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대구육상 ①] 단거리는 흑인, 투척은 백인 강세...이유는 DNA?
케냐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첫날 여자 마라톤과 여자 1만m에서 금·은·동 메달을 휩쓸었다. 100m 달리기 같은 단거리 종목은 자메이카를 위시한 흑인 선수들의 독무대가 되기 일쑤다. 반면 투척 종목에서는 흑인보다는 백인들이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육상에도 종목별로 궁합이 맞는 DNA가 있다. 차별은 나쁘다. 그러나 차이는 분명하다. 인종 별로 잘 하는 육상 종목은 따로 있다. 흑인에게는 황인종이 따라가기 힘든 무엇인가 존재한다. 백인은 백인대로 아시아인은 아시아인대로 장단점이 있다. 김기진 계명대 교수는 인종과 유전자적 특징이 육상의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했다. 김 교수는 "학계는 타고난 유전자가 육상에 미치는 영향은 종목별로 40%에서 70%까지 이른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유전적 요인이 비교적 적은 것이 지구력이 중요시되는 장거리 종목이다. 반면 단거리는 70% 이상이 타고난 조건이 영향을 미친다. ◇단거리 왕국 자메이카, 뿌리는 서아프리카인자메이카는 트랙 100m와 200m의 최강국이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100m 결승에서도 우사인 볼트는 실격했지만, 결국 우승은 자메이카의 요한 블레이크에게 돌아갔다. 자메이카에는 100m를 10초 이내로 주파하는 '서브텐'을 가뿐히 기록하는 선수가 10명이 넘는다. 또 육상 역사상 정상급 스프린터로 꼽힌 린퍼드 크리스티(51·영국)과 도노번 베일리(44·캐나다) 등도 자메이카 출신이다. 자메이카인의 뿌리는 서아프리카인이다. 이들은 체격이 크고 유연해 육상 뿐 아니라 축구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서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와 가나·나이지리아는 축구 강국이기도 하다. 순발력과 유연성을 겸비했기때문이다.1655년부터 영국의 지배를 받은 자메이카에는 사탕수수밭이 많았다. 영국은 자신들의 식민지였던 서아프리카에서 노예를 수급했다. 혹독한 삶에 강인한 노예만 살아남아 현재 자메이카인의 뿌리가 됐다. 김 교수는 "서아프리카인은 유전적·환경적 요인으로 체격이 크다. 지근보다 근육의 크기가 큰 속근이 발달해 단단한 체형이 많다"고 설명했다. 속근은 수축속도가 빠른 근육이다. 이어 "특히 자메이카인은 근육을 빠르게 움직이게 하는 액티넨A라는 유전자를 70%이상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정리=김민규 [gangaeto@joongang.co.kr]▶ [대구육상 ①] 단거리는 흑인, 투척은 백인 강세...이유는 DNA?▶ [대구육상 ②] 동아시아인은 지구력이 장점...‘장거리에 유리’▶ [대구육상 ③] ‘무조건 45도는 오산’ 투척종목 각도의 비밀▶ [대구육상 ④] ‘이번에도?’ 미국, 5회 연속 종합 우승 달성할까
2011.09.01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