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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부상, 또 부상…클린스만호 아시안컵 '미스터리'

단순한 불운일까, 시스템의 문제일까.64년 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클린스만호가 대회 초반부터 ‘부상 악령’에 시달리고 있다. 아직 벤치에 앉지도 못한 선수만 2명. 여기에 훈련 중 부상으로 중도 하차한 선수도 나왔다. 추가 부상자 소식마저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황희찬(울버햄프턴)과 김진수(전북 현대)는 바레인, 요르단과의 조별리그 1, 2차전 모두 경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채 결장했다. 황희찬이 빠진 공격, 김진수가 없는 측면 수비는 기대 이하였다. 한국은 요르단과의 2차전을 비기며 16강 조기 확정에 실패했다. 이들이 조만간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는 있다. 그러나 부상에서 막 회복한 만큼 제 컨디션을 찾는 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나란히 부상으로 빠졌지만 둘의 케이스는 완전히 다르다. 황희찬은 소속팀에서 물오른 경기력을 보여주다가 아시안컵 직전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상대의 거친 태클에 부상을 당했다. 축구에서 피할 수 없는 '불운'에 가깝다.반면 김진수는 최종 평가전에 출전하지 못한 채 소집 기간 내내 재활훈련에 전념하고 있다. 소집 시점부터 좋은 컨디션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부상으로 정상적인 출전이 어려운 상황인데도 대표팀에 발탁한 것도 문제지만, 최종 엔트리 구성 과정에서 부상을 인지하지 못 했다면 대표팀 시스템에 큰 구멍이 있다는 의미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풀백 자원을 4명만 선발했다는 점에서 후자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회 중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는 케이스마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주전 골키퍼인 김승규(알샤밥)의 결장이 대표적이다. 김승규는 클린스만호 출범 이후 A매치 12경기 중 10경기에 선발로 나선 핵심 자원이었다. 그러나 훈련 과정에서 십자인대가 파열돼 중도 하차했다. 골키퍼의 큰 부상은 흔치 않은 데다, 대회 기간 훈련 중 심각한 부상으로 이탈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풀백 이기제(수원 삼성)와 김태환(전북 현대)도 각각 햄스트링과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오는 25일 말레이시아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도 요르단전에서 여러 차례 허벅지를 잡고 불편을 호소했다. 대회 초반부터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부상자들이 잇따르고 있다.이처럼 애초에 부상을 안은 채 대회에 참가한 선수가 있거나, 훈련 또는 경기 전후로 다친 선수가 속출하고 있는 게 클린스만호가 처한 상황이다. 소집 기간 내내 재활에만 매달리고 있는 선수가 최종 엔트리에 승선한 배경부터, 부상 선수가 잇따라 나오는 원인이 훈련 방식 등 내부에 있는 건 아닌지까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한 축구계 관계자는 “최종 명단 발표(지난해 12월 28일) 후 아시안컵까지 시간이 꽤 있었다. 아직까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는 애초에 가벼운 부상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대회 개막 후에도 꾸준히 부상이 이슈가 되는 건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주전 의존도가 높은 현 대표팀에선 선수들의 부상이 우승 경쟁에 큰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김명석 기자 2024.01.22 17:13
프로야구

차우찬 "더 해볼 수 없더라. 부상 은퇴? 도쿄 올림픽 영향 없어"

개인 통산 112승을 거둔 차우찬(36)은 유니폼을 벗으면서 "주변에서도 많이 묻더라고요. 도쿄 올림픽에 다녀온 것과 부상 은퇴는 큰 연관성이 없어요"라고 말했다.차우찬은 지난 17일 롯데 자이언츠 구단을 통해 은퇴를 발표했다. 나이를 보면 더 던질 수 있을 거 같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그는 최근 3년 동안 재활 훈련을 반복했다. 차우찬은 프로 입단 후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전천후 투수로 활약했다. 내구성이 큰 장점이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투수 중 세 번째로 많은 839와 3분의 1이닝을 책임졌다. 그러다가 2020년 전반기 종료 후 어깨 통증으로 시즌 아웃됐다. 지금껏 큰 부상이나 수술을 한 적 없었던 그가 처음으로 심각한 부상에 직면한 것이다. 차우찬은 예상보다 이른 2021년 6월 초 돌아왔다. 첫 세 번의 등판에서 총 16이닝 동안 2점만 내줬다. 차우찬 자신도 "기적이다"라며 놀라워했다. 왼 어깨 극상근 파열의 경우 보통 수술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나, 차우찬은 재활 치료를 선택했다. 당시 그는 "내 나이에 수술하면 재활과 복귀까지 한 3년은 잡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 그가 1년 만에 복귀한 사실은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2021년 차우찬이 돌아오자, 김경문 당시 대표팀 감독은 그를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에 뽑았다. 차우찬은 올림픽 야구 4경기에 등판해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그런데 올림픽 종료 후 통증이 재발하면서 결국 차우찬은 수술대에 올랐다. 그리고는 1군 마운드에서 다시는 서지 못했다. 결국 2022년 종료 후 LG에서 방출됐다. 지난겨울 롯데와 연봉 5000만원 계약했지만 올해 6월 초 퓨처스(2군)리그 1이닝 투구 후 등판 기록은 전혀 없다. 차우찬은 "재활훈련을 열심히 했는데 공을 던진 뒤 회복 기간이 줄지 않더라. 더 해보려고 했는데, 통증이 빨리 줄어들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은퇴를 선언했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 후유증에 대해 묻자 그는 "전혀 상관 없다. 사실 어깨 상태는 계속 좋지 않았다. 얼마나 버티느냐의 차이였을 뿐"이라면서 "(근육이) 이미 끊어진 상태였다. 대표팀에서도 지금처럼 아팠으면 전혀 못 던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변에서 올림픽에 다녀와 다쳤다고 생각해서 많이 안타까워한다. 그런데 그건 전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올림픽 출전에 대해 후회나 아쉬움도 없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아시안게임·프리미어12 등 대표팀에 여러 차례 다녀온 차우찬은 대표팀의 부름에 언제나 응답했다. 2006년 삼성 라이온즈 2차 1라운드 7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차우찬은 개인 통산 112승 79패 32홀드 평균자책점 4.51을 기록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2011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꼽았다. 차우찬은 "당시 한국시리즈에 선발과 중간 투수로 1경기씩 등판했다. 야구하면서 처음 우승해서 정말 기뻤다. 그때부터 삼성이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했다"고 회상했다. 차우찬은 "야구공을 내려놓으니까 안타깝지만, 몸이 아프니 더 해볼 수 있는 게 없다. 롯데 구단이 배려도 많이 해주고 좋은 환경을 조성해 주셔서 후회 없이 재활했다. 성민규 롯데 단장님과 코치진에도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마지막 3년을 제대로 못 던지고 그만둔 게 아쉽다. 세 구단(삼성, LG, 롯데) 모두 야구를 사랑하고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팬들이 있어 행복하게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고 전했다. 이형석 기자 2023.08.21 20:03
NBA

이현중, 꺾이지 않은 ‘아메리칸 드림’…다음 무대는 NBA 서머리그

‘도전’을 외치는 이현중(22)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부상 복귀 후 2022~23시즌을 아쉽게 마친 그의 다음 무대가 정해졌다. 바로 미국프로농구(NBA) 서머리그다. 이현중은 지난 1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번 여름 도전할 무대를 알렸다. 행선지는 유타와 라스베이거스다. 그는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소속으로 두 개의 서머리그를 치르게 됐다”고 전했다. 서머리그는 오프시즌 기간 NBA 구단이 여러 유망주를 대상으로 연습경기를 치르는 대회다. 그해 드래프트에서 지명·미지명된 신인, 즉 입단 연차가 낮은 유망주들이 각 구단 유니폼을 입고 ‘쇼케이스’를 벌인다. 구단으로선 흙 속의 진주를 찾는 과정인 셈이다. 필라델피아에 합류한 이현중은 4일 유타에서 열리는 솔트레이크시티 서머리그, 오는 8일 라스베이거스 열리는 NBA 2K24 서머리그에 참가할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4일 열리는 솔트레이크시티 서머리그다. 필라델피아 구단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이때 3경기 동안 팀을 지휘할 인물은 바로 닉 널스 1군 감독이다. 이현중은 NBA 1군 사령탑 앞에서 자신의 기량을 펼칠 기회를 잡았다.마침 필라델피아는 최근 열린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단 한 장의 지명권도 사용하지 못했다. 앞서 1군 중 한 명인 제임스 하든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지명권을 사용했고, 자유계약선수(FA) 규정을 위반해 2라운드 지명권도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선수 보강에 실패한 필라델피아는 이번 서머리그에서 여러 유망주를 더 유심있게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긴 정규 시즌을 소화하는 NBA 구단들은 시즌 중 자유계약 신분인 선수와 투웨이 계약(NBA와 NBA G리그에 동시 소속)·10일 계약을 맺어 벤치를 보강한다.이현중으로선 이번 서머리그를 통해 눈도장을 찍고, NBA가 운영하는 NBA G 리그(NBA의 하부 리그) 구단에 합류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G리그 구단에 합류하면, 시즌 중 1군 콜업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현중은 부상 악재 뒤 다시 한번 도전을 택했다. 앞서 스테픈 커리의 모교인 데이비슨 대학에서 3학년을 마친 그는 2022~23시즌 NBA 드래프트 참가를 신청했다. 그는 지난해 6·7월 드래프트 컴바인에도 참가했고, 이어 각 팀이 선수들을 초청해 테스트하는 워크아웃도 소화했다. 하지만 워크아웃 과정 중 발등뼈 및 인대 부상을 입고 긴 재활훈련에 들어갔다. 결국 그 해 드래프트에서 지명되지 못했다.이현중은 긴 재활훈련을 마친 뒤인 지난 2월 NBA G리그 팀인 산타크루즈 워리어스에 합류하면서 도전을 이어갔다. 산타크루즈는 커리가 소속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산하 구단이다. 하지만 그는 경기 감각 문제로 긴 시간을 뛰지 못했다. 시즌 중 합류하는 바람에 팀에 녹아들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다. 개인 기록은 12경기 평균 17.6분 5.5득점 4.2리바운드 1.7어시스트 야투 성공률 31.9% 3점슛 성공률 29.2%에 불과했다.시즌이 끝난 뒤 이현중은 지난달 말 호주 리그 구단인 일라와라 호크스와 아시아 쿼터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전날 본인이 직접 NBA 서머리그에 참가한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새로운 도전을 예고했다. 드래프트 낙방 후에도 ‘아메리칸 드림’을 접지 않은 이현중이 다시 한번 NBA 문을 두드린다. 김우중 기자 2023.07.03 05:30
프로야구

마지막 등판서 ‘149㎞’…최고 컨디션으로 WBC 향하는 곽빈

출격 준비를 마친 곽빈(24·두산 베어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대표팀에 합류했다.곽빈은 지난 11일 훈련을 끝으로 소속팀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치고 호주를 떠났다. 오는 3월 열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훈련이 진행될 미국 애리조나로 이동하기 위해서다. 15일 애리조나에 집결한 대표팀은 이제 본격적으로 대회 준비에 들어간다.두산에서는 곽빈에 더해 정철원, 양의지까지 3명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두산 선수가 8명이나 승선, '국대 베어스'로 불렸던 걸 떠올리면 적은 수다. 두산의 팀 성적(2022년 9위) 역시 그때만 못하다. 그래도 세 선수에 대한 기대치가 크다. FA(자유계약선수) 역대 최고액(4+2년 152억원)을 기록한 양의지는 이번에도 확고한 주전 포수다. 지난해 신인왕인 정철원은 강속구 불펜으로 쓰임새가 많다. 성인 대표팀에 처음 선발된 곽빈을 향한 기대도 크다. 곽빈은 지난해 최고 시속 155㎞를 기록했던 파이어볼러다. 최고 구속만 본다면 이번 대표팀에서 고우석, 정우영과 함께 가장 빠른 축에 속한다. 선발 투수 중에는 단연 1위다.강속구 투수 곽빈의 임무가 막중하다. 이강철 감독은 이번 대표팀 투수진을 다양한 유형으로 구성했다. 곽빈과 함께 김광현·양현종·박세웅·고영표·원태인·소형준·구창모·이의리·김윤식 등 총 10명이 선발로 기용될 수 있다. 이들은 저마다 경험도, 유형도 다르다.이강철 감독은 대표팀 선발 후 "김광현과 양현종은 중요할 때 기용하겠다. 중간이나 마무리로 나갈 수 있다. 투구 수 제한이 있으니 좋은 선수들을 중요한 순간에 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이강철 감독의 말로 추론한다면 곽빈은 선발로 나갈 가능성이 충분하다. 국제대회 경험이 없는 그로서는 승부처에 나서는 것보다 처음부터 던지는 게 부담이 덜하다. 이미 불펜에는 파이어볼러가 여럿 있다. 이번 대표팀에는 안우진이 선발되지 않은 탓에 강속구 선발 투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있다. 곽빈은 그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카드다. 변화구 구사 능력이 필요한 상대라면 베테랑이 중용되겠지만, 직구 구위로 제압해야 하는 경기라면 곽빈이 최선의 선발 카드다.이미 구위는 충분히 올라왔다. 대표팀 선발 후 본지와 인터뷰에서 "가서 잘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들고 준비하겠다. 지켜봐 달라"고 약속한 바 있다. 컨디션은 이미 최상이다. 곽빈은 지난 10일 훈련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두산 구단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그는 이날 직구 최고 시속 149㎞를 기록했다. 캠프에서 기록한 최고 스피드도 시속 152㎞에 달한다. 당장 마운드에 올라도 충분한 수준이다. 팀 동료들도 곽빈의 구위에 엄지를 세웠다. 이날 진행한 라이브 배팅에서 두산 주축 타자들은 곽빈을 상대로 좋은 타구를 만들지 못했다. 양석환에게만 초구 안타를 허용했을 뿐 김재호·양의지 등 다른 타자들은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그라운드 밖에서 곽빈의 투구를 지켜본 양석환 등 팀 선배들은 그를 두고 "역시 WBC 대표팀 선수는 다르다." "곽타니(곽빈+오타니 쇼헤이)"라며 구위를 치켜세웠다.곽빈은 미국으로 떠나기 전 구단과 영상 인터뷰를 통해 “우리 두산 선수가 잘한다는 걸 보여줄 수 있게 노력하겠다. 나라를 위해 최선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성적만큼 건강도 중요하다. 곽빈은 지난 2018년 10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후 약 2년 반이 흐른 2021년에야 마운드로 돌아왔다. 대표팀에 선발됐을 때 "'(재활훈련 기간이었던) 3년의 시간을 정말 잘 이겨냈다'고 나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다"고 떠올릴 정도였다. 복귀 후 두 시즌을 건강하게 마무리한 곽빈은 "다치지 않고 잘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전했다.차승윤 기자 2023.02.15 09:22
야구

‘복귀’ 최지만, 첫 경기는 벤치 대기··· 17일 경기에 나설까

무릎 수술을 받고 오랜 기간 재활훈련에 몰두한 최지만(30·탬파베이 레이스)이 드디어 현역 로스터에 등록됐다. 그러나 경기에는 나서지 않았다. 탬파베이 구단은 1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와 홈 경기를 앞두고 최지만을 26인 엔트리에 등록했다. 최지만은 올 시즌을 앞두고 무릎 관절 연골 조각과 반월판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 재활 훈련을 마치고 마이너리그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린 최지만은 지난 13일 선수단에 합류했고, 15일까지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최지만은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트리플A 더햄불스에서 MLB 콜업 준비를 마쳤다. 마이너리그 6경기에서 타율 0.261(23타수 6안타), 홈런 없이 2타점을 기록했다. 볼넷을 3개 얻는 동안 삼진은 7개 당했다. 케빈 캐시 감독이 “최지만은 25~30타석 정도 소화한 후 콜업될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총 27타석을 소화한 후 복귀했다. 팀 합류 후 14일에 가벼운 수비 훈련을 시작했고, 15일에는 홈구장에서 타격 훈련도 소환했다. 하지만 복귀전을 치르더라도 플래툰 시스템으로 기용될 예정이다. 최근 채트 모톨라 타격코치는 최지만의 합류를 앞두고 “앤디 디아즈와 최지만은 우리의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때로는 3이닝씩 우리의 라인업이 유지되는 효과도 본다. 두 선수는 매우 과소평가 된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디아즈는 우타자고, 최지만은 좌타자다. 상대팀 투수에 따라 두 선수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다. 16일 5-12로 대패한 뉴욕 메츠는 17일 선발로 우완 투수 마커스 스트로먼을 예고했다. 우투수 스트로먼을 상대로 최지만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최지만은 스트로먼을 상대로 통산 7타수 1안타를 기록 중이다. 김영서 인턴기자 2021.05.16 08:59
야구

[최지만 탐구생활] 겉은 '핵인싸' 속은 '승부의 화신'

최지만(29·탬파베이)은 2020년 가을, 가장 사랑받은 메이저리거다. 키워드는 반전 매력. 자신보다 연봉이 42배 많은 투수를 두들겼고, 185㎝·118㎏의 거구가 체조 선수처럼 말랑한 몸놀림을 보였다.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사상 '최고 중량' 1번 타자라는 기록도 남겼다. 퍼포먼스도 신선하고, 거침없다. 그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뒤 휴지통을 밟는 장면을 SNS에 공개했다. 2017~18년, 전자 장비로 사인을 훔쳐낸 뒤 더그아웃 쓰레기통을 두들겨 타자에게 알렸던 휴스턴의 부정행위를 조롱한 것이다. 휴스턴은 챔피언십시리즈 상대였다. 5차전에서 동점 홈런을 친 뒤에는 화려한 배트플립을 선보였다. 아시아 선수에게서 좀처럼 볼 수 없던 쇼맨십이었다. 그리고 쿨하다. LA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도 그랬다. 7회 초 1사 2·3루에서 대타로 나섰지만, 상대 벤치가 우투수 딜란 플로로를 좌투수 빅터 곤잘레스로 바꾼 탓에 타석에도 서지 못하고 교체됐다. 그래도 최지만은 엷은 미소를 띠었다. 야구를 달관한 표정 같았다. 일간스포츠는 '인간 최지만' 탐구에 나섰다. 어린 시절부터 지켜본 은사, 고교 동창, 마이너리거 시절 동료의 얘기를 두루 들었다. '선천적인 긍정왕' 최지만 최지만은 10월 16일(한국시간)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 2-3이던 8회 초 선두타자로 나서 동점 홈런을 쳤다. 극적인 홈런을 치고도 무심한 표정으로 배트를 던져버린 퍼포먼스가 주목받았다. 요란하다가 무심하니 또 화제였다. 화끈한 세리머니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 최지만은 팀 리더 윌리 아다메스와 함께 더그아웃 분위기를 달구는 주역이다. 그와 고교(동산고) 시절 한솥밥을 먹은 KT 내야수 김병희는 "예전부터 파이팅이 넘쳤다. 밖에서보다 그라운드에서 더 밝은 기운을 발산하더라. 귀국할 때마다 만나는데, 변함없이 기운이 넘치는 친구"라고 전했다. 마이너리그 시절 서로 의지하며 친분을 쌓은 나경민 롯데 2군 코치도 "솔직히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면 낯간지러울 때도 있다. 그러나 그게 최지만다운 모습이다. 실제 성격도 그대로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최지만의 국내 매니지먼트를 맡은 오정택 GMS(에이전시) 실장은 "항상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더라. 모든 사람을 친근하게 대한다"고 했다. 이찬선 전 동산중 감독은 "최지만은 유년기부터 밝고 긍정적인 기운이 넘쳤던 아이였다"고 했다. 이찬선 전 감독은 최지만의 부친인 고(故) 최성수 전 동산고 코치와 막역한 사이였다. '소년' 최지만을 지켜봤고, 그가 중학교(동산중)에 진학한 뒤에는 사제지간으로 인연을 이어왔다. 수많은 야구 꿈나무를 지도한 이찬선 감독에게도 최지만은 기억에 남는 제자였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도 건강한 마음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찬선 감독은 "지만이가 (최)성수 형님을 정말 존경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늘로 떠나셨을 때 걱정했는데, 구김 없이 크더라"고 돌아봤다. 고교(동산고) 시절 최지만을 지도한 김재문 전 동산고 감독도 "최지만은 성격이 좋다. 밝고, 활기찬 선수였다. 같이 야구를 하는 이들과 융화하는 모습은 단연 돋보였다"고 말했다. 김재문 감독은 최지만이 수차례 부상을 극복하고 빅리그에 안착한 원동력으로 낙천적인 성격을 꼽았다. 그는 "(고교) 2학년 때 팔꿈치 수술을 받고, 1년 내내 재활훈련을 했다. 상심이 컸을 텐데 잘 버티더라. 어린 나이에 불안감을 다스리는 게 쉽겠나. 타고난 성향도 지만이가 야구 선수로 성장하는 데 큰 몫을 했다고 본다"고 전했다. '핵인싸' 이방인 2020 월드시리즈가 진행 중이던 지난달 27일, 테드 헤이드 시애틀 스카우트는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최지만의 마이너리그 시절 일화를 소개했다. 헤이드는 "최지만이 마이너리그 첫해(2010년) 여름까지 좋은 성적을 낸 뒤 진지한 표정과 서툰 언어로 '내게 돈을 더 줘야 한다'고 하더라. 신인 선수에게 그런 말은 처음 들었다. 언어 습득 능력도 좋다. 중남미 선수들과 한국 식당을 찾기도 했다. 그처럼 캐릭터가 특별한 선수는 보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비슷한 목격담이 많다. 나경민 코치는 "타지 생활에서 감당해야 할 어려움이 많다. 지만이의 적응력은 뛰어나다. 내가 샌디에이고 소속일 때 시애틀과 같은 캠프 훈련장(피닉스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을 썼다. 멀리서 지만이를 보면 외국 선수들과 엄청 친해 보였다"고 전했다. 손차훈 SK 단장도 "스카우트를 맡은 첫해(2009년) 동산고에서 최지만을 본 적이 있다. 그때도 유쾌한 선수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후 마이너리그 경기에서 최지만을 다시 봤다. 외국 선수들에게 거리낌 없이 먼저 다가서는 모습이 보였다. 지금도 고교 시절 본 모습 그대로다"라고 돌아봤다. 최지만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팀을 이끄는 리더였다. '은사' 김재문 감독은 "지만이가 고등학교 때 투수가 되길 바랐다. 그런데 포심 패스트볼 그립을 잡고 던져도 컷패스트볼처럼 휘어져 들어갔다. 구속이 잘 나오지 않았다. 지만이에게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에 포수를 권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시애틀 스카우트도 벤치에서 팀 동료들을 이끄는 모습을 주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병희도 "주장은 내가 맡았지만, 실제로는 지만이가 후배들을 이끌었다"고 돌아봤다. MLB에서 아시아 선수는 여전히 많지 않다. 마이너리그에는 더 그렇다. 최지만이 긴 세월을 참고 이겨낸 원동력은 특유의 친화력과 리더십 덕분이었다. 네트워크가 하나도 없는 미국 땅에서 '핵인싸(무리 속에서 아주 잘 지내는 사람)'가 된 것이다. 이찬선 감독은 "눈물 젖은 햄버거를 먹으며 10년 넘게 버텨낸 원동력은 밝은 기운이 아닐까?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따뜻한 눈빛과 표정 덕분에 진심이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퍼포먼스가 아니라 승부욕이다 최지만이 올가을 주목받은 건 뉴욕 양키스 게릿 콜에게 매우 강했기 때문이다. 2020시즌 정규시즌에서 7타수 5안타(2홈런)를 기록했다. 연봉 85만 달러(9억7000만원)를 받는 최지만이 3600만 달러(410억원)를 받는 콜을 압도한 것이다. 콜은 탬파베이와의 디비전시리즈를 앞두고 "최지만이 내 실투를 잘 쳤다"고 했다. 최지만은 10월 6일 디비전시리즈 1차전 탬파베이가 1-2로 뒤진 4회 말 무사 1루에서 콜로부터 역전 투런 홈런을 쳤다. 실투를 때린 게 아니라 실력으로 이긴다는 걸 보여줬다. 화제성이 큰 선수라고 해도 그것만으로 월드시리즈 4번 타자로 나설 수 있었을까. 최지만의 은사와 친구들은 미소 뒤에 감춰진 그의 뜨거운 승부욕을 잘 알고 있었다. 이찬선 감독은 최지만 부친을 떠올렸다. 그는 "최성수 선배는 고교 시절 정말 야구를 잘했다. 주로 1번 타자로 나섰다. 절대로 지기 싫어하는 승부욕을 가졌다. 뭐든 대충 하는 일이 없었다. 내가 알기로는 형수님(최지만 모친)도 구기 종목 선수 출신이다. 지만이도 그런 기질을 이어받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김병희도 "고교 시절 한 연습경기에서 지만이가 더그아웃에 들어와서 분을 감추지 못했던 모습이 기억난다. 정말 이기고 싶은 투수가 있었고, 홈런을 치고 싶어했다. 그런데 안타도 치지 못해서 그랬다. 같이 야구를 하는 내내 '지만이는 누구보다 지기 싫어하고, 자존심이 강하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나경민 코치는 최지만의 여유 있는 표정과 제스처도 승부욕의 표현이라고 본다. 그는 "승부욕 없는 야구 선수는 없다. 그러나 최지만은 좀 유별나다"며 "야구를 하면서 힘든 일이 왜 없겠는가. 자존심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찬선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화제가 된 '다리 찢기'도 승부욕의 산물로 봤다. 그는 "그런 포구 동작을 보고 많이 놀랐다. 탬파베이에서 정착하기까지 얼마나 많이 다쳤나. 그 과정에서 유연한 몸이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여러 가지를 시도한 게 아닐까. 다치지 않고 야구를 잘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김병희는 고교 시절에도 최지만의 다리 찢기 포구를 봤다. 그는 "임시 1루수로 나선 경기에서 두 다리를 크게 벌려 포구하더라. 공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과감했다. 원래 유연성이 나쁜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필라테스를 하면서 그런 플레이가 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최지만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마이너리그에서 부상을 많이 당했다. 건강하게 뛰기 위해 필라테스를 시작했다"고 했다. 마음은 오래전부터 빅리거 최지만은 2016년 4월,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MLB에 데뷔했다. 마이너리그 생활만 6년이다. 빅리그 데뷔 뒤에도 세 번이나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이 기간 자신을 다잡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마이너리그 시절에는 하루에 일기를 세 번 썼다고 한다. 포지션(포수), 타격, 그리고 미국 생활에 대해서였다. 또래 젊은이들처럼 보이지 않는 미래, 그리고 치열한 경쟁이 주는 고민을 담았다. 그는 시애틀 마이너리그팀 소속이었던 2015년 7월 서울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과에 입학했다. "운동과 학업을 병행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학업을 마치기 전 MLB에 진출했다. 그래도 다른 학생들의 학위 수여식에 직접 제작한 영상을 축전으로 보낼 만큼 학업에 애착이 있었다. 학교 관계자도 5학기 동안 온라인·모바일 수업을 꾸준히 수강한 최지만의 학구열에 놀랐다. 그는 아직 큰돈을 벌지 못했다. 그러나 최지만은 아버지의 현역 시절 등 번호(51번)를 딴 장학 재단 'CHOI 51'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아마추어 선수의 용품 지원도 꾸준히 하고 있다. 에인절스 시절에는 충주 성심학교 소속이던 청각 장애인 야구선수 서길원을 후원한 소식도 알려졌다. 나경민 코치는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누군가를 도와준다. 용품이나 재능 기부 활동이 정말 많다. 자신이 마이너리그에서 힘들게 야구를 했기 때문인 것 같다. 그 시절을 잊지 않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했다. 이찬선 감독은 "학생(선수)들이 좋은 선수가 되기 전에 좋은 인간이 되길 바랐다. 지만이는 자신의 능력만으로 메이저리거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진심으로 남을 돕고 있다"고 칭찬했다. 최지만은 이찬선, 김재문 감독과도 꾸준히 연락하며 끈끈한 사제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김병희 등 고교 동창생들을 만나면 마이너리그 시절처럼 소박한 자리에서 야구 얘기로 이야기꽃을 피운다고 한다. 야구장밖의 최지만은 우리가 아는 것과 꽤 달랐다. 그러나 그의 지인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최지만은 그럴 줄 알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1.05 06:00
야구

'타선 정상화+플렉센 복귀' 두산, 순위 경쟁 스퍼트·

가용 인원으로는 최상의 전력을 갖췄다. 선두 경쟁에서 밀려 있는 두산이 다시 한번 뒤집기를 노린다. 두산은 지난주까지 KBO리그 공동 4위에 머물렀다. 8월 중순까지 2~3위를 지켰지만, 7월 마지막 주부터 8월 둘째 주까지 치른 16경기에서 6승2무8패로 고전했다. 이 기간 두산 선발 투수가 거둔 승리는 3번뿐이다. 불펜진이 부진했다. 득점력에도 기복이 있었다. 그사이 두산 앞에서 LG, 뒤에서 KT가 상승세를 탔다. 3위 키움, 6위 KIA와의 승차는 모두 2.5경기다. 지난해 통합 챔피언을 차지한 두산은 올해도 우승 후부 1순위였다. 현재 성적은 예상을 훨씬 밑돌고 있다. 개막 초반에는 불펜 난조, 6월 이후에는 부상자 속출로 정상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상승세를 타도 금세 꺾였다. 5연승 이상은 단 한 번뿐이었다. 어느새 두산은 중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5강 경쟁 팀들과 싸우고 있다. 그러나 9월에 들어서자 두산은 원래의 전력이 되찾아가고 있다. 일단 마운드 안정이 기대된다.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이 9일 KT전에서 복귀전을 치른다. 그는 7월 16일 SK전에서 타구에 왼발을 맞고 골절상을 당한 뒤 그동안 긴 재활훈련을 이어왔다. 플렉센은 올 시즌 12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했다. 4점 이상 내준 경기가 한 번밖에 없었을 만큼 안정적인 투수다. 그가 등판한 경기에서 두산은 8승을 거뒀다. 평균 5⅓이닝을 소화하기 때문에 불펜 소모도 줄일 수 있다. 8일 KT전 선발 투수는 라울 알칸타라다. 8주 만에 두산의 외국인 '원투펀치'가 나란히 등판하는 것이다. 플렉센의 복귀로 선수 활용폭도 넓어졌다. 대체 선발로 뛰었던 이승진이 불펜으로 자리를 옮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일단 플렉센의 복귀전에서 이승진을 두 번째 투수로 붙여서 부담을 줄여줄 것이다. 이승진은 향후 불펜에서 활용할 생각"이라고 했다. 오른손 투수 이승진은 컷 패스트볼(커터)와 커브의 효과적인 조합으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올 시즌 SK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뒤 '대체 5선발'로 나서며 흔들리는 두산 마운드에 힘을 보탰다. 향후 롱릴리버나 추격조 투수로 활용될 전망이다. 6월 중순 이후 이용찬의 부상 공백을 메웠던 우완 박종기도 2군에서 재충전을 마치고 복귀했다. 올 시즌 내내 이탈자가 끊이지 않던 타선도 비로소 베스트 라인업을 갖췄다. 왼쪽 종아리 통증으로 빠졌던 허경민은 1군에 복귀한 뒤 9월 5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다.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던 주전 포수 박세혁도 최근 5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 안방을 지켰다. 어깨 통증에 시달리던 김재호의 기량도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다. 허경민이 복귀한 8월 27일 이후 두산 타선은 9경기에서 타율 0.304를 기록했다. 선수별로 성적 차이는 있지만, 타선의 전반적인 무게감이 향상되면서 시너지 효과가 생겼다. 연이은 악재를 생각하면, 두산이 잘 버텼다는 평가도 있다. 그동안 "현재 있는 자원으로 최상의 전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던 김태형 감독도 6일 SK전을 앞두고 "플렉센도 돌아왔으니 치고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은 지난해 100경기를 치를 때까지 1위 SK에 8경기 차로 뒤진 3위였다. 이후 43경기에서 28승 1무 14패를 기록했고, 최종전에서 NC에 승리, 극적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도 100경기 전후로 정상적인 전력을 갖췄다. 두산은 이제 스퍼트에 나선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9.08 06:00
야구

[IS 인터뷰] '결승타 무려 16개' 나성범, "매 타석 즐기고 있다"

NC 간판타자 나성범(31)이 무릎 부상을 이겨내고 폭발 중이다. 2013년 1군 데뷔 후 세 차례(2015·16·18)나 시즌 전 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 나성범은 지난해 5월 3일 창원 KIA전에서 오른 무릎을 심하게 다쳤다. 남은 시즌을 통째로 날린 그는 재활훈련의 긴 터널을 거쳐 올 시즌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무릎은 야구 선수에게 민감한 부위다. 부상 재발 가능성도 작지 않다. 나성범은 기대 이상으로 순항하고 있다. 5월 5일 개막 후 8월까지 8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4(358타수 116안타), 27홈런, 84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0.396)과 장타율(0.634)을 합한 OPS가 1.030에 이른다. 시즌 결승타 16개로 이 부문 압도적인 1위다. NC는 지난달 25일까지 2위 키움에 0.5경기 차로 쫓겼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었다. 나성범은 지난주(8월 25~30일) 6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462(26타수 12안타), 5홈런, 15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이 기간 4경기에서 결승타를 책임졌다. 나성범이 활약한 NC는 주간 성적 5승1패를 기록하며 키움의 뒤집기를 허락하지 않았다.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은 나성범을 8월 마지막 주 MVP로 선정했다. -지난주 결승타를 4개나 쳤다. "중요한 상황에서 좋은 역할을 한 것 같아서 기분 좋다. 주로 3번 타순에 기용되는데 앞 타자들이 잘 출루한다. (박)민우와 (이)명기 형의 타격감이 좋다 보니까 득점권 상황에서 타석을 많이 소화한다. 다른 선수들 득을 크게 보는 것 같다." -타격 기복이 크지 않은 비결은. "300타석 정도를 소화하면 타율이 크게 오르지도, 떨어지지도 않는다. 300타석 전까지 100안타를 목표로 했다. 잘 안 맞을 때는 생각이 많아졌다. 어느 순간 '다치지 않고 경기를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자'는 생각이 들더라. 초심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하다 보면 결과가 따라올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좋은 타구가 나오는 것 같다." -NC가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한다. 어깨가 무겁지 않나. "(양)의지 형, (박)석민이 형 등 나보다 잘하는 선배가 내 뒤에 많다. 부담 없이 타석에 들어선다. 매 타석을 즐기고 있다. 야구는 단체 종목이라서 나 혼자 잘한다고 이길 수 있는 게 아니다. 다른 선수들도 이 부분을 잘 알 거다. 2위와 승차가 많지 않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지명타자로 출전해도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처음엔 적응하기 어렵더라. 지명타자는 타격한 뒤 벤치로 들어와서 다음 타석 때까지 쉬지 않나. 언제 몸을 풀어야 하는지 타이밍을 못 잡고 있었는데, 이호준 타격코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지명타자로 출전한 경험이 많으셔서 노하우를 알려주셨다." -어떤 노하우인가. "홈 경기 때는 실내 연습장을 사용할 수 있으니 (타석이 돌아오기 전까지) 가볍게 러닝을 할 수 있다. 타격 훈련도 가능하다. 확실히 다른 타자들보다 몸을 잘 풀 수 있다. 원정경기에선 넓은 공간을 찾아 스윙 연습을 한다. 다음 타석이 돌아올 때는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면서 어떻게 타격할지 생각한다." -지난해 긴 재활 기간을 보냈는데. "다른 생각을 하지 않을 정도로 재활 훈련에 매진했다. 어떻게 하면 몸을 잘 만들어서 돌아올 수 있을지만 생각했던 것 같다." -개막전(5월 5일 대구 삼성전)부터 홈런을 때려냈는데. "멍했다. 나도 모르게 좋은 타구가 나오더라. 얼떨떨했다." -타격할 때 손의 위치를 조정했는데. "지난 시즌부터 준비한 부분이다. (무릎을 다치면서) 시간을 두고 확실하게 폼을 만들었다. 한 시즌을 하다 보면 똑같은 폼으로 가기 어렵다. 안 맞으면 조금씩 수정하는데, 지금은 이득을 보고 있는 것 같다. 간결하게 친다." -보완점을 느끼는 부분은. "아무래도 볼넷/삼진 비율이다." -실제 삼진이 꽤 늘었다. "매년 삼진 개수를 보면 생각이 많다. 하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그 부분을 보완하려다 보면 장점이 없어질 수 있다. 단점은 누구나 있다고 생각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려고 집중한다. (삼진이 늘어나더라도) 홈런 등 다른 부분을 강화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남은 시즌 개인적인 목표는.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마무리했으면 한다." 고척=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9.03 07:00
야구

[IS 포커스] 삼성의 위기, 부상 앞에 장사 없다

"지금은 승부를 걸 상태가 아니다." 삼성의 하락세가 뚜렷하다. 부상자가 속출하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삼성은 지난달 18일 대구 롯데전에 승리하며 시즌 34승(30패)째를 올렸다. 5위 LG(0.532)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0.001 뒤진 6위(0.531)였다. 이때만 해도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다는 희망이 컸다. 하지만 삼성은 이후 17경기에서 4승(1무 12패)밖에 따내지 못했다. 이 기간 승률이 KBO리그 최하위인 0.250이다. 분위기도 한풀 꺾였다. 순위는 어느새 8위까지 내려갔다. 현재 삼성에는 부상자가 너무 많다. 올해 개막전 선발로 나섰던 왼손 투수 백정현(33)은 왼 팔꿈치 부상으로 휴업 상태다. 지난달 2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후 2군에서도 공을 던지지 않고 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11일 "공을 던지기 바로 전 단계다. 다음 주 피칭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1군 복귀 시점을 가늠하긴 힘든 상황이다. 왼손 불펜 노성호(31)도 왼 팔꿈치 부상 중이다. 지난 2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재활훈련 중이다. 백정현과 마찬가지로 2군 경기를 뛰지 않아 복귀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 노성호는 부상 전까지 25경기에 등판해 1패 8홀드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했다. 삼성의 왼손 계투 라인에서 가장 위협적인 공을 던졌지만, 그가 빠지면서 불펜의 무게감이 줄어들었다. 야수진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지난달 26일 광주 KIA전에서 내야수 최영진(32)이 내야 땅볼 뒤 1루를 밟다 오른발목을 접질렸다. 인대 손상이 확인돼 복귀까지 4~6주 걸린다는 소견이 나왔다. 최영진은 부상 전까지 1루와 3루 백업 요원으로 쏠쏠하게 활약했다. 특히 주전 이원석(34)의 휴식이 필요할 때 핫코너를 맡아 공백을 최소화했다. 이원석은 지난 6일 잠실 두산전에서 투구에 오른 하박(팔꿈치로부터 손목까지의 부분)을 맞았다. 스윙 동작에서 얻어맞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 그는 이튿날 부상자명단(IL)에 올라 1군에서 이탈했다. 12일 대구 두산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 등록됐지만 몸 상태가 100%는 아니다. 허삼영 감독은 "팀 상황이 급하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원석과 최영진이 동반 이탈한 상황에서 유격수 김호재(25)를 3루수로 기용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전 2루수 김상수(30)마저 1군에 없다. 골반 통증을 이유로 지난 3일 IL에 등록됐다. 8일에는 부친상까지 당했다. 지난 10일 허 감독은 "김상수의 복귀를 이번 주말 정도로 생각했는데, (힘든 일을 겪어) 일주일 정도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삼성은 지난 4일 백업 내야수 양우현(20)을 1군에 등록했지만, 이틀 만에 IL에 올랐다. 구단 관계자는 "오른 팔꿈치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 성적 부진을 이유로 2군에 내려간 유격수 이학주(30), 불펜 장필준(32)의 공백까지 더하면 1군 엔트리가 사실상 초토화한 셈이다. 허삼영 감독은 "주요 선수들이 복귀할 때까지 매 경기 '버티기 작전'으로 갈 생각이다. (삼성은 현재) 6할, 7할 승률을 기대할 상황이 아니다. 백업 수준의 내야수가 경기를 뛰고 있다"며 "더는 처지지 않고 (승차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8월이 지나면 승부를 걸어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동력을 많이 잃은 상황이어서 현상 유지가 중요하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8.14 07:00
야구

LG 고우석, 복귀 후 부진에도 조급해하지 않는 이유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22)은 부상 복귀 후 5경기에서 3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평균자책점 12.27로 부진하다. 그러나 고우석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컨디션과 감각을 되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고우석은 26일 두산전에서 복귀 후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4-2로 앞선 8회말 2사 1루에서 등판해 1⅓이닝 3피안타 1실점 했다. 좌익수 김현수의 아쉬운 수비도 있었지만, 세이브를 거두는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4-3으로 쫓기는 점수를 줬고, 1사 1·2루 끝내기 위기에 몰렸다. 대타 오재원을 병살타로 처리하고 경기를 매조졌다. 고우석은 개막 열흘 만인 지난 5월 중순 왼쪽 무릎을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 재활훈련 끝에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10일 1군으로 돌아왔다. 고우석이 지난해 35세이브를 올린 경험이 있지만, 아직 20대 초반이다. 류중일 LG 감독은 이점을 고려해 부담스럽지 않은 상황에서 그를 기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복귀 후 불안한 모습이 계속되고 있다. 1군에 돌아와 처음 등판했던 11일 NC전에서 고우석은 ⅓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올렸다. 그러나 14일과 16일 롯데전에서 두 경기 연속 3실점 했다. 19일 한화전 6-2로 앞선 상황에서 등판해 처음으로 피안타(1이닝) 없이 호투했다. 평균 시속 150㎞ 이상의 강속구는 부상 후에도 여전했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한창 좋을 때의 구위는 아니다. 공 끝과 제구력이 전 같지 않다"고 짚었다. 26일 두산전에서도 고우석의 직구 스피드는 149~150㎞에 형성됐다. 그도 "직구 제구가 생각대로 안 되더라. 공이 높게 들어갔다"며 아쉬워했다. 슬라이더 위주로 던진 끝에 결국 승리를 지켰다. 이제 20대 초반의 프로 4년 차 투수, 스스로 쫓길 수 있다. 그래도 고우석은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여유를 가지면서 페이스를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복귀 후 성적은 좋지 않지만, 그 과정은 실망스럽지 않다고 그는 믿고 있다. 고우석은 "실점 과정에서 공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롯데와 경기를 통해 조금씩 감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26일 기록한 세이브는 그래서 의미가 컸다. 그는 "모든 선수가 재활 기간에는 막연한 자신감을 느낀다. 나 역시 복귀전 때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이번을 계기로 준비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돌아봤다. 고우석은 이 과정에서 하나를 또 배웠다. 그는 "재활훈련 기간 정우영이 일주일에 한 번은 연락해 '빨리 돌아오라'고 했다. 또 (임)찬규 형은 이틀에 한 번 연락을 해줬다"라며 웃었다. 동료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고 있다. LG는 지난해 고우석의 활약 덕분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가 부상으로 빠진 사이 LG의 뒷문은 크게 흔들렸다. 고우석이 페이스를 찾아야 마운드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 고우석은 "100% 컨디션은 아니지만, 착실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형석 기자 2020.07.2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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