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초고속 승진' LG 유영찬 "4년 전엔 쫓겨날까 걱정했는데, 지금 잘하고 있죠" [주간 MVP]
2024년 LG 트윈스 마무리 유영찬은 클로저를 맡은 첫해부터 안정적인 모습이다. 유영찬은 지난 23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 8-4로 앞선 9회 말 등판해 1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고 팀의 3연패 탈출을 확정지었다. 유영찬은 올 시즌 23경기에서 4승 1패 10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5월 둘째 주엔 총 4차례 등판해 4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총 4와 3분의 2이닝을 책임지는 동안 피안타와 볼넷은 각각 1개뿐이었다. 반면 탈삼진은 7개였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유영찬을 5월 둘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유영찬은 "이런 상은 처음 받는다. 좋은 상을 주셔서 굉장히 감사하고 영광"이라며 "한 주에 4세이브는 처음이라 힘들면서 재밌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LG 마무리는 5시즌에 걸쳐 139세이브를 올린 고우석이었다. 염경엽 LG 감독은 미국으로 건너간 고우석의 빈자리에 주저 없이 유영찬을 낙점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3경기 6이닝 3피안타 1실점 호투가 사령탑의 마음을 훔친 비결이다.
유영찬이 개막 전 밝힌 올 시즌 목표는 30세이브 달성이다. 최근 세이브 기회가 오지 않아 지난 12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열흘 넘게 10세이브에 멈춰 있다. 그러나 보직 특성상 5월 둘째 주처럼 한꺼번에 세이브를 적립할 수 있다. 유영찬은 불과 1년 만에 '초고속 승진'을 했다. 건국대 출신의 유영찬은 2020년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 43순위에 지명됐다. 지난해 1군 데뷔 전까지만 하더라도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다. 추격조를 시작으로 필승조로 올라서더니, 한국시리즈 중요한 상황에서 기용됐다. 1군 데뷔 2년 만에 마무리까지 올라섰다. 그는 "2020년 7월 입대했다.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 중에도 방출 통보를 받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그런데 지금 내가 LG의 마무리를 맡고 있다니 놀랍다. 지난해 어떻게 잘 보냈는지 아직도 꿈만 같다. 앞으로도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마무리 보직을 맡은 지 두 달, 유영찬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잘 던지고 있는 것 같다"고 수줍어했다. 특히 9이닝당 볼넷이 5.29개에서 3.57개로 줄고, 9이닝당 탈삼진은 7.28개에서 12.31개로 증가했다. 그는 "볼넷이 줄어든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며 "내가 던진 마지막 공으로 경기를 끝낸다는 점에서 쾌감을 느낀다. 지금까진 잘 던지고 있지만 나중에 부진했을 때 얼마나 잘 이겨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내다봤다.유영찬은 최근 고우석의 응원을 받았다. 그는 "(고)우석이가 트레이너 코치님에게 연락해와 나도 같이 영상 통화를 했다. 우석이가 '형, 30세이브 해야죠'라고 응원하더라"며 "지난해 한 달 간 자리를 비워서 풀타임이 목표"라고 웃었다. 이형석 기자
2024.05.24 1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