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리꾼(조정래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김동완은 2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아이돌로 먼저 데뷔한 후 경험하게 된 연기, 그리고 더 뒤늦게 발을 들이게 된 연극 무대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이제는 어느 회사에 속해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일하며 계획을 세우는 일도 보다 여유로워졌다"고 말했다.
어느 위치에서 활동하든 당연한 장단점을 있을 터. "만약 아이돌이 아니었다면 어땠을 것 같냐"는 질문에 김동완은 "아마도 팬이 지금처럼 많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이돌 팬은 다르다. 농도가 짙다. 무대 위에 있는 사람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무대 자체를 좋아하고, 무대와 함께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 무대를 전부 지키고 싶어하는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기회도 잡지 못했을 것이다. 어쩌면 데뷔를 했어도 빨리 연예인을 그만 뒀을 수도 있고. 나름 열심히는 했겠지만, 오랫동안 활동했어도 잘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고 고백했다.
"팬들의 뜨거운 사랑에 감사하면서도 사생으로 인해 고충을 겪을 땐 힘들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는 질문엔 "뭐든 공과 사를 구분하면 문제가 안 생긴다. 솔직히 좋게 이야기 할 수는 없고, 그들을 팬 분들이 나보다 더 싫어하기 때문에 언급하기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집에 찾아오지 않는다. 덕분에(?) 가평 경찰서, 청평 파출소 분들과 다 친해졌다"며 우려와 당부가 섞인 너스레 입담을 뽐냈다.
가수 신화로 데뷔, 연예계 활동 23년 차인 김동완은 '시선 사이' '글로리데이' 등 영화에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혀 왔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김동완은 '소리꾼'에서 양반의 행색을 했지만 빈털터리 모습으로 아내를 찾으러 길을 나선 학규를 만나 함께 팔도를 유랑하게 되는 인물을 연기한다. 김동완은 영화 속 추임새 넣는 한 장면을 위해 판소리를 배우고 서신을 남기는 붓 잡는 장면을 위해 붓글씨를 배우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소리꾼'은 납치된 아내 간난(이유리)을 찾기 위해 남편 학규(이봉근)와 그의 딸 청(김하연), 그리고 장단잽이 대봉(박철민), 몰락 양반(김동완)이 조선팔도를 돌아다니며 백성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로 소리꾼들의 희로애락을 아름다운 가락으로 빚어낸 가장 한국적인 뮤지컬 영화다. 조정래 감독이 2016년 '귀향' 이후 4년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정통 고법 이수자로서 28년 동안 마음속에 간직했던 판소리 영화 제작에 대한 소망의 결실이다. 내달 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