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야고(왼쪽)와 정승현이 1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원정경기서 승리 뒤 환호하고 있다. 두 선수는 제주전 나란히 득점포를 가동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가 리그를 지배했던 ‘3년 전 기억’을 하나둘 되살리고 있다.
울산은 19일 기준으로 K리그1 2026 1위(3승·승점 9)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일정 여파로 FC서울과의 경기가 뒤로 밀렸지만, 경쟁 팀보다 1경기를 덜 치르고도 최다 득점(7골)과 최소 실점(2실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 1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SK와의 경기에선 2-0으로 깔끔한 무실점 승리에 성공했다.
앞서 김현석 신임 감독은 개막 미디어데이 인터뷰에서 팀을 ‘기울어진 항공모함’에 빗댔다. 이유가 있었다. 지난 시즌 리그 4연패에 도전한 울산은 시즌 중 두 차례나 감독을 교체하는 혼란을 거쳐 9위에 머물렀다. 울산이 스플릿 라운드서 파이널 B(7~12위)로 추락한 건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이었다. 시즌이 끝나고도 팀의 부진보다 전 감독과 선수단 사이 불화가 더 주목받는 등 부정적인 시선이 잇따랐다.
새 시즌 전망도 밝지 않았다. 팀에서 활약한 주축 외국인 선수 루빅손과 윙어 엄원상(이상 대전하나시티즌)이 이적했다. 미드필더 고승범(수원 삼성) 역시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다. 이를 만회할 만한 대형 영입은 없었다.
지휘봉을 잡은 김현석 감독에 대한 평가도 엇갈렸다. 김현석 감독은 선수 시절 1990년부터 2003년까지 울산에서 활약한 레전드 출신. 축구화를 벗은 뒤엔 행정가로도 활약한 김 감독은 2024시즌 K리그2(2부리그) 충남아산서 승강 플레이오프(PO)까지 오르며 지도력을 인정받았지만, 이듬해 전남 드래곤즈에선 6위를 기록하며 1년 만에 짐을 싼 바 있다.
하지만 울산 레전드 김현석 감독 체제서 선수단 응집력이 크게 개선한 모습이다. 최근 울산은 과거 3연패 기간의 기록을 하나둘 갱신하고 있다. 그 예로 울산이 개막 3연승에 성공한 건 지난 2023년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 선수 야고(브라질·4골)는 바코(조지아) 이후 3년 만에 3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한 울산 선수가 됐다. 제주전 수비수 정승현의 선제 결승 골은 그가 1081일 만에 터뜨린 득점이었다.
울산 관계자는 “3경기밖에 하지 않았고, 운도 많이 따랐다”면서도 “팀, 선수들과 관련한 각종 기록이 대부분 3년 만에 다시 움직인다. 과거 좋았던 시기의 모습을 되찾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석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과, 선수단이 좋은 합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이 관계자는 “코치진과 선수단의 역할이 명확하다. 서로 존중하고, 시너지로 이어지는 문화가 다시 정착되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울산은 오는 2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김천상무와 만나 리그 4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