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4-3 역전승을 올렸다. 1-3으로 뒤진 7회 말 안치홍의 2타점 3루타와 정훈의 결승 희생플라이가 나왔다.
이 과정에서 이대호의 주루 플레이가 돋보였다. 선두 타자 전준우의 볼넷 뒤 이대호의 안타로 무사 1·3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후속 안치홍의 타구는 2루수 키를 넘어 우중간 펜스까지 굴러갔다. 3루 주자 전준우는 여유 있게 홈을 밟았고, 이대호도 3루를 지나 홈 플레이트까지 파고들었다. 이대호가 3루에서 멈출 것으로 여겨 2루를 돌며 속도를 늦춘 안치홍은 이대호의 홈 쇄도를 보고 다시 3루까지 달렸다.
LG는 우익수-2루수를 거쳐 홈으로 송구했지만, 이대호의 홈 플레이트 터치가 더 빨랐다. 이대호는 LG 유강남의 태그를 피하는 과정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도 왼손을 쭉 뻗어 홈 플레이트를 터치했다.
이민호 주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LG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판정 번복은 없었다. 이대호의 홈 쇄도 덕에 안치홍은 3루까지 갔고, 이어 정훈의 희생 플라이로 결승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현역 최고령 선수로 큰 체구의 이대호였기에 더욱 눈길을 끈 장면이다.
안치홍은 경기 후 "(이)대호 형의 베이스러닝 덕분에 이겼다"고 말했다.
그는 덤덤한 표정으로 "타구가 생각보다 깊어서 3루까지 뛰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대호 형의 위치를 보고) 잠시 주춤했다. 그러다 홈을 파고드는 모습을 보고 3루까지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안치홍은 전날까지 후반기 타율 0.143(35타수 5안타)로 부진했다. 정우영에게 뽑아낸 첫 안타. 그는 "정우영이 최근 슬라이더 승부를 늘렸다. 초구 슬라이더가 들어와 어떻게든 우측으로 타구를 보내야겠다는 생각했다"면서 "중요할 때 안타를 때렸는데 앞으로 좋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오늘 경기 내용이 지난해 후반기와 올 시즌 초반 좋았을 때의 모습이었다"며 "잭 렉스의 1회 홈런을 시작으로 주장 전준우-이대호-안치홍-정훈이 경기 후반 타석을 이끌어 점수를 뽑았다. 한 팀으로 이긴 멋진 승리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