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원빈의 손을 잡고 해맑게 레드카펫을 누볐던 소녀가 어엿한 청소년으로 성장했다. 연기는 깊어졌고 성격은 밝아졌으며 미모는 물이 올랐다. 배우 김새론(16)을 잘 아는 측근들은 그녀를 '왈가닥'이라 표현할 정도다.
또래 배우들에 비해 다소 어둡고 무거운 작품을 많이 선택했던 김새론이지만 영화 '눈길(이나정 감독)'은 그 중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어려웠던 영화다. 위안부 소재를 담았다는 것 만으로도 모든 연기가 조심스러웠던 시간. 김새론은 "어떤 경로로든 꼭 많은 분들이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 이 시대에 필요한 영화라는 평이 많다. "처음 드라마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도 뜻 깊다고 생각했는데 영화로까지 개봉하게 돼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셨기 때문에 개봉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싶다. 앞으로도 더 많이 관심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
- 이미 수 많은 해외 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이기도 하다. 감회가 남다르겠다. "우리와 같은 마음으로 보고 공감을 했기 때문에 좋게 관심을 가져 주신 것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 국민들도 다 봤으면 좋겠다. 예상 관객수를 많이 물어 보시는데 흥행 그런 것을 떠나 어떤 경로로든 한 번쯤은 봐야 할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대한 많이 보셨으면 좋겠다고 항상 말하고 있다."
- 앞서 '귀향'이 같은 소재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귀향'도 봤나. "봤다. 다른점, 차별점을 찾기 보다는, 영화가 어떻다는 것을 떠나 이런 영화를 만들어 주셨다는 것에 감사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영화, 드라마로 나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이 작품을 찍기 전과 후 달라진 점이 있나. "이미 알고 있었던 부분들도 있지만 찍고 나서 관심 변한 것은 사실이다. 휴대폰을 보다가도 관련 기사나 이야기가 나오면 꼭 한 번씩 정독한다. 친구들과 이 주제로 대화를 할 때도 많다. 요즘은 나이 불문하고 다들 관심이 있더라. 그래서 지인들이나 희움팔찌도 나눠 끼웠다." - 여러모로 많이 고생했을 것 같다. "영화를 보면 영상미가 참 예쁘다. 그 모습을 담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다. 주변에서 많이 도와 주셨는데도 불구하고 춥고 힘든건 어쩔 수 없더라. 하지만 힘들수록 '그 때 분들은 지금 현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지 않았을까. 내가 감히 힘들다고 어떻게 말을 하지'라는 생각으로 버텼다."
-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려웠나. "역할이 어둡고, 내용이 강해서 힘들다기 보다는 워낙 이 이야기 자체가 민감하다 보니까 그 부분에 있어서 예민하게 신경을 썼던 것 같다. 전작들과 비교해 어떤 강도로 따지기는 어렵지만 조심스러웠던 것은 맞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했던 모든 작품들 중에 가장 높지 않나 싶다." - 빙판신은 육체적·정신적으로 모두 힘들지 않았나. "가만히 있을 땐 춥고 덥고를 느끼지만 막상 슛이 들어가면 전혀 체감하지 못한다. 몇 시간 동안 연기에 푹 빠져 있다가 촬영이 끝나면 그제서야 '감기 기운이 올 것 같네'라고 생각한다. 장면 자체가 어려워서 그렇지 빙판이라서 어려웠던 것은 아니다. 외부적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 마음이 아프기도 했을 것 같은데. "이 대본을 받았을 때 연기적으로 영애 캐릭터 중에서 가장 와 닿았던 부분이 도도하고 부잣집 공주님 같이 자라던 영애가 비극적인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다가 길들여지고 무감각해 진다는 것이었다. 그 모습이 너무 마음 아팠다. '내가 정말 잘 표현해서 보시는 분들도 느끼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영애를 받아들이는 시간도 필요했겠다.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으면 죽는게 낫다는 결정을 내릴까' 싶었다. '그렇게 되기까지 어떤 감정이 들었을까' 슬프기도 했다. 제일 많이 신경썼다."
- 영애처럼 감정이 무감각해지는 상황을 실제로 느껴 본 적이 있나. "안 그러려고 노력을 하는데 연예계 생활을 하다 보면 무감각해진다기 보다는 포기하는 것들이 생기는 것 같다. 예전에는 더 끝까지, 내 개인적인 욕심으로라도 가져 가려고 했는데 지금은 아닌 것은 확실하게 버리고 가려고 한다. 그런 것이 가장 비슷하지 않나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