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김용훈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정우성은 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대외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보편적인 것을 외, 정우성 스스로 살면서 가장 잡고 싶었던 지푸라기는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쉽게 입을 열지 못하더니 "나에게는 막연한 지푸라기들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정우성은 "여러 인터뷰에서 언급했지만, 어린시절 맨 몸으로 세상에 혼자 튀어나와 세상을 관찰해야 했을 때, '내 자리는 어느 곳에도 없는 것 같은데 나는 뭐지?'라는 고민을 끊임없이 해야 했다. 막연한 희망을 갖고 거기에서 오는 뭐라도, 아무 것이라도 잡고 싶었던 것 같다"며 "그렇다고 주어지는 것에 휘둘리면서 덥석 덥석 다 잡지는 않았다. 막연했기 때문에 꿈과 근접한 무언가를 잡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개개인마다 모두 다른, 어떤 절박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것을 느끼는 시기도 각기 다를 것이다. 난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때 다니던 학교에서 자퇴를 하고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엄마를 봐야 했다. 방배동 커피골목에서 사당동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내렸을 때, 고개를 숙인 채 울음을 퍽 터트리는 엄마를 남기고 세상에 뛰어 들었다. 그 잔상은 나에게 여전히 크게 남아 있다"고 고백했다.
"데뷔 후에는 어땠냐"고 묻자 "데뷔라는 엄청난 지푸라기를 잡고 구명선 위에 올라탄 후에는 늘 감사했던 것 같다. 당연히 어려운 시기도 있었다. 근데 '이게 절망적 상황일까?'ㄹ고 생각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나에게 다가오고 주어지는 것, 잡은 것들에 대해 늘 감사했다"고 밝혔다.
또 "영화에서 중만(배성우)의 엄마(윤여정)가 그런 말을 한다. '사지 멀쩡하면 뭐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어' 다소 냉소적이고 무책임 할 수 있는 말이지만 나는 그 말이 크게 와 닿았고, 우리 영화가 전하려는 메시지라 생각한다. 지금의 선택이 내 스스로를 위한 선택인지, 단순히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선택인지 그런 것을 고민해 볼 수 있는 명언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2019년 배우 인생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정우성은 2020년 선보이는 첫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통해 또 한번의 변신에 도전, 관객들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극중 정우성이 연기한 태영은 사라진 옛 애인이 남긴 빚 때문에 마지막 한탕을 준비하는 인물이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 과정에서 벌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위트있게 표현한 정우성은 반전 매력부터 일생일대 기회 앞에서 우유부단하고 절박한 모습을 드러내는 인간적 매력까지 다채로운 설정으로 극의 재미를 더하며 '배우 정우성'의 존재 가치를 증명한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기존 개봉일이 연기되면서 최종 개봉일은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