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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BO 40주년 올스타 '성실함의 대명사' 4인 발표...김태균·박재홍·박경완·홍성흔 선정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성실함과 꾸준함을 바탕으로 솔선수범하여 동료들의 귀감이 되었던 선수 4인이 KBO리그 40주년 올스타에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김별명' 김태균, '리틀쿠바' 박재홍, '영원한 안방마님' 박경완, '홍포' 홍성흔이 주인공이다. 김태균은 일본프로야구(NPB)에 진출했던 두 시즌을 제외하고 한화 이글스에서만 18시즌을 활약하며 영구 결번을 받았다. 그가 가진 수많은 별명이 말해주듯 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힘과 기술을 겸비했던 중장거리 타자였지만, 김태균의 가치는 그가 가진 출루 기록을 통해 가장 잘 증명된다. KBO 리그 역대 3위에 해당하는 0.421의 통산 출루율을 기록한 그는 2016년 8월 7일 대전 NC전부터 2017년 6월 3일 대전 SK전까지 무려 86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하며 KBO 리그 최다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2016시즌 기록한 310번의 출루는 KBO 리그 단일 시즌 최다 출루 기록. 2012시즌부터 2014시즌까지 3시즌 연속 출루율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고 2016시즌에도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까지 단 7명의 선수밖에 달성하지 못한 13시즌 연속 100안타 및 14시즌 연속 10홈런 기록도 보유했다. KBO 리그 통산 타율 6위(0.320), 안타 3위(2209개), 타점 5위(1358개), OPS 5위(0.937) 등 족적을 남긴 김태균은 전문가 투표에서 130표(66.67점), 팬 투표에서 35만 5881표(6.52점)를 받아 총 점수 73.18로 레전드 40명 중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박재홍은 ‘리틀 쿠바’라는 별명답게 호쾌한 스윙으로 리그를 폭격했다. 데뷔 시즌 기록한 30홈런과 108타점은 각각 역대 신인 최다 홈런과 타점 기록으로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는 기록. 이 시즌 박재홍은 30개의 홈런과 더불어 36도루를 기록, KBO 리그 역대 최초 30홈런-30도루라는 믿기 힘든 기록을 신인으로 달성했다. 이후 1998시즌과 2000시즌, 두 차례나 추가로 30홈런-30도루를 달성하며 2021시즌까지 KBO 리그에서 나온 여덟 번의 30홈런-30도루 중 세 번을 홀로 달성하는 역사를 썼다. 2000시즌에는 타율 0.309, 32홈런, 30도루를 기록하면서 40년 KBO 역사에서 여섯번밖에 나온 적 없는 3할-30홈런-30도루라는 진기록을 달성, 정교함까지 갖춘 진정한 호타준족임을 증명했다. 신인상과 골든글러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데뷔 시즌부터 보여준 응집력과 폭발력, 그리고 대졸 선수로서 17시즌 동안 리그에서 활약한 꾸준함을 인정받은 박재홍은 통산 홈런(300개) 및 타점(1,081개) 14위, 도루 16위(267개)에 자리해있다. 박재홍은 전문가 투표에서 118표(60.51점), 팬 투표에서 43만 6164표(7.99점)를 받아 총 점수 68.50으로 레전드 순위 17위에 올랐다. ‘영원한 안방마님’ 박경완은 KBO 리그 역사상 가장 완벽한 포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의 유일한 영구결번 선수로 남은 박경완은 뛰어난 공격과 수비, 투수 리드 능력까지 갖춰, 전성기 시절 팀 전력의 절반이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마운드에 선 투수의 능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철저한 데이터 분석과 순발력의 조합으로 만들어내는 볼 배합은 역대 포수 중 최고라는 평이 따랐다. 통산 도루 저지율은 0.382로 500경기 이상 포수로 선발 출장한 선수 중 이 부문 2위에 올라있다. 타석에서는 314개의 홈런을 때려 역대 포수 중 유일하게 통산 300홈런을 넘어섰다. 포수 최초로 40홈런을 기록하며 MVP에 올랐던 2000시즌에는 5월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KBO 리그 최초로 4연타석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박경완은 체력소모가 큰 포수였지만 2,044경기(통산 11위)에 출전하며 화려한 커리어를 마감했다. 전문가 투표에서 108표(55.38점), 팬 투표에서 37만 9556표(6.95점)를 획득해 총 점수 62.33점으로 레전드 순위 23위에 올랐다. 현역시절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클럽하우스 리더이자 투지의 대명사로 꼽혔던 홍성흔은 KBO 리그 역사상 우타자 최초 2000안타를 달성한 타자였다. 데뷔 첫해부터 16홈런, 63타점을 기록하며 당당히 신인상을 받았다. 이후 2001년과 2004년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로 성장했다. 선수 경력 전반에 파이팅 넘치는 포수였던 홍성흔은, 후반에는 리그 정상급 지명타자로 화려하게 변신에 성공한다. 타격에만 집중하며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 연속 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수상,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올라섰다. 통산 2046안타(13위)와 1120타점(12위)을 기록한 홍성흔은 전문가 투표에서 69표(35.38점), 팬 투표에서 46만 3643표(8.49점)를 얻어 총 점수 43.87점으로 레전드 순위 36위에 이름을 올렸다. 홍성흔에 대한 시상은 23일 잠실에서 열리는 KT 위즈와 두산의 경기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김태균과 박경완, 박재홍의 시상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8.22 11:09
연예

'빽 투 더 그라운드' 은퇴 레전드들, 야구에 대한 진정성 빛났다

은퇴한 레전드 선수들의 야구에 대한 진심이 안방극장에 통했다. 지난 5일 방송된 MBN 예능 프로그램 '빽 투 더 그라운드'에서는 독립야구단 성남 맥파이스와의 첫 연습 경기를 12대 4로 패한 레전드 선수들이 전력 보강을 위한 제1기 빽 투 더 그라운드 공개 입단 테스트를 진행해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앞서 3회 초 투수로 등판한 윤석민은 지속되는 불안한 제구력과 어깨 통증으로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와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 윤석민 다음으로 삼성 라이온즈 퓨쳐스팀 정현욱 코치, 두산 베어스 배영수 코치가 투구를 이어가며 분위기를 끌어올려 현직 코치들의 위엄을 입증했다. '김별명' 김태균은 새로운 별명 '또태균'을 추가하는 활약으로 웃음을 유발했다. 1회 초 3루 수비 도중 공을 잡지 못하고 넘어지며 여전한 '김꽈당'의 면모를 보여준 그가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열정적으로 몸을 던졌으나 또 한 번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 특히 중요한 트리플 플레이 상황에서 김태균은 현재윤이 토스한 공을 놓쳐 상대 팀에 1점을 내주게 됐다. 채태인은 "또 너야?"라는 격한 반응을 보였고 다리를 절뚝이며 티 나는 연기를 하는 김태균의 모습에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아 동갑내기의 티격태격 케미스트리가 보는 즐거움을 높였다. 올라운드 플레이어 현재윤은 현역 선수 못지않은 살아있는 플레이로 감탄을 자아냈다. 3회 말 도루에 성공해 점수를 추가하며 히든카드로 급부상, 타자, 3루 수비, 투수 등 다양한 포지션에서 기량을 뽐내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줬다. 경기 종료 후 선수들에게 박수를 받은 그는 "존재감이 없었던 백업 포수가 레전드 스타들의 환영을 받고 축하를 받는다는 건 저한테 축복과도 같은 일이다. 앞으로 제 삶에 있어서 큰 힘이 될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혀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또 선수들은 팬들과 가족들의 진심어린 응원이 담긴 영상 메시지를 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첫 연습 경기는 패했지만 이를 통해 보완할 점을 파악하고 마음을 다잡은 선수들은 앞으로 발전된 모습을 기대케 했다. 제1기 '빽 투 더 그라운드' 공개 입단 테스트에는 이동현, 송창식, 봉중근이 등장해 시선이 집중됐다. 무엇보다 봉중근은 속구 테스트에서 공을 던질 때마다 멘트를 덧붙여 1구 1멘트의 멘트 폭격기로 활약했으며 현역 시절 함께 난투극을 벌였던 안경현에게 악력 테스트에서 쪼갠 사과를 건네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빽 투 더 그라운드'는 다시 야구장으로 컴백한 양준혁, 안경현, 홍성흔, 현재윤, 니퍼트, 김태균, 채태인, 이대형, 윤석민의 현재 컨디션과 야구에 대한 진정성을 조명하며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음 주 계속되는 입단 테스트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연이어 나타날 것이 예고돼 본방 사수 욕구를 끌어올리고 있다.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40분 MBN과 kstar에서 방송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2.04.06 08:41
야구

별명택·김별명 '입담 폭발', LEGEND 끝장 토크쇼 런칭

"김태균 선수, 방송인이 다 됐네요." 김태균(38)의 폭로에 당황한 박용택(41)이 남긴 말이다. 김태균은 "고민 상담을 위해 박용택 선배에게 문자를 남겼지만, 답신을 받지 못했다"며 섭섭한 마음을 전했다. 이에 놀란 박용택은 황급히 자신의 휴대폰을 뒤적이더니 이내 "문자 말고 통화를 했잖아"라고 응수했다. 둘이 벌이는 '진실게임'은 계속됐다. KBO리그의 '레전드' 박용택과 김태균이 일간스포츠가 주최하고 스포라이브와 노바이러스가 협찬하는 '2020 프로야구 LEGEND 끝장 토크쇼'에 출연, 자신의 야구 인생을 되돌아봤다. 별명, 기록, 패션, 은사, 그리고 제2의 야구인생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진행을 맡은 박지영 아나운서는 두 레전드와의 '찰떡 호흡'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박용택은 시종일관 재치 있는 입담으로 토크쇼를 주도했다. 김태균은 진중하고 솔직하면서도 예측할 수 없는 리액션으로 반전 웃음을 안겼다. 박용택은 '별명택', 김태균은 '김별명'으로 불린다. 셀 수 없이 많은 별명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나날이 발전하는 야구팬의 작명 능력이 두 레전드 덕분에 유감없이 발휘될 수 있었다. 일간스포츠 유튜브·네이버TV 채널에서 14일 런칭하는 토크쇼 1부는 '별명으로 풀어보는 LEGEND 야구 인생'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다. 두 레전드는 스태프가 뽑은 '별명 베스트5'를 보고 관련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박용택은 '로댕택'이 등장한 순간을 자세하게 묘사했다. "의도된 연출이 아니었느냐"는 김태균의 날카로운 지적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마호메트로'가 주목받은 이유로 터번이 잘 어울리는 자신의 외모를 꼽아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김태균은 많은 별명이 생기게 된 계기인 '김꽈당'에 의미를 부여했다. '용암택'이라는 박용택의 별명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두 레전드 모두 어렵지 않게 1위 별명을 예측했다. 이 코너 말미, 박용택은 "우리 둘 다 거짓말을 가장 많이 했다"는 말은 남겼다. 그 이유는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2020.12.14 19:07
야구

[김식의 엔드게임] 굿바이 김별명

10년여 전 김태균(38·한화)에게 그의 별명에 관해 물었다. "어느 별명이 가장 마음에 드는가"는 질문에 그는 "다 마음에 든다"고 답했다. '김고자(鼓子)' 같은 괴상한 별명도 좋으냐고 물었더니 그는 낄낄 웃었다. 지금은 박용택(41·LG)의 별명도 많지만, 얼마 전까지 KBO리그의 별명왕은 김태균이었다. 대표 별명이 '김별명'이다. 심지어 김태균은 부모님이 지어준 별명이라는 설도 있다. 그는 22일 은퇴 기자회견을 끝으로 20년 프로 선수 경력을 마감했다. 그는 수많은 기록을 남겼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태어난 김태균은 2001년 한화에 입단했다. 올 시즌까지 통산 타율 0.320(5위), 안타 2209개(3위), 홈런 311개(11위), 출루율 0.421(1위), 볼넷 1141개(2위), 타점 1358개(3위)를 기록했다. 이승엽·양준혁 등 왼손 타자들이 점령한 순위표에서 오른손 타자 김태균의 성적이 특히 돋보인다. 그는 수많은 별명도 남겼다. 주루하다 넘어지면 김꽈당, 강습 타구에 급소를 맞고 쓰러지면 김고자가 됐다. 김비켜·김우쭐·김뱃살·김우울·김음흉 등 하루에도 몇 개씩 별명이 만들어졌다. 이전까지 스포츠 스타의 별명은 스포츠 미디어의 몫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2000년 초, 야구팬들에게 가장 흥미로운 유희의 대상은 김태균이었다. 그도 인터넷을 보며 즐거워했다. 김태균은 2010년 FA(자유계약선수)가 되어 일본(지바 롯데)에 진출했다. 이듬해 한국으로 돌아올 때 다시 FA가 된 그는 처음부터 "한화와만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태균 잡아올게"라고 팬들과 약속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말이 있었다. 김태균은 2012년 당시 프로스포츠 최고 연봉(15억원)을 받았다. 그 시즌 중반까지 4할 타율을 기록하더니 타격왕(0.363)에 올랐다. 김태균에 대한 별명은 계속 늘어났다. 2012년 이후에는 부정적인 별명도 많이 생겼다. 한화는 반짝 상승했던 2018년(정규시즌 3위)을 제외하고 긴 암흑기를 보냈다. 팬들의 실망감과 분노는 사장·감독뿐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쏟아졌다. 팀 최고 연봉자이자 4번 타자인 김태균이 집중적으로 공격 받았다. 매년 3할 넘는 타율과 20개 안팎의 홈런을 쳐도 '김똑딱'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볼넷을 얻어도 "팀 성적이 아닌 개인 기록만 챙긴다"는 모함도 받았다. 팀 성적과 개인 기록은 반대 개념일 수 없다. 타순이 명확히 정해져 있기 때문에 개인 성적과 팀 기여도의 상관관계가 크다. 선수의 가치를 가장 잘 표현한다는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에서 김태균은 KBO리그 타자 중에서도 역대 4위(스탯티즈 기준 69.10)다. 2017년 이후 팬들의 기대만큼 홈런을 많이 때리지 못했다. 특히 공인구 반발력이 높았던 '홈런 인플레' 시대여서 더 그래 보였다. 김태균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잘하려 했다. 나쁜 공에 스윙 하지 않았고, 히팅 포인트를 최대한 뒤에 만들어 정확하게 타격했다. 중심이동을 최소화한, 장타(長打)보다 정타(正打)를 치는 메커니즘이었다. 김태균은 자신이 가진 능력 안에서 가장 생산성 높은 스윙을 만들어 유지했다. 그가 2012년 올스타 홈런더비에서 우승하자 한 외국인 투수는 "놀랄 일이 아니다. 김태균이 마음만 먹으면 더 많은 홈런을 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스트라이크존 앞에서 때리기도 하지만 존을 통과한 공도 때려내는 타자"라고 말한 바 있다. 김성근 전 한화 감독 등의 이론가들도 김태균의 타격을 리그에서 가장 높게 평가했다. 김태균은 지난 2년 동안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다. 올해도 왼 팔꿈치 충돌 증후군을 참고 뛰다가 지난 8월 재활군에 내려갔다. 이 기간 김태균의 장타력은 많이 감소했다. 재활군에서 긴 시간을 보내며 그는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때라고 판단했다. 김태균은 이승엽이나 박용택처럼 '은퇴 시즌'을 미리 정하지 않았다. 지난겨울 구단의 2년 FA 계약 제안을 거절하고 1년 계약을 선택했다.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보다 더 큰 이유는 김태균을 대체할 중심타자를 한화가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게 한화가 지금도 고전하는 이유, 김태균에게 악플 같은 별명이 생긴 까닭이다. 은퇴 발표와 함께 김태균의 20년 기록이 멈췄다. 그의 야구인생과 함께한 별명도 더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김태균은 "쿨하게 마무리하려 했지만, 막상 은퇴 발표를 하니 기분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은퇴 기자회견은 예상과 달랐다. 김태균은 눈물을 왈칵 쏟았다. 한동은 울음을 참지 못했던 그는 "천안 출신이여서 항상 한화를 보며 꿈을 꿨다. 한화 선수로 뛰어 정말 행복했다.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며 "우승을 해서 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는 약속을 한 번도 지키지 못했다. 평생 한으로 남을 것 같다. 후배들이 내 한을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균의 미래는 정해지지 않았다. 우선 내년부터 단장 보좌 어드바이저로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다. 후배들에게 생생한 경험을 전하는 게 그의 첫 임무다. 김태균은 "우리 팀에는 젊고 유망한 선수들이 많다. 그들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줘야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가 예상보다 이른 은퇴를 결심한 것, 그리고 은퇴경기를 거절한 것도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기회를 더 주기 위해서였다. 그런 뜻에서 김태균은 웃으며 기자회견을 진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눈물을 뚝뚝 흘렸다. 다양한 별명만큼 여러 감정이 북받쳤던 것이다. 아쉬움과 미안함, 고마움, 외로움, 괴로움이 범벅된 눈물이었다. 마지막으로 김태균에게 어떤 별명을 가장 좋아하는지 물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한화의 자존심"이라고 말했다. 그 답지 않은, 재미없는 답변이었다. 한화의 원클럽맨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운 모양이다. 그게 그의 마지막 자존심이다. 김식 스포츠팀장 2020.10.23 06:00
축구

‘구별명’ 구자철은 축구계 김태균…닉네임만 십여개?

프로야구 한화 김태균(31)의 별명은 '김별명'이다.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 하나씩 늘어나더니 언젠가부터 '김별명'으로 통한다. 성 뒤에 무엇이든 붙이면 그럴싸한 별명이 된다. '김의리', '김두목', '김해결', '김양보' 등 별명 수집가다.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크르 구자철(24)은 김태균 못지 않다. '구별명'이다. 구자철은 K리그 제주 시절 '어린왕자'라 불렸다. 구자철은 어린왕자 같은 곱상한 외모를 지녀 2010년 여대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고 싶은 K리거로 선정되기도 했다. 구자철은 유럽 진출 후 고유명사 별명 어린왕자 대신 십여개의 별명을 얻게됐다. 구자철과 톰과 제리처럼 지내는 '절친' 기성용(스완지시티)이 한 몫(?)했다. 기성용은 자신의 트위터에 제주 특산물 한라봉에 구자철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공개했다. 이로 인해 구자철은 '구자봉'이라 불리게 됐다. 구자철은 기성용이 고구마와 갈비에도 자신의 얼굴을 합성해 '구구마', '구갈비'란 별명도 얻었다. 기성용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구자철이 평소 오글거리는 말을 한다며 '구글거림(구자철+오글거림)'이란 별명을 폭로하기도 했다. 축구팬들 사이에서 구자철 별명짓기는 하나의 놀이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늘 성실하고 꾸준한 축구선수 구자철에 대한 애정 표현의 일환이다. 축구팬들은 일본과의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결정전에서 주심의 판정에 "Why? Why? Why?"라고 항의한 구자철에게 '구와이(구자철+와이)'란 별명을 붙여줬다. 또 온라인 축구게임 광고에서 이 장면을 눈부신 연기력으로 패러디한 구자철에게 '구배우(구자철+배우)'란 닉네임도 안겼다. 최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전과 마인츠05전에서 마치 수류탄을 투척하는 듯한 동작으로 주심에게 거세게 항의한 구자철에게 '구류탄(구자철+수류탄)'이란 새로운 별명도 붙여줬다. 기성용은 트위터에 "심판 잡아먹겠다"는 글을 남겼다. 잘못된 판정에 어필하는 것은 거친 유럽 무대에서 살아 남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구자철은 장난 섞인 별명 외에 좋은 의미를 지닌 별명도 많이 지녔다. 구자철은 프랭크 램퍼드(첼시)처럼 경기 조율 능력과 득점력을 겸비했다며 '구파드(구자철+램퍼드)'라 불린다. 1970년대 네덜란드 요한 크루이프의 180도 방향을 바꾸는 드리블인 크루이프 턴이 주무기라 '구루이프(구자철+크루이프)'라 불리기도 한다. 구자철은 지난 시즌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임대 신화를 쓰며 1부 잔류를 이끌어 현지 언론으로부터 '아우'쿠(KOO)'스부르크'란 닉네임도 얻었다. 구자철은 청소년 시절부터 주장을 도맡아 '캡틴구(캡틴+구자철)'란 별명도 지녔다. 어머니처럼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챙긴다며 '구줌마(구자철+아줌마)'라 불리기도 한다. 또 구자철은 기부를 생활화해 '구천사(구자철+기부천사)'란 닉네임도 가졌다. 구자철은 지난해 언론에 알리지 않고 백혈병, 희귀 난치병 환아 2명을 돕기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000만원을 기부하는 등 기부와 나눔에 관심이 크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13.02.12 11:07
야구

[톡] ‘김별명’ 김태균 “임팩트 있는 별명 하나만 있었으면”

별명왕"기분 좋지는 않다. 뭘 하든 별명이 생기니까…. 김태균 하면 김별명이라서(웃음). (장)성호 형의 '스나이퍼'처럼 오래 들을 수 있고 임팩트 있는 별명 하나만 있었으면 좋겠다."가족"지금까지 나를 버티게 해준 힘이자 쉴 수 있는 안식처다. 야구를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이다." 한화 이글스"내 고향팀이고 내가 가고 싶었던 팀이었다. 나는 학생일 때 장종훈 코치님이 선수로 활약하는 걸 보면서 야구를 했다. 지금의 나를 키워준 집같은 팀이다."기부"운동을 하면서 집이 어려워 포기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어렸을 때부터 그런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프로에 와서 돈을 벌면서 실천할 수 있게 돼 뿌듯하다. 앞으로도 평생 하고 싶다."(김태균은 지난해 12월 사랑의열매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 원을 기부해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에 가입했다.)우승"한국에서 프로야구를 11년째 하는데 한 번도 우승을 못했다. 일본에 가기 전에도 하고 싶었는데 못했고… 일본(지바 롯데)에서 경험을 해 봤는데 너무 좋았다. 한화에서 꼭 우승을 하고 싶다. 숙제같은 것이랄까."박찬호"나의 우상이었고, 한화에서 함께 뛰면서 야구뿐 아니라 외적으로도 많은 걸 가르쳐준 스승 같은 사람이다."류현진"현진이 때문에 즐거울 때도 있었고, 서운할 때도 있었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지금은 나보다 잘 돼서 돈도 많이 벌고, 메이저리그도 갔지만 내가 보살펴줘야 할 것 같은 동생이다."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내게 많은 기회를 준 대회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보답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이번에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2013.01.10 19:41
야구

3년 만에 등장한 한화의 스타 한대화 감독?

그라운드만큼 인터넷이 뜨겁다. 야구의 왕, '야왕' 한대화 한화 감독을 찬양하는 물결이 거세다. 한화가 5월 중순 후 상승세를 타고, 21일 드디어 7위에 올라서자 한화 팬들은 난리가 났다. 한화 팬들도 포기했던 탈꼴찌에 성공하자 한 감독에게 '야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비록 '7위 감독'이지만 한 감독은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다. 한 감독이 지난 12일 LG전 이후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의도된 욕설을 한 뒤 한화가 싹 달라졌다는 것이다. 15경기에서 9승 6패. 야왕이라는 별명에 한 감독은 "날 놀리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지만 이 소리를 들을 때마다 웃음을 터뜨린다.▶야왕, 3년 만에 등장한 스타한화 팬들은 2008년 후반기 4강 경쟁에서 탈락했을 때부터 승리에, 희망에 굶주렸다. 2009년 구단 사상 최초로 최하위로 떨어져 '국민 감독' 김인식 감독을 떠나 보냈다. 그해 겨울 '김별명' 김태균과 '꽃범호' 이범호를 일본으로 보냈다.전력이 확 약해지자 한화 팬들의 별명짓기 놀이도 시들해졌다. 2010년에도 꼴찌에 그친 한화에는 당분간 희망이 없어 보였다. 올해 4월만 해도 6승1무16패(승률 0.261)에 그쳤다. 3할 승률도 어려워 보였고, 시즌 100패의 위기감이 감돌았다.그러나 5월 12일 LG전 이후 한화는 싹 달라졌다. 마지막 홈대시에 실패해 이마에 피를 흘리는 전현태를 보고, 심판 판정에 흥분하는 한 감독을 보고 선수들이 독해졌다.한화 팬들은 3년 만에 야구 보는 맛을 다시 찾았다. 그리고 한 감독을 '야왕'으로 추대했다. 그동안 승리에 너무 굶주렸기에, 스타를 갖지 못했기에 단기간의 성과를 보고도 '야왕'이라는 극찬을 늘어놓고 있다.인터넷에서는 한 감독의 명언을 수록한 '야왕 어록', 한 감독의 재밌는 사진을 모은 '야왕 갤러리' 등이 만들어지고 있다. 한 경기가 끝나면 조선왕조실록을 패러디 한 '야왕실록'이 등장한다. '야왕 신드롬'이 일어난 뒤 한화 야구가 훨씬 재밌어졌다는 평가다.▶꼴찌들의 왕, 꼴찌들의 희망역대로 모든 영광과 찬사는 1인자 차지였다. '야왕 신드롬'은 이전의 찬양과는 다르다. 단기간에 보여준 성과지만, 게다가 8개 팀 가운데 7위에 그치는 성적이지만 꼴찌들에게 이만큼의 희망을 준 것으로도 팬들은 한 감독을 '꼴찌들의 왕'으로 떠받들고 있다.한 감독의 풍모는 이전까지의 명장들과는 확실히 다른 면이 있다. 그는 시니컬하다. 처음부터 꼴찌 팀을 맡아서인지 마음 편하게 웃거나 자신있게 목표를 제시한 적이 없다. 자신의 리더십을 그럴 듯하게 포장하지도 않는다. 열악한 팀 상황을 설명할 때는 엄살도 떤다.그러나 한 감독은 희망을 놓지 않았다. 연패에 빠져도 부드러운 농담을 할 줄 안다. 거창하게 말하는 대신 촌철살인의 한마디를 던진다. 선수들을 야유하는 것 같으면서도 기분 나쁘게는 하지 않는다. 이런 것들이 모여 '야왕'의 어록이 만들어졌다.최근 한화의 야구도 '야왕'을 닮아가고 있다. 기록들을 보면 확연히 나아진 것은 없지만 희생타가 많고 실책은 적다. 선수들이 끈끈하게 뭉쳐 싸우고 있다. 한화의 실력이 단기간에 좋아질 수는 없다. 그러나 최근 상승세로 자신감을 되찾은 건 분명하다. 척박한 땅에서 작은 희망의 싹을 틔운 것, 그것이 '야왕'의 힘이다.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2011.05.30 10:03
야구

임창용 정면 승부 논란 계속 ‘아쉬움 컸기에...’

그만큼 아쉬움이 큰 탓일게다. 여전히 화제가 되고 이야기는 꼬리를 물고 반복된다. 임창용(야쿠르트)이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 연장 10회초 2사 2·3루에서 일본의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와 정면 승부를 펼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임창용과 이치로의 정면 승부는 26일 밤 방송된 MBC-TV '100분 토론- 한국 야구를 말한다'에서도 가장 열띤 대화 주제였다. 사회자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는 프로그램 시작과 동시에 "결과론이지만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며 출연한 패널들에게 임창용의 정면 승부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먼저 김성한 대표팀 수석코치는 "(김인식) 감독님이 분명히 정면 승부를 하지 말라는 사인을 냈다. 유인구로 어렵게 승부해서 이치로가 속지 않으면 볼넷으로 거르라고 했다. (양상문) 코치가 포수 강민호에게 사인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수석코치는 "웬일인지 임창용이 볼카운트 2-2에서 한 가운데 밋밋한 변화구를 던졌다"며 아쉬워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급조된 대표팀에선 종종 사인미스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바꿔 생각해 일본야구에서 그런 상황이 닥쳤을 때 그들은 어떻게 하는지 보라. (임창용의 승부는) 일본에서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반면 연예인 야구팀 '한'에서 뛰고 있는 방송인 배칠수는 "9회말 동점이 되는 순간, 몸에 있던 아드레날린이 모두 소모돼 설령 역전승을 했다고 해도 더 이상 분출될 기운이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준우승도 충분히 감동적이었고 임창용이 홀로 패전 책임을 짊어지는 것을 안타깝게 여겼다. 한편 임창용이 1995년 해태 데뷔부터 삼성 시절까지 11년을 선수로 데리고 있었던 김응용 삼성 사장은 26일 "임창용은 일부러 정면승부를 한 것"이라고 단정지었다. 선동렬 삼성 감독 역시 ""이해할 수 없는 투구"라며 아쉬워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포수가 일어서서 고의4구를 받게 지시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고 결국 밤잠을 설쳤다. 경기 후 임창용은 KBO 직원을 통해 "사인을 못 봤고 정면 승부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유인구가 실투가 됐다"고 정면 승부를 일부 시인했다. 임창용이 이치로를 삼진 아웃으로 잡았다면 그의 정면 승부가 빛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안타를 맞았기에 무모한 승부가 됐고 여전히 뒷얘기는 계속되고 있다. 한용섭 기자 ▷'임창용 실투', '100분 토론'에서도 갑론을박▷김응룡 “임창용이 던진 공 고의 정면 승부 맞다”▷김인식 “이치로 눈에 어른거려 분해서 한숨도 못 잤다”▷WBC 감동은 ‘메달 색깔’에서 오지 않았다▷ 김태균보다 유명한 김별명 2009.03.2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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