제없이 지원했다"며 "남은 대회 기간에도 선수단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숙박 문제에도 사전 대응했다. 당초 휠체어 농구와 펜싱, 탁구 선수들은 컨테이너형 숙소에 2명씩 배정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휠체어 이용 선수 2명이 함께 생활하기에는 공간이 협소하다는 판단에 따라 조직위원회와 협의해 선수 1명당 1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식사 지원도 강화했다. 선수들이 머무는 숙소에 한식 키트와 현지 한식당 도시락 등을 직접 전달하고 있다. 스포츠과학 및 의학 전문인력도 선수촌과 권역별로 배치해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와 치료, 회복을 지원하고 있다.
대회 초반까지 한국 선수단에서는 앞선 아시안게임과 같은 대규모 수송·숙박 혼선이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남은 대회 기간에도 권역별 대응 체계를 유지하며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