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수목극 '태양의 후예'에 송송커플(송중기·송혜교)만 있나. 12살 나이 차를 무색케 하는 구원커플(진구·김지원)도 있다. 두 사람의 애절한 사랑은 송송커플을 압도하며 시청자를 울고 웃겼다.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인 구원커플은 두터운 팬층을 자랑,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실제로 만난 구원커플의 배우 진구(35)와 김지원(23)은 드라마보다 더 각별한 애정을 자랑했다. 오랜만에 만났지만 어제 만난 것처럼 어색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김지원이 극 중 윤명주의 씩씩함을 내세워 경례 포즈를 취하면서 "괜찮냐?"고 묻자 함박미소로 "예쁘다"고 답해주는 진구였다.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에서 애정이 묻어났다. 김지원은 진구를 존경하는 선배로, 진구는 김지원을 아끼는 후배로 생각하며 진심으로 대했다. 그 따뜻한 배려가 취중토크를 하는 내내 느껴졌다. 그래서 더 예쁜 커플이었다.
데뷔 이래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진구와 김지원은 "요즘 CF를 통해 자주 만나고 있다"면서 서로의 광고를 언급하며 칭찬했다. 최근 진구의 치킨 CF를 접한 김지원은 "기가 막히더라"면서 "서 상사님 광고 최고였습니다"라고 운을 띄웠다. 진구는 이 같은 칭찬에 어깨를 으쓱거리며 "윤명주의 통신사 광고만 하겠습니까"라고 화답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두 사람은 '태양의 후예' 추억을 떠올리며 그간 풀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CF에 많이 나오고 있어요.
(김지원)"이미 촬영해서 방송에 나오는 것도 있고 앞으로 할 것도 있는 걸로 알아요. 참, 오빠 치킨 광고 봤어요. 너무 웃기던데요."
(진구)"전 너무 만족스러워요. 제 스스로에게 칭찬해주고 싶어요. 잘했다고."
-지원 씨는 이제 '오란씨걸' 타이틀을 뗐어요.
(김지원)"전 지금도 '오란씨걸'이라고 불리는 거 좋아요. 그때는 그 광고가 이렇게 이슈 될 줄 몰랐어요. 덕분에 영화도 캐스팅됐고 지금 '태양의 후예'까지 올 수 있었죠."
-다시 오란씨 광고 해야되는거 아닌가요.
(김지원)"안 그래도 주변에서 다시 광고 모델 자리를 찾아오라고 하는데 연락이 없네요.(웃음)"
-중국에서도 '대박' 인기라면서요.
(진구)"1박 2일로 중국서 팬미팅을 치르고 왔어요. 일정이 짧기도 해서 너무 정신없었어요. 중국이 아니라 경기도 의정부 다녀온 것처럼 후다닥이었죠. 공항에 딱 내렸는데 팬들과 카메라가 엄청나더라고요. 자정 넘어까지 행사를 마치고 호텔와서 자고 다음날 바로 한국으로 왔어요."
-열띤 인기에 당황스러웠겠어요.
(진구)"사실 너무 의연하게 대처했어요. 처음 받아보는 사랑인데 마치 계속 그래왔다는 듯 차분해서 놀랐죠. 제 마음 속에 늘 이런 순간을 품고 살았나봐요. 푸하하."
-중국 팬들은 한국과는 또 다를텐데.
(진구)"팬들과 드라마를 같이 봤어요. 말이 안 통해도 내 팬들과 함께 보니 신나더라고요. 공연하는 기분이랄까. 마지막회에 레드벨벳이 나와서 저와 중기가 열광하잖아요. 그 모습슬 팬들과 볼때도 다같이 노래 부르면서 환호했어요. 잊지 못할 최고의 경험이었죠."
(김지원)"저는 아직 중국 일정은 없어요. 방송 전에 친구들이랑 여행을 다녀왔는데 지하철도 타고 잘 돌아다녔어요. 조만간 갈 일이 생길 거 같아요."
-오글거리는 대사는 괜찮았나요.
(진구)"극중 서대영을 너무 이해했기에 오글거리는 대사도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당장 오늘 밤 집에 가서 아내에게 그런 대사를 하면 못 참을테지만 서대영은 가능하죠. 그 이상으로 오글거려도 괜찮아요. 그래도 네 명 중 서대영이 제일 현실적이지 않았나요."
(김지원)"멋진 대사라고 생각해요. 오글거림보단 '어떻게 하면 더 멋지게 윤명주를 살릴까' 생각만 했어요. 또 '상속자들'때도 한 번 해서 익숙했어요."
-실제로는 그런 말을 하나요.
(김지원)"아직 들어본 적 없는데 좋을 거 같은데요."
(진구)"전 말보다는 행동이요. 아침에 일어날때 저녁에 잠들기 전 아내와 입맞춰요. 서대영처럼은 아니에요."
-진구 씨는 좋은 남편 좋은 아빠인가요.
(진구)"아내가 출산한지 두 달밖에 안 된 상황에서 그리스로 떠나 많이 미안했어요. 아이에게도 많이 못 놀아주지 못해 미안해요. 아기가 아직 말을 못 하는데 다행히 저를 잘 따르더라고요."
(김지원)"말은 저렇게 해도 옆에서 보면 아내분에게 엄청 다정다감하고 잘해요."
-진구 씨는 결혼이 터닝포인트겠어요.
(진구)"그 말이 맞는 거 같아요. 마침 결혼 후 하는 작품들마다 성과가 좋았어요. 그러니 결혼이 저에겐 많은 변화를 가져왔죠."
-서로의 단점을 꼽자면요.
(진구)"너무 완벽주의에요. 술자리에서도 딱 선을 지켜요. 절대 넘어가지 않아요. 완벽주의에 연장선에서 하나 더 말하자면 고민이 있어도 다 해결하고 찾아와요. 100가지의 문제가 있으면 99개를 풀고 1개를 들고 찾아와요. 털어놓고 상의해도 될텐데 아니에요. 겸손하면서 완벽한 성격이죠."
(김지원)"말솜씨가 너무 좋은게 단점이에요. 하하하. 촬영장에서 선배님의 재치 덕분에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요. 정말 배울 점이 많아요. 그러니 후배들도 잘 따르고 선배님도 잘 챙기고요."
-지원 씨는 늘 드라마에서 짝사랑만 했어요.
(김지원)"맞아요. 이번엔 처음부터 멜로라인이 붙었잖아요. 묘하면서 재미있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고민하고요."
-김은숙 작가의 두 작품 두 캐릭터는 어땠나요.
(김지원)"'상속자들' 유라헬은 강한 아이였어요. 질투와 분노가 가득 찬 아이다보니 항상 째려보고 소리지르고 화를 냈죠. 이번엔 그 반대에요. 군인이라 말투는 딱딱한데 사랑스럽고 감정이 묘한 캐릭터죠. 시청자들도 많이 사랑해줬고요."
-군인 캐릭터는 어떤가요.
(진구)"군복을 좋아해요. 앞에 말했듯 재난극도 좋아하고요. 그래서 더할나위 없었죠. 그동안 깡패나 양아치 이런 역할도 많았는데 군인은 멋있잖아요."
-제목이 왜 '태양의 후예'인가요.
(진구)"글쎄요…. 크게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왜 일까요. 마지막회 내레이션에서 '태양' 관련해 언급했는데 그게 힌트 아닐까요. 제가 보기엔 모든 사람들이 태양 아래에 살잖아요. 그 뜻이겠죠."
-지원 씨는 스캔들이 있었어요.
(김지원)"신기했어요. '아 내가 친한 사람과 밥먹는 것도 이렇게 관심을 갖는구나'하고요. 조금 얼굴이 익었다고 사람들이 알아봐주고 그러는 거 같아요."
-인기가 많아지면 '사람이 변한다'는 말도 신경 쓰일 거 같아요.
(진구)"현장에 가면 스태프한테 매일 혼나요. '연예인돼서 왔다'고요. 하하.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요. 그러지 않기 위해 늘 하던 건 계속하죠. 후배들과 연기 스터디를 하거든요. 저는 2005년 겨울 이후로 오디션을 안 봤어요. 그때까지 정말 치열하게 살았거든요. 상황이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자만하지 않기 위해 신경써야죠."
(김지원)"평점심을 유지할 것도 없어요. 제가 뭐라고요."
-올해가 아직 많이 남았는데 계획을 들어보고 싶네요.
(김지원)"좋은 작품을 만나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작품을 하게 되면 그게 베스트고 그 이후는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