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IS 인터뷰] '결승타 무려 16개' 나성범, "매 타석 즐기고 있다"
NC 간판타자 나성범(31)이 무릎 부상을 이겨내고 폭발 중이다. 2013년 1군 데뷔 후 세 차례(2015·16·18)나 시즌 전 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 나성범은 지난해 5월 3일 창원 KIA전에서 오른 무릎을 심하게 다쳤다. 남은 시즌을 통째로 날린 그는 재활훈련의 긴 터널을 거쳐 올 시즌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무릎은 야구 선수에게 민감한 부위다. 부상 재발 가능성도 작지 않다. 나성범은 기대 이상으로 순항하고 있다. 5월 5일 개막 후 8월까지 8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4(358타수 116안타), 27홈런, 84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0.396)과 장타율(0.634)을 합한 OPS가 1.030에 이른다. 시즌 결승타 16개로 이 부문 압도적인 1위다. NC는 지난달 25일까지 2위 키움에 0.5경기 차로 쫓겼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었다. 나성범은 지난주(8월 25~30일) 6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462(26타수 12안타), 5홈런, 15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이 기간 4경기에서 결승타를 책임졌다. 나성범이 활약한 NC는 주간 성적 5승1패를 기록하며 키움의 뒤집기를 허락하지 않았다.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은 나성범을 8월 마지막 주 MVP로 선정했다. -지난주 결승타를 4개나 쳤다. "중요한 상황에서 좋은 역할을 한 것 같아서 기분 좋다. 주로 3번 타순에 기용되는데 앞 타자들이 잘 출루한다. (박)민우와 (이)명기 형의 타격감이 좋다 보니까 득점권 상황에서 타석을 많이 소화한다. 다른 선수들 득을 크게 보는 것 같다." -타격 기복이 크지 않은 비결은. "300타석 정도를 소화하면 타율이 크게 오르지도, 떨어지지도 않는다. 300타석 전까지 100안타를 목표로 했다. 잘 안 맞을 때는 생각이 많아졌다. 어느 순간 '다치지 않고 경기를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자'는 생각이 들더라. 초심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하다 보면 결과가 따라올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좋은 타구가 나오는 것 같다." -NC가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한다. 어깨가 무겁지 않나. "(양)의지 형, (박)석민이 형 등 나보다 잘하는 선배가 내 뒤에 많다. 부담 없이 타석에 들어선다. 매 타석을 즐기고 있다. 야구는 단체 종목이라서 나 혼자 잘한다고 이길 수 있는 게 아니다. 다른 선수들도 이 부분을 잘 알 거다. 2위와 승차가 많지 않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지명타자로 출전해도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처음엔 적응하기 어렵더라. 지명타자는 타격한 뒤 벤치로 들어와서 다음 타석 때까지 쉬지 않나. 언제 몸을 풀어야 하는지 타이밍을 못 잡고 있었는데, 이호준 타격코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지명타자로 출전한 경험이 많으셔서 노하우를 알려주셨다." -어떤 노하우인가. "홈 경기 때는 실내 연습장을 사용할 수 있으니 (타석이 돌아오기 전까지) 가볍게 러닝을 할 수 있다. 타격 훈련도 가능하다. 확실히 다른 타자들보다 몸을 잘 풀 수 있다. 원정경기에선 넓은 공간을 찾아 스윙 연습을 한다. 다음 타석이 돌아올 때는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면서 어떻게 타격할지 생각한다." -지난해 긴 재활 기간을 보냈는데. "다른 생각을 하지 않을 정도로 재활 훈련에 매진했다. 어떻게 하면 몸을 잘 만들어서 돌아올 수 있을지만 생각했던 것 같다." -개막전(5월 5일 대구 삼성전)부터 홈런을 때려냈는데. "멍했다. 나도 모르게 좋은 타구가 나오더라. 얼떨떨했다." -타격할 때 손의 위치를 조정했는데. "지난 시즌부터 준비한 부분이다. (무릎을 다치면서) 시간을 두고 확실하게 폼을 만들었다. 한 시즌을 하다 보면 똑같은 폼으로 가기 어렵다. 안 맞으면 조금씩 수정하는데, 지금은 이득을 보고 있는 것 같다. 간결하게 친다." -보완점을 느끼는 부분은. "아무래도 볼넷/삼진 비율이다." -실제 삼진이 꽤 늘었다. "매년 삼진 개수를 보면 생각이 많다. 하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그 부분을 보완하려다 보면 장점이 없어질 수 있다. 단점은 누구나 있다고 생각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려고 집중한다. (삼진이 늘어나더라도) 홈런 등 다른 부분을 강화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남은 시즌 개인적인 목표는.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마무리했으면 한다." 고척=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9.03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