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 수다" 배우 박서준(30)이 가장 많이 듣고있는 말 중 하나가 아닐까. 예비군까지 끝마친 군필자다. 강제적으로 넘어야 할 장애물은 이제 아무것도 없다. 또래 배우들의 군입대가 줄줄이 예정된 가운데, 박서준은 '박서준 시대'를 열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데뷔는 다소 늦었지만 성장세는 빨랐다. 데뷔 6년만에 드라마 주연을 넘어 스크린 주연까지 꿰찼다. 영화 '청년경찰(김주환 감독)'은 박서준이 상업영화 첫 주연으로 나선 작품이다. 영화의 완성도는 박서준과 강하늘의 능력치가 8할이다. 강하늘 역시 군입대가 확정된 가운데 흥행에 성공한다면 박서준의 충무로 내 입지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의미다.
박서준은 최근 일간스포츠가 5대 투자배급사를 상대로 진행한 '2017 티켓파워' 조사에서 김우빈·류준열·김태리에 이어 신흥세력 부문 4위에 랭크됐다. 스크린 필모그래피는 조연급으로 등장한 '악의 연대기'와 '뷰티인사이드'가 전부. 벌써부터 박서준을 두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충무로다. 늘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는 박서준인 만큼 굳건한 입지 다지기는 시간문제다.- 영화 반응이 좋다. "심판대에 오른 느낌이다. 관객들 반응이 남아있기 때문에 너무 떨린다. 그래도 우리 영화 개봉이 5월에서 8월로 넘어오면서 하나하나 준비하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즐겁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
- 사실 업계에서 시나리오에 대한 평가는 썩 좋지 못했다. '되겠다' 싶은 느낌이 들었나. "나 역시 그런 것은 짐작할 수 없다. 미래를 한 번 갔다오면 좋겠지만.(웃음)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라는 것도 명확하게 '이거다'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결국 느낌이다. '청년경찰'은 무거운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콤비플레이는 가볍다. 풀어 나가는 방식이 재미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
- 개그가 8할이다. 코믹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나.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 시나리오 속 신선한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다. 걱정이라면 '어떤 친구와 함께 하게 될까' 정도? 강하늘은 진짜 완벽한 캐스팅 아닌가. 하하. 난 감독님에게 시나리오를 직접 받았고 보자마자 회사에 '이거 하고 싶다'고 말해 출연하게 됐다."
- 강하늘과의 콤비플레이가 빛났다. "감독님이 상황만 줄 때가 있었다. 대본은 짧은데 영상으로는 우리의 호흡을 통해 빈틈을 채워나가야 하는.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냐고들 하시는데 솔직히 처음부터 재미있었다. 기준이와 희열(강하늘)이를 따로 보면 재미없을 수 있는데 둘을 붙여 놓으면 시너지가 생기고 하나가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쭉 웃으면서 찍을 수 있었던 것 같다."
- 강하늘에 대한 이미지는 어땠나. "호흡 맞추기 전과 후가 똑같은 친구다. 실제로도 유쾌한 쾌남이다.(웃음) 내가 생각했던 어떤 이미지에서 특별히 벗어나지는 않았다. 예상했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 미담제조기 별명도 인정하나. "아니 뭐 너무 착하니까. 당연히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이 하늘이는 현장 스태프 이름을 한 명도 빠짐없이 외운더라. 엄청 빨리 외우고 오래 기억한다. 난 얼굴은 잘 기억하는데 이름을 쉽게 외우지 못한다. 상대적으로 굴욕을 당하는 것 같았알까?(웃음) 나에게 없는 능력이 하늘이에게는 있더라."
- 강하늘보다 나은 지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체력? 하하. 근데 촬영할 때도 그랬지만 특별히 우리 둘을 비교하려 하지 않았다. 그 시간에 어떻게 하면 더 어울리게 나올지 한 번 더 고민했다."
- 애드리브도 많이 시도했다고. "번갈아가며 포옹하는 엔딩신 같은 경우는 거의 애드리브로 채웠다. 대본에는 '윤정이가 울면서 나타난다'가 전부였다. 감독님께서 우리를 그냥 내버려 두시더라. 그 때 옷 안 쪽으로 마이크를 꽂고 있었는데 하도 컷 소리가 안나길래 마지막에는 '언제 끝나요?'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 배우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맡긴 것 아닌가. "그게 감독님의 연출 스타일인 것 같다. 그리고 그만큼 우리를 신뢰한다는 뜻이겠지. 만약 우리가 믿음직스럽지 못했다면 디테일하게 설명해 주셨을 것 같다. 콘티를 철저하게 짜느 분이라서.(웃음) '같이 만들어 나간다'는 의미가 컸다. 부담스럽게도 했지만 단지 부담으로만 다가왔다면 소화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서로 즐겼다."- 캐릭터가 달라서인지 '악의연대기' 때 분위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더라. "현장에서의 느낌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기하는 상황과 캐릭터, 이야기가 다를 뿐이었다. 물론 '악의연대기'는 선배님들이 많이 계셨고 '청년경찰'은 친구같은 존재와 함께 했기 때문에 분위기 차이는 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연기함에 있어서는 똑같이 진중했다. '청년경찰'이 조금 더 많이 웃기는 했다. 하하."
- '악의연대기' 때는 정말 막내 아니었나. "긴장을 엄청 했던 것 같다. 근데 그 보다 선배님들을 보면서 많이 배우려고 했던 시기다. 역할이 담고 있는 무게감도 무거웠기 때문에 촬영이 종료될 때까지 숙제를 끝내지 못한 느낌이 있었다. '청년경찰'은 확실히 다른 분위기의 영화라서 그런지 여태까지 한 작품 중에서 대본을 가장 안 본 것 같다. 계산하고 분석한다고 해서 나올 것 같지 않았다. 감독님께도 말씀드린 부분이다."
- 개인적으로 아끼는 신이 있다면. "꼽을 수 있을까 싶다. 아끼는 신이라기 보다 공들였던 신들은 아무래도 액션이었다. 특히 달리는 장면들은 공을 정말 많이 들였다. 고생도 많이 했다. 조선족으로 나오는 형님들과 거리를 맞춰야 하고, 실제 길거리를 뛰니까 어떤 돌발상황이 생길지 알 수 없지 않나. 아무래도 고생한 순간이 생각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