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희경은 지난달 17일 종영한 MBN·드라맥스 드라마 '우아한 가'에서 MC그룹 사모님 하영서 역을 맡아 삐뚤어진 모성애를 보여주는 열연을 펼쳤다. '우아한 가'는 최고 시청률 8.5%(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MBN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동시에 KBS 2TV 일일극 '여름아 부탁해'에도 출연했다. '여름아 부탁해'에서는 윤선우(주상원)·이채영(주상미)의 엄마 허경애를 연기했다. 역시 이기적인 모성애를 보여주는 인물이었다. 동시에 두 작품을 하는 걸 망설였지만, 둘 다 놓쳤다면 후회했을 거라며 애착을 드러냈다. 이렇게나 열정을 불태웠는데 문희경은 쉬지 않는다. 바로 뮤지컬 연습에 돌입했다. 20일 개막하는 뮤지컬 '레베카'에 반 호퍼 부인으로 무대에 선다. '우아한 가' '여름아 부탁해'에서는 보지 못했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전망이다.
-'우아한 가'가 기대 이상으로 잘됐다.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세상에는 정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 지금도 실감이 잘 안 난다. 사람들이 '우아한 가' 잘 봤다는 얘기를 많이 해줘서 조금 체감하고 있다. 드라마가 끝난 뒤 재방송을 봤는데 내가 봐도 재밌더라."
-'여름아 부탁해'와 함께 촬영하는 게 힘들진 않았는지. "처음엔 두 개 하는 걸 고민했다. 함께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하지만 하나라도 놓쳤으면 후회할 뻔했다."
-두 작품 모두 삐뚤어진 모성을 보여주는 캐릭터였다. "'여름아 부탁해'는 얄미운 엄마, 아들에 대한 집착이 강한 엄마였고 '우아한 가'는 대를 이어야 한다는, 모씨 집안의 후계자를 내 아들로 해야 한다는 욕망이 있는 엄마였다. 아들을 신분 상승의 도구로 생각했고 아들 중에서도 둘째 아들을 후계자로 만들겠다는 욕망 가득한 사모님이었다."
-어떤 점이 달랐는지. "욕심의 크기부터 달랐다. '우아한 가'는 무시무시했다. 걸림돌이 되는 사람은 다 내치는 독한 엄마였는데 결국 아들을 잃고 나서야 진정한 사랑이 뭔지를 깨닫는다. 그때 후회한들 소용없다는 걸 보여줬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철렁한 엄마들도 있었을 것 같다."
-악역이라 캐릭터를 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내가 극악해야만 다른 캐릭터가 사니까 내가 살살할 수 없었다. 내 한 몸 던져서 연기하리라. 그래서 막 소리 지르고, 누워서 발광하고 몸을 사리지 않았다. 그렇게 해야 다른 사람의 연기가 진행되니까 나 혼자 욕을 다 먹었다."
-'우아한 가'는 권선징악 결말이었다. "결국은 이 사회가 따뜻해야 한다는 그런 메시지를 줬는데, 의문이긴 하다. 우리 사회가 과연 그럴까? 한번은 생각하게 하는 것 같다. 또 그렇게 되어야 하지 않나, 그게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 아닌가 그런 희망을 줘야 한다."
-주로 강렬한 악역으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품위있는 그녀' 때는 김희선의 엄마로 나왔다. 다정다감하고 인자하고, 딸 대신 싸워주고. 그래서 박수받았다. 그래도 인상 깊었던 연기는 악역을 했을 때인 것 같다. '자이언트' 때도 그랬고 '우아한가'도 그렇다. 강한 악역일 때 존재감을 느껴주는 듯하다."
-재벌가 사모님 단골이기도 하다. "차화연, 박준금과 함께 재벌가 3대 여배우라는 말도 듣는다. 다른 배우들이 입지 못하는 화려한 옷도 원 없이 입고, 그래서인지 중년 여성분들이 매우 좋아한다. 나에게 '그런 옷은 어디서 구하느냐' 물어보기도 한다."
-자기 관리 비결도 궁금하다. "그런 옷을 입기 위해서 스타일리스트가 사이즈를 유지해달라고 주문한다. 먹고 싶은 건 다 먹되 과식했다 싶으면 다음 날 절제하는 식이다. 내 나이에 안 먹으면 안 된다. 연기가 안 나온다. 몸에 좋은 것도 챙겨 먹고, 간식도 먹는다. 대신 저녁 늦게는 안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