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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내가 두산의 4번 타자다

4번 타자의 방망이가 두산 베어스를 한국시리즈(KS) 문턱까지 이끌었다. 두산은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안타 3개로 3타점을 쓸어담은 4번 타자 김재환(32)의 맹활약을 앞세워 KT 위즈를 4-1로 꺾었다. 1차전의 3-2 승리에 이어 거침 없는 2연승이다. 5전 3승제 PO에서 먼저 2승을 거둔 팀의 KS 진출 확률은 88%(총 16회 중 14회)다. 예외는 두 번. 1996년 쌍방울 레이더스와 2009년 두산 베어스다. 쌍방울은 현대 유니콘스, 두산은 SK 와이번스에 각각 2승 후 3패를 당해 KS 진출에 실패했다. 그 외의 모든 팀은 2승의 여세를 몰아 KS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두산은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시즌 동안 매번 KS 무대를 밟았다. 올해도 6년 연속 KS 진출에 1승만 남겨뒀다. 반면 창단 후 처음 포스트시즌에 나선 KT는 가을 야구 첫 무대에서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두산과 반대로, 16번 중 단 두 차례밖에 없었던 ‘기적’의 확률에 도전해야 하는 처지다. 두산은 경기 초반 손쉽게 선제점을 냈다. 2회 초 선두타자 김재환과 허경민의 연속 안타에 이어 박세혁의 좌중간 적시타가 터졌다. 2회 말 1사 만루 실점 위기를 벗어나자 3회 초에도 다시 득점 기회가 왔다. 정수빈의 몸에 맞는 볼과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안타로 만든 2사 1·3루에서 김재환의 좌전 적시타로 2-0 리드를 잡았다. KT도 홈런 한 방으로 의미 있는 반격을 시작했다.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3회 말 2사 후 선발 최원준의 5구째 직구(시속 141㎞)를 공략해 우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로하스는 올 시즌 홈런 47개를 쳐 이 부문 1위에 오른 선수다. KT의 역사적인 포스트시즌 첫 홈런도 로하스가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후 KT 타선은 침묵했다. 이후 득점 기회를 번번이 날리면서 점수를 쌓지 못했다. 두산은 달랐다. 1점 차 살얼음판 리드를 벗어나기 위해 꼭 필요한 추가점을 뽑았다. 5회 초 공격이 시작되자마자 정수빈과 페르난데스의 연속 안타와 오재일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밥상을 차렸다. 그러자 KT는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불펜 유원상으로 교체했다. 정규시즌 유원상을 상대로 안타를 치지 못했던 김재환은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4개째 연속으로 들어온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타구는 우중간 한복판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로 연결됐다. 이후 두 팀은 불펜 승리조를 총동원했다. 두산은 KT의 추격을 막기 위해, KT는 추가 실점을 봉쇄하고 역전 기회를 잡기 위해 애썼다. 결국 이틀 연속 ‘관록’의 두산이 ‘패기’의 KT를 이겼다. 양 팀 선발은 모두 5회를 채우지 못했다. 특히 정규시즌 15승을 올린 KT 에이스 데스파이네의 부진은 뼈아팠다. 두산전에서 유독 약했던 그는 이날도 4이닝 동안 7피안타 2볼넷 4실점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2승을 손에 쥔 두산과 1패만 해도 탈락인 KT의 PO 3차전은 12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 아! (페르난)데스형! 「 핫 플레이어 페르난데스 ‘안타왕’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2·두산)가 10일 KT와 PO 2차전에서 부활했다. 2번 지명타자로 나와 5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5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지난 9일 PO 1차전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1차전에선 KT 선발 소형준과 불펜투수들에게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지만, 하루 만에 타격감을 되찾았다. 때려낸 안타의 영양가 또한 만점이었다. 3회초 1사 주자 1루에서 안타를 치고나가 김재환의 적시타로 이어지는 징검다리를 놨다. 5회초에도 무사 주자 1루에서 안타를 날린 뒤 김재환의 2타점 적시타 때 홈을 밟아 4-1로 점수를 벌리는 데 일조했다. 」 ■ 아, 데스(파이네)형… 「 콜드 플레이어 데스파이네 올해 15승을 올린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KT)의 투구는 기대 이하였다. 10일 두산과 PO 2차전에서 4이닝 동안 안타 7개와 4사구 3개를 내주고 4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데스파이네는 ‘대식가’로 불린다.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207과 3분의 2이닝을 던져 붙은 별명이다. 그런데 이날은 5이닝도 책임지지 못했다. KT가 1-2로 쫓아가던 5회초 정수빈과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연속타를 맞고, 오재일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KT 벤치는 결국 데스파이네를 내리고 불펜 유원상을 올렸다. 」 배영은·김효경·박소영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0.11.1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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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데스형!

‘데스형’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2·두산 베어스)가 기적으로 향하는 포문을 열었다. 두산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0 KBO 준플레이오프(준PO·3전2승제) 1차전에서 4-0으로 이겼다. 역대 3전2승제의 준PO에서 1차전 승리 시 플레이오프(PO) 진출 확률은 100%(16차례)였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팀 두산은 올해는 3위로 포스트시즌에 참여 중이다. 2015년 3위에서 출발해 우승을 일궈내며 ‘기적의 팀’으로 주목 받은 경험이 있다. 올해도 준PO 첫 경기 승리와 함께 5년 전 기적을 재현하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1회 말부터 두산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무사 주자 1루에서 페르난데스가 상대 선발 이민호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페르난데스는 정규시즌 199안타를 치면서 200안타 문턱에서 멈춰선 한을 가을 야구 첫 타석 홈런으로 풀었다. 페르난데스는 “200안타를 치기 위해선 운도 따라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이후 의욕적으로 가을 야구를 준비했는데, 첫 타석부터 홈런이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는 이날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최근 가수 나훈아의 노래 ‘테스형’이 큰 화제가 되면서, 페르난데스에겐 ‘데스형’이란 별명이 생겼다. 2년 연속 안타왕에 등극한 페르난데스지만, 지난 시즌 가을 야구에선 주춤했다.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에서 13타수 1안타에 그쳤다. 올해는 정규시즌 종료 후 닷새 만에 포스트시즌 첫 경기를 치르면서 타격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는 “올해는 기분도, 몸 상태도 완벽하다”고 했다. 두산은 4회와 6회에 각각 오재원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4-0으로 스코어를 벌렸다. 오재원은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마운드도 탄탄했다. 선발투수 크리스 플렉센(6이닝)에 이어 최원준(1과 3분의 1이닝), 이승진(3분의 2이닝), 이영하(1이닝)가 이어던지며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막았다. 준PO 2차전은 5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두산은 라울 알칸타라(28·도미니카공화국), LG는 타일러 윌슨(31·미국)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알칸타라는 올 시즌 20승(2패)을 올려 다승왕이 됐다. LG를 상대로는 2승 1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했다. 10승(8패)을 기록한 윌슨은 정규시즌 막판 팔꿈치 통증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했지만, 가을 야구를 염두에 두고 차분히 회복했다. 올해 두산전에선 1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불안했다. ■ 11K 무실점… LG 타선 봉쇄 「 핫 플레이어 크리스 플렉센 두산 크리스 플렉센이 가을 야구 첫 판을 승리로 이끌고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플렉센은 7월 중순 부상을 당해 두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그러나 복귀 후 더 좋은 투구를 했다. 특히 승부처인 10월에만 4승을 올렸다. 류중일 LG 감독은 준PO 1차전을 앞두고 “완전히 달라졌다. (두산 2군이 있는) 이천에서 무슨 일이?”라며 놀라워 했다. 플렉센은 LG를 맞아 6이닝 4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106개 투구 중 포심패스트볼(최고 시속 155㎞)을 68개나 던졌다. 커브를 후반에 활용한 것도 주효했다. 」 ■ 공 3개로 2실점…19세의 눈물 「 콜드 플레이어 이민호 LG 벤치는 준PO 1차전 선발로 19세 투수 이민호를 낙점했다. 어려도 마운드에서 좀처럼 긴장하지 않는 배짱을 높이 샀다. 이민호로선 데뷔 후 처음으로 많은 관중(1만1600명) 앞에서 치른 경기였다. 이민호의 첫 번째 투구는 두산 1번 타자 허경민의 왼어깨로 향했다. 몸 맞는 공. 두 번째 공은 볼이 됐고, 세 번째 공은 페르난데스에 의해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공 3개로 2실점. 공교롭게도 4회 이민호의 마지막 투구도 허경민의 몸에 맞았다. 3과 3분의 1이닝 5피안타 4사사구 3실점. 」 김효경·박소영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11.0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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