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수살인(김태균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주지훈은 1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제작자이가 작가인 곽경택 감독님에게 부산사투리 교육을 받았다. 처음엔 스마트폰에 녹음해서 들었는데 감독님께서 굉장히 조심스럽게 테이프를 넣어 쓰는 아날로그 녹음기를 추천해 주시더라. 정말 큰 도움을 받았다"고 운을 뗐다.
주지훈은 "난 어떤 새로운 것을 하는데 대한 겁이 없다. 스마트폰에 녹음하면 내가 필요한 부분을 명확하게 찍기도 힘들고 휴대폰을 계속 쳐다봐야 하지 않나. 근데 녹음기는 손의 감각만 익히면 된다. 운동할 때도 갖고 나가기 편하다. 내가 걷는 것을 좋아해 하루 4~5시간 씩 걸으면서 계속 연습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비싼 강남 노른자 땅덩어리에서. 청담동 길 한 복판을 키 크고 덩치 큰 남자가 검은 마스크에 모자까지 쓴 채 뭐라 중얼중얼 거리며 계속 걸어다리는 모습을 본 분들은 이상하게 생각했을 수 있다. 나다"라며 웃더니 "촬영 후에는 복습·예습까지 하루 8시간동안 사투리만 붙잡고 살았다"고 밝혔다.
"어려움은 없었냐"는 질문에 "사실 부산 사투리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부산 사투리가 주는 정감어린 느낌이 있지 않나. '언젠가는 해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익숙하다는 것은 양날의 검이다. 나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익숙하기 때문에 한끗 잘못 나가면 감정이고 뭐고 융단폭격을 맞기 십상이다"고 토로했다.
주지훈은 "현장에 갔더니 서울 말을 쓰는 (문)정희 누나를 제외하고는 다 부산 출신 배우들을 뽑아 놓으셨더라. 스태프까지 부산 출신이었다. 미치는 줄 알았다. 연기자는 손짓·발짓·몸짓·대사로 감정을 표현 하는 직업인데 그게 핸디캡이 되니까 죽겠더라. 매일 현장에 가기가 싫었다. 막상 가면 좋은데, 가기까지가 싫었다. 엄청난 스트레스였다"고 털어놨다.
올 여름 '신과함께-인과 연'과 '공작'으로 극장가를 제패하며 2018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고 있는 주지훈은 '좋은 친구들' '아수라'를 통해 선과 악이 공존하는 야누스적인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신과함께-죄와 벌' '신과함께-인과 연' '공작'에서 매번 새로운 얼굴, 확장된 캐릭터를 선보이며 대체불가한 매력을 가진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그 기세를 몰고 갈 '암수살인'에서 주지훈은 액센트 강렬한 원단 부산 사투리와 희로애락을 초 단위로 오가는 입체적인 얼굴로 기존 살인범 캐릭터의 통념을 완전히 깨는 강렬하고 독보적인 존재감을 선보일 예정이다. 주지훈은 명민한 두뇌를 바탕으로 심리전을 벌이는 태오를 연기하며 건달과 악마의 두 얼굴을 자유자재로 오간다.
주지훈이 연기한 태오는 살인혐의로 수감된 상태에서, 형사 형민을 콕 집어 오직 그에게만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진실을 알려주는 대가로 형민을 움직여 현재 수감돼 있는 사건의 감형을 얻어낸다. 본인이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암수살인의 내용을 알려주는 대가로 형민에게 갖가지 요구사항을 내밀고 진술마저 이랬다저랬다 뒤엎어 형민을 깊은 혼란 속에 빠뜨리는 악마 같은 캐릭터다.
'암수살인'은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실화극이다. 김윤석이 형사, 주지훈이 살인범으로 이번 영화를 통해 강렬한 첫 호흡을 맞췄다. 내달 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