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는 지난주까지 11승(8승)을 거두며 LG와 리그 공동 1위를 지켰다. 그러나 순위와 어울리지 않는 수비력을 보여줬다. 야수진이 실책 19개를 기록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다. LG 야수진의 실책은 2번째로 적은 10개였다.
SSG는 4-15로 대패한 27일 인천 KT전에서도 불안한 수비에 발목이 잡혔다. 0-5로 뒤진 5회 초, 투수 최민준이 KT 유한준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는데, 중견수 정진기가 느린 속도로 굴러온 공을 포구하지 못하고 뒤로 흘렸다. SSG의 시즌 20번째 실책. 1루에 멈췄던 유한준은 정진기의 수비를 확인한 뒤 2루까지 진루했다. 최민준은 이어진 상황에서 장성우에게 볼넷, 신본기에게 희생번트를 내준 뒤 김병희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실책성 플레이가 또 나왔다. SSG 유격수 박성한이 심우준의 가운데 외야로 향하던 땅볼 타구를 놓쳤다. 속도와 방향 모두 평범했다. 실제로 글러브에 공이 닿았다. 박성한이 바운드 위치를 포착하지 못한 것. KT 2루 주자 김병희는 홈을 밟았고, 점수는 8점 차(0-8)로 벌어졌다.
SSG는 이 경기 전까지 리그에서 2번째로 많은 홈런(23개)을 기록했다. 5점은 충분히 추격할 수 있는 점수 차였다. 그러나 안일한 수비가 나왔다. 스스로 추격 불씨를 밟았다. 이 경기 패전으로 1위도 내줬다.
김원형 감독은 불안한 수비력을 주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일수록 자신감 있는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본다. 김 감독은 "한 박자 빨리 쇄도해, 다음 바운드가 되기 전에 처리해줘야 할 타구가 있다. 정상적인 수비를 못 하면 더 안 좋은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선수는 판단 미스가 두려운 것인데, 내 입장에서는 더 과감하게 (수비를) 하라고 주문하고 싶다. 특히 박성한이나 김창평처럼 젊은 선수들은 더 적극적으로 수비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들이 실책을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의 판단을 믿어야 한다는 의미다.
기본기도 재차 강조했다. 김원형 감독은 "생각하는 수비는 창의적인 플레이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지금 어떤 상황이고, 자신에게 타구가 향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미리 파악하는 것이다. 주자와 타자의 주력을 머릿속에 넣고, 가장 중점을 둬야 할 동작이 무엇인지 아는 것도 필요하다"라고 했다.
SSG는 27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5.36) 최하위다. 외국인 투수 아티 르위키는 부상으로 이탈했고, 5선발도 공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본기로 대처할 수 있는 수비까지 흔들리면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없다. 사령탑이 강조하는 기본기와 과감한 플레이가 나와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