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자리를 지키면서 성장하고, 발전하려 노력 중인 이시언(37)이다. MBC '나 혼자 산다'의 고정 멤버로 대표작 역시 '나 혼자 산다'로 귀결되지만, '배우 이시언'의 정체성도 꾸준히 지켜내고 있다. 쉼 없는 브라운관 활동에 이어 데뷔 10년만에 첫 스크린 주연으로 발탁된 깜짝 선물은 이시언이 차곡차곡 쌓은 성실함의 결과다. 연기력을 바탕으로 연기력을 통해 승부수를 띄우는 배우. 돌고 돌아도 본업 능력치는 반드시 빛나기 마련이다.
영화 '아내를 죽였다(김하라 감독)'를 통해 스크린 주연 신고식을 치른 이시언은 주연을 맡았고, 새로운 연기에 도전했다는데 의의있는 결과를 받았다. 영화는 약 9만 명을 모으는데 그치면서 최종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단순 수치로만 논하기엔 아쉽다. 예능인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의도보다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이 컸던 시간. "최선을 다했다"는 한 마디를 내뱉기 위해 치러낸 과정은 또 하나의 내공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예능을 통해 때론 웃음으로 승화시키지만, 댓글에 상처받고 대중 반응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건 꽤 씁쓸한 숙명이다. 그럼에도 빈말보다는 솔직함을 최우선으로 하는 이시언은 "어떤 팩트를 높고 파생된 이야기들은 받아 들이려 하지만, 말도 안 되는 오해는 해명하고 싶을 때가 많다. 무엇보다 본인 눈에는 나쁜 말 밖에 안 보인다"며 "그렇다고 예능 이미지를 지우고 싶다거나, 다른 방향성을 원하는건 아니다. 이젠 그럴 수도 없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각종 시상식이 줄줄이 치러지는 연말. 이시언은 많은 질문들에 혹여 말실수를 하게 될까 조근조근 꽤 조심스럽게 답변을 이어가면서도 올해 'MBC 연예대상'의 유력 대상 후보로 꼽히는 박나래에 대한 지지 발언 만큼은 고민없이, 단호하게 어필해 웃음을 자아냈다. "내 식구 챙기기가 맞을 수도 있다. 근데 내 입장에서는 당연히 나래가 받았으면 좋겠다. 그걸 부정할 수는 없다" 이시언의 바람이 현실화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예능인 이미지가 각인됐다. 지우고 싶은 마음은 없나. "'그냥 이런 모습도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지 3~4년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초반엔 그런 우려를 좀 하긴 했다. 어떤 방향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을 때. 지금은 전혀 안 한다. 지우고 싶다고 지울 수도 없을 것 같고.(웃음)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 혼자 산다' 출연으로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다면. "잃은 것은… 체력?(웃음) 얻은 것이 훨씬 많다. 정말로. 항상 인터뷰 때마다 말하지만 같이 나오는 멤버들에게 배우고 얻는 것이 많다. 어떻게 보면 다들 대한민국에서 어느 정도 잘나간다 하는 사람들 아닌가. 이젠 진짜 가족같다."
-악플에 대한 이야기도 꾸준히 나온다.
"상처 많이 받았다. 근데 그건 비단 '나 혼자 산다'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에서 비롯된 상처들은 모든 연예인들이 받지 않을까. 악플과는 좀 다른 상황일 수도 있는데 오프라인에서도 당황스러운 경험을 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아파트에 사는 몇몇 분들은 '이시언 왜 인사 안해!'라고 하신다. 순간 할 말이 없어서 '뭐라고 해 드려야 하지?' 싶었다. '왜 먼저 인사 안 하냐'는 어르신들이 생각보다 많더라. 나는 대부분 처음 뵙는 분들이고, 멀리 계실 땐 잘 안 보일 때도 있는데, 그 분들은 나를 너무 잘 보셨고 친숙해서 잘 아는 사람처럼 느끼는 것 같다."
-진짜 당황스럽겠다. "'얼굴이 큰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작네?'라는 말을 얼굴 앞에서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냥 걷는데 잡는 분들, 가만히 있는데 무작정 카메라를 대는 분들도 많다. 그래도 되는 캐릭터라 생각하는 것 같다. '약간 좀 뭔가 모자라지 않을까'라고 인식하는 것 같기도 하고. '왜 그러냐'고 물어보진 않았다. 웬만하면 그냥 피한다. 나이를 듣고 놀라는 분들도 많다. 내가 동안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또래 친구들과 히히덕거리니까 생각보다 어리게 보더라. 다짜고짜 반말은 일도 아니다.(웃음)"
-댓글은 많이 보는 편인가. "본다. 안 본다고 할 수가 없다. 보고, 보인다. 친구들이나 지인 분들 중에서도 '악플 때문에 미치겠어'라고 하면 어떤 분들은 '그거 왜 봐~ 보지마'라고 하는데 안 볼 수 있는 거였음 진작 안 봤지.(웃음) 무엇보다 내 눈엔 내 악플만 보이는데 다른 사람은 다 좋은 댓글만 달려 있는 것 같다. 기안84나 (박)나래와 그런 이야기를 하면 서로 '네가 뭔 악플이 있냐. 내가 더 많다'고 한다."
-본인이 생각하는 '오해'가 있다면. "음…. 일단 주택청약? '이시언 연예인 특혜 받았다'는 댓글이 생각보다 많다. 진심으로 그렇게 믿고 계신 분들도 많고. 포털사이트에 '이시언 청약' 치면 댓글이 쫙 나온다. 그건 좀 속상하다. 지금은 법이 바뀌어서 쉽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내가 거의 마지막 수혜자였다. 'W' 방송 전에 당첨됐다. 그 부분은 의심하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다. 청약도 굉장히 다양하지만 한 동네에 오래 살면 확률이 높다고 하더라. 마음을 비우고 기다리고 도전하면 의외의 결과가 있지 않을까 응원한다."
-박나래는 올해도 'MBC 연예대상' 유력 대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난 당연히 나래가 받았으면 좋겠다. 너무 응원한다. 작년에도 그랬다. 개인적으로 이영자 선배님을 굉장히 존경한다. 학교 선배님이기도 하다. 선배님 대상을 너무나 축하 드리지만 나래 씨는 가족이다. 여러분들도 그렇지 않나. 어디 나갔을 때 우리 가족, 내 친구를 더 응원하게 되지 않나. 나래가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확실히 조금 더 크다."
-끈끈함이 브라운관 밖으로도 보인다. "이젠 멤버들이 다른 예능에 나오면 섭섭하다. 친한 친구가 다른 친구와 어울리면 섭섭하지 않나. 비슷하다. 우리끼리 앉아서 순위를 매긴 적도 있다. 그럼 나래는 '오빠도 연기 때려쳐!'라고 하고, 기안한테는 '웹툰 그만 둬!'라고 한다.(웃음) 얼마 전 '도레미 마켓' 녹화를 했는데 끝나고 회식 자리에서도 '어떤 예능이 제일 좋고, 어떤 사람과 친하냐'는 것을 이야기 했다. 다행히 나래가 '나 혼자 산다'라고 이야기 해줘서 승리한 느낌이었다"고 귀띔했다.
-'나 혼자 산다'에서 하차해야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나. "제작진이 하라면 해야지.(웃음) 개인적으로는 그 생각도 초반에 했다. 지금은 다 같이 열심히 고생해서 잘됐는데 당장 나간다고 하면 배신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까. 물론 내가 없어도 너무 잘 되겠지만. 하하. 사실 '나 혼자 산다'는 비즈니스라는 생각도 안 든다. 녹화하러 가기까지가 제일 힘들지 도착하면 스트레스가 쫙 풀린다."
-연말은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 "TV조선 '간택' 촬영을 더 바쁘게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2020년에는 지금까지 보여드렸던 모습 포함, 조금 더 다른 모습,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계속 열심히 달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