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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린 보람 없었던 1선발…알칸타라는 에이스로 돌아올 수 있을까

그동안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에 있어 라울 알칸타라(32)는 일종의 보증 수표였다.문자 그대로 '견적'이 나오는 에이스였다. 2019년 KBO리그를 처음 찾은 알칸타라는 2020년 KT 위즈에서 두산으로 이적해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일본 프로야구(NPB)를 거쳐 돌아온 2023년에도 13승 9패 평균자책점 2.67을 남겼다. 그는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을 마치고 9위(2022년)로 떨어졌다가 부활을 노렸던 두산 마운드의 기둥이었다.승도 많고, 실점도 적었지만 가장 눈에 띈 게 이닝 소화력이었다. 2020년 198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한 알칸타라는 지난해에도 192이닝을 기록했다. 그해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가 22회로 리그 1위를 기록했다. 투수 트리플 크라운과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를 비롯해 고영표(KT)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라이온즈) 등 내로라하는 에이스들을 제쳤다.그래서 더 빈자리가 컸다. 알칸타라는 지난달 21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마지막으로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팔꿈치 통증이 계기였다. 국내 병원 3곳을 돌며 팔꿈치 염좌 진단을 받았으나 당사자가 믿지 못했다. 결국 미국을 보냈으나 역시 같은 진단을 받았다. 소통이 이뤄지지 않으니 두산도 답답함을 숨기지 못했다. 좀처럼 선수에게 불만을 토로하지 않던 이승엽 감독도 "알칸타라가 언제 복귀할지 아무도 모르다. 본인만 알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비판했다. 귀국 후에도 복귀 절차는 늦어졌다가 22일에야 불펜 피칭을 마쳤다. 이후 선수 본인이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26일 복귀전이 성사됐다.알칸타라가 돌아오지 않는 동안 두산은 대체 선발과 불펜으로 버텼다. 하필 브랜든 와델마저 비슷한 시기 이탈했던 탓에 불펜 부담이 극심했다. 이병헌, 최지강, 김택연 등 영건 불펜진으로 이 기간을 버텼다. 그래도 이승엽 감독은 "알칸타라가 돌아올 때까지 버티고, 한 번 분위기를 타면 좋은 경기력을 보이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복귀전 실망도 컸다. 알칸타라는 2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3과 3분의 1이닝 4피안타(3피홈런) 4사사구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1회 말부터 백투백 홈런을 맞는 등 안정감이 크게 떨어졌다. 앞서 25일 경기에서도 패한 두산은 KIA에 1~3선발이 모두 나서고도 루징 시리즈에 그쳤다. 단독 1위 탈환까지도 기대했던 맞대결이었으나 완패로 끝났다.한 경기 부진으로 알칸타라를 교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오랜 기간 한국에서 뛰면서 워크에식 논란을 일으키지 않았던 선수다. 그동안 긴 이닝 소화도 자처했고, 한국 생활에도 꾸준히 만족감을 드러냈다. 외국인 선수는 국내 선수들에 비해 성적 안정성이 크게 떨어진다. 알칸타라처럼 계산이 서는 선수를 함부로 바꾸기 어려운 이유다.그렇다 해도 두산이 오래 지켜만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두산은 현재가 올 시즌 승부처다. 두산은 지난해 7월에야 팀 페이스가 올라오면서 11연승과 함께 순위 경쟁에 참전했다. 올해는 5월부터 기세가 좋다. 주말 시리즈에서 열세를 기록하고도 최근 20경기 성적이 14승 2무 4패에 달한다. 이 기세를 놓치고 싶지 않다면, 두산이 다소 빠르게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2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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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연승 후 5연패'였던 이승엽 호, '9연승' 끝난 올해는 다를까

두산은 지난 1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4-8로 져 9연승을 마감했다. 연승 전 7위(2일 기준 16승 19패)였던 두산은 4위(15일 기준 25승 20패)까지 치고 올라왔다. 2위(NC 다이노스)와 승차가 단 1경기. 상위권에서 싸울 동력을 확보했다.두산은 지난해에도 비슷한 기억이 있다. 그해 7월 1일부터 25일까지 11연승을 질주했다. 11연승 당시 2위 SSG 랜더스와 3경기 차 3위였다. 그런데 두산은 연승이 끊어진 후 거짓말처럼 5연패를 당했다. 당시 이승엽 두산 감독은 "새로 팀을 정비해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고 다짐했지만, 소용없었다. 라이벌 LG 트윈스에 싹쓸이 패배를 당하고, 실책도 터져 나왔다. 결국 지난 시즌 두산의 최종 성적표는 5위. 시즌 막판 두산은 3위가 달린 SSG와 맞대결에서 패했고, 포스트시즌(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NC에 완패했다. 박수받았던 두산 벤치가 시즌 종료 때 팬들에게 야유를 들은 것도 이런 온도 차와 무관하지 않았다.2023년 연승 기간 두산은 탄탄한 선발진을 바탕으로 11경기 팀 평균자책점 1.98을 기록했다. 팀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도 0.834로 1위였다. 올해 연승은 방망이의 힘이 조금 더 컸다. 9연승 기간 평균자책점 2위(3.00)였고, 타선은 압도적 1위(OPS 0.989)였다.방망이는 언제든 식을 수 있다는 게 변수다. 방망이가 식었을 때 대신하는 게 투수와 수비다. 다만 2023년과 달리 올해 두산 마운드는 불펜 비중이 더 크다. 라울 알칸타라가 복귀하지 않은 선발진은 그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반면 이병헌, 최지강 등 주축 불펜 투수들의 경험이 적다.수비가 무너지는 것도 경계할 일이다. 연승이 끊어진 15일 경기 흐름을 끊은 건 좌익수 조수행의 실책이었다. 박찬호의 정면 타구를 뒤로 흘리면서 2점이나 내준 게 패인으로 작용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1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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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허리 보강, 하체 연마…단단해지려는 곽빈 "목표는 160이닝"

"KBO리그에서 잘 던진다고 하는 투수들을 보면 160이닝 이상은 던지더라. 나도 그 대열에 끼고 싶다."곽빈(25)은 지난해 두산 베어스의 간판 투수였다.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데뷔 후 가장 많은 승리,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남겼다. 2018년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했던 그의 잠재력이 비로소 온전히 터진 한 해였다.2024년, 곽빈의 기량에 대한 물음표는 더 이상 없다. 남은 게 건강 이슈다. 곽빈은 지난해 23경기 등판에 그쳤다. 그해 5월 7일 LG 트윈스 도중 허리 통증을 느껴 말소됐고, 같은 달 31일 복귀했으나 통증을 느껴 또다시 휴식기를 보냈다.곽빈은 지난 29일 호주 스프링캠프로 출국하기 전 인터뷰에서 "지난해 허리가 좋지 않았던 만큼 비시즌 동안 허리 강화 훈련을 많이 했다. 체크해 보니 이전에 비해 허리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전했다.건강해진 만큼 올해는 규정이닝 진입, 그 이상을 노린다. 곽빈은 "KBO리그에서 잘 던진다고 하는 투수들을 보면 160이닝 이상을 소화하더라. 나도 그 대열에 끼고 싶어 160이닝을 목표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정규시즌 이닝 1위는 라울 알칸타라(두산·192이닝)였고, 리그에서 160이닝을 넘긴 건 총 11명이었다. 말 그대로 각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들만 이름을 올렸다. 투구의 질을 높이는 데에도 집중했다. 올겨울 곽빈은 제구와 구위 강화로 이어지는 하체 강화에 힘썼다. 그는 앞서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다녀온 후 "일본 투수들은 공을 정말 살살 던지는 것 같은데도 구속이 155㎞/h가 나온다"며 "대표팀 동료들과 얘기하면서도 많이 느꼈다. 고영표(KT 위즈) 형은 우리나라에서 제구가 제일 좋은데, 하체를 정말 신경 쓰신다. 그때 많이 깨달았다. 이후 하체 웨이트 트레이닝을 정말 많이 했다"고 했다.오프시즌 하체 단련에 대해서도 묻자 "너무 만족스럽게 잘 됐다. 스프링캠프에서 최원준(두산) 형과 1대1로 운동하기로 했다. 원준 형이 최근 일본으로 개인 훈련을 가서 배워 온 운동을 함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구종 활용법도 선배들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함께 연구할 계획이다. 곽빈은 최고 155㎞/h 강속구에 주 무기 커브, 그리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고루 던져왔다. 곽빈은 "원준 형이 일본 투수들은 볼카운트를 잡는 공과 헛스윙을 잡는 공으로 (용도를) 나눠 쓴다고 하더라. 캠프에서 (포수인) 양의지 선배와 얘기하면서 이 부분을 정립하고자 한다. 구종은 (추가할 필요 없이) 충분히 다양하게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이승엽 두산 감독은 출국 전 "외국인 투수 두 명과 곽빈은 선발 로테이션 확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도 그를 등판시켰고, 국내 에이스라고 언급할 정도로 믿음을 보였다. 곽빈도 책임을 느낀다. 그는 "감독님 기대에 부응하도록 잘하겠다"며 "잘될 때 사람이 나태해지면 안 된다. 보장된 자리는 없다는 생각으로, 항상 그랬던 것처럼 초심을 지키고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3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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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이강철 감독 "팀 상승세, 한화전 뒤집은 게 컸다"

"한화 이글스와 1-5 경기를 뒤집은 게 큰 것 같다."KT 위즈의 상승세가 식질 않는다. 사령탑은 대역전승이 팀의 '기세'를 살려냈다고 돌아봤다.KT는 14일 기준 53승 2무 45패(승률 0.541)로 리그 3위에 올라있다. 5월 초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팀이 여름 동안 빠르게 치고 올라오더니 어느덧 상위권 팀들을 넘보는 중이다. 기세가 올랐던 만큼 빨리 식을 수 있는 법인데, KT는 다르다. 최근 10경기 성적이 8승 2패로 선두 LG 트윈스와 함께 현재 페이스도 가장 좋다. 연승도 나오지만 연패도 없다. 마지막으로 연패를 기록한 게 지난달 7~8일 KIA 타이거즈전이다. 특히 패배 흐름으로 흘러가던 경기를 잡을 때 팀이 기세를 이어가곤 한다. 대표적인 게 지난 9일 수원 한화전이다. KT 선발 엄상백이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는 등 1-5로 초반 기세를 완전히 내줬다. 팀이 한화 노시환에게만 이날 홈런을 3개나 허용하는 등 분위기가 위태했으나 끝내 이겼다. 4회 말부터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맹추격하더니 5회에만 6득점하는 '마법'으로 끝내 12-6 대역전승을 이뤄냈다.질 경기를 이긴 덕분일까. KT는 주말 NC 다이노스와 3연전도 위닝 시리즈로 마쳤다. 첫 경기는 내줬으나 12일 한 점 차 승리를 거둔 후 13일에는 NC 에이스 에릭 페디를 상대로 4-0 완승을 기록했다.이강철 감독은 대역전승이 팀에 힘을 불어넣었다고 봤다. 1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한화와 1-5 경기를 뒤집은 게 큰 것 같다. 아니었으면 NC 3연전이 굉장히 힘들었다"며 "그 경기를 생각지도 못하게 역전했다. 홈런 4개를 맞고도 이겼다. 그 경기가 큰 것 같다"고 떠올렸다.차곡차곡 쫓은 끝에 2위 SSG 랜더스와 승차가 3경기. 선두 탈환까진 몰라도 2위 쟁탈전 정도는 시도할만 하다. 이강철 감독은 "아직 고개가 안 올라간다. 밑에 있다가 왔더니 얼마나 떨어질지 생각만 난다"며 "그래도 이제는 이번 주를 잘 버티고, 다음 주를 잘 버티면 위를 볼 수도 있겠다"고 기대를 전했다. 이 감독은 이어 "선수들은 아마 2위를 보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선발 매치업은 KT 윌리엄 쿠에바스와 두산 라울 알칸타라. 모두 이 감독이 KT 감독으로 막 부임했을 때 외국인 투수로 뛰었던 원투 펀치다. 쿠에바스는 그후에도 KT에 남아 2022년까지 뛰었고, 지난 2021년에는 창단 첫 통합 우승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지난해 팔꿈치 부상으로 방출됐으나 올해 친정팀에 대체 외국인 투수로 돌아와 9경기 5승 무패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 중이다. 반면 1년만 뛰고 재계약하지 못했던 알칸타라는 이듬해 두산으로 건너가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 그해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됐다. 이후 한신 타이거스를 거쳐 올 시즌 두산으로 돌아와 1승 5패 평균자책점 2.47을 기록 중이다.이강철 감독은 "우리한테 너무 잘 던진다. 우리가 재계약하지 않아서 그런가 싶다. 얼굴도 진지하고 100구 이상 던져도 또 던진다고 하더라"고 웃으면서 "내가 처음 감독되어 쓰던 두 사람이 붙는다. 생각해보니 재밌는 일"이라고 떠올렸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8.1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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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도, 너구리도 넘었다…역대급 '다승 페이스' 페디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30·NC 다이노스)의 승리 페이스가 '역대급'이다.페디는 8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시즌 15승(3패)째를 수확했다. 11승을 기록 중인 다승 2위 그룹(웨스 벤자민·아담 플럿코)과의 격차를 4승으로 벌린 그는 2015년 에릭 해커 이후 8년 만이자 NC 구단 역사상 두 번째 다승왕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승수만큼 인상적인 건 페이스다. 시즌 19번째 등판 만에 15승을 따낸 페디는 1985년 김일융(당시 삼성 라이온즈)이 달성한 KBO리그 역대 최소 경기 15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해 김일융은 선발로 10승, 불펜으로 5승을 더해 15승 고지를 밟았다. 페디는 선발로만 15승을 채웠다는 점에서 '순도'가 더 높다.그뿐만 아니라 페디는 20경기 만에 15승을 해낸 '불사조' 박철순(1982년·당시 OB 베어스) '너구리' 장명부(1983년·당시 삼미 슈퍼스타즈) 등을 모두 뛰어넘었다. 박철순은 1982년 22연승, 장명부는 1983년 시즌 30승을 거둔 프로야구 전설. 페디의 활약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무작정 승운만 따른 것도 아니다. 페디의 평균자책점은 1.97로 규정이닝을 채운 21명의 투수 중 유일하게 1점대다. 지난 2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이닝 5실점 한 페디는 평균자책점이 1.74에서 2.10으로 껑충 뛰었다. 체력 소모가 꾸준히 누적된 만큼 페이스가 꺾이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였다.하지만 강인권 NC 감독은 SSG전에 앞서 '페디의 모습은 일시적 부진'이라는 의견을 냈다. 강 감독은 "(롯데전에서) 체인지업 그립이 조금 달라진 게 보이더라. 그 부분을 수정한 상태"라며 "손가락에 살짝 물집 증상이 생기면서 본인도 모르게 조금씩 변형이 됐는데 불펜 피칭 때 다시 수정했다"고 말했다. 페디는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7이닝 무실점 쾌투했다. 최고 154㎞/h까지 찍힌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SSG 에이스 김광현(6이닝 1실점)과의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시즌 20승도 노려볼 만하다. KBO리그 시즌 20승은 2020년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가 마지막이다. 알칸타라가 역대 21번째 대기록을 수립한 뒤 명맥이 끊겼는데 페디는 더 나아가 2007년 다니엘 리오스·2016년 더스틴 니퍼트(이상 당시 두산)가 세운 외국인 투수 시즌 최다승 기록(22승) 경신까지 노려볼 만하다.페디는 "(1점대 평균자책점은) 당연히 욕심난다. 1점대를 유지하고 싶다"며 "매 순간 노력하면서 지내왔다. 사실 롯데 경기에서 봤던 것처럼 투수는 언젠가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20승보다 16승을 먼저 생각하고 싶다"고 몸을 낮췄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8.0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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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또 외국인 투수? 토종 밀려난 다승왕 경쟁

프로야구 다승왕 경쟁이 또 한 번 외국인 투수들의 각축전으로 압축됐다.22일 기준 KBO리그 다승 선두는 에릭 페디(NC 다이노스)다. 시즌 첫 12경기에서 10승(1패)을 따낸 페디는 1985년 김일융(당시 삼성 라이온즈) 1993년 정민철(당시 빙그레 이글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역대 최소 경기 10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지난 14일 오른 전완부(팔꿈치와 손목 사이 부분)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시즌 초반 벌어놓은 승수가 워낙 많아 다승 선두를 지키고 있다.페디를 바짝 추격하는 건 아담 플럿코(LG 트윈스)이다. 플럿코는 첫 14경기에서 9승 무패, 승률 100%를 기록했다. KBO리그 2년 차인 그는 지난해보다 한층 좋아진 커맨드로 빠르게 승리를 추가하고 있다. 페디와 플럿코의 양강 구도에 도전하는 건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 2020년 프로야구 다승왕 출신인 알칸타라는 3년 만에 복귀한 올 시즌, 첫 14경기에서 7승(3패)을 수확했다. 페디와 플럿코, 알칸타라 모두 평균자책점이 1점대다. 득점 지원만 뒷받침하면 승수 쌓기가 가능하다. 아직 전반기를 마치기 전이지만, 세 투수가 유력한 다승왕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다. 특히 페디는 경기당 득점 지원이 6.25점으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가장 많다. 평균자책점이 1.74라는 걸 고려하면 등판하면 승리한다는 공식이 만들어진다. 페디는 빠르면 25일 창원 한화 이글스전에 복귀, 11승에 도전할 전망이다.외국인 투수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토종 선발의 희비가 엇갈린다. 최원태(키움 히어로즈) 고영표(KT 위즈) 나균안(롯데 자이언츠·이상 6승) 등이 추격하지만, 벌어진 격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 KBO리그에서 국내 투수가 다승왕에 오른 건 2017년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마지막이다. 양현종은 그해 20승을 따내 팀 동료 헥터 노에시와 함께 공동 다승왕을 차지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다승왕은 외국인 투수가 '독점'했다. 지난해에는 안우진(키움)이 케이시 켈리(LG 트윈스)와 경합했지만, 최종 승자는 16승을 거둔 켈리였다. 일본 프로야구(NPB)와 비교하면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NPB는 지난해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 다승왕을 아오야기 고요(한신 타이거스·13승)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스·15승)가 각각 차지했다. 올 시즌에도 센트럴리그는 도고 소세이(요미우리 자이언츠·8승) 퍼시픽리그는 니시노 유지(지바 롯데 마린스) 미야기 히로야(오릭스·이상 6승) 등이 이끌고 있다. 양대리그 통틀어 5승 이상을 기록 중인 외국인 투수가 없다. 메이저리그(MLB) 사이영상 출신으로 화제를 모은 트레버 바우어(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도 4승에 그치고 있다.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투수들은 각 구단의 1·2 선발이어서 한 시즌 30경기 안팎의 선발 등판을 소화한다. 개막전이나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경기에도 외국인 투수들이 경기를 먼저 들어가면서 (국내 선발과 비교하면) 등판 횟수에서 차이가 난다"며 "일본은 1~3선발에 자국 선수를 많이 기용한다. 외국인 투수는 4~5선발이나 중간 계투, 마무리 투수 비중이 큰데 (기량면에서) 외국인 투수가 일본인 투수를 넘기 어렵다. 반면 냉정하게 프로야구에선 토종 선수가 외국인 투수를 이기기 쉽지 않다. 그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6.2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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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1위, 득점 지원도 1위···KBO 역대급 '무적 모드' 발동

평균자책점(ERA)이 1위인데 득점 지원까지 1위다. 도저히 패할 수 없는 ‘극강의 조합’이 탄생했다.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는 26일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11-0 대승을 이끌었다. 선발 6연승을 질주한 페디는 시즌 8승(1패) 사냥에 성공하며 리그 다승 단독 1위(2위 아담 플럿코·7승)를 유지했다. 아울러 평균자책점을 1.47까지 낮춰 부문 1위를 탈환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이 1위였던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1.29→2.20)가 SSG 랜더스전에서 대량 실점, 희비가 엇갈렸다.아무래도 관심이 쏠리는 건 ‘다승’이다. 승리를 쌓아 올리는 속도가 가파르다. 10경기 선발 등판해 8승을 쓸어 담았다. 리그에서 가장 최근 20승을 달성한 2020년 알칸타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그해 알칸타라는 시즌 첫 10번의 선발 등판에서 7승을 기록했다. 산술적으로는 15승을 넘어 20승을 넘볼 수 있는 페이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7번으로 안우진(키움 히어로즈·8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도 고무적이다. 페디의 승수 쌓기를 가속하는 건 팀 타선이다. 페디는 경기당 득점 지원(R/G)이 6.30으로 규정이닝 투수 중 1위이다. 리그 평균이 3.06. 부문 최하위 최원준(두산 베어스·1.25)과 차이가 5배 이상이다. NC가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한 5경기 중 3경기 선발 투수가 페디였다. 구단 시즌 최다 득점 경기였던 지난 9일 수원 KT 위즈전(16-4 승리) 선발 투수로 역시 페디. 페디가 등판하면 타선이 활화산처럼 터져 그의 승리 투수 요건이 가뿐하게 만들어진다.페디는 한화전 뒤 “타선의 많은 득점 지원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특히 홈에서는 팬분들의 응원이 있기 때문에 큰 힘이 됐다. 10경기 중 8승을 거뒀는데, 동료 선수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다승왕이라는 목표도 있겠지만,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겠다. 항상 미국에 있는 가족들이 보고 싶지만, 한국에 팬분들이라는 가족이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5.2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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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갈고 닦은 스플리터, 더 진화한 ‘20승’ 알칸타라

'20승 에이스'가 잠실로 돌아왔다.라울 알칸타라(31)는 지난 2020년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였다.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로 그해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단순한 '대박 영입'이 아니었다. 2019년 KT 위즈에서 뛰었던 알칸타라는 그해 11승 11패 평균자책점 4.01에 그쳤다. 시속 150㎞대 중반 강속구를 던졌지만, 확실한 결정구가 없었다. 그러나 두산은 그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넓은 잠실야구장이 알칸타라에게 도움을 줄 거라 믿었다. 직구와 투심(투심 패스트볼)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던졌던 그는 두산 이적 후 투심과 체인지업을 버리고 스플리터를 장착했다. 결과도 좋았다. 스플리터는 피안타율 0.228 피장타율, 0.283으로 슬라이더(피안타율 0.185 피장타율 0.269)와 함께 그의 주 무기가 됐다.당시 알칸타라를 도왔던 정재훈 두산 투수 코치는 “구종을 추가하긴 했지만, 원래 KT에서 던질 때부터 구위와 스태미나가 좋았던 선수"라며 "잠실야구장을 믿고 직구를 더 공격적으로 던져달라 했다. 그러면서 알칸타라도 맘 편하게 투구해 좋은 성적을 냈다”고 떠올렸다.KBO리그에서 대성공을 거둔 알칸타라는 일본프로야구(NPB)로 향했다. 한신 타이거스와 계약한 그는 지난 2년 동안 63경기(97과 3분의 2이닝)에 등판해 4승 6패 1세이브 25홀드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선발 에이스였던 KBO리그에서와 달리 불펜으로 밀려났다. 불펜에서도 좋은 성적은 내지 못했다. 결국 한신이 가을야구에 한창이던 10월, 홀로 미국으로 귀국하며 2년간의 일본 생활을 마무리했다.두산은 일본리그 경험이 그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정재훈 코치는 “알칸타라가 NPB에서 선발로 뛰지 못했다. NPB는 변화구가 좋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리그"라고 했다. 그는 "NPB를 경험하면서 알칸타라의 스플리터가 더 좋아졌다. KBO리그에서 스플리터를 던질 때 알칸타라의 팔 스윙은 직구를 던질 때와 차이가 났다. 스플리터를 던질 때 더 느렸다"며 "지금은 스플리터를 던질 때도 팔 스윙이 빨라졌다. 덕분에 스플리터가 날카롭게 잘 떨어진다. 슬라이더야 워낙 잘 던지던 선수”라고 기대를 전했다.NPB 기록 사이트 베이스볼 데이터에 따르면 알칸타라는 지난 2년 동안 강속구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 2년 동안 직구 피안타율이 0.289(204타수 59안타)로 높았다. 스플리터는 달랐다. 그는 2021년 스플리터(구사율 20.48%) 피안타율 0.135(52타수 7안타)를 기록했다. 2022년에도 스플리터(구사율 29.13%) 피안타율 0.239(46타수 11안타)로 준수한 성적을 이어갔다.두산은 지난해 10승 투수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2021년 MVP(최우수선수)였던 아리엘 미란다가 부상과 부진으로 조기 퇴출당했다. 로버트 스탁(9승 10패)과 최원준(8승 13패) 두 투수는 똑같이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으나,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두산에서 10승 투수가 나오지 않은 건 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더 원숙해진 알칸타라가 20승 투수로 돌아온다면 천군만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2.0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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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완료’ 이승엽 호, 딱 하나 빠진 조각 이영하

'이승엽 호' 두산 베어스가 재도약 준비를 마쳤다. 그런데 딱 한 명, 이영하(25)의 거취만 불투명하다. 두산은 지난 9일 라울 알칸타라(31)를 총액 90만 달러에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알칸타라는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2019년 KT 위즈와 계약해 KBO리그에 데뷔했던 그는 이듬해 둥지를 두산으로 옮겨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로 활약했다. 당시 직구 평균 구속이 리그 전체 1위인 시속 152.7㎞(스포츠투아이 기준)에 달했다. 30%대였던 직구 구사율을 56.7%까지 올려 성공했다. 그해 알칸타라는 다승왕과 승률왕(0.909)을 수상했고, 투수 골든글러브도 품었다. 몸값을 높인 그는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로 이적했지만, 2년간 63경기 4승 6패 1세이브 25홀드 평균자책점 3.96만 기록하고 일본 생활을 마무리했다. 비록 일본에서 부진했어도 KBO리그에서는 '경력직 에이스'로 활약이 기대된다. 두산은 빠르게 스토브리그를 마감했다. 이미 가을 동안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과 타자 호세 로하스를 새로 영입했다. 알칸타라까지 외국인 선수 세 자리를 모두 빠르게 교체했다. 빠른 공과 경험(알칸타라), 뛰어난 변화구 구위(파일), 장타력과 멀티 포지션(로하스) 등 장점도 확실하다. 직구만 빠르고 변화구 제구가 불안했던 로버트 스탁, 전문 지명타자에 장타력이 부족했던 호세 페르난데스 등 전임자들의 약점을 정확하게 채웠다. 국내 선수단도 양의지를 영입해 퍼즐을 완성했다. 20홈런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양의지-김재환-양석환 클린업 트리오가 갖춰졌다. 선발진도 국산 원투 펀치를 갖췄다. 8승 9패를 기록한 곽빈은 후반기 평균자책점 2.98로 확연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최원준은 8승 13패로 3년 연속 10승은 실패했지만, 3년 연속 3점대 평균자책점(3.60)을 지켰다. 정규시즌 9위에 그쳤던 올 시즌에서 벗어나 이승엽 감독이 밝힌 포부처럼 KS 진출을 노려볼만한 밑바탕이 만들어졌다. 채워지지 못한 조각이 이영하다. 지난 8월 스포츠윤리센터가 선린인터넷고 재학시절 학교폭력을 이유로 이영하를 신고했다. 그는 경찰 수사와 검찰 송치 후 불구속기소 됐다. 지난 9일 서울서부지법에서 두 번째 공판을 마쳤다. 이날 출석한 피해자 A씨와 증인 B씨는 전기 파리채에 손 넣기, 수치심이 느껴지는 노래 강요, 빨래 강요 등 가혹 행위를 증언했다. 반면 이영하 측은 증언이 나온 당시 청소년대표팀 참가로 출국하는 등 알리바이를 증명했다. 다음 증인 심문 예정일은 1월 20일이다. 두산은 이영하의 강속구(2022시즌 직구 평균 시속 146㎞)가 필요하다. 2019년 17승 4패를 기록했던 그는 2020~2021년 선발로 부진했다. 대신 불펜으로 변신 후 각각 평균자책점 1.04와 1.60을 기록, 필승조로 KS 진출에 힘을 보탰다. 올 시즌 선발 최승용과 불펜 정철원이 성장했지만, 두산 선수층은 여전히 얇다. 김태형 전 감독은 "6점 차에서 믿고 낼 투수가 홍건희와 정철원뿐"이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두산이 느끼는 이영하의 빈자리가 작지 않은 이유다. 현실적으로 이영하가 올 시즌 뛰는 일은 쉽지 않다. 아직 1심도 끝나지 않았는데, 피의자가 유죄를 인정하는 경우가 아니면 재판이 3심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 재판은 내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두산은 이영하가 불구속기소 되자마자 1군은 물론 2군에서도 그를 기용하지 않았다. 법적으로 무죄 추정 원칙에 따라 훈련과 출전이 가능할 수 있으나, 이 경우 구단의 부담이 크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 10월 취임식에서 “(이영하 사건이 결론이 나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고 들었다. 감독 입장에서 좋은 선수들이 빨리 합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며 "다만 내가 할 일은 많지 않다. 선수가 해결해야 한다. 진심 어린 사과, 화해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2.12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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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발표] 두산 "알칸타라, 최고 수준 구위와 커맨드 확인"…90만달러 재영입

다승왕 출신 라울 알칸타라(31)가 다시 두산 베어스로 돌아왔다. 두산은 "알칸타라와 총액 90만 달러(11억 7000만원)에 계약했다"라고 9일 밝혔다. 총 보장액 80만 달러에, 인센티브 10만 달러가 포함됐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우완 알칸타라는 2019년 KT 위즈에서 KBO 리그에 데뷔했다. 2020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최고 활약을 선보였다. 그해 총 31경기에서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하며 다승왕과 승률왕(0.909),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을 석권했다. 알칸타라는 2021년 일본 무대로 진출했다. 현지에선 한신 타이거스와 계약 규모를 2년 400만달러(52억원)로 추정했다. 다만 알칸타라는 한신 유니폼을 입고 63경기에 4승 6패 1세이브 25홀드, 평균자책점 3.96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즌 종료 후 알칸타라는 방출 통보를 받았다. 두산 구단은 "투구 모습과 세부 데이터를 두루 살펴본 결과 KBO 리그 최고 수준의 구위와 커맨드를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다. 기량과 인성을 모두 갖춘 알칸타라가 야구장 안팎에서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알칸타라는 "행복하게 야구했던 두산 베어스로 돌아와 기쁘다. 비시즌 철저히 준비해 다시 한번 최고 위치에 도전하겠다"라고 전했다. 이승엽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두산은 야수 호세 로하스, 투수 딜런 파일에 이어 알칸타라를 재영입하며 2023시즌 외국인 구성을 마쳤다. 이형석 기자 2022.12.0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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