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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족쇄 풀렸다" 낸시랭, 아픔 딛고 국제적 아티스트 꿈꾼다[종합]
작가 겸 방송인 낸시랭이 이혼 후 처음 언론 매체 앞에 섰다. 그간의 아픔과 작가 낸시랭의 미래를 이야기했다. 낸시랭은 19일 서울 마포구 진산갤러리에서 열린 초대전 '스칼렛 페어리'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개인전을 통해 내 작품들이 아픔을 치유해주고 꿈까지 이뤄주는 긍정적인 에너지 매개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낸시랭은 오는 27일까지 진산갤러리에서 기획초대전 '스칼렛 페어리(Scarlet Fairy)'를 진행한다. '스칼렛'은 자신이 겪은 아픔을 바탕으로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전 세계 여성들의 삶과 사회적 위치에 대한 물음을 담은 시리즈다. 이번 '스칼렛 페어리'에서는 상처를 치유해주며 꿈을 이뤄주는 요정을 콘셉트로 해 다양한 하이퍼 리얼리즘 오일 페인팅 신작과 시그니처 작품인 터부요기니(Taboo Yogini) 캔버스 혼합 재료 작품을 포함해 총 17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스칼렛'은 '주홍글씨'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그는 "주인공은 낙인 찍혀 고통 받는 여성을 상징한다. 나는 개인사적으로 포르노 리벤지, 가정폭력, 강요, 협박 등 한 여성이 겪을 수 있는 모든 걸 겪었다. 어느 순간 나 혼자만의 고통이 아니라 전 세계 여성들이 받고 있는 고통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불합리한 고통을 당하는 여성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진지한 질문을 작품으로 펼쳐 보였다"고 설명했다. 낸시랭은 지난 2017년 전준주(왕진진)씨와 혼인 신고를 하며 부부가 됐다. 그러나 1년 만인 2018년 전씨로부터 리벤지 포르노 협박과 지속적인 감금,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세간을 놀라게 했다. 지난해 4월 전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냈고, 상해·특수협박·특수폭행·강요 등 12개 혐의로 고소했다. 길고 긴 싸움은 지난 9월 이혼 청구가 인용되며 끝이 났다. 법원은 낸시랭이 낸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며 낸시랭에게 위자료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전씨는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던 계기에 대해 묻자 낸시랭은 "제 개인사가 터질 당시 설리 씨, 구하라 씨가 힘든 일을 겪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게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저도 극단적 선택을 생각할 만큼 힘든 시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누군가 옆에 있어주면, 그런 극단적 선택을 막을 수 있겠더라. 저는 친한 언니 집에 피신해 두 달 정도 살면서 극단적 선택에서 빗겨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누구에게나 시간은 필요하다"고 말한 낸시랭은 "제게는 아트와 저만의 믿음이 있어서 치유할 수 있었다. 저의 작품으로 아픔을 치유하고 위로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혼에 대해서는 "족쇄가 풀렸다"고 표현했다.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던 이혼이다. 지금은 속이 시원하고 족쇄가 풀린 느낌"이라며 "요즘 얼굴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서류상으로 3년 만에 이혼이 확정됐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또 "5000만원 위자료 지급 판결이 났다. 변호사의 말에 따르면, 이게 우리나라 위자료 최고 수준 금액이라고 하더라. 그간 힘들었던 많은 것들이 이번 판결로 위로가 됐다. 너무나 속이 시원하다"고 했다. 미혼 여성들에게 혼인 신고를 급하게 하지 말라는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나는 웨딩드레스를 입어본 적도 없다. 상대방이 혼인 신고를 하자고 해서 10분 만에 혼인을 한 거다. 근데 그 신고서 한 장이 이렇게 3년이 걸려 끝날 줄 몰랐다"고 이야기했다. 이제부터 작가 그리고 방송인 낸시랭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을 전망. 낸시랭은 "서류상 이혼이 확실해져서 다른 분들이 '방송 활동을 하라'고 하는 중에 '비디오스타' 섭외가 들어왔다. 12월에 녹화를 한다"면서 "그간 예능 섭외가 들어와도 출연을 하지 않았다. 내가 상대방(전 남편) 때문에 진 사채빚까지 8억원이었다. 이제는 9억 8000만원 정도다. 월 이자만 600만원이 나간다는 기사가 나가자 처음에는 창피했는데,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 든다. 더 열심히 활동하려고 한다"고 했다. "귀신은 안 무서운데 사람은 무섭다는 걸 느꼈다. 이성적으로 다가오는 남성분들에게 트라우마가 생겼다"는 낸시랭은 "이제 저도 40대 중반의 중견 작가다. 앞으로 목표이자 꿈은 작품 한 점당 최소 1억원 이상으로 거래되는 국제적인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다. 작년 갤러리 아티스트들과 함께 전시회를 보러 다니면서 동경이 생겼다. 언젠가는 꼭 아트 바젤에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국제적 아티스트가 되겠다는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사진=김진경 기자
2020.11.19 1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