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주영이 무서운 성장기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15년 단편영화 '몸값(이충현 감독)'으로 데뷔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더니, 올해 두 흥행작에 출연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데뷔 3년 만에 노희경 작가의 부름을 받아 tvN '라이브'에서 쟁쟁한 선배들과 호흡을 맞췄고, 올해 최고 한국영화 흥행작인 '독전(이해영 감독)'에서도 제대로 신스틸러 활약을 펼쳤다.
큰 키에 개성있는 마스크, 그리고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가 이주영의 무기다. 모델 출신인 그는 언젠간 배우가 될 줄 알았다는 듯 베테랑 연기자와 다름 없는 연기를 보여준다. 모델 시절 산전수전 다 겪었다는 이주영은 다른 신인 연기자와는 사뭇 다르다. "신스틸러를 보면 카타르시스가 느껴지지 않나요?"라며 여유롭게 웃어보였다.
-캐스팅될 줄 알았나. "원작인 두기봉 감독의 '마약전쟁'을 볼 때도 농아 형제의 존재감이 나에겐 크게 다가왔다. 혼자 가상 캐스팅을 해보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그 역할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편집을 해주신 이해영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앞으로는 다시 맡기 힘들 센 캐릭터였다. 뻔하지 않아 좋았다. 여자 같지도 않고 남자 같지도 않고 애매모호한 느낌도 좋았고, 폭력성이 있으면서도 어린 아이 같은 면이 있어 좋았다. 그런 캐릭터의 매력을 많이 봐주셔서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칭찬에 부담감이 들기도 한다. 다음 역할을 했을 때 그만큼 기대를 해주실 테니."
-진짜 총을 들고 촬영했다던데. "공포탄이 든 진짜 총이었다. 무거운데다 쌍권총으로 연기를 해야 해서 현장의 모든 감독님이 다 걱정하셨다. 나만 사격 연습을 따로 했다. 그런데 다 끝나고 '잘 한다'고 '사기'라고 하시더라.(웃음) 총을 쏘면서 옆으로 움직이는 장면이었는데, 자꾸만 밑을 보며 움직이게 되더라. 리허설만 한시간 이상 했다. '슛' 들어간 후 막상 총을 쏘니까 소리와 반동이 심해서 오히려 밑을 안 보게 됐다. 덕분에 좋은 장면이 나왔다."
-'진짜 농아인줄 알았다'는 칭찬 댓글이 달리더라. "댓글들 보니까 그렇더라. 나를 남자인줄 알았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더라. 처음 캐릭터를 설정하면서 완전히 남자로 믿어버리는 것보다 남자일까 여자일까 궁금해하고 물음표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머리를 짧게 자르게 하셨다. 더운 곳에서 촬영하다보니 나는 '매드맥스'의 샤를리즈 테론이 많이 떠올렸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하면 감독님이 박장대소를 하시더라.(웃음)"
-'라이브' 노희경 작가와의 첫 만남은 어땠나. "작가님을 처음 봤을 때 나에게 '무서워. 무서워'라고 하시더라. '몸값'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해서 그런지 '무섭다'는 말을 많이 하셨다. '라이브에서 내가 했던 연기 스타일이나 말투는 자연스러워야했다. 과하면 안 됐다. 그런데 그런 스타일은 다른 캐릭터에 묻힐 수 있으니 그것을 우려해주셨다. 연기 톤 같은 것들을 전반적으로 잡아주셨다."
-노희경 작가는 어떤 사람인가. "카리스마는 분명히 있다. 그런데 정말 인간적으로 따뜻한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처음 테스트 촬영을 하고서는 조금 혼났다. 아니, 혼났다기보다는 작가님이 내가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잘 나오지 않는 것 같다는 코멘트를 많이 해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