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윤아시대다. 소녀시대 부동의 센터에서 이제는 배우로 흥행 파워를 입증한 윤아(임윤아)의 시대란 말이다.
데뷔 15년 차의 윤아는 얼마 전 소녀시대 15주년을 기념한 ‘포에버 1’을 음원 차트를 정복한 데 이어, 600만 관객을 돌파하고 장기 흥행에 돌입한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공조2’)에 이어 종영 드라마 ‘빅마우스’까지 두 자릿수 시청률을 쓰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윤아는 ‘빅마우스’를 무사히, 성공리에 마친 기념으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쉬지 않고 달려와서 많이 지쳐 있었는데 피곤함을 싹 다 잊게 해주는 좋은 결실을 봤다”며 함박미소를 지었다.
윤아는 이 드라마에서 이종석과 부부 호흡을 맞췄다. 윤아가 연기한 고미호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수감된 남편을 구하기 위해 열정적인 내조의 여왕이 됐다. 장르물에서는 보기 드문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에 그만의 색을 입혀, 당찬 매력과 임기응변으로 통쾌함을 선사하는 인물을 잘 표현했다.
윤아는 “고미호는 굉장히 능동적이고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해 나가는 정의로운 인물”이라며 “장르물의 여자 주인공이 이런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이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빅마우스’ 속 윤아의 활약은 눈부셨다. 엘리베이터를 열고 들어온 괴한의 습격에 미리 준비한 후추 스프레이로 방어하고, 소화기와 주사기 등으로 달려드는 재소자들을 물리쳤다. 싱크홀 붕괴 사고 현장에 들어가 미처 대피하지 못한 재소자들을 도왔다.
윤아는 “고미호는 나보다 훨씬 대범한데 나와 닮은 부분이 많은 캐릭터”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내 안에 있는 모습이 캐릭터에 겹쳐 보일 때 그 배역에 끌리는 것 같다. 미호와 능동적인 성격이 닮았다. 30대에 접어든 뒤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 하고 싶은 게 뭔지 답을 못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에 의사 표현을 좀 더 확실하게 할 수 있게 됐다. 그런 면들이 쌓여 성격이 능동적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아의 말처럼 능동적으로 움직이면서 도전을 피하려하지 않았다. 다양한 경험으로 색다른 변신을 선보였다. ‘빅마우스’는 윤아의 첫 누아르 장르물의 도전이었다. 윤아는 “작품을 선택할 때마다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는데 장르물이어서 신선하고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또 이렇게 감정의 폭이 큰 연기를 처음이다. 나 자신에게도 특별한 경험이 됐고 많이 성장한 계기가 됐다”고 했다. ‘빅마우스’ 최종회, 고미호는 남편을 구명하기 위해 땀 흘린 보람도 없이 시한부 판정을 받아 세상을 떴다. 고미호의 죽음에 시청자들, 팬들은 ‘이게 최선이냐’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윤아는 “최대한 고미호의 입장을 상상하며 연기에 몰입했다. 특히 남편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은 장면에서 호평을 많이 받았는데 너무 감사하고 뿌듯했다”고 기뻐했다.
윤아는 소녀시대로 데뷔 15년 차,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한 지 벌써 20년째의 근속직원이다. 한 소속사에서 오래 둥지를 틀고, 아이돌 그룹을 오래 유지하기도 쉽지 않은 일.
“언제 이렇게 시간이 지났지”라는 윤아는 “벌써 서른셋인데 인생의 반 이상을 활동하며 지낸 게 믿기지 않는다. 올해처럼 모든 성적이 좋은 해가 있다는 것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꾸준히 하면 좋은 일이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 같다.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2022년은 잊지 못할 해가 될 것 같다”며 쑥스러워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윤아는 ‘‘빅마우스’ 이종석과 ‘공조2’ 현빈 중 누구와 더 연기할 때 좋았냐‘는 짓궂은 질문에 우문현답을 내놨다. “남편과 썸남을 비교할 수 없다”면서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