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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심은경 “22년 연기 인생, ‘더 킬러스’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어요” [IS인터뷰]

“신선하고 재밌었어요. 다른 관점에서 영화를 찍는 법을 많이 배웠거든요.”6년 만에 한국 영화 ‘더 킬러스’로 돌아온 심은경은 성숙한 분위기를 풍겼다. 생의 절반 이상을 배우로 살며 갖춘 내공에, 첫 일본 영화 ‘신문기자’로 지난 2020년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주연 수상자다운 관록도 붙었다. 금의환향이지만 내내 겸손했다. 오히려 이번 작품으로 새로 얻은 것이 많다고 힘줘 말했다.지난 23일 개봉한 영화는 동명의 헤밍웨이 단편소설을 김종관 감독, 노덕 감독, 장항준 감독, 이명세 감독이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해석하고 탄생시킨 4편의 살인극을 담은 시네마 앤솔로지다. 심은경은 이를 관통하는 뮤즈로서 각 작품에 주·조연으로 출연했다. 근래 흔치 않은 옴니버스 영화에 출연한 소감을 두고 그는 “배역을 바꿔 촬영하는 게 힘들지 않은지 많이 묻는데, 부담은 없었다. 그 어려움을 혼자가 아닌 감독님들과 함께하며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 나간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 작업해보고 싶던 감독님들 집합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총괄한 이명세 감독의 러브콜에 응한 까닭을 밝혔다.“존경하는 이명세 감독님이 제게 제안을 주셨다니 믿기지 않았죠. 그렇지만 이야기를 처음부터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감독님께 질문을 많이 드렸는데 ‘이해할 필요는 없어. 그냥 이렇게 언젠간 알게 돼. 하던 대로 하면 된다’라고 하셨죠.”영화의 피날레를 장식한 이명세 감독의 ‘무성영화’는 그 ‘하던 대로’ 이상의 과제를 심은경에게 안겨줬다. 화자인 ‘선샤인’이라는 웨이트리스 역을 맡아 과거 우리나라 사회상을 은유하는 메시지를 내레이션으로 읊는 동시에, 고전 무선영화처럼 움직임에 특화된 연기까지 도전했다. “이명세 감독님이 리허설은 필수라고 강조하셨는데 정말 크게 공헌했어요. 매일 틈틈이 대본리딩하고, 동선을 맞추다 보니 제가 20년 연기를 했지만 간과했던 부분이 확실히 있더군요. 반복 연습으로 체화하면서 현장에 가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고, 그렇게 발전시키는 게 연기라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더 킬러스’의 다른 에피소드 또한 연기를 대하는 시각에 변화를 줬다. 그는 “굉장히 퇴폐적이고, 위험한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었기에 제가 욕심을 많이 냈다”며 김종관 감독의 ‘변신’을 돌아봤다. 뱀파이어 바텐더 주은을 연구하며 영화 ‘샤이닝’에서 레퍼런스를 찾거나, 바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도 직접 선곡해 제안했고 그것이 채택되기도 했다. 잘못 납치된 피해자로 나온 노덕 감독의 ‘업자들’을 두고 그는 “짧은 시간 안에 수많은 연기 변화를 펼쳤다. 살려달라고 하다가 광기에 가까운 감정 증폭이 매력적이고 도전해 볼 만했다”고 돌아봤다. 사진 속 모델로만 등장한 장항준 감독의 ‘모두가 그를 기다린다’도 신선했다고 덧붙였다.“연기가 쉽지 않다고 뼈저리게 느껴요. ‘더 킬러스’로도 반성했어요. 끊임없이 반복해 내 것으로 만드는 것도 일의 일부구나, 혹시 그간 놓치지 않았을까. 그래서 제 연기를 이 작품의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지난 2003년 드라마 ‘대장금’에 아역으로 데뷔해 대중성과 평단 양쪽을 사로잡은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심은경이지만, 스스로는 만족보다는 부족을 실감하고 있다. “점점 연기를 잘 모르겠어요. 어쩌면 평생 답을 못 찾을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계속하는 건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고, 그런 작품이 이번처럼 제게 와주기 때문이에요.”이번 작품을 시작으로 ‘낮과 밤은 서로에게’를 비롯한 한국 차기작들이 공개를 기다리고 있다. 일본 활동과도 병행하는 동시에, 다른 나라의 좋은 작품에도 출연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더 킬러스’는 제게 많은 용기를 준 작품이에요. 제 연기적인 실험이면서 이런 다양한 장르의 집합소를 대중에 선보이며 지속가능한 창작의 영감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전환점입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31 11:14
영화

‘더 킬러스’ 심은경 “경험차 가본 日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호명에 경련 나” [인터뷰③]

‘더 킬러스’ 심은경이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주연상 수상 당시를 언급했다.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는 영화 ‘더 킬러스’에 출연한 배우 심은경의 인터뷰가 진행됐다.이날 심은경은 일본 진출 이유에 대해 “어릴 때부터 해외 진출도 많이 생각했다. 한국 뿐 아니라, 다양한 나라나 언어의 영화들, 좋은 작품이 있으면 국적이 어디든 작품활동을 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고, 그중 하나가 일본이었다”라며 “때마침 2018년도 즈음 일본 소속사와 계약하게 되어 타이밍 맞게 일본 진출하게 됐다”라고 운을 뗐다.이어 “저도, 그 누구도 일본에서의 성과는 예상하지 못했다. 단지 일본 영화의 재미를 느껴보고 현장을 경험하면 좋겠다며 천천히 필모그래피를 해나가려 했는데 너무 생각보다 잘 되어서 얼떨떨했다”라며 “처음이자 마지막일 텐데, 내가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을 다 가보는구나, 경험 삼아 너무 즐겁게 즐기는 와중에 ‘퍼펙트 데이즈’의 야쿠쇼 코지 씨가 저를 호명하셨다”라고 2020년도 시상식 당시를 돌아봤다.그러면서 “대배우가 저를 부르니 너무 놀라서 걸어 나가는데 경련이 일어났다. 정말 아무런 코멘트도 준비해 가지 않았다”라며 “제 예상외의 성과를 거두게 되어 저로서는 감사하고 겸손하게 노력하며 해야겠다는 다짐의 계기가 됐다”라고 덧붙였다.그렇다고 한국 활동을 멈췄던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심은경은 “영화 ‘별빛이 내린다’는 오픈 준비 중이다. 또 말씀드릴 순 없지만 촬영 마친 작품도 있고. 김종관 감독님 신작 ‘낮과밤은 서로에게’에도 출연하게 돼서 공개 날만 기다리고 있다”라면서 “앞으로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병행하고 싶다. 그사이에 다른 나라 좋은 작품이 있다면 출연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한편 ‘더 킬러스’는 동명의 헤밍웨이 단편소설을 대한민국 대표 감독 4인이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해석하고 탄생시킨 4편의 살인극을 담은 시네마 앤솔로지. ‘조제’ 김종관 감독, ‘연애의 온도’ 노덕 감독, ‘리바운드’ 장항준 감독,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명세 감독이 각 에피소드를 연출했다. 오는 23일 개봉.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21 12:25
영화

심은경 “고창석, ‘더 킬러스’ 촬영 이틀 전 합류…내용 이해 못 한 것 같다고” [인터뷰①]

심은경이 ‘더 킬러스’ 중 이명세 감독 ‘무성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고창석 배우와의 호흡을 언급했다.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는 영화 ‘더 킬러스’에 출연한 배우 심은경의 인터뷰가 진행됐다.이날 심은경은 “얼마 전 고창석 선배가 출연하신 라디오 ‘두시의 데이트’에서 안영미 DJ가 영화 내용을 알고 찍었냐고 물어보셨다. 그때 이명세 감독님께서 ‘알고 찍은 걸로 좀 해줘요’ 라고 하셨는데, 선배님이 ‘걔(심은경)도 모르는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셨다”라고 운을 뗐다.이어 “선배님은 이틀 전에 촬영에 급하게 합류하시게 됐다. 그때 만난 저를 두고 ‘(내용을 이해 못해) 멘탈이 나간 표정이었다. 그런데 더 모르는 내가 오니까 마음이 편해진 것 같더라’라는 말씀 해주셨다”라며 “선배님 아니었으면 제가 ‘무성영화’에서 그런 새로운 연기를 못 해봤을 것 같다. 현장에서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감사를 전했다.‘더 킬러스’의 마지막 에피소드 ‘무성영화’는 찰리 채플린이 출연한 고전 무성영화를 오마주해 배우들의 움직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심은경은 “(극 중) 제가 망치로 사람을 때리려다가 주먹을 스윽 푸는 장면이 있다. 감독님이 그런 섬세한 연기를 고창석 선배한테 배우라고 말씀해주셔서 조언을 구했더니 선배님이 ‘뭐 그냥 주먹을 콱 해서, 힘을 촤악 빼’라고 가르쳐주셨다”라고 설명했다.한편 ‘더 킬러스’는 동명의 헤밍웨이 단편소설을 대한민국 대표 감독 4인이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해석하고 탄생시킨 4편의 살인극을 담은 시네마 앤솔로지. ‘조제’ 김종관 감독, ‘연애의 온도’ 노덕 감독, ‘리바운드’ 장항준 감독,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명세 감독이 각 에피소드를 연출했다. 오는 23일 개봉.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21 12:09
영화

“1작품 4인 감독” 연작 온다…영화 ‘더 킬러스’→티빙 ‘대도시의 사랑법’

관점도 색깔도 다른 감독들이 한가지 작품을 완성하면 어떤 그림이 나올까. 한 작가가 쓴 연작 소설을 4인의 감독이 영상으로 재해석한 작품 두 편이 관객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영화 ‘더 킬러스’와 시리즈판 ‘대도시의 사랑법’이다. 두 작품은 각 에피소드가 독립된 완결구조를 가졌지만, 한 편으로 엮여 하나의 이야기처럼 여겨질 형식으로 제작됐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더 킬러스’는 동명의 헤밍웨이 단편소설을 네 명의 감독이 각기 다른 시각으로 해석한 살인극을 담은 시네마 앤솔로지다. ‘조제’ 김종관 감독, ‘연애의 온도’ 노덕 감독, ‘리바운드’ 장항준 감독,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명세 감독까지 내로라 하는 한국 감독들이 연출하고, 6년 만에 한국 영화에 돌아온 배우 심은경이 뮤즈가 돼 극의 중심을 잡아 주목받았다.영화는 원작의 설정을 따라 한 식당에서 타깃을 기다리는 킬러들의 이야기를 공유한다. 이 프로젝트의 기획과 총괄 크리에이터를 맡은 이명세 감독은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르적인 힘을 갖고 있으며, 헤밍웨이가 이 소설을 썼을 때 분위기도 이 영화를 기획했을 때와 비슷해 네 편의 다른 영화지만 한 편의 이야기처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감독들이 ‘각기 다른 영화를 하나로 관통할 폭 넓은 배우’라며 캐스팅 한 심은경은 주조연을 넘나들었다. 모든 작품에 출연한 그는 “어려움도 느꼈으나 고비를 넘겼다는 느낌보다는 즐기면서 촬영했다”면서 “연기를 처음 했을 때가 많이 떠올랐다. 긴장도 했지만 즐겁고 계속 잘해나가고 싶다는 감정을 다시 찾게 해준 소중한 작품”이라고 소감을 밝혔다.‘더 킬러스’는 개봉 전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뉴욕아시아영화제, 판타지아영화제, 시체스영화제 등 유수 영화제에 초청됐다. 외신에서는 “다양한 감독, 다양한 스타일, 다양한 톤이 모여 만들어 낸 유쾌하고 재미있는 영화적 모자이크”(Cinema daily us) 등 호평했다. 오는 21일 공개되는 티빙 시리즈 ‘대도시의 사랑법’은 박상영 작가의 동명 연작 소설의 모든 에피소드를 영상화한 작품이다. 앞서 에피소드 ‘재희’만을 영상화해 개봉한 김고은, 노상현 주연 영화와는 달리 4명의 감독이 마치 장르도 다른 듯한 저마다 스타일로 2편씩 연출해 기대를 높인다. 멜로·로맨스 영화로 정평 난 ‘8월의 크리스마스’ 허진호 감독,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홍지영 감독부터 충무로 라이징 감독인 손태겸 감독과 김세인 감독이 함께 완성했다. 시리즈는 주인공인 퀴어 정체성을 가진 작가 고영(남윤수)이 매 에피소드 다양한 인연을 만나며 전개된다. 배우 남윤수가 고영 역을 맡았으며, 원작 소설을 쓴 박상영 작가가 직접 각본을 맡았다. 남윤수는 기자간담회에서 “감독님마다 피드백도 다르고, 촬영기법, 톤도, 조명도 달랐다. 각각의 매력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허진호 감독은 ‘대도시의 사랑법’을 연출한 까닭에 대해 “이들의 사랑이 (남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라며 “다르지 않다는 걸 어떻게 보여줄까,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어떻게 하면 인정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이 드라마를 보고 나서 이들의 사랑이 다르지 않다는 게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작품은 단순히 소규모 단편을 엮는 방식이 아닌, 기획 단계부터 유기성을 염두하며 제작됐다는 점에서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도전이다. 시리즈 ‘대도시의 사랑법’ 마지막 에피소드를 연출한 김세인 감독은 “특별한 시스템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가편집까지는 앞의 촬영분을 모르는 상태였는데 후반 작업 때 공유된 걸 보면서 하나의 시리즈구나 생각했다”며 “에피소드 초반부터 봤을 때 점점 감정의 폭이 달라진다고 느꼈다. 이어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더 킬러스’를 총괄한 이명세 감독은 ‘지속 가능한 영화’를 꿈꾸며 이 같은 형식에 도전했다고 취지를 밝히며 “자본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창작의 자유로움을 가져 ‘윈윈’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기 다른 영화지만 한 작품처럼 보였으면 좋겠고 관객들 스스로가 기승전결을 만들어갈 수 있는 열린 영화가 되길 바랐다”고 부연했다.장항준 감독 또한 “근래 하지 않았던 새로운 도전의 일원이 돼 자부심도 있다”며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다채로운 색감의 영화라 눈과 귀, 머리가 즐거웠다. 이 작품이 부디 손익분기점을 넘겨서 이런 용기 있는 기획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소망을 전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21 05:40
영화

[빌드업 코리아] 한선화 “지독함, 또 다른 성장동력” [창간55]

“올 상반기는 수확의 해였던 거 같아요. 많은 사랑을 주셔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영화 ‘파일럿’과 드라마 ‘놀아주는 여자’로 흥행 2연타에 성공하며 또 한 번 커리어 정점을 경신한 배우 한선화가 일간스포츠 창간 5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서울 중구 KG타워를 찾았다.한선화는 “정말 오랜만에 일간스포츠 사옥에 와보는 거 같다. 신인 시절 생각이 많이 난다”며 해사하게 웃었다. “데뷔 때부터 인연을 쌓아왔던 매체라 감회가 더 새로운 거 같아요. 인터뷰로나마 55주년을 함께 축하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고 또 감사드려요.”작품으로 큰 사랑을 받은 직후 마주한 자리인 만큼 한선화에게도 축하 인사를 먼저 건넸다. “뿌듯하면서도 감사함이 크다”고 운을 뗀 그는 “특히 제 작품으로 ‘웃었다, 힘을 얻었다’는 말을 들었을 땐 오히려 제가 응원받는 느낌이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올 상반기 일궈낸 한선화의 성취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우연이나 기적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지난 2009년 걸그룹 시크릿으로 정식 데뷔한 그는 여느 연기돌과 달리 조단역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갔다. 출발점은 2013년 방송된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이었다. 이후 ‘신의 선물-14일’, ‘장미빛 연인들’, ‘자체발광 오피스’ 등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배우로 자리 잡았고, 2021년 ‘술꾼도시여자들’로 ‘인생캐’를 만나며 연기 인생 첫 전환점을 맞이했다.한선화는 아이돌이란 수식어를 완전히 떨쳐내고 배우로 안착하기까지, 지치지 않을 수 있었던 동력을 묻는 말에 “지독함이 아닌가 한다”며 미소 지었다. “작품을 하면서 늘 저의 지독스러움을 보는 거 같아요. 이 작품, 캐릭터를 잘 해내고 싶은 끈질긴 욕구 혹은 열정이 있죠.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본 맛을 알기 때문에 계속 반복하는 거 같고요. 성취감이 주는 행복이 있죠.” 한선화의 ‘지독스러움’은 최근에도 발휘됐다. 한선화는 추석 직전 크랭크업한 김종관 감독의 신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를 떠올리며 “호락호락하지 않은 역할이라 촬영 내내 스스로를 괴롭혔다”고 장난스레 혀를 내둘렀다. 물론 그러면서도 “또 하나의 꿈을 이룬 느낌”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원래 김종관 감독님 팬이에요.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처럼 잔잔하고 감성적인 작품도 좋아하고요. 그래서 예전부터 막연하게 함께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이 작품 제안을 받은 거죠. 감독님 작품을 하게 된 것만으로 행복한 시간이었어요.”스스로 생각하는 성장 동력이 지독함이라면, 타인이 바라본 배우 한선화의 힘은 경험의 소중함을 알고 현재를 즐길 줄 아는 유연함에 있다. 실제 한선화는 작품이나 캐릭터의 경중에 구애받지 않는 배우이자, 이미지 소비 혹은 고착화에 대한 타인의 기우조차 자신의 무기로 활용할 수 있는 배우다. “특정 이미지 자체도 관련 작품이 사랑받았기에 가능한 평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고민보다는 순간을 즐기며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죠. 세상에 쓸모없는 경험은 없고, 결국 제가 걸어온 길이 새로운 기회를 주더라고요. 지나고 보니 그렇다는 걸 깨달은, 현재의 결괏값이 있기에 할 수 있는 말이죠. 가깝게는 김종관 감독님 영화도 그렇게 연결됐고요.”현재 차기작 검토에 한창이라는 한선화는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모으는 이 순간이 너무 소중하다. 흥행 여부를 떠나서 크든 작든 매 작품, 캐릭터가 절 성장하게 만들어줬으니 고마울 따름”이라며 “이것들을 딛고 앞으로 나아갔고 또 그렇게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늘 제게 주어진 걸 열심히 하려고 해요. 그렇게 버티다 보면 좋은 날은 반드시 온다고 믿고요.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 그리고 일간스포츠도 저의 곁에서 변함없이 좋은 정보를 나눠줄 수 있는 매체로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항상 응원하겠습니다.(웃음)”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9.26 06:00
영화

김종관→이명세 4인4색 감독作 ‘더 킬러스’ 부국제 초청·10월 개봉 [공식]

김종관, 노덕, 장항준, 이명세 독보적인 스타일을 지닌 네 감독이 한 작품으로 만난 ‘더 킬러스’가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고 배급사 루믹스미디어가 밝혔다. ‘더 킬러스’는 헤밍웨이의 동명 단편소설을 대한민국 대표 감독 4인이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해석하고 탄생시킨 4편의 살인극을 담은 시네마 앤솔로지. 제23회 뉴욕아시아영화제, 제28회 판타지아영화제에 이어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까지 연이은 영화제 초청 소식으로 눈길을 끈다.‘더 킬러스’는 그해의 다양한 대표작 및 최신작을 선보여 동시대 한국영화의 역량과 흐름을 만끽할 수 있는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또한 영화제 초청 소식과 더불어 “좋아하는 감독님, 배우들과 즐겁게 참여한 작품이 부산영화제에 초청되어 영광스럽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해보는 새로운 장르적 도전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김종관 감독), “여러 감독님들과 함께한 영화로 초청받아 굉장히 뜻깊다. 다채로운 장르적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극장에서도 곧 만날 수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노덕 감독),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진심으로 기쁘다. 각자 다른 매력의 영화들에 대해 많은 기대해주면 좋겠다”(장항준 감독), “다른 색, 다른 장르, 다른 이야기가 어우러져 빚어진 영화의 난장! 시네마 앤솔로지 ‘더 킬러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이명세 감독) 등 네 감독의 소감을 전했다.‘최악의 하루’, ‘조제’ 김종관 감독, ‘연애의 온도’, ‘글리치’ 노덕 감독, ‘리바운드’, ‘오픈 더 도어’ 장항준 감독, ‘인정사정 볼 것 없다’, ‘형사 Duelist’ 이명세 감독이 의기투합한 ‘더 킬러스’는 대한민국 감독들의 다채로운 색깔과 개성을 한 번에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뿐만 아니라 심은경, 연우진, 홍사빈, 지우, 이반석, 오연아, 장현성, 곽민규, 이재균, 고창석, 김금순 등 세대별 대세 배우들이 합류해 인상 깊은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한편 ‘더 킬러스’는 오는 10월 정식 개봉해 관객들과 만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9.04 17:42
연예일반

안소희, 영화 ‘달이 지는 밤’ GV 성료…“오랫동안 고민하며 만든 영화”

배우 안소희가 ‘달이 지는 밤’으로 관객과 만났다. 안소희는 지난 17일 영화 ‘달이 지는 밤’ GV에 참석했다. 이날 안소희는 “오랜만에 관객들과 만나서 기쁘다. 가을과 어울리는 영화 많이 즐겨줬으면 좋겠다”는 정감 어린 인사로 관객과의 대화를 시작했다. ‘달이 지는 밤’을 통해 세 번째 호흡을 맞춘 안소희와 김종관 감독은 관객들의 질문에 답변하며 깊이 있는 대화를 이어갔다. 안소희는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에 대해 “김종관 감독님이 어떤 모녀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같이 준비해보지 않겠냐고 말했다. 기획도 좋았고, 장면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을 뿐인데도 끌림이 컸다. 감독님과 오랫동안 대화하고 고민하며 만들어갔다”고 말했다.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묻자 그는 “거리에서 천천히 걷는 모습이 담긴 마지막 장면을 가장 좋아한다. 쓸쓸함과 많은 감정이 혼재된 느낌이었다. 새벽 일찍 촬영했었는데, 실제로도 안개가 많이 껴있어 그 분위기가 작품에 고스란히 담긴 것 같다. 핸드폰 사진첩에도 유난히 그날의 사진이 많이 남아있을 정도로 애정이 크다. 날씨와 공간이 주는 분위기가 좋아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도 밝혔다. 안소희는 작품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한 관객과의 대화를 이어갔다. 그는 종료 후에도 GV를 찾은 관객들 한 명 한 명에게 눈인사로 화답하고 포스터에 사인을 하며 감사함을 표했다. ‘달이 지는 밤’은 무주를 떠난 사람들과 남은 사람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담은 영화다. 오는 22일 개봉한다. 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2.09.21 10:10
무비위크

'어나더레코드' 신세경 "있는 그대로 내 모습 담겨 신기했다"

신세경이 다큐멘터리 장르에 도전한 소감을 전했다. 2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seezn(시즌) 오리지널 영화 '어나더 레코드(김종관 감독)' 기자간담회에서 신세경은 "일단 카메라 앞에 있는데 어떤 역할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담기는게 신기했다"고 말했다. 신세경은 "촬영 때도 그 자체만으로 신기했기 때문에 작품을 봐도 익숙하지 않은 느낌일 것 같다. 브이로그와도 또 다르다"고 설명했다. 신세경은 서촌을 배경으로 신세경의 모습을 보여준다. "감독님께서 워낙 잘 알고 계시는 장소라 숨은 보석들을 소개해주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친구들과 가끔 전시회 같은 것을 보러 가기는 했지만 잘 알고 있는 동네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이전보다 훨씬 친숙하고 '그 지역에 대해 잘 안다'는 느낌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내가 정서적으로 빠른 변화, 빠른 호흡을 힘들어 하는 편인데 그 동네의 템포가 내 정서와 잘 들어맞는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어나더 레코드'는 모두가 아는 신세경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다룬 시네마틱 리얼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아름다운 서촌을 배경으로 신세경의 시선을 따라가며 펼쳐지는 정겨운 일상, 그리고 신세경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28일 seezn(시즌)을 통해 공개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1.10.22 11:33
연예

[알쓸신곡] 세븐틴 원우&민규 그리고 이하이, 사랑과 우정사이

※알고 들으면 쓸모있는 신곡. '알쓸신곡'이 오늘의 노래를 소개합니다. 매일 쏟아지는 음원 속에서 모르고 놓치면 후회할 신곡을 추천해드립니다. 갑자기 찾아온 사랑에 우정이 흔들린다. 원우, 민규는 청춘의 위태로운 우정의 순간을 노래와 연기로 표현했다. 원우, 민규는 디지털 싱글 'Bittersweet (Feat. 이하이)'(비터스위트)를 발표했다. 세븐틴이 2021년 선보이는 'Power of ‘Love’'(파워 오브 러브) 프로젝트의 첫 시작이다. 세븐틴의 힙합팀에서 랩 포지션을 맡고 있는 원우와 민규는 팬들의 예상을 깨고 보컬의 매력을 담아냈다. 직접 작사에 참여해 달콤한 사랑의 유혹에 흔들리는 청춘의 딜레마를 그려냈다. 뮤직비디오는 정우성 이정재의 브로맨스를 담은 영화 '비트'를 떠올리게 한다. 비를 함께 맞고 밤거리를 달리는 등 청춘을 상징하는 씬들을 담았다. 원우, 민규는 우월한 피지컬에 감성 연기까지 선보이며 몰입도를 높였다. 원우는 "가사를 통해 세븐틴이 전하고자 하는 2021 프로젝트에서 벗어나지 않고자 노력했고, 뮤직비디오는 김종관 영화 감독님과 함께 촬영했는데 실제 영화를 찍는다 생각하고 촬영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민규는 "우리 둘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노력했고, ‘가장 잘 어울리는 게 뭘까?’라는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고 작업 과정을 전했다. 'Bittersweet'은 원우의 '사랑은 어쩌다 사랑이 됐을까'란 노랫말로 시작된다. 민규는 '이기심은 커져 결함이 돼/ 우리 사이의 빈틈을 채우고/ 채울수록 마음의 빈칸은 더 비워져...우리를 끝없이 망칠 상상은 날 삼켜/ 더욱더 단꿈을 꾸게 해'라며 어느 하나도 완벽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청춘을 그렸다. 아웃트로에선 '놓쳐버리기 싫어서 너를 놓아'라는 가사가 듣는 이들의 다양한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원우는 "노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목소리의 멤버들을 선택했기 때문에 조금 더 성숙한 매력이 담겨 있다. 세븐틴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민규는 "조금 더 진지하고 성숙한 모습이 매력 포인트"라면서 "피처링을 이하이 선배님께서 함께 해주셨기 때문에 이 부분이 가장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21.05.28 18:00
무비위크

[현장IS] "아픔·상실의 공감"…'아무도없는곳' 김종관 세계관 확장(종합)

김종관 감독의 세계관이 또 한번 펼쳐진다. 17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는 영화 '아무도 없는 곳(김종관 감독)'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종관 감독과 배우 연우진, 이주영, 윤혜리가 참석해 영화를 처음 공개한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아무도 없는 곳'은 어느 이른 봄, 7년만에 서울로 돌아온 소설가 창석이 우연히 만나고 헤어진 누구나 있지만 아무도 없는 길 잃은 마음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김종관 감독은 "형식적인 실험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전작에서도 조금씩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여러 층이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 영화 같은 경우는 한 인물이 여러 인물들을 만나면서 심적인 변화를 겪는다.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에 차이가 있다. 영화라는 매체를 이용해 만들 수 있는 표현들에 대해 고민했고, 영화로 전할 수 있는 말과 그림자에 대해 집중했다"고 말했다. 창작자로 설정된 창석에 대해서는 "창석은 창작적인 변화를 겪는다. 자기가 생각하는 창작의 말을 하지만, 내적인 변화로 인해 바뀌는 부분도 있다. 그것이 내 창작적인 관점은 아니지만, 그간 대부분 작은 영화들을 해오면서 내적인 목적들이 많았다. 창작적으로 성취하고 싶은 고민을 하면서 이야기를 만들다 보니 거기에 대한 숙제들도 크게 느끼는 것 같다. 고통도 있고 무력함도 있고 스스로 싸우기도 한다. 이번에 창석을 만들고 보면서 그런 부분에도 한번 들어가 본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영화를 이끈 연우진은 아내가 있는 영국을 떠나 서울로 돌아온 소설가 창석 역을 맡았다. 과거와는 다른 모습의 서울을 정처없이 걷고 또 걷는 창석은 우연히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며 다른 이야기를 듣고, 들려준다. '더 테이블'에 이어 김종관 감독과 호흡을 맞추게 된 연우진은 "바쁜 시간을 사는 일상에서 감독님과의 작업은 순간 순간 감동이다. 감독님과 만나고 작품을 하면 내 인생에 있어서도 어느 순간 잠시 가만히 서서 그 시간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된다"며 "연기자로서, 인생에 있어 필요한 시간인 것 같기도 하다. 많이 편안해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번에 창석을 연기하면서는 내 마음 속의 어떤 것들을 비워내려 노력했다. 바쁘게 달려 온 시간 속에서 나도 모르게 꾸며낸 모습들이 많이 있었데, 그런 것들을 없애고 지워내고 비워가는 작업을 했다"며 "같이 호흡을 맞춘 모든 인물의 이야기를 온전히 들어주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창작자 캐릭터를 연기하며 실제 김종관 감독의 모습을 투영시키거나 도움을 받지는 않았냐"는 질문에는 "어떤 분들은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 '아무도 없는 곳'까지 '종로구 3부작 아니냐'는 말씀을 하시더라. 감독님이 워낙 잘 알고 있는 장소를 배경으로 익숙한 주제를 관통하는 형식과 글들을 보면서 '어느 작품보다 하고 싶은 것을 다 표현 하시겠구나'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늘 그런 믿음을 갖고 감독님 작업실을 찾아 갔다"고 언급한 연우진은 "때마다 작품 이야기를 깊이 한다기 보다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의 스타일을 확인하게 됐다"며 "그러다 한번은 감독님과 위스키 바에 갔는데 재즈 음악을 들으면서 허공을 응시하고 계신 모습을 보는 순간 '아, 창석의 색깔을 이런 톤으로 잡으면 되겠다'는 영감을 얻었다. 적적함과 공허함이 큰 미쟝센으로 다가왔다. 거기도 역시나 종로구 어딘가 바였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주영은 극중 기억을 사는 바텐더 주은으로 분해 한 에피소드를 완성했다. 틈틈이 시를 쓰는 것으로 마음을 풀어내는 어느 바의 바텐더 주은은 교통사고로 기억을 통째로 잃은 채 종종 바에 오는 손님들에게 재미있는 기억을 사 빈 기억을 채워 넣는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김종관 감독님이 여태 작업하셨던 영화들과 연결이 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한 이주영은 "그렇기 때문에 '나도 감독님의 세계관에 참여할 수 있겠다' 그런 마음이 들어서 반가웠고 감사했다"고 밝혔다. 주은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는 "주은이는 아픔이 있다. 다만 그 아픔에 대해 빠져 슬퍼하거나 낙담하지 않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픔이 있어도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 때론 어린아이 같기도 하고 덤덤한 사람 같기도 하지만 결국 강한 사람이라는 분석으로 임했다"고 털어놨다. 윤혜리는 창석의 새 소설 출간을 준비 중인 출판사의 편집자를 연기했다. 창석이 쓰는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재미있다고는 말하지 않는 알 수 없는 그녀는 오후와 저녁의 경계에서 사라지는 빛을 바라보며 인도네시아 유학생이었던 남자친구, 그리고 평생 기억할 아픈 입려에 대해 덤덤히 고백한다. 윤혜리는 "걸으면서 이야기하는 장면을 표현해야 했기 때문에 언어에 더 신경을 섰다. 유행어도 없고 축약어도 없이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 '관객들에게 이 언어가 어떻게 하면 더 편하게 들릴 수 있을까'라는, 어쩌면 기술적인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주영과 윤혜리는 각각 호흡맞춘 연우진에 대한 이야기도 남겼다. 이주영은 "부드러운 힘이 있는 배우 같다"고 표현했고, 윤혜리는 "영화 속 스토리와 연이어 '학창시절 한번쯤은 좋아해 봤을 법한 선배다'는 설정을 나 혼자 했다. 그리고 그러한 몰입을 하기 좋은, 정말 훈훈한 선배님이었다"는 진심을 표해 눈길을 끌었다. 김종관 감독은 영화의 오프닝을 장식한 이지은에 대해서는 "전작의 세계관에서 더 나아가고 싶다는 욕구가 이 영화를 만들게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지은과 작업한 '페르소나' 속 이야기와도 연결돼 있다고 생각햇다. 실제 비슷한 시기에 쓰여졌고, 고민 끝에 나온 자매품 같은 느낌의 작품이다. 그래서 이지은 배우와도 의논을 했고 고맙게도 참여를 해줬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종관 감독은 "시국과 조금 비교를 하자면, 우리 영화는 철저히 거리두기를 하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며 "사랑, 나이, 늙음, 죽음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는데, 동경 혹은 희망 등 관객 개개인이 생각하는 가치를 얻어가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당부했다. 한 편의 시처럼 잔잔하게 흐르는 '아무도 없는 곳'은 31일 관객들과 만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3.1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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