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하게 공감대를 높이고, 뻔하지만 감동적인 두 편의 한국영화가 관객들과 새롭게 만난다. 비수기 시즌 허리라인을 제대로 받쳐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김도영 감독)'와 '퍼펙트맨(용수 감독)'은 2일 동시 개봉, 10월 초 스크린을 이끈다. 로맨틱 코미디와 감동 코미디물. 교집합은 '코미디'다. 적당히 웃기고 다양하게 웃긴다. 그 어느 때보다 코미디 장르에 한없이 마음을 열고 있는 관객들인만큼 '가장 보통의 연애'와 '퍼펙트맨'도 그 수혜를 톡톡히 입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가장 보통의 연애'와 '퍼펙트맨'은 선의의 경쟁작이면서 동시에 손을 잡아야 하는 동지이기도 하다.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화제성의 정점에 서 있는 '조커(토드 필립스)'와 맞대결을 펼쳐야 하기 때문. 개봉 전 예매율은 '조커'가 50%를 넘어서며 월등히 앞서고 있다. '가장 보통의 연애'와 '퍼펙트맨'은 실관람객들의 입소문에 희망을 걸었다. 영화의 힘에 대한 자신감이 남다르다는 것을 반증한다.
매번 결정적인 순간 승전보를 날린 한국영화다. 시사회 후 호평에도 이유가 있다. 두 편의 영화가 10월 충무로의 자존심을 지켜줄 것이라 응원하는 목소리가 크다.
발칙하게 웃긴다 '가장 보통의 연애'
출연: 김래원·공효진·강기영 감독: 김한결 장르: 멜로·로맨스 줄거리: 전 여친에 상처받은 남자와, 전 남친에 뒤통수 맞은 여자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현실 로맨스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09분 한줄평: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남의 연애사 별점: ●●●◐○ 신의 한 수: 로코의 정석이자 로코계에 한 획을 그을 시발점이다. 웃음 포인트를 제대로 짚었다. 어디선가 누구든 한번쯤은 봤을 법한 각양각색의 주사로 공감대부터 높인다. 현실에서는 '진상'으로 취급받기 쉽지만 스크린 안에서는 재미로 승화시켰다. 당분간 고양이·비둘기·옥수수, 상추·고추만 보면 나도 모르게 빵 터질 수 있다. 개연성과 우연의 반복에 의심이 들 때, 약간의 지루함이 느껴질 때 귀신같이 웃기고 흐름에 몸을 맡기게 만든다. 성공적인 속임수와 편집 방향이다. 모든 공감의 중심에는 대체불가 완벽한 캐스팅이 있다. 김래원·공효진은 물론, 강기영·정웅인·장소연 등 직장 구성원을 이루는 인물들이 제 자리에서 찰떡같은 캐릭터 소화력을 보였다. 캐릭터의 성격을 떠나 오로지 연기만 본다면 비호감을 누적하는 배우가 한명도 없다. 잠자고 있던 연애세포를 깨우기 보다는, 지난 연애와 사람보는 눈을 되짚게 만든다. 로맨스가 아닌 하이퍼리얼리즘 직장 생활에 초점을 맞추는 관객들도 꽤 많을 것으로 보인다. 다채로운 재미가 있다. 연인, 친구, 가족은 물론 홀로 보기에도 딱 좋다. 신의 악 수: 특별한 깊이감은 없다. 사랑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언제 서로에게 빠져 들었는지 쉽게 이해하기는 힘들다. 90분 넘게 썸만 타는 과정도 반복되는 느낌이 강하다. 사람 사는 모습이 다 똑같아서 일까. 리얼리티를 표방한다는 핑계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모았고, 유행했던 스토리, 대사를 짬뽕한 듯한 거부감도 은근하다. 분량을 떠나 영화의 맥을 짚는 주요 여성 캐릭터들은 한결같이 마음이 갈대다. 바람을 피웠고, 바람을 피운다. 반대로 김래원이 맡은 캐릭터는 찌질한 것처럼 보이지만 본업 잘하는 능력자에 알고보면 착하고 남자들에게 인정받는 남자다. 그 간극이 묘하다. 미러링에 목적을 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크게 와 닿지는 않는다. 딱 두번 나타나는 윤경호 캐릭터의 등장과 쓰임새 역시 의구심을 불러 일으킨다. 물론 이해를 위해 애써 노력하고 싶은 마음도 안 생긴다. >>[씨네한수②]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