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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준비하는 4년... 김민재가 리더로서 수비라인 이끌어야 한다 [김형일 카타르 관전평]

역시 ‘세계 최강’ 브라질 축구다. 어려운 경기가 될 수밖에 없었다. 대표팀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네이마르에게 초반 두 점을 내주면서 급격히 무너졌다. 선수들에게 끼치는 대미지가 컸다. 세계 최강 축구팀을 상대로 초반에 연이어 실점하면 멘털이 흔들린다. 페널티킥(PK) 판정은 정심이라고 본다. 네이마르는 골키퍼의 타이밍을 정말 잘 뺏더라. 황희찬은 컨디션이 좋았다. 팀을 위해 한 발이라도 더 뛰어 득점해야 한다는 각오가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초반에 돌파가 잘 통하니, 자신 있게 중거리 슛도 시도하더라. 이번 대회는 대표팀 선수 모두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 누가 들어가든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확실히 이해하고 뛴다는 느낌이 들었다. 선수들이 파울루 벤투 감독을 칭찬하는 이유가 있었다. 대표팀은 완전히 수비로 잠그는 축구를 했다고 볼 수는 없다. 공격을 시도했다가 잘 풀리지 않아 수비 중심으로 간 것으로 느껴졌다. 경기 초반부터 전방 압박을 시도하기보다 하프 라인까지 진을 치며 올라갔다가 상대 공격을 끊었을 때 역습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브라질이 했던 축구를 오히려 우리가 했으면 더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었을 것이다. 비니시우스와 하피냐는 역시 수준이 다른 윙포워드였다. 각각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 아닌가. 대표팀 측면 수비수들이 일대일 돌파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진다는 평가가 있던데, 그건 실력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일대일로 비교 대상으로 평가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체급 차이가 너무 났다. 그래도 김문환과 김진수가 최선을 다해서 뛰어줬다. 카타르 대회에서 대표팀의 수비는 보여줄 수 있는 100%의 전술을 보여줬다. 축구는 득점하는 스포츠다. 당연히 수비는 실점할 수밖에 없다. 수비는 수동적으로 상대 공격수가 뛰는 걸 보고 상황을 판단할 수밖에 없다. 대표팀 포백 수비는 라인 컨트롤이 돋보였다. 올릴 땐 올리고 내릴 땐 내렸다. 공중볼 경합에서 완전히 진 것도 아니다. 득점 기회에서 공격수의 개인 기량만으로 골을 넣는 것을 제외하면은 모든 상황은 감독의 지도 역량에 영향을 받는다. 라인 컨트롤, 협력 수비 등 감독에 따라 대표팀의 수비 조직력은 천차만별이다. 수비는 개개인의 역량으로 완성되는 건 아니다. 대표팀은 4년 동안 수비 조직력을 강화하기 위해 발을 맞췄다. 훈련을 많이 했을뿐더러 본인들이 주도적으로 미팅을 열었다. 월드컵이 끝났다. 4년을 또 준비해야 하는 대한축구협회와 새로운 감독은 조직적으로 완성된 수비를 위해 계속해서 실험할 것이다. 4년 후면 김영권과 김진수도 적지 않은 나이다. 언제까지 대표팀에서 뛰어줄 수 있을지는 그들의 컨디션에 달려있다. 이제 김민재가 리더로서 이끄는 상황이 더 많아질 것이다. 대표팀에 이름 올리는 수비수들도 경쟁을 통해 더 발전해야 한다. 대표팀 선수들은 카타르 대회에서 한국 축구의 수준을 올렸다. 다들 힘들게 고생했다고 충분히 전해 들었다. 사상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 달성에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죄송하지 않아도 된다. 칭찬을 받을 만큼 최선을 다해줬다. 앞으로 이 선수들이 대한민국 축구를 이끌고 가야 한다.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대표팀 축구가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형일 축구 해설위원·전 국가대표 수비수 2022.12.07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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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일 카타르 관전평] 체력 소진 벤투호, 브라질전 초반 승부수 던져라

내가 참가했던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리는 사상 첫 원정 16강에 진출했다. 대표팀 목표는 항상 16강 진출이었다. 하지만 2014 브라질, 2018 러시아 대회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위기의 순간에 카타르에서 16강을 이뤄낸 후배들이 너무 멋지다.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처럼, 2022년 파울루 벤투 감독이 다시 한번 축구로 한국을 뒤집어놨다. 12년 전과 비교를 해보자면,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월등히 좋아졌다. 세계 어느 팀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다. 이전 한국 축구는 ‘악착같이 뛰는 스타일’이었지 않나. 이번에는 긴 패스 위주의 '힘 있는 축구'보다 짧은 패스 축구를 했다. 축구에 정답은 없다지만, 빌드업·전방 압박·중원 싸움 등 현대 축구의 추세에 잘 따라갔다. 한국이 아시아를 대표해 이렇게 발전했다는 게 축구인으로서 너무 감사하다. 자, 이제는 16강전이다. 내 경험상 선수들은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뤄 안도했을 것이다. 그런데 월드컵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최고의 수준에 있는 선수들 아닌가. 안도는 하루 만에 끝났을 것이다. 벤투 감독과 코치진이 ‘다시 한번 기적을 만들어보자’라는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다. 브라질을 만나게 됐지만, 축구공은 둥글다. 어떤 일이든 벌어진다. 한국 전력이 브라질에 비해 열세인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브라질은 선발 라인업을 모두 교체해도 매우 수준 높은 선수들이다. 예비 명단으로 50명을 차출해도 이 선수들은 각 리그 에이스다. 달라지는 건 없다. 우리는 우리의 축구를 해야 한다. 이기고 지는 게 문제가 아니다. 조별리그에서 우리가 했던 축구로 똑같이 맞붙어야 한다. 브라질은 카메룬과 조별리그 3차전(0-1 패)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조 1위가 확정이었을 테니,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반면 한국은 1~3차전을 전력으로 뛰었다. 브라질은 한국 선수들이 체력이 바닥났다는 부분을 알고 있다. 브라질은 경기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해 이른 시간 선제 득점을 노릴 것이다. 리드를 빼앗기면 한국이 급격하게 무너진다고 판단할 것이다. 초반에 더 집중해야 한다. 90분 내내 뛰어야 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이 빠르게 떨어질 것이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브라질을 상대하는 게 점점 어려워진다고 본다. 경기 초반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브라질은 토끼이고, 우리는 거북이다. 토끼가 쉬엄쉬엄할 때 한 방의 득점으로 분위기를 잡아야 한다. 포르투갈전에서 선수들은 과감하게 플레이하고 싶어 했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더라. 이미 1·2차전에서 120%의 힘을 쏟았기 때문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게 천만다행이었다. 전반이 끝나기 전에 김영권이 동점 골을 만든 게 컸다. 우리 선수들은 컨디션이 저하된 상태에서 브라질전을 치른다. 조규성도 자신이 원하는 만큼 높이 뛰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은 조별리그 내내 상대보다 한 걸음 더 뛰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우리가 상대보다 약해. 하지만 열심히 뛴다면 잡을 수 있어’라는 마음가짐이 열정적으로 뛸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동료를 위해 희생하는 정신도 돋보였다. 브라질전에서도 서로 돕고 의지한다면 못 할 게 없다. 후회 없는 한판 대결을 하기를 바란다. 김형일 축구 해설위원·전 국가대표 수비수 2022.12.0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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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일 카타르 관전평] 김민재 부상 여파... 수비 라인 물러서면 답이 없다

속상하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이 안갯속이다. 다음 달 3일 예정된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H조 3차전을 무조건 이겨야 한다. 지금까지 대표팀의 두 경기를 지켜보면서, 이전 월드컵보다 선수들의 기량이 확실히 올라왔다는 걸 느꼈다. 4년 동안 준비해왔던 색깔을 잘 보여주고 있다. 불운하게 좋은 결과가 따라오지 않았을 뿐이다. 죽을 둥 살 둥 뛰는 후배들이 안타깝다. 가나 선수들은 패스 위주의 축구보다 개인 기량에 의존한 돌파를 했다. 돌파는 좋았다. 하지만 경기 초반을 보면, ‘대표팀이 가나를 이길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속 코너킥을 계속 시도하지 않았나. 그때 한 골만 들어갔더라면 분위기를 완전히 잡을 수 있었다. 반면 가나는 어려운 흐름에서 잘 버텼고, 자신들이 흐름을 가져왔을 때 득점에 성공했다. 그 차이였다. 대표팀은 전반에 세트피스 상황에서만 2실점을 했다. 첫 번째 실점에선 대표팀은 파울을 하지 않아도 될 장면에서 파울을 범했다. 이후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비를 두 줄로 세우더라. 두 줄 수비로 라인을 내리기보다 일직선 수비를 세워 라인을 끌어올렸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했다. 라인을 올렸다면 크로스가 넘어오더라도 문전에서 넥스트 플레이로 득점하기 까다로웠을 것이다. 세 번째 실점이 뼈아팠다. 이냐키 윌리엄스가 헛발질했다. 뒤에 있던 모하메드 쿠두스가 골망을 갈랐다. 후반 23분이었다. 사실 이 시간대에 수비수가 상대 공격을 막는 건 어렵다. 수비수들이 정신력과 체력 면에서 힘든 상황이다. 몸이 따라주지 않더라. 세 개의 실점 모두 라인을 내린 상황에서 나왔다. 문전 앞에만 몰려있었다. 맞붙는 포인트를 앞선으로 옮겨야 했다. 이강인 투입 타이밍은 나쁘지 않았다. 투입되자마자 조규성이 헤딩 슛을 시도하기 좋게 낮고 빠르게 깔리는 크로스를 올리지 않았나. 크로스 타이밍이 너무 좋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후반에 작은 정우영 대신 나상호를 교체 투입해 측면을 흔든 다음 권창훈을 빼고 이강인을 투입할 계산이었다. 측면을 먼저 공략한 다음 미드필더에 힘을 넣어 공격적으로 나서려는 의지가 강했다. 포르투갈은 우루과이, 가나전보다 훨씬 더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 포르투갈은 16강 진출을 확정했지만, 스타 선수들이 출격할 것이다. 지칠 대로 지친 수비수들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무소속)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 등과 싸우는 게 부담이 될 것이다. 러시아 월드컵 때 독일을 2-0으로 꺾은 ‘카잔의 기적’을 기대해야 할까. 포르투갈에는 중원에서 천재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이 많다. 내가 봤을 때 중원은 어느 정도로 싸워볼 만하다. 포르투갈 중원에서 최전방으로 향하는 강한 임팩트를 막아내느냐가 관건이다. 후방 라인의 집중력이 더 좋아야 한다. 가나전에선 김민재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수비 라인이 뒤로 물러섰다. 물러서면 답이 없다. 미드필더와 최종 수비 라인의 공간을 좁혀야 한다. 가나전에서 퇴장 카드를 받은 벤투 감독은 벤치에 앉지 못한다. 큰 문제다. 벤투 감독이 최종 결정을 내리는 사령탑 아닌가. 잘 정돈된 조직력으로 훈련했다고 하지만, 경기는 다르다. 경기장에서는 경우의 수가 엄청 많다. 돌발 상황이 속출한다. 중간에 최종 결정을 내리는 감독이 없다면, 우왕좌왕한다. ‘벤투 사단’ 세리지우 코스타 수석코치의 역량을 믿어야 하는 상황이다. 김형일 프로축구 해설위원·전 국가대표 수비수 2022.11.30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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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일 카타르 관전평]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시작하기 전까지 ‘과연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까’하는 물음표가 있었다. 의문 부호는 우루과이와 첫 경기(0-0 무)를 보고 느낌표로 바뀌었다. 우루과이전에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펼쳤다. 우루과이전처럼 수준 높은 경기력이 가나전에서도 나온다면, 16강은 무조건 갈 수 있겠더라. 우루과이는 자신들이 그동안 준비해온 축구를 한국전에서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이 강한 전방 압박을 할 줄 몰랐을 것이다. 전방에서 압박을 잘 해주니, 우루과이 선수들이 자신감 있게 슛을 하지 못했고, 패스 실수도 속출했다. 게다가 앞선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 등 아시아 국가가 돌풍을 일으켰다. 덕분에 한국 선수들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선수들이 뛰면서 자신감을 점차 얻는 게 훤히 보일 정도였다. 우루과이전 MVP(최우수선수)는 정우영(알 사드)과 이재성(마인츠)였다고 본다. 포백 수비 앞에 위치한 정우영은 상대가 공격을 풀어가는 중요한 길목마다 서 있더라. 좋은 위치에서 상대 공격을 끊는 등 경기를 노련하게 운영했다. 이재성은 많은 활동량으로 경기장을 휘젓고 다녔다. 박지성이 선수로 뛰던 시절 모습 같았다. 황인범(올림피아코스)도 외국에서 축구를 제대로 배우고 있다. 대부분 완벽했던 우루과이전이었다. 하지만 풀어야 할 난제는 당연히 있다. 공격의 방점을 찍어줘야 한다. 현실적으로 한국이 월드컵에서 많은 득점을 올리긴 쉽지 않다. 한 점 차 승부가 지속할 것이다. 황의조(올림피아코스)가 우루과이전에서 오픈 득점 기회에서 골을 넣지 못한 게 승패에 너무 큰 영향을 끼쳤다. 본인은 집중했다. 좋은 슛 폼이 나왔다. 패스가 생각보다 너무 좋게 잘 깔려오면서 발이 살짝 들린 탓이었다. 우루과이 상대로 전반 20분까지는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잡았다. 이후 흐름을 뺏겼다. 어떤 팀도 경기 내내 흐름을 탈 수는 없다. 경기를 주도하고 있을 때 득점을 터뜨려야 한다. 가나와 경기에서 우리가 선제 득점을 한다면 가나는 무너질 공산이 크다. 가나 경기를 보니, 호흡이 맞지 않을 때 선수들이 짜증 내더라. 우리 페이스대로 끌고 간다면 가나는 분명히 말릴 것이다. 이강인(마요르카)과 조규성(전북 현대)은 가나전에서도 최고의 조커로 활용할 수 있다. 황의조는 우루과이와 경기 때 최전방에서 잘 버텨줬다. 동료들의 공간을 만들어줬다. 희생정신이 돋보였다. 조규성은 느린 스피드로 지적받더라. 선수마다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다. 황의조의 활약으로 상대 수비가 지쳤을 때 조규성같이 몸싸움해줄 수 있는 선수의 활약이 돋보인다. ‘캡틴 조로’ 손흥민(토트넘)도 안면 보호용 마스크에 적응했을 것이다. 우루과이전에서 마스크가 없었다면 슛의 탄도가 더 높고 방향이 정확했을 것이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경기 한번 뛰어 봤으니, 경기 감각을 찾았을 것이라 본다. 가나전에서는 더 멋진 퍼포먼스를 기대한다. 손흥민이 뛰고 있다는 존재만으로 상대 수비는 라인을 내려 뒷공간 침투를 경계할 수밖에 없다. 김형일 프로축구 해설위원·전 국가대표 수비수 2022.11.2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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