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8건
연예일반

[인터뷰①] ‘젠틀맨’ 박성웅 “대본 거절 후 주지훈, 2시간 동안 부산 시내 걸으며 설득”

배우 박성웅이 ‘젠틀맨’ 대본을 처음 받고 거절한 이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젠틀맨’의 개봉을 앞두고 배우 박성웅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젠틀맨’은 성공률 100% 흥신소 사장 지현수(주지훈 분)가 실종된 의뢰인을 찾기 위해 검사 행세를 하며 불법, 합법 따지지 않고 나쁜 놈들을 쫓는 범죄 오락 영화다. 극 중 그는 품위 있는 모습 뒤에 저열한 욕망을 숨긴 로펌 재벌 권도훈으로 분해 기존의 빌런과 색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이날 박성웅은 시나리오를 한 번 거절했다는 일화를 밝히며 다시 출연을 결심한 결정적 이유로 주지훈을 꼽았다. 그는 “원래 대본이 지훈이를 통해 온 게 아니었다. (기존에 했던 악역과) 똑같은 빌런이고 소모되는 것 같아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단 지훈이와 제대로 한 작품이 없었다. ‘공작’도 특별출연이었고 ‘헌트’도 내가 요원 3, 지훈이가 요원 4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헌트’ 촬영 당시 주지훈이 2시간 동안 부산 시내를 걸으며 그를 설득한 이야기도 꺼냈다. 그는 “‘헌트’를 찍으러 부산에 갔는데 지훈이가 ‘젠틀맨’에 관해 한마디도 안 했다. 그래서 먼저 말을 꺼냈다. 지훈이가 ‘시원하게 거절했던데’라고 답하더니 그때부터 2시간 부산 시내를 걸으며 나를 설득했다. 그때부터 대본을 파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영화는 오는 28일 개봉한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2.23 14:36
연예일반

[더보기] 요즘 극장가는 빌런이 대세… 진선규·서인국·정경호의 美친 변신

선한 주인공이 빛나기 위해 그만큼 상대 악역 또한 매우 중요한 법이다. 영화마다 악랄하지만 매력적인 악역을 구축하기 위해 빌런(villain) 서사에 집중하고 있다. 관객들은 배우들이 기존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빌런으로 성공적인 연기 변신을 이뤘을 때 폭발적으로 반응한다. 이 반응 때문일까. 올해 극장가에는 특출난 빌런들이 유독 맹활약하고 있다. 개봉 16일 만에 관객 500만 돌파를 이룬 ‘공조2: 인터내셔날’(‘공조2’)의 진선규부터, 박스오피스 신흥 1위 강자로 급부상한 ‘늑대사냥’의 서인국, 힙머니즘 엔터테이닝 무비라는 새로운 장르로 관객의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는 ‘대무가’ 정경호까지. 지나가다 눈도 마주치지 않았으면 좋겠는 캐릭터들이나 왠지 모르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진 빌런들을 톺아봤다. #진선규, 독보적 악역 제조기! 진선규는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라는 언론과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천만 관객을 기대하게 하는 ‘공조2’로 독보적 악역 제조기에 등극했다. ‘공조2’는 글로벌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다시 만난 북한 형사, 남한 형사, 해외파 FBI 요원까지, 각자의 목적으로 뭉친 형사들의 예측불허 삼각 공조 수사를 그렸다. 진선규는 림철령(현빈 분)과 대척점에 놓인 글로벌 범죄 조직의 리더 장명준으로 역대급 빌런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관객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그가 완성한 장명준은 가족을 위한 복수를 하고자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이는, 어딘가 모르게 안쓰럽고 공감이 간다. 그간 ‘범죄도시’, ‘극한직업’, ‘킹덤’ 시리즈 등 숱한 작품에서 다양한 변신을 거듭해온 진선규는 냉철한 판단과 치밀한 계획 아래 범죄 조직을 이끄는 장명준의 극악무도한 면모를 메소드 연기로 표현했다. 현빈, 유해진, 헤니 등과 긴장감도 팽팽히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 굵직한 연기 스펙트럼으로 강렬한 아우라를 자아내며 외적 변신은 물론 자신을 뒤쫓는 형사들과 날 선 대립에서 비롯되는 서스펜스, 캐릭터 특유의 묵직하고 타격감 있는 액션 스타일까지 모두 선보이며 시선을 강탈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진선규를 다시 보게 됐다”, “제일 인상 깊었던 캐릭터”, “빌런 진선규가 영화의 중심을 제대로 잡아줬다. 끝까지 긴장감 있게 봤다” 등의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서인국, 이성 따윈 개나 줘! 서인국은 청불 그 이상의 강렬함으로 입소문 난 장르 불문의 ‘늑대사냥’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악질 범죄자 박종두로 피와 살을 에는 활약을 펼쳤다. ‘늑대사냥’은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동남아시아로 도피한 인터폴 수배자들을 국내로 이송하는 선박 교도소 프론티어 타이탄호에서 펼쳐지는 피칠갑 영화다. 서인국은 극 중 반란을 주도하는 일급살인 인터폴 수배자를 맡아 10년 만에 첫 악역에 도전,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강력하고 신선한 캐릭터를 구축했다. 극 중 종두는 마치 게임을 하듯 사람을 죽이고 죽어가는 사람의 심장에 칼을 천천히 꽂으며 ‘달달하다’ 외치는 이성은 개나 줘버린 동물 같은 캐릭터다. 영화에서 서인국은 전신을 뒤덮는 문신, 피범벅을 하고 등장해 파격적인 비주얼을 선사했다. 특히 그의 시그니처인 삼백안을 활용한 그야말로 ‘돌은 눈’ 연기로 한 마리의 늑대 같은 모습을 보여 극의 몰입감을 한데 높였다. 서인국의 파격 연기 변신에 힘입어 ‘늑대사냥’은 대만 및 북미, 호주 등 동시기 개봉을 확정해 전 세계 관객과 만난다. 무엇보다 서인국의 연기에 관객의 호평이 자자한 상황. 관객들은 “서인국 연기에 빠졌다”, “배우들 연기력 100점 만점에 10000점! 서인국은 연기 천재인가? 눈빛에서 매력이 터진다” 등 서인국이 완성한 빌런 캐릭터에 극찬을 보내고 있다. #정경호, 악행 네버 스톱! 정경호는 다음달 12일 힙머니즘 엔터테이닝 무비라는 새 장르로 스크린에 컴백한다. 영화 ‘대무가’는 용하다 소문난 전설의 대무가 비트로 뭉친 세 무당들이 각자 일생일대의 한탕을 위해 프리스타일 굿판 대결을 펼치는 통쾌한 활극이다. 영화 속 극악무도한 빌런 정경호는 50억 원을 손에 얻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7구역의 두목 손익수를 연기한다. 서늘한 카리스마를 풍기며 긴장감을 더할 예정이라고. 관계자에 따르면 정경호는 손익수 캐릭터의 차별화를 위해 전형적인 악역과는 다른 역대급 악랄한 직진형 빌런을 그린다. 돈을 위해서라면 피도 눈물도 없이 악행을 저지르지만, 험상궂은 인상과 험한 입버릇을 가진 캐릭터는 아니다. 시종일관 이성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목적을 위해서는 냉혹한 악인으로 변해 굿판을 벌이며 색다른 빌런을 완성한다. 앞서 공개된 티저 영상을 본 예비 관객들은 “정경호 연기 기대된다”, “영화관에서 볼만한 작품이 나왔네” 등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09.26 08:30
연예일반

[인터뷰] ‘늑대사냥’ 서인국 “종두는 순수 악 그 자체 악역 갈증 더 증폭돼”

“종두는 순수 악 그 자체다. 캐릭터가 작품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였다.” 서인국은 20일 오전 영화 ‘늑대사냥’ 개봉에 앞서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자신이 맡은 박종두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서인국은 ‘늑대사냥’에서 최고의 빌런이자 반란을 주도하는 일급살인 인터폴 수배자 박종두 역을 맡았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기존에 선보인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해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색다르고 강렬한 매력을 드러낸다. 그는 ‘늑대사냥’을 통해 악역에 대한 갈증이 더욱 증폭됐다며 “이 작품이 시작이 되어 앞으로 나뭇가지가 뻗어 나가는 것처럼 악역 캐릭터를 맡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종두 캐릭터를 소개하며 “순수 악 그 자체이지만 음흉한 느낌은 없다”면서 “그냥 마주치면 칼에 맞겠다는 확고한 위험성을 지닌 악역이다. 악역과 스토리, 캐릭터는 다양하기에 또 다른 악역을 맡고 싶다”고 웃음 지었다. 다만 그는 악역에 취중 되는 배우가 되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서인국은 영화에서 전신 문신으로 등장, 파격적인 모습을 선보인다. 그는 촬영마다 문신 스티커를 붙이는 게 핼러윈 분장을 하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았다면서도 “첫날에 너무 신나서 스티커를 지우지 않고 갔다가 피부가 바로 뒤집어졌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도 털어놨다. 그에 따르면 문신 작업은 지우는 데는 30분에서 1시간까지 시간이 걸린다. 피부가 약한 탓에 서인국은 촬영마다 2시간 가까이 문신을 지웠다고도 덧붙였다. 하드보일드 서바이벌 액션 ‘늑대사냥’은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동남아시아로 도피한 인터폴 수배자들을 국내로 이송하는 선박 교도소 프론티어 타이탄호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영화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09.20 12:02
연예일반

‘이브’ 유선 “한소라는 어른아이, 천진함이 있다”[일문일답]

종영 드라마 ‘이브’는 뻔한 악역에 질린 이들을 위한 새로운 빌런 추천서다. 이 드라마에서 악역을 담당한 이는 배우 유선이다. 그의 파격 변신은 그야말로 ‘대박’이나 다름없다. -‘이브’가 막을 내렸는데. “이 작품이 들어오기 전에 연극 ‘마우스피스‘ 출연을 결정했다. 연극을 통해 연기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자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얼마 뒤 ‘이브‘ 대본이 들어와 예상치도 못했던 선물 같았다. 연극과 드라마를 동시에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정신 바짝 차리고 준비했다. 촬영과 공연이 반복되는 날도 있었는데 오히려 텐션감을 줬던 것 같다. 연극과 드라마는 전혀 다른 매체지만 연기의 확장을 경험했다. 이런 것들이 자신감을 가져다줘서 소라를 연기하는 데에 힘을 준 것 같다. -살이 빠져 보인다. “사실 살이 잘 빠지는 나이는 아닌데(웃음). 걷는 걸 좋아해서 10km씩 걸었다. 정신적, 신체적으로 에너지를 소진하다 보니 4kg이 빠졌더라. 새로운 얼굴이 나왔던 것 같다.” -슬럼프가 있었다고. “어느 순간부터 내 연기가 답답했다. 배우들은 주어진 역할 안에서 본인의 역량을 확인하게 되는데 정체돼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역량을 뚫고 나갈 수 있을 만한 캐릭터를 못 만난 걸 수도 있고, 새로운 나 자신을 찾지 못했던 거일 수도 있다. 그래서 소라 역할이 들어왔을 때 ‘이걸 내가 어떻게 하지?’라는 막연함과 두려움, 설렘까지 들더라. 이런 새로운 역할이 나한테 주어졌다는 게 감사하면서도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중요한 지점에서 만난 작품이라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아서 더 열심히 했다.” -지인들 반응은 어땠나. “이번 작품으로 친구들에게 연락이 많이 왔다. 인상적이었던 건 연락한 지 오래된 사람들의 반응도 왔다는 점이다. 그만큼 한소라의 역할이 좋은 인상을 남겼다는 건데 그 마음 자체가 고마웠다. 특히 황석정 언니한테 오랜만에 전화가 와서 칭찬을 해주더라. ‘학교 동기로서, 좋은 배우로서 너의 길을 가고 있는 모습에 힘을 받는다’고 해줘서 눈물이 펑펑 났던 기억이 난다. 연기를 같이 배웠던 동기한테 받는 피드백은 큰 힘과 격려가 됐던 것 같다.” -한소라는 어떤 인물인가. “기존의 상류층 악역 중 강렬한 연기로 사랑받은 배우들이 많기도 했고 비교될 수도 있어서 두려웠다. 한소라 가 다른 악역과 다른 점은 천진함이 있다는 것. 지능적이고 교활한 악녀이기보다는 최고만을 고집하는 아버지 한판로(전국환 분)의 마음에 들기 위해 살아온 캐릭터다. 아버지에게 배운 대로 커가며 이런 인격이 형성된 거지 사랑 한 번 받지 못한 인물이다. 한소라는 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 같은 면이 있다. 그 천진함이 순간순간 나온다면 인간미 있는 악역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결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소라는 동정, 연민 느껴지는 인물이지만 악역이기 때문에 처절하게 응징을 당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어떤 비참한 말로를 맞이할지 여러 가지 생각을 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결말이었다. 사고로 얼굴이 망가지고 기억을 잃은 채 정신병원에 있는 소라의 모습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연기를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 마음이 아팠다. 촬영하러 가는 날 발걸음이 무거워서 마음이 먹먹했다.” -아버지 한판로는 어떤 존재인가. 전작 ‘어린 의뢰인’, ‘검은집’, 범죄 프로그램 ‘표리부동’을 거치며 느낀 점이 있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의 가정환경을 보면 다 사랑을 받지 못한 환경에서, 파괴된 가정에서 많이 나온다는 점이다. 사랑을 받아본 사람만이 사랑을 주는 것을 안다고 하지 않냐. 한판로와 한소라가 그걸 증명하는 관계다. 최고만을 강요하는 아버지 밑에서 마음에 들어서 최대한 혼나지 않기 위해 살았던 소라의 인생. 경쟁자들을 짓밟고 최고가 되는 논리를 배우고, 소라가 그렇게 자라왔을 거다. 물론 그렇게 자라서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이 되어선 안 되지만 그런 방식으로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보여준 것 같다. -대사들이 자극적인데 논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안 했나. “드라마에서 다뤄지기에는 자극적일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실제로 이런 인물이 있을법하다고 생각한다. 소라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리에 있기 때문에 욕망과 욕구를 표출하는 장면이 많다. 잘못된 인간상을 보여준 부분이라 초반 한소라의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에 도움이 됐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촬영 마지막 날 발걸음이 무거웠던 이유도 소라와의 이별도 있지만, ‘이브’ 팀과의 이별도 컸다. 보통 미니시리즈 16부작을 7~8개월 동안 찍지는 않는다. 코로나가 겹쳐서 촬영 기간이 늘어난 건데 끈끈한 가족애가 생기더라. 특히 감독님은 ‘소통의 왕’이다. 연기가 끝나면 오셔서 눈을 마주치며 칭찬해주시고 스스로 연기에 의심이 들 때도 감독님이 칭찬해주시면 자신감이 생긴다. 모든 스태프들, 배우들의 따뜻한 배려가 가득한 현장이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정신병원 신과 조커 화장 신. ‘조커 소라’라는 애칭도 붙여주셨더라. 감정들이 다 응축되어있는 최종화가 제일 마음도 아팠고 기억에 많이 남는다.” -한소라는 강윤겸을 진짜 사랑했나. 강윤겸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애원하는 장면이 있다. 위자료 챙겨주겠다는 윤겸에게도 ‘나 돈 필요 없어. 내 인생은 당신 하나야’라고 한다. 이건 소라의 진심이다. 마음 한 번 안 주는 윤겸에게 왜 이렇게까지 집착할까 생각해봤는데 소라가 접한 가장 가까운 남성상은 아빠다. 폭력적이고 다혈질인 아버지를 보며 자라다가, 젠틀하고 따뜻한 윤겸을 보며 저런 남자 옆이라면 괜찮겠다는 안정감이 들었을 거다. 어떻게 보면 윤겸은 소라에게 선택당한 것. 마지막 정신병원 장면 속 소라는 모든 걸 잊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돌아간다. 소라와 윤겸 사이에서 아기가 태어났을 때가 소라에게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다. -베드신 수위가 센데. “수위가 세지는 않은데 분위기가 그랬다. 사실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어서 작품 참여 전에 감독님과 많은 논의를 했었다. 감사한 게 사전에 콘티를 만들어주셔서 부담스러울 수 있는 부분들을 다 덜어주셨다. 현장에서도 카메라, 사운드 감독 빼고는 아무도 없이 촬영할 수 있게 배려 많이 해주셨다. 방송의 파급효과가 커서 나도 놀랐다.” -서예지와 호흡은 어땠나. “기존의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도 좋은 연기를 보여줬던 친구라 라엘이란 역에 잘 어울렸다. 열정적으로, 남다른 각오로 임하고 있던 게 좋았고 기대되는 만남이었다.” -의상이 독특한데, 어떤 부분에 신경 썼나. “재벌가이기 때문에 화려하고, 고급스럽고, 셀럽처럼 보이려고 했다. 파파라치가 찍을 정도의 스타일링을 보여주는 인물이라 사전회의도 많이 하고 의상 피팅을 이렇게 많이 해본 적이 없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2.07.27 08:30
연예

'루갈' 박성웅, "악역 위해 제정신이 아닌 듯 연기하고 있다"

'루갈' 박성웅이 "제정신이 아닌 듯 연기하고 있다"며 웃음을 유발했다. 23일 오후 OCN 새 토일극 '루갈' 제작발표회가 코로나 19 확산을 우려해 온라인 생중계로 대체됐다. 제작발표회에는 강철우 감독을 비롯해 배우 최진혁·박성웅·조동혁·정혜인·한지완·박선호가 참석했다. '루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박성웅은 "루갈을 제작한 사람이 지인이었다. 1년 전 제안이 들어왔는데 좋은 기회인 것 같아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악역과 차별화된 점'에 대해 "루갈과 황득구를 선택했을 떄 그게 가장 큰 숙제였다. 더 세고 악하게 될 수 있는가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답은 '제정신이 아니면 된다'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현장에서 연기를 해보니 120% 이상 나온 것 같다"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루갈'은 바이오 생명공학 기술로 특별한 능력을 얻은 인간병기들이 대한민국 최대 테러집단 아르고스에 맞서 싸우는 사이언스 액션 히어로 드라마다. 잔혹한 범죄조직 아르고스에 의해 두 눈과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루갈로 다시 태어난 엘리트 경찰의 복수를 그린 작품이다. 박성웅은 극 중 범죄조직 아르고스의 실세인 황득구를 맡았다. 악의 세력을 확장해나가면서 최진혁(강기범)과 충돌한다. 첫 방송은 28일 오후 10시 50분. 김지현 기자 kim.jihyun3@jtbc.co.kr 2020.03.23 14:28
연예

[인터뷰 종합]오대환이 밝힌 '38사' '마진석' '결말'

유쾌하고 발랄하다.발랄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이보다 적절한 표현은 없다. OCN '38사기동대'를 본 사람이라면 오대환(마진석)에 대한 경계심이 있을 수 있다. 극중 고액 체납자 마진석을 120% 소화하며 기존 악역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었다."저요? 얼마나 수다스러운데요. 말이 엄청 많아요. 대학로에서 공연할 때 재미있는 역만 했어요. 오히려 마진석을 연기하는걸 보곤 주위 사람들이 어색하다고 해요."극중 가사도우미이지만 어머니뻘인 사람에게 물 한병을 다 비우면 돈을 주겠다고 한다. 또 딸과 함께 차를 타고 가던 중 물을 튀겨놓고 사과보다는 돈을 먼저 내민다. 마진석은 '돈이면 다 된다'는 신념이 강하지만 아이러니하게 58여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는다. 결국 서인국X마동석 일당의 사기에 넘어가 본의아니게 완납한다. 분명 내야할 세금이었고 내지 않아 사기를 당해 강제적으로 징수됐지만 어딘가 불쌍하기도 하다."다른 분들도 얄밉고 나쁜데 어딘가 짠해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봐도 마진석은 쓰레기지만 당하는 연기를 할 때는 측은하다고 할까. 미치게 나쁜 녀석은 아닌 거 같아요. 뭐 어떻게 될 진 모르겠지만."오대환은 섹시하다. 현재 180㎝·85㎏로 다음 캐릭터를 위해 감량하고 있다. 5㎏ 더 빼야한다고. 악덕 체납자지만 수트를 입고 있는 모습에 대한 반응은 '섹시하다'였다. "그렇게 봐주니 저야 감사하죠. 어디가 섹시하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런 소리는 환영이에요."오대환은 6회에서 모든 걸 잃었다. 1회부터 본 사람이라면 오대환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안다. 어떤 내용이 어떻게 펼쳐질 지 모르지만 그의 분량은 끝일까. "저 말 많다고 했잖아요. 인터뷰 오기 전에 교육 받았어요. 전 몰라요 몰라."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주변 반응은 어떤가요. 특히 자녀들."드라마를 보진 않았는데 '아빠는 왜 나쁜 역할만 해'라고 했어요. '누군가는 해야할 역할이야'라고 얘기해줬어요. 아빠가 하는 악역은 멋있다는 말이 듣기 좋더라고요."-부모님은요."정말 좋아하세요. 늦게 하는데도 본방을 꼭 보세요. 그동안 악역은 얼굴에 상처 있고 그래서 혐오스럽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의상부터가 달라서 그런지 좋아해요. 예전에는 어디가서 말씀도 안 했는데 요즘은 소문내고 다닌다고 해요.(웃음)"-팀워크가 좋아보여요."진짜 화기애애해요. 어느 촬영장이 나쁘겠냐만은 유독 좋아요. 다들 스스럼없이 대하고 대기할 때도 같이 모여있고요."-SNS에 올린 마동석·조우진 씨와 찍은 사진이 재미있었어요."S.E.S라고 하던데요.(웃음) 누가 세 사람이 공약 한 번 걸어보라고 했어요. 진짜 '슛'이 안 들어가면 그러고 있어요."-골프신도 인상적이었죠."사실 골프장을 처음 가봤어요. 스크린골프도 안 해봤어요. 골프 치는 사람이라면 폼이 엉성한 걸 알 거에요. 골프는 안 맞아요. 칠 수 있는 여력도 없고요. 필드에 나간게 신기했어요."-마동석 씨는 잘 치나요."형은 중학교때 골프를 쳤대요. 필드에서 1m 거리 퍼팅을 하는데 5m는 가던데요. 괜히 머쓱하니깐 '공이 가벼워졌냐'고 하더라고요.(웃음)"-요즘 많이 알아보죠."지나가면 다들 '엇'하고 마는 수준이에요. 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데 쉽게 말을 못 걸더라고요. 그렇다고 제가 가서 아는 척 할 수도 없고요."-인기를 실감하죠."기사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댓글이 진짜 많이 달려요. 예전엔 '좋아요'가 50개였는데 얼마 전에 800개였어요. 악역인데 멋있다는 얘기가 많아요. 감사할 뿐이죠."-나쁜 캐릭터지만 어딘가 마음이 쓰이는 캐릭터에요."전 보자마자 쓰레기라고 생각했어요. 감독님도 드라마 초반 유일무이하게 나쁜놈이라고 했어요. 그 말에 끌려서 하게 됐어요. 3회 넘어가면서 당하잖아요. 그게 또 안쓰럽기도 하고요."-6회에 욕설 장면이 있었는데 '삐'처리 됐어요."사실 대본에 욕은 없었어요. 원래는 욕 안 하고 찍었는데 감독님이 욕 한 번 해보라고 해서 한 건데 그걸 '삐'처리로 살렸어요. 충분히 욕할 상황이긴 하니깐요."-드라마 소재가 독특해요."시놉시스가 아니라 감독님한테 말로 들었는데 재미있겠다 싶었어요. 사기를 쳐 미납된 세금을 받아낸다는 소재는 어디에도 없을걸요. 또 인물 하나하나에 사연이 있고 마진석도 나쁜놈이지만 무언가 있고요. 이렇게 잘 되니 기분이 좋아요."-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해요."감독님의 의도였어요. 드라마지만 영화처럼 만들고 싶어 했어요. 의논하는 걸 좋아하고 대본과 달라도 좋으니 즉흥적으로 바뀌어도 괜찮다고 했고요.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지는게 많아요. 배우들도 익숙해지면 순발력이 좋아해지고 영리해지죠."-작가도 동의한건가요."그럼요. 작가님도 나는 소스만 던져줄테니 알아서 하라고 해요. 저와 (마)동석형이 콩나물국밥 먹는 신도 원래는 그게 전부였는데 시간을 끌어야되는 상황이니깐 제가 '형 기도 한 번 해봐요'라고 해서 찍은건데 그대로 나왔죠."-적응하기까지 힘들 거 같아요."촬영장이 너무 재미있어요. 다들 흐름에 맡긴 채 흘러가요. 감독님이 생각한 것과 다르면 다들 모여 고민하고 또 다시 생각해보고요. 여긴 모두가 분위기메이커에요.(웃음)"-그럼 본방송으로 보면 신기하겠어요."맞아요. '어라 저 장면이 나오네' 싶은게 많았어요. 사실 드라마는 현장 모니터를 거의 안 하는데 감독님은 원하면 보여줘요."-흐름상 6회 이후 안 나올 거 같아요."그건 제가 말 할 수 없어요. 더 많은 일이 벌어지겠죠. 정도만."-마진석이 한 행동 중 가장 못된 걸 꼽자면요."저도 자식이 있어서 그런지 자동차로 물 튀긴 장면이요. 자식 앞에서 그렇게 하는 걸 찍다보니 스스로 미안해지더라고요."-실제 마진석과 비슷한 면이 있나요."욱하는게 있어요. 가만히 있다가 지르는 게 있는데 좀 비슷해요. 역할에 몰입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도 그거였고요. 제 안에 화가 많은가봐요. 사실 얼마 전까지 육아 스트레스가 상당했거든요. 그런걸 마진석의 분노로 표출했어요.(웃음)"-'돈이면 다 된다'는 생각에 동의하나요."전혀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돈이 없어요. 아내와 힘들게 살아가고 있어요. 오히려 돈의 여유가 있었음 좋겠다 싶어요. 사람이 무서운게 요즘 여기저기 캐스팅이 돼 돈을 버니 더 벌고 싶고 더 욕심 나더라고요. 확실히 돈은 무서워요."-세금은 잘 내죠."체납이 뭔가요 으하하. 이번에 연말정산 환급도 받았어요.(웃음)"-시청률 4% 넘으면 포상휴가라는 소리도 있던데."저도 들었어요. 4회때 3% 넘는 거 보고 내심 기대했는데 아쉬웠어요. 소원이에요. 드라마 잘 돼서 다같이 휴가 가는 거요. 스케줄은 무조건 맞출 수 있어요."-올해 목표가 있나요."처가살이를 꽤 하고 있어서요. 분가에 대한 꿈이 있죠. 전세 자금 모을 때까지 앞만 보고 가자는 생각이에요."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사진=양광삼 기자 2016.07.07 11:01
연예

‘정도전’ 정현민 작가 “‘세상은 바뀐다’는 꿈을 얘기한것”

드라마 '정도전'은 작가의 열정과 노력이 만들어낸 지독한 결과물이다. 정현민 작가는 정도전의 인생을 그려내기 위해 150권 이상의 책과 200여 편의 논문을 읽었다. 1년 동안 6시간 이상의 숙면을 한 적도 없다. 아침 6시면 자동적으로 눈이 떠졌다. 지난 3월부터는 머리에서 정전기가 나는 느낌까지 들었다. 이른바 '긴장성 두통'이었다. 두 명의 보조작가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영등포 평생학습관과 국회도서관을 수도없이 오가며 조력자 역할을 해냈다.노동운동가를 거쳐 10년간의 국회의원 보좌관 생활을 마무리한 그는 2009년 KBS 극본 공모에 당선되며 40세 늦깎이로 작가의 길을 걸었다. 안정된 생활을 버린 후 부인에게는 "2년 만 허리띠를 졸라매자"며 양해를 구했다. 그리고 용기와 도전으로 시작했던 '정도전'은 잊을 수 없는 명품 드라마가 됐다. 녹록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탄생시킨 '정도전'은 굴곡진 그의 인생을 그대로 투영했다. 지난달 30일 당산역 인근 커피숍에서 만난 정현민 작가는 한결 여유가 느껴졌다. 그에게서 '정도전'의 모든 것을 들어봤다.-아쉽게도 시청률이 20%(최고 19.8%·평균 15.5%)를 넘지 못했다."지금의 시청률도 정말 감사드린다. 여름은 시청률에서 비수기다. 똑같은 프로그램을 하더라도 시청률이 여름보다 겨울에 3~4% 더 높게 나온다. 하늘이 도운 결과 같다. '정도전'은 간단히 말해 쉬운 드라마가 아니다. 오피니언 리더나 이런 분들은 조금 보겠다 싶었는데, 이 정도의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 앞으로 작품 활동을 하는데 정말 많은 힘이 될 거 같다."-쉬운 드라마가 아니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극본 공모에) 당선이 되고 난 다음에 KBS에서 1년간 인턴십을 했는데, 어떤 감독이 "드라마 대본은 한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다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하더라. 그 원칙에 따르면 이 드라마는 꽝이다. 기존의 일반적인 대박 공식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정도전'을 하면 안됐다. 일생에 논쟁이 있는 분이 아닌가. 정도전은 그래서 리스크(위험)가 있는 인물이었다. 강병택 감독도 꽤 오랜 시간 이 작품을 준비했는데, 주변에서는 안 된다고 했다더라. 어렵고 풀어내기 쉽지 않은 사람이 정도전이었다. 최대한 쉽게 쓰려고 했지만…그런 핸디캡이 있는 기획이었다. 20%에 가까웠던 시청률이 대단한 결과라고 느껴지는 이유다."-시청자들의 외면이 두렵지 않았나."방송이 망하지 않을 정도의 시청률은 나와야 하지만 무엇보다 공익성에 충실하고 싶었다. 방송 후에 '정도전'과 관련된 인기 검색어가 포털에 오르면 작가로서 보람이 느껴졌다. 그리고 더 많은 전율과 책임감도 느꼈다. 국민의 수신료로 장난을 치고 싶지 않았다. 결과를 보니 시청자들이 역사에 충실한 드라마에 목말라 있었구나 싶었다. 날 믿어줬던 강병택 감독에게 너무 고맙다."-정도전을 이야기할 때 이인임(박영규)을 빼놓을 수 없을 거 같다."드라마의 1등 공신이다.(웃음) 사료를 공부하다보니 매력적인 부분이 많이 나오더라. 처음부터 이인임에 딱 꽂혔다. 극 초반에 이 사람으로 악역을 가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 9단이고, 혼란스러웠던 14년 동안 절대적인 권력을 휘두른 사람이다. 여기에 최영(서인석)까지 포섭해 연정까지 했다. '이 사람은 진짜 고수다' 싶더라. 절대 화내지 않고, 존댓말을 쓴다 등 이런 몇가지 특징이 떠올랐다. 쥐어짜는 대사가 없었다. 이인임을 쓸 때가 가장 쉬웠다."-가장 애착이 갔던 캐릭터인가."정도전을 제외한다면 그렇다. 이성계(유동근)는 가장 드라마적인 캐릭터로 뽑아냈고, 이인임은 가장 정치사극적인 캐릭터였다. 이 사극(정도전)이 정치사극이라는 걸 알려야 했고, 이런 이유로 초반에 가장 애착이 갔던 캐릭터였다."-이인임의 역할이 정말 크긴 했다."기존의 악역과 조금 달랐다. 드라마를 통해 정도전은 '세상은 바뀐다'는 걸 보여주지만 현실의 벽이 바로 이인임이다. 시청자들이 공감을 느낀 건 이인임이 표피적인 악역이 아니라 왠지 자기 생활에서 겪어 봤음직한 그런 모습이었기 때문이다."-보좌관 생활을 했던 게 많은 도움이 됐나."두 가지의 경험이 중요했다. 노동운동가라는 말은 너무 거창하고, 난 그냥 데모판에 있던 활동가였다. 그리고 10년간의 보좌관 생활. 안과 밖에서 느꼈던 그 두 가지의 다른 경험이다. (데모를 하면서) 길거리에 드러누울 때는 가끔 막막할 때가 있다. 이인임의 '힘을 길러라'는 말은 막막하다. 그런 개인적인 경험과…현장에선 세상을 바꾸려는 순수한 정서가 아직 있다. 주변에서 (드라마가) 리얼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경험하지 않은 것을 하면 티가 난다. 정도전을 그리는데 과거에 데모를 했던 경험이 도움이 됐다. (드라마) 제안을 받았을 때 과거에 노동운동가라는 사람들을 많이 찾아봤는데, 그 사람들은 감성적이다. '정도전'에도 영향을 끼쳤다."-지금은 무당파라고 하던데 맞나."지난 대선에서도 투표 당일 날에야 (누구를 찍을지) 결정을 했다.(웃음) 어느 순간 중도도 의미가 있구나 싶더라. 당분간은 이 기조를 유지할 생각이다."-'정도전'은 배우들의 연기가 연일 화제였다."이전에도 대하 사극을 하셨던 분들이다. 작가 입장에서 대본을 썼는데, 배우들이 그 맛을 훨씬 잘 살리는 때가 있다. 그건 연기에 힘이 있다는 거다. 그런 힘을 한 번 보여주면 글을 쓰기 쉬워진다. 배우들의 연기를 믿으니까 대본도 잘 나온다. '정도전'이 딱 그랬다. 정치사극은 논쟁 부분이 있어서 배우들의 연기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TV토론을 보는 것 같은 지루함이 있다. 하지만 배우들이 너무 맛깔스럽게 잘 살려줬다. 연기가 대본을 살렸다."-드라마 속에서 정도전의 비중이 너무 작다는 지적도 있었는데."이 드라마가 가장 비판을 받았던 부분이다. 그건 전적으로 작가의 책임이다. 초반에는 정도전의 비중이 작지 않지만 이 캐릭터가 성장형으로 가다보니까 보시는 입장에서는 조금 답답할 수 있었다. 하지만 뒤로 가면 갈수록 빛이 나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이인임이나 최영은 등장부터가 절정의 캐릭터였다. 정도전이 밀리는 게 당연했다. 그렇지 않다면 픽션 사극이었다. 변명을 하자면 정도전이 가지고 있는 성리학이라는 큰 틀을 훼손하고 싶지 않았다. 재현이 형의 연기가 정말 좋았다. 담백하게 너무 잘해주셨다."-유동근의 사투리 연기도 압권이었다."드라마를 쓰기 전에 각각의 캐릭터마다 특징을 잡았다. 정도전은 고려가 버린 아웃사이더, 이인임은 현대 정치인을 많이 닮은 '정치 9단', 정몽주는 고려의 우수한 유전자를 모두 물려받은 엄친아였다. 하지만 이성계는 정체성을 끊임없이 경계하는…말 그대로 경계인이었다. 원나라에서 태어났지만 고려의 후손이고 변방에서 여진족과 생활한 사람이 이성계 아닌가. 사람들은 그를 촌뜨기라고 한다. 주위 사람들과 잘 섞이지 않는 장치로 사투리를 넣었다. 또 내가 사투리를 좋아한다.(웃음)"-너무 모범생인 정몽주(임호)가 답답하진 않았나."정몽주가 너무 정형화돼 있는 거 아니냐는 비판을 초반에 많이 받았다. 하지만 드라마 작법상 정몽주는 25회까지 계속 버닝(갈등을 고조시키는)을 하는 역할이었다. 힘을 많이 줄 수 없었다. 또 (정몽주의) 원칙적인 캐릭터가 (드라마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했다. 정도전과 대비되는 사람을 그리고 싶었다."-드라마의 유일한 허구 중 하나가 양지(강예솔)라는 캐릭터인데."'정도전'은 혁명을 하는 이야기다. 주인공이 혁명을 결심하는 부분에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어야 했다. 드라마의 관건 중 하나였다. 산문집에 남아있는 정도전의 귀향기는 굉장히 전원적이다. 드라마적인 에피소드가 없다. 초반에 강병택 감독과 난관에 부딪혔을 때도 10년간의 귀향을 어떻게 그리느냐가 문제였다. 혁명을 결심하게 되는 부분에서 '백성'을 상징하는 캐릭터를 만들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양지는 이런 의미에서 '여자'가 아니라 '백성'이었다. 자기가 지켜야 하는 백성. 그런 양지마저 비참하게 죽으니까 정도전이 괴물이 되겠다고 한 것이다. 애초부터 이 부분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드라마를 편하게 볼 수 있는 장치였다. 그리고 (양지가 등장한) 거평부곡 에피소드가 너무 만족스러웠다. 다시 또 '정도전'을 해도 양지는 넣을 것이다. 가장 아끼는 캐릭터가 바로 양지다. 양지가 죽기 2주 전부터 그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더라."-'세상이 바뀐다'는 정도전의 말은 그가 죽었기 때문에 결국 실패 아닌가."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단은 조선이 건국됐다. 완성을 못보고 죽었지만 틀을 마련한 게 정도전이다. 이방원도 사병혁파를 비롯한 많은 부분에서 정도전의 것을 차용했다. 미완의 혁명일 수 있지만 실패한 혁명은 아니라고 본다." - '정도전'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뭐였나."원래는 '꿈'이었다. 그래서 엔딩에도 '세상은 바뀐다'는 꿈에 대해 이야기를 넣었다. 지금은 꿈이 작아지고, 꿈마저도 사치가 된 느낌이다. 시청자들에게는 지금의 일상이 전부가 아니다. 지금보다 나은 게 가능하다는 그런 꿈을 가져본다면 그 이상의 가치는 없다고 본다." 배중현 기자 bjh1025@joongang.co.kr 2014.07.02 10:35
연예

‘추적자’ 이용우 “무용가 여친이 연기력 칭찬”

이용우(31)가 변했다. SBS 월화극 '추적자'에서 지독하도록 악랄한 캐릭터 PK준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면서 기존의 꽃미남 이미지를 지워버렸다. PK준은 자신의 차에 치여 다친 여중생을 다시 차바퀴로 짓이겨 죽음에 이르도록 만들고도 뻔뻔하게 시치미를 떼는 파렴치한이다. 재벌집 연상녀를 스폰서로 두고 문란한 생활을 하면서도 겉으로는 바른생활을 하며 인기가수로 살아가는 이중적인 인물이다. 드라마의 전반 4회까지만 등장한후 죽음으로 하차했지만 지워지지 않을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PK준은 이전에 맡았던 역할과 확연히 다른 캐릭터다."호스트바 출신의 한류스타인데 맥주를 입에 달고 사는 인물이다. 대본을 읽은 뒤 '정말 비호감이다. 더럽게 망가져보자'는 생각을 했다. 보기만 해도 '평소 정말 나태하게 사는구나'라고 느껴지길 바랐다. 그래서 살을 5~6kg 찌우고 두 눈은 반쯤 풀린 상태로 연기했다. 메이크업도 안하고 머리카락도 만지지 않았다. 뺑소니 사건에 연루되면 외모에 신경 쓸 여력이 없을 것 같았다. 좀 더 현실감 있게 표현하고 싶어서 논현동에 위치한 호스트바까지 직접 들러 거기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취재했다."-주변 반응은 어떻던가."'피부가 왜 그러냐' '이용우도 많이 망가졌다'는 이야기를 꽤 들었다. 한 지인은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이용우는 눈빛이 썩었다. 거리를 뒀으면 좋겠다'는 충고를 들었다고 한다. 욕을 많이 먹고 진심으로 미워하는 분들이 많아졌지만 모든 반응이 칭찬처럼 들린다. 이런 마음을 갖게 된 건 최민식 선배의 영향이 크다. 캐릭터를 잡아갈 때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를 보게 됐다. 방송에서 최민식 선배가 '배우들이 외모에만 신경을 많이 쓴다. 요즘에는 근육 때문에 팔을 제대로 못 움직이는 배우도 있다'며 '육체적인 운동 보다 정신적인 훈련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반성도 많이 했고 이전과 다른 마음을 갖고 연기하게 된 계기가 됐다."-연기파 배우들과의 출연이 부담스럽진 않았나."조남국 감독님과 훌륭한 선배들 밑에서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특히 변호사로 출연중인 전국환 선생님은 최고의 배우다. 데뷔 39년차 배우지만 대본을 손에서 내려놓지 않으셨다. 반성을 정말 많이 했다. 손현주 선배는 KBS 단막극 '남자가 운다'(11)에 함께 출연했었는데 늘 배려해 주신다. 카메라에 잡히지 않아도 상대 배우를 위해 같이 연기를 해주신다. 김성령·김상중 선배는 후배들이 주눅들지 않게 먼저 인사를 건네주시고 편하게 대해주셨다. 드라마 자체는 긴장감이 팽팽히 흐르지만 현장 분위기는 평화롭고 따뜻했다."-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출신들이 만든 LDP현무용단의 활동도 활발하다."무용보다는 연기에 치중하고 있다. 무용계에선 전문가지만 연기에 있어서는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풋내기 수준이다. 모르는 것과 못하는 것은 매력적이다. 모르고 못하니까 어 배우고 싶더라. 작은 것을 이뤘을 때의 성취감도 크다. 40대가 되기 전까지 비중을 따지지 않고 배우는 자세로 연기공부를 하고 싶다."-1년 전에 열애를 인정한 여자친구와 아직 만나나."잘 만나고 있다. 무용을 함께 전공하는 친구라 마음이 잘 통한다. '추적자'를 보고 연기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는 칭찬도 들었다. 옆에 있는 것 만으로 든든하다."-차기작은 결정 됐나. "고르는 중이다. 차기작에서는 악역과 반대되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 코믹한 역할이나 사이코패스 역도 탐난다." 한제희 기자 jaehee1205@joongang.co.kr 2012.07.18 20:21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