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수살인(김태균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주지훈은 1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주지훈은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출연에 대한 큰 고민은 없었지만 강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대해 아주 고민을 안 했던 것은 아니다"고 운을 뗐다.
올 여름 '신과함께-인과 연'과 '공작'으로 극장가를 제패하며 2018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고 있는 주지훈은 '좋은 친구들' '아수라'를 통해 선과 악이 공존하는 야누스적인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신과함께-죄와 벌' '신과함께-인과 연' '공작'에서 매번 새로운 얼굴, 확장된 캐릭터를 선보이며 대체불가한 매력을 가진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그 기세를 몰고 갈 '암수살인'에서 주지훈은 액센트 강렬한 원단 부산 사투리와 희로애락을 초 단위로 오가는 입체적인 얼굴로 기존 살인범 캐릭터의 통념을 완전히 깨는 강렬하고 독보적인 존재감을 선보일 예정이다. 주지훈은 명민한 두뇌를 바탕으로 심리전을 벌이는 태오를 연기하며 건달과 악마의 두 얼굴을 자유자재로 오간다.
주지훈이 연기한 태오는 살인혐의로 수감된 상태에서, 형사 형민을 콕 집어 오직 그에게만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진실을 알려주는 대가로 형민을 움직여 현재 수감돼 있는 사건의 감형을 얻어낸다. 본인이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암수살인의 내용을 알려주는 대가로 형민에게 갖가지 요구사항을 내밀고 진술마저 이랬다저랬다 뒤엎어 형민을 깊은 혼란 속에 빠뜨리는 악마 같은 캐릭터다.
주지훈은 "이건 정설이 아니라 내 선입견이다. '이걸 하게 되면 한 10년 정도는 이렇게까지 강한 캐릭터를 못하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잘 해 낸다는 가정 하에. 내가 잘 못하면 또 할 수 있다"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어 "강렬한 이미지가 자리를 잡으면 그게 잔상에 오래 남을 수 있지 않나. '이 시나리오가 그 10년을 걸 정도가 될까?' 싶더라. 시나리오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시나리오를 보는 눈이 거기까지 있나'라는 고민이었다"고 설명했다.
주지훈의 선택에는 김윤석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윤석 선배 캐스팅 이야기 듣고, '윤석 선배님처럼 존경스러운 배우가 괜히 선택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럼에도 불안해서 감독님, PD님을 만나 궁금한 것을 다 물어봤다. 감독님이 너무 감사하고 친절하게 그 모든 고민거리를 다 들어주셨다"고 밝혔다.
또 "결과적으로 윤석 선배님이 계셨던 것이 '암수살인' 선택에 큰 지분을 차지했다"며 "내가 해 보니까 좋은 배우와 함께 하면 내가 준비한 어떤 것보다 낫게 나오더라. 리액션 등 상대 배우를 통해 자동으로 나오는 것이 있다"고 덧붙였다.
'암수살인'은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실화극이다. 김윤석이 형사, 주지훈이 살인범으로 이번 영화를 통해 강렬한 첫 호흡을 맞췄다. 내달 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