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대표팀 경기를 앞둔 고양종합운동장에도 성남FC 팬의 외침이 이어졌다. 최근 성남 구단 해체설이 잠잠해졌으나 방심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3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을 치른다. 오는 27일에는 카메룬과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월드컵 전 완전체로 치를 수 있는 마지막 모의고사다.
이번 코스타리카전은 일찍이 티켓이 매진됐다. 그럼에도 킥오프 4시간 전 고양종합운동장은 비교적 한산했다. 카메룬과 우즈베키스탄의 평가전이 열렸던 터라 응원 열기는 뿜어져 나왔으나 한국 팬들은 여느 A매치보다 적었다.
몇 없는 팬 중 유독 눈에 띄는 이가 있었다. 성남 팬 한 명이 카메라를 설치한 후 준비한 피켓 앞에 서서 홀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피켓에는 ‘성남의 별은 오직 성남의 하늘에서만 빛난다’는 문구와 ‘K리그 팬분들과 붉은악마 여러분이 성남FC에 보내주신 지지와 연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성남의 새 구단주 신상진 성남시장은 지난 7월 한 시사 주간지를 통해 “성남FC가 비리의 대명사가 됐다. 이런 구단의 구단주를 하고 싶지 않다”며 매각 의지를 드러냈고, 해체와 존속 갈림길에 섰다.
팬들은 즉각 반응했다. ‘성남시는 구단 매각 결정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걸개로 구단 지키기에 나섰다. 다른 팀들도 뜻을 모았다. 성남 존속을 지지하는 걸개를 걸어 힘을 실었다. 그 결과 연고 이전 이야기가 줄었고, 지원금을 줄이거나 구단을 기업에 매각하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코스타리카전을 찾은 성남 팬은 “24명의 성남 팬들 모금을 받아 101만 원이 모였다. 모금으로 걸개를 만들었다. 걸개는 2시간 반 전에 입장해서 걸 계획이다. 중계화면에 잘 보이는 곳이 E석이라고 들어서 일등석 표를 샀다”고 입을 뗐다.
K리그 팬들의 화력에 감사를 전했다. 그는 “다른 팀 팬까지 나서 강력하게 반발할 줄 몰랐다고 하더라. 완벽히 팀이 존속한다는 메시지가 나오기 전까지 행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표팀 경기까지 찾은 배경을 전했다. 그는 “K리그 풀이 좁지 않은가. 국가대표, 해외 축구 팬들도 오는 A매치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또한 그간 지지를 보여준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 관심이 커져서 많은 이들이 소식을 알고 성남 지지를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