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은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3차전을 2-8로 패했다. 시리즈 1차전에 승리한 뒤 2·3차전을 연거푸 패하며 1승 2패로 몰렸다. 1승 1패에서 3차전 승리 팀이 KS 우승을 차지한 건 역대 16차례(1993년 무승부 제외) 중 14번에 달한다. 확률이 무려 87.5%. 키움으로선 12.5%의 확률을 극복해야 한다.
키움은 0-0으로 맞선 4회 말 선제 득점을 올렸다. 1사 후 야시엘 푸이그가 좌중간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2사 후 이지영이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2사 1·2루에서 김태진의 중전 적시타로 첫 득점을 뽑았다.
키움은 선발 에릭 요키시가 수차례 위기를 넘겼다. 1회 초 2사 1·2루, 3회 초 2사 1·3루를 모두 무실점으로 버텼다. 불펜이 가동된 6회에는 1사 1·3루를 넘겨 1점 차 살얼음 리드가 유지됐다. 7회까지는 모든 게 맞아 떨어졌다. 4차전 선발 투수로 예상된 김선기과 최원태를 모두 투입하는 총력전으로 승리에 한 걸음 다가가는 듯했다.
문제가 터진 건 8회 초 수비였다. 1사 후 최원태는 최정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하지만 유격수 김휘집의 1루 송구가 짧아 실책으로 연결됐다. 1루수 김태진이 다리를 뻗어 포구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키움은 1사 1루에서 김동혁을 마운드에 세웠다. 첫 타자 한유섬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김동혁은 후속 후안 라가레스에게 통한의 역전 투런 홈런을 맞았다. 볼카운트가 1볼-2스트라이크로 유리했지만 7구째 체인지업이 좌측 펜스를 넘어갔다. 김휘집의 실책이 만든 나비효과는 꽤 컸다. 키움은 9회 초 마무리 김재웅이 무너지며 6실점, '빅이닝'을 헌납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키움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김하성이 고척돔을 찾았다. 김하성은 MLB에 진출하기 전 히어로즈의 유격수 자리를 지킨 간판스타였다. 2018년부터 3년 연속 KBO리그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키움의 유격수는 올해 신준우와 김휘집이 번갈아 가면서 맡았다. 포스트시즌에선 김휘집이 중용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공교롭게도 KS 3차전, 김하성이 지켜보는 가운데 뼈아픈 실책이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