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김주호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조진웅은 1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젊은 배우들과 함께 호흡 맞췄다"는 말에 "나는 안 젊냐"고 장난스레 발끈하더니 "몇 살 차이 안 난다"고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조진웅은 "이제는 나이가 좀 들었다. 아주 어렸을 때보다는 유해진 것이 사실이다. 난 선배라는 존재가 그렇게 어려웠다. 왜 이름을 듣기만 해도 자세가 갖춰지는 선배들이 있지 않나. 나를 때릴 것 같고, 무섭고 그런 것이 아니라, 현장에만 계셔도 그 아우라에 자동적으로 조아려지고 '무엇이든 하겠습니다'는 말을 나오게 만들면서 의지를 샘솟게 만드는. 대표적으로 안성기 선배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성기 선배님은 현장에 무조건 한시간 먼저 도착하신다. 그래서 가끔은 콜타임을 한시간 늦춰 말씀드릴 때도 있었다. 그럼 정확한 콜타임에 오시니까. 먼저 도착해 현장을 정리하면서 스태프들과 막말을 하다가도 선배가 등장하면 '우리 라인을 같이 접어볼까?'라는 식으로 고운말이 나온다. 그냥 한 장소에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끼게 만드는 선배님이다. 박중훈 선배도 마찬가지고 너무 아름다운 분들이다"고 전했다.
또 "선배들은 뭐 하나라도 떼어주고 싶어 안달을 낸다. 그리고 나는 그들을 닮지 못해 안달이다. 그래서 가끔은 후배들과 작업할 때 '너희들이 날 편하게 대한다는 것은, 내가 선배들을 통해 느낀 그런 지점을 많이 못 지키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근데 사실 아우라라는 것은 선배들이 직접 뭘 해서가 아닌, 경험과 연륜에서 묻어 나오는 자연스러움이다. 그런 생각이 들어도 억지로 뭘 하려고 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조진웅은 "아직은 무엇이든 편한 것이 좋다"며 "어렵게 이야기하고, 어렵게 대하면 진짜 어려운 사람이 된다. 첫 만남이 제일 중요한데 첫 만남에 어렵게 대하면 끝까지 어렵다. 평생 관계가 뗀뗀해 진다. '얘들이 내 머리 댕기잡고 그네만 안 타면 되는데 어디까지 풀어줘야 하나' 싶기도 한데 지금까지는 모두와 잘 지냈다"고 덧붙여 좌중을 폭소케 했다.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조선 팔도를 무대로 풍문을 조작하고 민심을 흔드는 광대들이 권력의 실세 한명회에 발탁돼 세조에 대한 미담을 만들어내면서 역사를 뒤바꾸는 이야기를 그린 팩션 사극이다. 21일 개봉한다. >>[인터뷰④]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