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복근 부상' 김연경이 이끌고, '젊은 피' 이재영이 받치고…이제는 올림픽이다
한국 여자배구의 3회 연속 올림픽 진출에는 김연경(32·터키 엑자시바시)과 이재영(24·흥국생명)의 부상 투혼이 있었다. 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태국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예선 결승전에서 태국에 3-0(25-22, 25-20, 25-20)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우승 팀에만 주어지는 도쿄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44년 만의 올림픽 메달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모든 선수들이 제몫을 했다. '대표팀의 최고참' 리베로 김해란(흥국생명)은 상대에 찬물을 끼얹는 멋진 수비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센터 양효진(현대건설)과 김수지(IBK기업은행)는 높이의 힘을 보여줬다. 또 라이트 김희진도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그 가운데 김연경과 이재영의 활약이 돋보였다. 둘 다 부상을 딛고 대표팀의 3회 연속 올림픽 진출을 이끌었다.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주장인 김연경을 복근 부상을 딛고 맹활약을 선보였다. 태국과의 결승전에서 양 팀 합계 최다인 22점을 뽑았다. 1세트 초반 서브에이스 2개로 분위기를 갖고 왔고, 클러치 상황에서 해결사로 활약했다. 김연경은 "복근이 찢어져 많이 아팠다. 진통제를 먹으며 버텼다"고 했다. 김연경에게는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이다. 그래서 모든 초점을 두고 대표팀에 뒀다. 김연경은 "정말 오랫동안 기다렸다. 도쿄 예선전을 준비하면서 오늘만을 기다렸는데 도쿄를 갈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정말 감격스럽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며 "도쿄 올림픽에 가서 마무리 할 수 있다는 자체로 행복하고 좋다"고 했다. 대체불가 자원인 그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커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선수들이 도와준 덕분에 잘 할 수 있었다. 고맙다"고 했다. 이재영 역시 부상을 딛고 새로운 해결사의 모습을 보여줬다. 결승전에서 김연경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8점을 뽑았다. 이재영은 이번 대회 공격 성공률 1위(60%)에 득점 2위(78점) 리시브 효율 3위(54.32%)를 기록했다. 이재영도 허리와 아킬레스건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는 "허리가 안 좋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그래도 이 악물고 해보자 생각했는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안 아파서 다행이었다"고 했다. 김연경에 이어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른 그는 "배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소름이 끼쳤다"며 "(도쿄) 올림픽은 정말 꿈에 그리던 무대였다. 꼭 한 번 메달을 따고 싶은데 연경 언니가 있을 때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연경과 김희진 등 부상 중인 동료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던 그는 "연경 언니가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안 좋았다. 그래도 간절함을 갖고 임해 꼭 도쿄행 티켓을 따고 싶었다. 다같이 정말 기뻐해 경기 후에 울었다"고 덧붙였다. 이형석 기자
2020.01.13 1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