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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슛돌이 꼬마→골든볼' 이강인, 스승님 비보에 "지금 계신 곳에서 꼭 지켜봐 주세요"

이강인(20, 발렌시아)이 지난 7일 췌장암 투병 끝 향년 5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애도했다. 이강인은 8일 개인 SNS를 통해 "제 축구 인생의 첫 스승이신 유상철 감독님 제 나이 7살, 축구 선수라는 꿈만 가지고 마냥 천진했던 시절, 슛돌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유상철 감독님을 처음 만나게 되었고 감독님은 제게 처음으로 축구의 재미를 알려주신 감사한 분이셨습니다."며 입을 연 뒤 이어 "그때의 저는 아주 어린 나이였지만 축구에서 있어서 만큼은 제게 항상 진지하고 깊이 있는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그때의 가르침이 지금까지 제가 걸어온 축구 인생의 의미 있는 첫걸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게 베푸셨던 드높은 은혜에 보답해드리기도 전에 먼저 세상을 떠나셔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감독님이 저에게 그러셨던 것처럼 저도 앞으로 후배들 그리고 대한민국 축구의 밝은 미래와 무궁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이 제가 감독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계신 곳에서 꼭 지켜봐 주십시오."며 마쳤다. 올해로 만 20세가 된 이강인은 12년 전 KBS 예능에서 유상철 감독과 스승과 제자로 첫 인연을 맺었다. 지난 2007년 방송된 '날아라 슛돌이 시즌3'의 어린이 축구단 감독을 맡았던 유 전 감독은 당시 7살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독보적 기량을 선보였던 이강인을 발굴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대중의 큰 주목을 받게 된 이강인은 이후 스페인 발렌시아의 유스를 거쳐 현재 발렌시아 1군 팀에서 활약 중이며 지난 2019 FIFA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준우승으로 이끌고 대회 최우수선수(골든볼)를 수상하는 등 유 전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지난 1월 다큐멘터리 '유비컨티뉴'에 출연한 이강인은 유 전 감독의 "내가 몸이 안 아팠으면 정말 스페인에 가서 경기도 보고 너 사는 것도 보고 싶었다"라는 말에 “오시면 되죠. 건강해지셔서 오면 좋죠. 스페인이 될지, 다른 곳이 될지 아닐지는 모르지만”이라 답했다. 유 전 감독이 "내가 대표팀 감독을 할 수도 있는 거 아니냐. 그래서 다시 만날 수도 있지"라고 말을 이었고 이강인은 "그러니까요. 그러면 진짜 좋을 것 같은데.. 다시 제 감독님 해주셔야죠"라고 바람을 전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바람만큼은 이루어질 수 없게 되었다. 김도정 기자 2021.06.08 11:13
무비위크

이동국, 돌아온 '날아라 슛돌이' 첫번째 스페셜 감독

축구선수 이동국이 ‘FC 슛돌이’의 첫번째 스페셜 감독이 된다. ‘날아라 슛돌이’의 부활을 알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KBS 2TV ‘날아라 슛돌이-뉴 비기닝’이 오는 7일 첫 방송된다. 2005년 귀엽고 앙증맞은 꼬마들의 축구 성장기를 그린 ‘날아라 슛돌이’는 2014년 6기까지 이어지며 유소년 축구 붐을 일으켰다. 특히 축구 뽀시래기였던 ‘슛돌이 3기’ 이강인은 세계적인 축구선수로 성장해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제2의 이강인’을 찾기 위해 다시 돌아온 ‘날아라 슛돌이-뉴 비기닝’은 새로운 콘셉트와 출연진으로 중무장, 또 한 번 시청자들을 축구 꿈나무들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K리그의 전설 이동국이 나섰다. 이동국은 ‘FC 슛돌이’의 첫 번째 스페셜 감독으로 출격한다. 아빠의 마음으로 슛돌이들의 꿈과 열정을 지원할 이동국의 감독 변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동국은 ‘슈퍼맨’ 아빠 출신으로, 아이들과의 환상 케미도 기대하게 한다. 짓궂은 장난으로 시안이를 놀리던 개구쟁이 아빠 이동국은 축구 앞에서 세상 진지해지는 ‘FC 슛돌이’의 감독으로서 새로운 모습도 보여줄 전망. 특히 장난으로 단련된 이동국도 두 손 두 발 다 들게 했다는 7기 슛돌이들과의 만남은 어땠는지 궁금증을 더한다. 한편 ‘날아라 슛돌이-뉴 비기닝’은 앞서 ‘슛돌이’ 원년 멤버 김종국과 축구사랑 뉴페이스 양세찬이 슛돌이들과 함께할 코치이자 MC로 확정돼 기대를 높이고 있다. 7일 오후 8시 55분 첫 방송.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01.01 14:51
축구

[인터뷰]차붐이 UCL 4강 앞둔 손흥민에게 전한 말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이 2019년 한국 축구를 향해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올 한 해 한국 축구에는 많은 이슈들이 있다. 한국의 미래들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 나서고, 태극낭자들은 여자월드컵에 출전한다. 또 남자 A대표팀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을 시작한다. 한국 축구 붐을 이어가기 위해, 한국 축구의 발전과 희망을 위해 각 대표팀은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또 한국 프로축구 K리그는 흥행 바람을 타고 있다. 유럽에서는 손흥민(토트넘)이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한국 축구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대한축구협회·한국프로축구연맹·전북 현대·대구 FC가 주최하고 일간스포츠·스포츠동아·스포츠경향·스포츠서울·스포츠조선·스포츠월드 등 스포츠전문 미디어 6개 사가 후원하는 '2019년 축구인 골프대회'가 29일 경기도 용인 코리아CC에서 열렸다. 이곳에서 만난 '차붐'은 2019년 한국 축구가 한 단계 도약하는 해가 될 것이라 확신했다.차붐은 "나는 백수지만 많은 분들이 피 말리는 경쟁을 하고 오신 분들이다. 이번 기회에 여유를 가지고 회복했으면 좋겠다"며 "이분들의 삶이 축구다. 한국 축구를 위해 애쓰시는 분들 모여서 즐거운 마음으로 골프를 친다. 한국 축구가 잘 되기를 항상 생각하시는 분들이다. 여기서 새로운 아이디어도 떠오를 것"이라며 골프대회 참가 소감을 밝혔다.2019년 한국 축구에 대해 그는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승리 이후 한국 축구가 좋은 흐름으로 바뀌었다. 독일전이 사건이 됐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운동장에 모이는 팬들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너무 감사한 일"이라며 "이는 그냥 된 것이 아니다. 모든 축구인들이 열심히 현장에서 노력한 결과다. 안주하지 않고 한국 축구가 더 발전하기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U-20 월드컵·여자월드컵 등)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선배들이 해내지 못한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격려를 해 줘야 한다"며 "살아난 한국 축구의 불꽃을 끄지 말아야 한다. K리그도 올해 많은 관중이 오고 있다. 이런 흐름을 이어 한국 축구 전체가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이강인(발렌시아)이라는 샛별의 등장. 차붐은 유소년에 대한 중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나는 유소년 축구를 오랫동안 해 왔다. 이강인이 꼬마일 때 우리 상대팀에서 뛴 기억이 난다. 상당히 잘했다"며 "유소년을 잘 키우는 나라가 강해지고, 성공하고, 발전한다. 벨기에가 그렇고 네덜란드·독일도 그렇다. 유소년의 힘이 그 국가 축구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한국도 유소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손흥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차붐은 "(손)흥민으로 인해 축구가 대중에게 얼마나 영향력이 큰지 실감하고 있다. 많은 축구 선배들이 새로운 길을 걸어왔고 지금 흥민이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 흥민이가 한국 축구 붐에 절대적인 공헌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흥민이는 자만하지 말고, 안주해서도 안 된다. 계속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흥민이가 가지고 있는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손흥민은 현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에 진출했다. 유럽 정상을 꿈꾸고 있다. 토트넘은 아약스(네덜란드)와 4강전을 치른다. 만만치 않은 상대다. 아약스는 최고의 흐름을 타며 과거 명성을 되찾고 있는 중이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유벤투스(이탈리아) 등 우승 후보들을 무너뜨리고 올라왔다. 지금 아약스는 셀링클럽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한때 유럽을 호령한 팀이었다. 1970~1971시즌부터 1972~1973시즌까지 UCL 3연패를 달성하는 등 총 4회 우승 경험이 있다.아약스와 UCL을 앞둔 손흥민. 차붐은 유럽 정상을 밟은 경험과 기억을 꺼냈다. 그는 1979~1980시즌 프랑크푸르트 소속으로 UEFA컵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 상대는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독일). 결승 1차전 원정에서 2-3으로 패배했지만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 원정 다득점으로 정상에 올랐다. 차붐은 1·2차전 모두 선발 풀타임을 뛰며 우승을 이끌었다.그리고 1987~1988시즌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고 다시 한 번 UEFA컵 우승을 맛봤다. 결승에서 에스파뇰(스페인)을 무너뜨렸다. 결승 1차전 원정에서 차붐은 전반 18분 근육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다. 레버쿠젠은 0-3으로 참패당했다. 하지만 2차전에 기적을 일궈 냈다. 차붐은 부상에서 회복해 선발 출전했고, 2-0으로 앞서던 후반 36분 기적의 세 번째 골을 작렬시켰다. 이 골로 경기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고, 승부차기에서 레버쿠젠이 3-2로 승리, 우승컵을 안았다.차붐은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에서 우승을 했다. 강호들과 붙어 이겼고 우승했다. 레버쿠젠에서는 8강에서 바르셀로나도 꺾었다"며 "두 번 우승 모두 상대가 우리보다 강했다. 우리팀은 역사가 없었고, 우승 경험도 없었다. 변방의 팀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뒤집었다. 상대가 우리를 우습게 생각했다. 그들은 우리에게 터졌다"고 기억했다. 이어 "토트넘이 아약스와 한다. 아약스는 관록이 있는 팀이다. 과거 정말 대단한 팀이었다. 역사가 있는 팀, 타이틀을 가졌던 팀이다. 역사로 보면 토트넘이 비교가 안 된다. 아약스를 보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강호라고 느껴진다. 유벤투스와 8강을 봤는데 정말 잘한다고 느꼈다. 과거 아약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면서도 "그렇지만 축구는 모르는 일이다. 상대가 커 보이지만 다른 결말이 나올 수 있다. 나도 그렇게 해냈다. 토트넘을 보고 있으면 느낌이 괜찮다"고 평가했다.손흥민은 UCL 4강 1차전에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다. 이에 차붐은 자신의 기억을 다시 더듬었다. 그는 "흥민이가 4강 1차전에 뛰지 못해 너무 아쉽다"며 "나도 레버쿠젠 당시 결승 1차전에서 20분 뛰고 근육 부상으로 아웃됐다. 4주 있어야 회복할 수 있다고 했는데 2주 만에 돌아와 2차전을 뛰었다. 천운이었다. 나에게 운도 따라 줬다"고 떠올렸다.UEFA 대회에서 우승한 느낌은 어떨까. 차붐은 이렇게 말했다."말로 표현할 수 없다. 대회를 치르면서 이 무대가 얼마나 어려운지, 얼마나 비중 있고 큰 무대인지 느끼게 된다. 우승한 느낌? 나도, 팀도, 구단도, 팬들도 다 돌아버리는 거지." 용인=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9.04.30 06:00
축구

국왕컵 4강 이끈 이강인, 무럭무럭 커나가는 발렌시아 '슛돌이'

'슛돌이'의 성장이 무섭다.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18)이 소속팀 발렌시아에서도 두각을 드러낸다.발렌시아의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4강행에 힘을 보탠 이강인이 1군 계약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발렌시아 지역지인 데포르테 발렌시아노가 전한 바에 따르면, 발렌시아는 이강인과 2022년까지 계약을 확정했으며 며칠 안에 구단의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이 매체는 "이강인의 등번호는 16번, 바이아웃은 8000만 유로(약 1023억원)"라고 설명했다.발렌시아가 이강인을 공들여 키우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발렌시아는 유소년 장기 육성 시스템을 통해 클럽을 이끌어 갈 선수들을 키워 내고자 노력 중인 팀인데, 이강인은 그중 각별한 기대를 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유소년팀에서 뛸 때부터 재능을 드러낸 이강인은 레알 마드리드가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까지 들려올 정도로 여러 구단이 탐내는 선수로 성장 중이다. 발렌시아가 이강인의 바이아웃을 상향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온 것도 이 때문이다.구단의 기대는 이강인의 행보에서도 알 수 있다. 이강인은 지난해 10월 국왕컵에 출전하면서 발렌시아 클럽 100년 역사상 최연소 외국인 선수 1군 데뷔(17세253일)를 기록했고, 아시아 선수로는 유럽 5대 리그 최연소 1군 데뷔전 기록을 세웠다. 또 지난 13일에는 프리메라리가 레알 바야돌리드전에 출전해 정규 리그 데뷔전을 치렀는데, 이 역시 구단 및 아시아 선수 최연소 기록이다. 이처럼 새로운 기록을 쓰는 이강인은 30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2018~2019시즌 코파 델 레이 8강 2차전에서도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며 팀을 4강으로 인도했다.이강인은 이날 헤타페와 경기에서 후반 26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1-1 동점으로 팽팽히 맞서던 상황. 교체 투입된 이강인은 후반 추가시간에 환상적인 크로스와 스루패스를 선보이며 2골에 관여, 3-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승리로 1·2차전 합계 3-2를 만든 발렌시아는 4강에 진출하며 우승 도전을 이어 갈 수 있게 됐다.앞서 1차전에서 0-1로 패한 발렌시아는 후반 20여분 동안 2골을 넣지 못하면 탈락할 위기에 빠져 있었다. 이처럼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이강인 카드를 선택했다는 것은, 팀이 그만큼 그에게 신뢰를 갖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라운드에 나선 이강인은 기대에 부응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활발하게 공격에 가담, 적극적인 압박과 시원시원한 슈팅으로 공격의 활로를 뚫은 이강인은 후반 추가시간에 로드리고 모레노의 추가골에 기점 역할을 했다. 여기에 1분 뒤,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스루패스를 시도해 전방에 있던 케빈 가메이로에게 정확하게 연결시켰다.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가메이로는 곧바로 땅볼 크로스를 날렸고, 문전에 있던 모레노가 골을 터뜨려 극적으로 두 골 차 승리를 달성했다.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두 골에 모두 관여한 이강인은 자신이 왜 발렌시아의 미래인지 실력으로 증명했다. 발렌시아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앞으로 꾸준히 1군 경기에 출전한다면 이강인의 성장세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슛돌이'란 별명으로 공을 차던 꼬마가 어느새 한국 축구는 물론 유럽 무대에서도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유망주로 쑥쑥 성장하고 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9.01.31 06:00
축구

11년 전 ‘슛돌이’ 이강인, 발렌시아 1군 되어 날았다

“어릴 때부터 축구 실력이 어른 못지않았다. 마치 성인 축구선수를 축소해 놓은 것 같았다.”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 유상철(47) 감독은 2007년 TV 예능프로그램인 ‘날아라 슛돌이’에 감독으로 출연할 당시 ‘축구 천재’ 이강인(17·발렌시아)을 만났던 장면을 이렇게 회상했다. 당시 유 감독은 만 6세였던 이강인과 아크 부근에서 골대 맞히기 내기를 했다. 유 감독은 두 번 중 한 번만 성공시킨 데 비해 꼬마 이강인은 왼발킥으로 두번 모두 크로스바를 맞히면서 유 감독에게 굴욕을 안겼다. 유 감독은 “강인이는 왼발 킥, 드리블 등 내가 가르치는 걸 스펀지처럼 쏙쏙 빨아들였다”고 말했다. 당시 해설을 맡았던 한준희 위원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처럼 또래들 5명을 제치면서 ‘메시 놀이’를 했다. 원래 ‘날아라 슛돌이’는 1대50으로 질 정도로 약체팀이었는데, 이강인이 가세한 뒤엔 반대로 50대1로 이기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로부터 꼭 11년이 흘렀다. 이강인은 그의 이름처럼 ‘강인’하게 잘 자랐다. 이강인은 24일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 발렌시아CF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스위스에서 열린 로잔 스포르(스위스 1부리그팀)와 프리시즌 경기에 전반 23분 교체 출전했다. 정규 시즌 경기는 아니었지만 이강인은 전반 34분 상대 선수 2명을 따돌린 뒤 빨랫줄 같은 왼발슛을 날리기도 했다. 비록 공은 왼쪽 골대를 살짝 비껴갔지만 이강인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발렌시아는 이날 0-0으로 비겼다. 경기가 끝난 뒤 발렌시아 구단은 홈페이지에 “이강인은 구단 역사상 최초로 1군에 오른 아시아 선수다. 1군 데뷔전이 아니라고 느껴질 만큼 환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고 소개했다. 스페인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인터뷰에 응한 이강인은 유창한 스페인어로 “발렌시아 1군에 데뷔하는 게 꿈이었다. 이제 그 꿈을 이루게 돼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2001년 인천에서 태어난 이강인은 태권도 사범이자 축구광인 아버지 이운성씨 밑에서 자랐다. 2011년 발렌시아에 입단한 이강인은 어린 나이에도 텃세와 인종차별을 극복하며 쑥쑥 자랐다. 가족들도 스페인으로 건너가 다른 직업을 구해 뒷바라지 했다. 이강인은 2013년 12월 블루 BBVA 국제대회에선 득점왕(4골)에 올랐다. 그의 활약을 지켜본 스페인 대표 출신 공격수 로베르토 솔다도는 소셜미디어에 ‘10번 선수 누구냐. 정말 끝내준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자 대표팀 동료였던 산티아고 카니자레스는 ‘아들에게 들었다. 이강인이란 선수래’라는 답변을 남겼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한국 축구엔 과거 조광래·윤정환·고종수 등 어시스트에 능한 찬스 메이커가 있었다. 공격형 미드필더 이강인은 스페인 대표 출신 사비처럼 경기 전체를 조율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이니에스타처럼 뛰어난 발재간까지 지녔다. 아직 어린 선수지만 스타일은 ‘사비에스타(사비+이니에스타)’ 같다”고 평가했다. 유럽에서 활동 중인 한 축구 에이전트는 “스페인 학부모들은 국제대회에 출전한 12세 이하 한국 선수들을 보면 ‘메시 같다’ 며 깜짝 놀란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대부분 거기서 더이상 발전이 없다. 중·고교를 거치며 기량이 정체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강인은 스페인 유스시스템 알레빈(10~11세)에서 공을 차면서 기존의 한국 선수들과는 다른 돌연변이로 성장했다. 스피드는 다소 떨어지지만, 기술만 놓고 보면 스페인 선수를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지난 5월 19세 이하(U-19) 한국 대표팀 소속으로 프랑스 툴롱컵에 출전, 2골을 터트렸다. 키가 1m73cm인 그는 서너살 많은 선수들을 상대하면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왼발 터닝슛과 왼발 프리킥으로 득점을 올렸다. U-19 대표팀 관계자는 “막내인 강인이는 어린이처럼 형들과 장난을 많이 친다. 그러나 경기장 안에 들어가면 눈빛이 완전히 달라진다. 책임감이 강하고, 집중력도 대단하다”고 전했다. 이강인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스페인 축구협회는 3년 전부터 스페인으로 귀화를 추진한 사실도 최근 알려졌다. 그러나 이강인 본인은 귀화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일부 축구 팬들은 다음 달 18일 개막하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강인이 대표선수로 뽑히지 않은 데 대해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강인은 이미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그러자 발렌시아는 ‘이강인 지키기’에 나섰다. 지난 21일 이강인과 2022년까지 재계약하면서 8000만 유로(약 1058억원)의 바이아웃 조항을 내걸었다. 바이아웃은 계약이 남은 선수를 데려갈 때 지불해야 하는 최소한의 이적료를 말한다. 즉, 이강인을 스카우트하려면 1000억원 이상을 발렌시아 구단에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발렌시아가 이강인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이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1군팀 소속으로 스위스 프리시즌에 참가 중이다.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이 에인트호번(네덜란드), 에버턴(잉글랜드) 등과 경기에 이강인을 또 다시 투입할 수도 있다. 엠블럼에 박쥐가 새겨진 ‘박쥐군단’ 발렌시아는 다비드 비야, 다비드 실바 등을 배출한 명문 구단이다. 지난 시즌 스페인 리그 4위에 올랐다. 이강인이 2018~19시즌 1군에 깜짝 발탁된다면 중앙 미드필더 파레호, 조프리 콘도그비아의 백업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손흥민(26·토트넘)도 18세 때 독일 함부르크 1군에서 데뷔골을 터트리면서 월드클래스로 성장했다. ■ 슛돌이가 이렇게 잘 자랐습니다 「 2001 인천에서 태권도 사범의 아들로 태어나 2007 ‘날아라 슛돌이’ 출연해 축구 천재로 주목 2011 스페인 발렌시아 유스팀 입단 2015 스페인축구협회서 귀화 추진(2018년 본인 거절) 2018 5월 U-19 축구대표로 툴롱컵 2골 2018 7월21일 발렌시아와 2022년까지 재계약 (바이아웃 1058억원) 2018 7월25일 아시아인 최초 발렌시아 1군 경기 출전 」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8.07.26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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