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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쩌면 손흥민일지도?' 문선민, 단독 드리블 득점 후 '관제탑 세리머니'

프로축구 K리그1(1부) 전북 현대가 비셀 고베(일본)를 무너뜨리고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에 진출했다. 문선민(30)이 손흥민(토트넘)을 연상시키는 단독 드리블 돌파 득점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북은 22일 일본 사이타마에 위치한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고베와 ACL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3-1로 승리했다. 전후반 90분을 1-1로 비긴 뒤 연장 전반 14분에 나온 구스타보(브라질)의 헤딩 결승 골과 연장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문선민의 추가 골로 승기를 잡았다. ACL에서 2006년과 2016년에 우승했던 전북은 6년 만에 대회 4강에 올랐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꺼냈다. 대구FC와 16강전에 이어 또 한 번 송민규를 최전방에 배치했다. 2선에는 김보경, 바로우(브라질), 한교원이 포진했고, 중원에선 백승호와 맹성웅이 호흡을 맞췄다. 포백 수비는 김진수, 박진섭, 윤영선, 김문환이 지켰고, 골키퍼 장갑은 이범수가 꼈다. 구스타보는 대기 명단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양 팀은 전반까지 팽팽한 경기 양상을 보였다. 더 답답한 건 전북이었다. 롱 패스 위주로 풀어나갔으나 수비를 단단히 한 고베를 쉽게 뚫지 못했다. 점유율만 높았을 뿐 경쟁적인 득점 기회는 만들지 못했다. 결국 고베가 선제골로 균형을 깼다. 후반 19분 유루키 코야가 페널티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흐른 공을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전북은 여기서 무너지지 않았다. 곧바로 동점 골을 터뜨렸다. 후반 21분 역습 찬스에서 구스타보가 찔러준 패스를 바로우가 잡아 단독 돌파 후 왼발 슛으로 골키퍼 다리 사이를 뚫고 동점 골을 터뜨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연장 전반 14분 구스타보가 역전에 성공했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바로우의 크로스를 침착하게 헤딩 슛으로 마무리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 고베는 코너킥 상황에서 골키퍼까지 공격에 가담했다. 전북 이범수가 펀치한 공을 고베 선수가 잡았지만 전북 공격수 문선민이 가로챘다. 문선민은 하프라인을 넘어 단독 드리블을 치고 들어갔다. 이어 빈 골문을 향해 정확히 차 넣었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에서 손흥민이 만든 득점을 연상시키는 장면이었다. 문선민은 일본 팬들 앞에서 방방 뛰는 ‘관제탑 세리머니’를 펼쳤다. 사이타마 스타디움은 박지성이 2010년 5월 열린 한일전에서 득점 후 일본 홈팬들 앞을 유유히 걷는 '산책 세리머니'를 펼쳐 한국 팬들에게 익숙한 경기장이다. 전북 선수 중에서 득점에 성공해 '산책 세리머니'를 펼치지는 않았지만 문선민은 '관제탑 세리머니'로 경기장을 침묵하게 했다. ACL 동아시아 토너먼트는 16강에 진출한 동아시아 8개 팀이 일본 사이타마에서 모여 4강전까지 치러 결승 진출 팀을 가린다. 전북은 잠시 후 열리는 우라와 레즈(일본)와 빠툼 유나이티드(태국) 맞대결 승자와 오는 25일 준결승전을 치른다. 4강전 승리 팀은 서아시아 결승 진출 팀과 내년 2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우승을 다툰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08.22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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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투더 2022 ③수비라인 비교] 20년 전 완벽 수비진에게 길을 묻다

2002 한·일월드컵이 20주년을 맞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4강이라는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낸 한국 축구는 이제 20년 전 그날을 기억하면서 미래를 준비할 때다. 일간스포츠는 20년 전 4강 신화를 이룬 태극전사들과 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둔 현재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포지션 별로 비교해 봤다. 2002년의 눈부신 성과를 차분히 복기하면서 동시에 현재 대표팀의 장단점을 짚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까지 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수비였다. 한국은 한·일월드컵 3~4위전(터키에 3실점)을 제외한 총 6경기에서 3실점에 그쳤다. 조별리그 첫 경기인 폴란드전을 비롯해 포르투갈전, 스페인전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조별리그에서 미국에 1실점, 16강전에서 이탈리아에 1실점, 4강전에서 독일에 1실점 했다. 지금 다시 기록을 확인하면 ‘어떻게 이게 가능했지?’ 싶을 정도로 완벽한 수비력이었다. 2002년 한국 대표팀 수비는 스리백 시스템이었다. 홍명보, 김태영, 최진철이 중앙수비를 맡고 좌우 측면에서 이영표와 송종국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수비에 가담했다. 당시 세계 축구의 대세가 포백인데 한국만 낡은 스리백 시스템을 쓴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거스 히딩크 감독은 스리백을 선택했다. 결국 언더독 한국이 승점을 따기 위해서는 수비 지향적인 경기를 하면서 역습해야 한다는 결론이었다. 팀 2002 수비에서 홍명보는 오랜 기간 대표팀 수비수로 뛰면서 경험과 리더십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김태영과 최진철은 투쟁심 강하고 터프한 플레이를 했고, 공중볼 경합 능력도 뛰어났다. 김태영은 16강전에서 이탈리아를 상대하다가 크리스티안 비에리에게 가격당해 코뼈가 부러졌다. 그런데도 그는 "상대를 놓쳐 실점한 게 더 아팠다"고 할 정도의 투지를 보여줬다. 좌우 윙백 이영표와 송종국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사이드백 조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기술과 체력 모두 좋았다. 특히 송종국이 포르투갈전에서 당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던 루이스 피구를 꽁꽁 묶었을 만큼 대인 방어 능력도 뛰어났다. 이전까지 생소했던 '오버래핑(활발한 움직임으로 공수를 모두 커버하는 것)'이라는 말도 이영표와 송종국의 플레이 덕분에 축구 팬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됐다. ━ 한·일월드컵 수비의 비밀은 체력 한·일월드컵 후 진행된 여러 인터뷰에서 당시 수비진을 구성했던 선수들은 성공적인 수비의 비결로 체력을 꼽았다. 2002년 대표 선수들은 장기 훈련 때 파워 트레이닝을 소화했다. 월드컵 개막 직전 프랑스, 잉글랜드 등 유럽 강호들과 직접 몸으로 부딪혀 보더니 “체력도,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더라”는 경험담을 고백했다. 히딩크 감독은 전문적인 코칭스태프를 구성해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체계적인 체력 측정과 훈련을 했다. 최진철은 과거 인터뷰에서 “한·일월드컵 당시에는 수비진 뿐만 아니라 공격수까지 전원이 수비에 가담했다. 히딩크 감독은 압박 강도, 공수전환 속도를 중시했다. 이걸 하려면 체력이 가장 필요했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이처럼 선수들이 최고 수준의 체력을 갖출 수 있었던 건 긴 합숙 훈련 덕분이었다. 2002년 한국 축구는 월드컵 개최지로서 총력을 다 하기 위해 K리그의 협조를 얻어 이 해의 리그를 축소 운영했다. 히딩크 감독이 원하는 선수를 모두 뽑아서 자유롭게 테스트하도록 했다. 히딩크 감독 지도 아래 대표팀이 합숙한 기간만 200일이 넘었다. 이때 처음으로 축구대표팀의 전용 훈련장인 파주NFC까지 생겼다. 모든 조건이 최상이었다. 현재 대표팀이 기술력 혹은 선수 자원이 많이 부족해서 2002년 당시의 수비력을 재현하지 못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2002년의 특수한 훈련 환경을 그대로 재현하는 게 불가능할 뿐이다. 지금은 아시아리그와 유럽리그의 시즌이 서로 다른 상황에서 선수들이 각자 소속팀 일정에 따라 컨디션이 제각각이다. 그리고 소속팀에서 쏟아붓고 남은 체력을 대표팀에서 끌어내야 하는 현실이다. ━ 2022년 체력과 섬세한 압박 필요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기간 대표팀의 수비진에서는 김진수(전북 현대) 김영권(울산 현대) 김민재(페네르바체) 홍철(대구FC), 이용(전북) 등이 주로 활약했다. 카타르월드컵 최종 엔트리도 이들 위주로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돋보이는 수비 자원은 단연 김민재다. 압도적인 피지컬(1m90㎝·88㎏)과 스피드를 모두 갖춘 그는 공간을 커버하는 능력과 주요 선수를 대인방어하는 능력이 두루 좋다. 한국 수비진의 핵심이다. 하지만 수비는 뛰어난 선수 혼자 책임질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한국 대표팀은 유럽파로 구성된 화려한 공격진에 비해 수비라인의 무게감은 많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A매치 4연전을 치르면서 남미의 개인기 좋은 선수들이 쉽게 탈압박을 해내 실점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2002년 대표팀의 수비에서 힌트를 얻자면, 현재 대표팀에 필요한 건 보다 섬세하게 짜여진 압박 훈련이다. 김태영은 2002년 대표팀에 대해 회상하면서 “히딩크 감독님은 공격에 가담했다가 다시 수비로 복귀할 때 빠르게 정확한 위치를 잡는 것을 중시해서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수비는 수비수들만 하는 게 아니다. 공격진부터 미드필더들까지 전원이 압박에 가담해야 한다”면서 “압박이라는 건 무작정 압박하고 달려든다고 되는 게 아니다. 상대를 압박할 때 우리 선수들의 정확한 위치, 빌드업 해나갈 때 패스의 각도까지도 섬세하게 훈련하고 약속이 되어야 한다. 2002년 한국이 잘한 것도 이런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표팀이 수비에 대해 지적을 받는 건 온전히 수비수들의 문제라기보다 이런 부분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선수 개개인을 놓고 보면 2002년 대표팀의 수비수들보다 현재 대표팀 수비수들의 기술이 밀린다고 단정할 수 없다. 2002년 멤버 이영표는 인터뷰 때마다 "축구는 늘 시간이 지나면서 발전한다. 지금 대표팀 선수들이 20년 전 선수들보다 기술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더 발전했다"고 강조한다. 현대 축구에서는 풀백의 공격 가담이 강팀의 기본 요건이 되었고, 나아가 중앙수비수들까지도 공격 가담 능력이 있어야 한다. 20년 동안 축구 전술이 발전하면서 수비수들에게 요구하는 능력치도 더욱 많아졌고, 수행해야 하는 플레이도 더 복잡해졌다. 김대길 위원은 “아시아 예선에서는 이란 정도를 제외하면 한국보다 한수 아래 팀들이었다. 이 때문에 빌드업과 공격적인 부분을 강조했다면, 월드컵 본선에서 이기려면 예선 때와 다르게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독일전에서도 한국은 효과적인 압박을 하다가 카운터 어택(역습)으로 승리를 만들어냈다”고 조언했다. 이은경 기자 2022.07.0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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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선제골, 김영권 쐐기골…11년 만에 '난적' 이란 격파

‘보고 싶었습니다’24일 이란과 A매치 맞대결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킥오프에 앞서 관중석을 가득 메운 6만4375명의 축구 팬이 함께 참여하는 카드 섹션 이벤트가 열렸다. 동쪽 스탠드 하단부에 자리 잡은 팬들이 한마음으로 들어올린 ‘보고 싶었습니다’라는 글귀에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하던 관중석이 일순 고요해졌다.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장에서 직접 태극전사들을 보고 싶던 팬들의 마음, 관중석을 가득 채운 팬들의 열정을 확인하고 싶던 선수들의 마음을 서로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가 만원 관중 앞에서 치러진 건 2019년 3월 콜롬비아와 평가전 이후 3년 만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에서 열린 경기 중 최다 관중 기록도 세웠다.기세가 오른 대표팀은 한국 축구가 꼭 보고 싶던 장면 하나를 추가했다. 지난 11년 간 이겨보지 못한 난적 이란을 격파했다. 에이스 손흥민(30·토트넘)이 전반에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고, 베테랑 수비수 김영권(32·울산)이 후반에 한 골을 보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모처럼만에 현장에서 선수들의 투지를 확인한 팬들은 떠나갈 듯한 함성과 박수로 화답했다.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에서 이란을 2-0으로 꺾었다.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에서 7승(2무)째를 거두며 승점을 23점으로 끌어올려 이란(22점·7승1무1패)을 제치고 A조 1위로 올라섰다. FIFA랭킹 29위 벤투호보다 상위 팀인 이란(21위)을 잡아 랭킹 포인트를 끌어올릴 발판도 만들었다. 오는 31일 발표하는 3월 FIFA랭킹은 다음달 2일 카타르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 포트 배정 기준이 된다.손흥민의 첫 골은 전반 추가시간에 나왔다. 상대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아크 왼쪽 외곽 25m 지점에서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회전 없이 대포알처럼 뻗어나간 볼은 이란 수문장 아미르 아베드 자데의 손을 거친 뒤 다리에 맞고 굴절돼 골대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97번째 A매치에서 기록한 31번째 득점포. 아울러 최종예선 무대에서 4번째 골을 기록하며 메흐디 타레미(이란), 우레이(중국), 이토 준야(일본) 등과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후반 18분에는 추가골이 터졌다. 왼쪽 측면에서 황희찬(26·울버햄프턴)이 올려준 볼이 정면에 있던 이재성(30·마인츠)을 거쳐 공격에 가담한 김영권의 슈팅으로 연결됐다. 4년 전 러시아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독일전(2-0승) 선제골을 떠올리게 하는 득점 장면이었다.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 내내 파상 공세를 펼치며 흐름을 주도했다. 6만 여 팬들은 카드 섹션과 절도 있는 박수, 파도타기 응원 등으로 힘을 실어줬다.1승 이상의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이후 11년 간, 7경기 동안 이어 온 무승(3무4패)의 고리를 비로소 끊어냈다. 상대전적에서도 10승10무13패로 간격을 좁혔다.사령탑 벤투 감독에게도 반가운 결과다. 지난 2018년 부임 이후 42차례의 A매치에 참여해 28승(10무4패)째를 이끌어내며 단일 재임 기간 최다승 신기록을 세웠다. 울리 슈틸리케(68·독일) 전 감독과 공유하던 종전 기록을 스스로 뛰어넘었다. 아울러 20차례의 홈경기에서 무패 행진(16승4무)을 이어갔다.한준희 KBS해설위원은 “선제골로 이어진 손흥민의 무회전성 슈팅은 그의 존재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확실히 보여줬다”면서 “황희찬, 이재성 등 나머지 공격진의 몸놀림도 좋았다. 후반 들어 상대 진영에서 선보인 패스&무브 패턴도 수준 높았다"고 칭찬했다.경기 후 손흥민은 “우린 아직 완벽하지 않다. 더 완벽해지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면서 “아직 최종예선이 끝나지 않은 만큼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했다. 이어 “(박)지성이 형이 잘 한만큼 저희들도 잘 하겠다. 주장이라 (대표팀에) 애정이 정말 많이 간다”면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만원 관중 앞에서 뛴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경기장에서 축구하며 행복한 모습 보여드리고, 같이 웃고 같이 좋아할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한편 B조의 일본은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 B조 9차전에서 후반 막판 두 골을 몰아넣으며 2-0으로 이겼다. 일본은 최종전 한 경기를 남기고 B조 3위 호주와 승점 차를 6점으로 벌리며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카타르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다.송지훈, 박린 기자 song.jihoon@joognang.co.kr 2022.03.2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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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굴 들어간 김영권 “범띠 해니까 우승해야죠”

“지난 5일 일본 J리그 최종전을 마치고 귀국했어요. 코로나19 자가 격리가 어제 풀렸어요.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올라오는 길입니다.”2018년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서 철벽 수비와 함께 결승 골을 터트려 ‘킹영권’이라 불리는 김영권(31)을 지난 16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에서 만났다. 울산 현대는 19일 김영권 입단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그는 올해까지 뛰었던 감바 오사카로부터 연봉 1억5000만엔(15억6400만원) 수준의 연장 계약을 제안 받았다. 또한 그가 초·중·고·대학교를 나온 전주의 연고 팀 전북 현대로부터도 꾸준히 관심을 받았다. 고민 끝에 울산을 택한 김영권은 “감바와 계약이 끝나고 고민할 때, 울산이 가장 적극적이었다”고 전했다. 울산은 불투이스와 작별하고 김영권에게 K리그 최고 수준의 대우를 해줬다. ‘은사’ 홍명보(52) 울산 감독의 영향이 가장 컸다. 김영권은 “격리 기간 홍 감독님이 전화하셔서 ‘대표팀에서 한 것처럼 울산에서 수비를 해달라. 네 경험도 활용해 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이)청용이 형도 ‘꼭 와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김영권은 2009년 20세 이하 월드컵(8강), 2012년 런던올림픽(동메달), 2014년 브라질월드컵(조별리그 탈락)을 홍 감독과 함께 치렀다. 김영권은 “청소년 대표 시절 좋은 경기를 했고, 올림픽에서 역사를 썼다. 하지만 브라질 월드컵을 아쉽게 마무리한 게 마음에 걸렸다. 홍 감독님께 언젠가 보답하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가 왔다”며 “울산은 K리그에서 볼 점유율이 높고, 골키퍼와 수비부터 빌드업하는 축구를 한다. 저와 그런 부분이 잘 맞는다”고 말했다. 김영권은 2010년 FC도쿄로 떠난 뒤 오미야(일본), 광저우 헝다(중국), 감바 오사카 등을 거치며 해외에서만 12년을 뛰었다. 과거 스탕다르 리에주(벨기에)와 릴(프랑스)에서 공식 오퍼가 왔고, 2015년 에버턴(잉글랜드)의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김영권에게 관심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속팀 반대 등으로 성사되지 않았다.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은 마음도 K리그에 온 배경이다. 김영권은 “기대와 설렘만큼 걱정과 부담도 크다. 주위 사람들과 팬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올 시즌 전북과 울산의 우승 경쟁에 대해 그는 “3자 입장에서 재미있게 봤다”며 웃었다. 결국 전북이 우승했고, 김영권과 청소년 대표 때부터 센터백으로 호흡을 맞췄던 친구 홍정호(32·전북)가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김영권은 “정호가 주장을 맡아 마음고생을 했을 텐데, 그걸 견뎌내 자랑스럽다”며 “전 도전자 입장이다. 정호는 우승도 하고, MVP도 받았으니 이제 넘겨줄 때가 됐다. 욕심부리고 많이 먹다가는 체할 수 있다”며 웃었다.울산의 마지막 우승이 2005년이고 창단 후 준우승만 10번이라는 말에 김영권은 깜짝 놀라며 “너무 오래됐다. 이제 (우승)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영권은 광저우 헝다에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2회 등 우승을 11회나 경험한 ‘킹메이커’다.김영권은 2010년 A대표팀에 처음 뽑힌 뒤 11년간 A매치 85경기(4골)를 뛰었다. 김민재(페네르바체)와 센터백 듀오인 김영권은 “서로 발 맞춘 지 오래돼 말하지 않아도 잘 안다”고 말했다. 대표팀 포백은 김민재-김영권-이용(전북)이 붙박이고, 왼쪽 수비 김진수(전북)와 홍철(울산)이 경합 중이다. 대표팀에서 김영권을 따르는 후배들이 많고, 코치진도 김영권과 많이 상의한다. 김영권은 “선수단에서는 파울루 벤투 감독님을 단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그는 브라질 월드컵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씩 총 6경기 풀타임을 뛰었다. 김영권은 “제 축구 인생이 월드컵 9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끝나면 안 된다. 13경기는 가야 한다. (조별리그 통과처럼) 목표를 낮게 잡으면 만족하고 마음을 놓을 수 있다”고 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총 7경기를 치르겠다는 각오를 나타낸 것이다.김영권은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결승 골을 터트린 뒤 팔뚝에 입을 맞추는 골 세리머니를 했다. 김영권은 “울산에서는 호랑이 발톱을 드러내는 ‘어흥 세리머니’도 좋을 것 같다”며 “내년이 호랑이의 해(임인년)이니, 호랑이가 정상에 올라야 하지 않겠나. 울산도 챔피언에 오르고, 한국 축구도 카타르에서 높이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침 울산 현대의 상징도, 한국축구 상징도 호랑이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12.20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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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킹영권' 김영권 영입, 철옹성 수비 라인 구축

‘킹영권’ 김영권(31)이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는다. 프로축구 울산은 19일 “2022시즌을 위한 첫 영입으로 국가대표 센터백 김영권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김영권은 올 시즌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와 계약이 만료됐다. 감바 오사카가 연장 계약을 제시했고, K리그 전북 현대의 관심도 받았지만, 그의 선택은 울산이었다. 울산은 불투이스와 작별하고 김영권에게 K리그 최고 수준의 대우를 해줬다. 김영권은 16일 울산 메디컬테스트를 마쳤다. ‘은사’ 홍명보(52) 울산 감독의 영향이 가장 컸다. 김영권은 2009년 20세 이하 월드컵(8강), 2012년 런던올림픽(동메달), 2014년 브라질월드컵(조별리그 탈락)을 홍 감독과 함께 치렀다. 김영권은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청소년 대표 시절 좋은 경기를 했고, 올림픽에서 역사를 썼다. 하지만 브라질 월드컵을 아쉽게 마무리한 게 마음에 걸렸다. 홍 감독님께 언젠가 보답하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가 왔다”며 “울산은 K리그에서 볼 점유율이 높고, 골키퍼와 수비부터 빌드업하는 축구를 한다. 저와 그런 부분이 잘 맞는다”고 말했다. 김영권은 2010년 FC도쿄로 떠난 뒤 오미야(일본), 광저우 헝다(중국), 감바 오사카 등을 거치며 해외에서만 12년을 뛰었다. 김영권은 광저우 헝다에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2회 등 우승을 11회나 경험한 ‘킹메이커’다. 또한 2010년 A대표팀에 처음 뽑힌 뒤 11년간 A매치 85경기(4골)를 뛰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김영권은 ‘킹영권’이라 불린다. 김영권은 보기 드문 왼발 센터백이다. 영리한 플레이로 수비 조율과 공격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대 패스 길목을 차단하고 정확한 킥으로 동료에게 공을 넘겨주는 플레이로 팀의 조직력을 한층 배가시켜 줄 자원이다. 또한 과거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췄던 울산의 주전 센터백 ‘김기희’와의 조합, 옛 스승이자 센터백 대선배 홍명보 감독의 지도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도 관심사다. 울산은 이번 김영권의 영입을 통해 내년 K리그1 최소실점 팀을 겨냥한다는 목표다. 김영권은 “선수 경력 기간은 오래됐지만, K리그에서 뛰는 것은 처음이다. K리그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을 옛 스승님, 전 동료와 함께할 수 있어서 더 편안하게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 환영해 주신 팬분들에게 감사드리며 팀의 우승를 향해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린 기자 안양=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12.1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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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언니, 장가 가요”

한국축구대표팀 수비수 이용(35)의 소속팀 전북 현대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우리 언니 장가 가요”란 글과 함께 이용의 웨딩 사진을 올렸다. 이용 별명은 ‘용 언니’. 2018년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에서 토니 크로스의 킥에 급소를 맞은 뒤 붙은 별명이다. 그라운드에 나뒹군 그는 다시 일어나 2-0 승리에 기여했다.이후 팬들은 그를 ‘용 언니’라 불렀다. 최근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그는 “다행히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거”라며 웃었다.이용은 19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두 살 연하의 정빛나씨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이용은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우연히 (예비신부를) 마주쳤다. 그 자리에서 마음에 들었다. 만난 지 얼마 안 돼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고 1년 정도 사귀었다”고 전했다. 심리치료사인 정씨는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이용은 “올해 힘든 시기도 있었고, 시즌이 워낙 길어 멘탈 관리가 중요했다. 그때 도움을 줬다. 처가 식구들이 저로 인해 축구를 보기 시작했고 경기마다 챙겨 봐줬다”며 고마워했다.결혼이 늦은 이유에 대해 그는 “난 축구를 (남들보다 3~4년 늦은) 초등학교 6학년에 시작했다. 대학교도 1년 늦게 입학했고, 프로팀은 25세, 대표팀은 28세에 처음 들어갔다. 뭐든지 늦다 보니, 항상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럴수록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이용은 올해 전북의 K리그1 5연패를 이끌었다. 이용은 2016년부터 2년 동안 세 차례나 탈장 수술을 받아 뱃속에 패드를 댔다. 이용은 “한 번씩 타이트한 느낌을 받지만, 지우반 피지컬 코치와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 4년 전에 비하면 근육의 질과 탄력이 약해지기는 했다”며 “전북과 계약 기간이 2년 남았는데, 감독님과 동료·팬을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경기 후 근력 운동을 많이 했고, (이)동국이 형처럼 잘 먹고 잘 잤다”고 했다.이용의 최대 장점은 감독 스타일에 자신의 플레이를 맞춘다는 거다. 이용은 “최강희 전 전북 감독님은 과감히 오버래핑을 나가 (김)신욱이에게 공격적인 크로스를 올리길 원하셨다. 올해는 역습을 당하는 장면이 많다 보니, 김상식 전북 감독님이 왼쪽 수비수 (김)진수가 공격적으로 나갈 때 스리백 형태로 밸런스를 유지하는 걸 원하셨다”고 했다. 이어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님은 사이드 윙백이 높은 위치에 서는 걸 좋아하신다. 어떻게 보면 전·현직 전북 감독님의 스타일이 공존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이용은 대표팀 붙박이 오른쪽 수비수다. 지난달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경기 모두 뛰며 연승에 기여했다.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행을 향해 순항하자, 벤투 감독을 향한 비판 여론도 잠잠해졌다. 이용은 “선수들 사이에서는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선수가 그라운드에 나갔을 때 뭘 해야 할지 명확히 알려주는 게 좋은 지도자라고 생각하는데, 벤투 감독님이 그렇다”고 말했다.이용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과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6경기 모두 풀타임을 뛰었다. 3회 연속 월드컵 출전에 도전하는 이용은 “브라질 대회에선 나 자신에게 실망했다. 러시아 대회 독일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지만, 뭔가 그대로 끝내고 싶지 않았다. 나 자신에게 채찍질을 많이 했다”고 했다. 이용은 러시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최고참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이용은 “좋은 남편, 좋은 선수로서 책임감을 갖겠다”고 다짐했다. 완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12.1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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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현우 VS 카미사마…16강 '수호신 대결'서 울산이 웃었다

‘갓(God)현우’ 조현우(30·울산 현대)가 ‘카미사마(神様·신)’ 정성룡(36·가와사키 프론탈레)과 수호신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울산은 지난 1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가와사키전에서 연장 120분간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3-2로 승리했다. 올 시즌 한국 K리그1과 일본 J리그 1위팀끼리 맞대결이었다. 두 팀 다 조별리그에서 6전 전승을 거뒀고, 특히 가와사키는 K리그 대구FC를 상대로 2경기에서 6골이나 몰아쳤던 팀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홈 앤드 어웨이가 아닌 단판 승부였다. 특히 한국 축구 대표팀의 전·현직 골키퍼 맞대결에 관심이 모아졌다. 울산 조현우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주전 골키퍼로 눈부신 선방을 펼쳐 ‘빛현우’, ‘갓현우’라 불린다. 가와사키 정성룡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당시 주전 수문장이었다. 2016년부터 가와사키 골문을 지키는 정성룡은 지난해 J리그와 일왕배를 이끌며 리그 최우수 골키퍼에 뽑혔다. 가와사키 서포터들이 그를 ‘카미사마’라 부르는데 ‘가와사키 수호신’이란 의미다. 둘의 별명에 걸맞게 치열한 수문장 대결이 펼쳐졌다. 전반 23분 울산 오세훈의 헤딩슛을 정성룡이 막아냈다. 몸을 던져 세컨드 볼까지 잡아냈다. 연장 전반 14분 가와사키 헤딩슛을 조현우가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쳐냈다. 승부차기에서도 신들린 선방 대결이 이어졌다. 정성룡이 3번 키커 울산 이동준의 슛을 두 차례나 막아냈다. 정성룡이 킥 전에 골라인에서 먼저 발을 떼서 이동준이 다시 찼다. 이동준의 두 번째 킥마저 정성룡이 저지했다. 2-2로 맞선 가운데 조현우가 가와사키 5번 키커 이에나가 아키히로의 슛을 막아냈다. 정확히 방향을 읽고 왼쪽으로 몸을 날려 왼손을 뻗어 막아냈다. 조현우는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며 포효했다. 2018년 월드컵 독일전을 연상시키는 ‘선방쇼’였다. 지난해 대회 우승팀 울산은 마지막 키커 윤빛가람이 골을 넣으면서 2연패를 향해 나아갔다. 경기 후 홍명보 울산 감독은 “조현우가 마지막에 선방하고 윤빛가람이 결정지었다”고 했다. 경기 전에 정성룡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던 조현우는 “그냥 서로 좋은 경기 하자고 했다. 좋은 경험이자 추억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경기장에서 또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맨 오브 더 매치’에 뽑힌 조현우는 “예상했던 것처럼 힘든 경기였지만, 선수들이 감독님 주문대로 잘해줬다. 승리는 언제나 기쁘며, 8강전도 행복하게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조현우는 작년 9월 FA(축구협회)컵 4강전 포항 스틸러스전 승부차기에서도 ‘선방쇼’를 펼친 바 있다. 3차례나 킥을 막아내며 4-3 승리를 이끌었다. 조현우가 페널티킥에 강한 비결이 뭘까. 조현우를 지도했던 김범수 전 울산 골키퍼 코치는 “현우는 흔들림이 없는 강심장을 지녔다. 능글능글하며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다. 버텨주는 힘이 있다”며 “또한 상대 선수가 슈팅할 때 먼저 판단하지 않고 끝까지 본다. 먼저 넘어지지 않는다. 각도와 타이밍도 잘 잡는다. 그래서 선방률이 굉장히 높다”고 설명했다. 올해 동아시아 지역 8강전과 4강전은 10월 17~20일 전주에서 열린다. 박린 기자 수원=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9.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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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화공 불지핀 '돌격대장'…"마빡이 세리머니 생각 중"

“‘돌격대장’이란 별명, 정말 마음에 들어요. ‘돌격’이란 말이 멋있잖아요. 공격적이라는 뜻이고.” 24일 프로축구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전북 현대의 윙 포워드 문선민(29)이 웃으며 말했다. 문선민은 ‘전주성의 돌격대장’이라 불린다. 엄청난 스피드로 적진으로 돌진해 공격하기 때문이다. 김천 상무에서 18개월간 군복무를 마친 문선민은 지난달 전북으로 복귀했다. 전북의 ‘화공(화끈한 공격)’을 다시 불타오르게 하고 있다. 지난 4일 수원FC전에서 복귀전을 치른 문선민은 7일 대구전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결승골을 터트렸다. 23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11일 광주전에서는 크로스로 일류첸코의 득점을 이끌어냈다. 일류첸코는 7경기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문선민 덕분에 전북도 깨어났다. 전반기에 7경기 연속 무승에 그쳤던 2위 전북은 최근 3승1무(24일 기준)다. 전북 동료들은 요즘 문선민을 “에이스”라 부른다. 문선민은 “솔직히 제가 에이스라고 생각 안 한다. 최고의 팀에 최고의 선수가 모인 만큼, 모두가 에이스라고 생각한다. 전북이 힘든 시기가 있었고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문선민은 “훈련소에 갈 때 (이)동국이 형이 ‘전역 할 때까지 뛰고 있을게’라고 했는데, 돌아와 보니 은퇴하고 ‘뭉쳐야 찬다’에서 축구 하고 계시더라“며 “휴가 때 오랜만에 아빠를 보면 부끄러워하던 딸도 벌써 34개월이 됐다. 지금은 아내와 포옹하면 딸이 하지 말라고 질투한다”고 했다. 문선민은 김인성(서울 이랜드)과 함께 K리그에서 가장 빠른 선수로 손꼽힌다. 문선민은 “100m는 12초대인데, 그보다는 20~30m 단거리 전력 질주가 빠르다. (스피드를 위해) 몸무게를 67~68㎏로 조절하고 있고, 체지방은 10%대”라고 말했다. 문선민은 15일 FC서울전에서 눈 부위가 찢어졌지만 붕대를 감고 계속 뛰었다. 문선민은 “원래 잘 참는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태국 원정 때 열이 40도 넘게 오르고도 뛴 적도 있다”며 “서울전에서 붕대를 귀까지 감아 소리가 안 들렸다. 트레이너가 장난식으로 ‘더 큰 붕대로 감았어야 했나. 이마가 남는다’고 말했다”며 웃었다. ‘관제탑 세리머니’로 유명한 문선민은 “고유의 세리머니를 만들면 FIFA 게임에서 나오려나. 과거 개그콘서트 ‘마빡이’처럼 손으로 이마를 때리는 세리머니도 생각 중이다 . 눈 쪽을 다쳤지만 이마는 안 다쳤다”며 웃었다. 문선민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에 선발 출전해 2-0 승리에 기여한 바 있다. 문선민은 “요즘도 유튜브에 독일전이 뜬다. 제가 은퇴한 뒤에도 기록으로 남는 거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경험이었고, 자신감도 얻었다”고 했다. 2019년에 마지막으로 대표팀에 뽑혔던 문선민은 “국가대표 2선에 뛰어난 선수가 많은데, 제가 더 성장하면 다시 부름을 받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어 “박지성 전북 어드바이저가 제 나이를 묻더니 ‘전성기 나이다. 지금도 발전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2018년 월드컵 때 해설을 해주셨는데, 한국 레전드라서 먼저 말도 쉽게 못 꺼냈고 사진도 못 찍었다”고 말했다. 2019년에 전북에서 우승을 경험하고 입대했던 문선민은 “작년에 전북 우승을 TV로 보며 나도 저기 있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우리만 잘하면 이번에도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무장돼 있다. K리그2에서는 나가 뛰던 상무, K리그1에서는 전북이 우승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완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8.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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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어느덧 90번째 A매치

손흥민(29·토트넘)이 다시 한번 한국 축구대표팀을 위해 뛴다. 축구대표팀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앞두고 있다. 6월 5일 투르크메니스탄전을 시작으로 9일 스리랑카, 13일 레바논과 경기를 펼친다. 세 경기 모두 고양종합운종장에서 열린다. 한국(승점 8)은 현재 H조 2위다. 한 경기 더 치른 투르크메니스탄(승점 9)이 1위에 올라있다. 한국의 목표는 뚜렷하다. 남은 세 경기 모두 승리해 조 1위로 최종 예선에 진출하는 것이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최정예 선수들을 모두 불러모았다. 당연히 대체 불가의 에이스이자 캡틴인 손흥민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시즌을 마치고 대표팀에 합류한다. 2020~21시즌은 손흥민에게 최고의 시즌이었다. 정규리그에서 개인 최다 골인 17골을 기록했고, 시즌 통산 득점에서는 22골을 넣으며 개인 신기록을 작성했다. EPL 득점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도움도 10개를 기록하며 공동 4위에 랭크됐다. 이런 흐름을 유지하며 대표팀에 합류하는 그에 대한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벤투호는 지금 위기에 몰려있다. 지난 3월 한·일전 0-3 참패의 후폭풍이 아직 남아있다. 벤투 감독의 지도력과 벤투호에 대한 의구심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상으로 한·일전에 참여하지 못했던 손흥민이 약 6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벤투 감독의 절대 신뢰를 받고 있는 손흥민은 3경기 모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이 투르크메니스탄전에 출전한다면 A매치 출장 수 앞자리가 바뀐다. 현재까지 89경기(26골)를 뛰었다. 투르크메니스탄전은 손흥민의 90번째 A매치가 된다. 11년 전 18세의 나이로 대표팀에 합류해 막내로서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그가 어느덧 이렇게 달려왔다. 2010년 12월 시리아와 친선전(1-0 승)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손흥민은 2011년 1월 2011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인도전(4-1 승)에서 데뷔 골을 터뜨렸다. 2013년 9월 아이티와 친선전(4-1 승)에서 첫 멀티 골을 기록했고, 2015년 9월 2018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 라오스와 경기(8-0 승)에서 처음으로 해트트릭을 신고했다. 2016년 10월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 예선 카타르전(3-2 승)에서 A매치 50경기를 돌파했다. 60번째 A매치에서는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2-1 승)를 상대로 2골을 폭발했다. 한국 월드컵 역사에 기록될 최고의 경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2-0 승)이 손흥민의 80번째 A매치였다. 그는 세 번의 아시안컵, 두 번의 월드컵에 나서며 한국 축구의 역사와 함께했다. 11년의 세월 동안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유망주에서 주축으로 그리고 상징으로 발전했다. 손흥민의 전진은 멈추지 않는다. 그는 세 번째 월드컵 진출 도전에 발을 들였다. 손흥민이 건재한 이상 한국의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역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A매치 90경기를 돌파한다면 자연스럽게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 가입 기대감도 올라간다.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의 승인을 받은 한국의 센추리클럽 가입자는 홍명보(136경기), 이운재(131경기), 차범근(130경기), 이영표(127경기), 유상철(120경기), 김호곤(117경기), 기성용(110경기), 김태영(104경기), 이동국(104경기), 황선홍(102경기), 조영증(102경기), 박성화(101경기), 박지성(100경기) 등 13명이다. 14번째 가입자로 손흥민이 가장 유력하다. 손흥민은 센추리클럽을 넘어 한국의 최다 A매치 출장 신기록을 갈아치울 선수로도 꼽히고 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1.05.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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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 조현우를 아시나요?

울산 현대는 2020년 한국 축구가 참가할 수 있는 마지막 무대에서 정상에 올랐다. 울산은 지난 19일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에서 페르세폴리스(이란)를 꺾고 우승했다. 그리고 울산은 2021년 한국 축구의 첫 스타트를 끊는다. 2020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이다. FIFA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1년마다 열리는 국제대회다. 6개 대륙의 클럽대항전 우승팀과 개최국 1부 리그 우승팀 등 7개 팀이 참가한다. 클럽월드컵은 일반적으로 12월에 열리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내년 2월 1일 개막해 열흘 동안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다. 현재까지 울산과 함께 대회 참가를 확정한 팀은 유럽축구연맹(UEFA) 바이에른 뮌헨(독일),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알 아흘리(이집트),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 오클랜드 시티(뉴질랜드), 개최국 카타르 스타스 리그 우승 팀 알 두하일까지 5개 팀이다.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우승 팀은 22일, 남미축구연맹(CONMEBOL) 챔피언은 내년 1월 결정될 예정이다. 클럽월드컵은 알 두하일과 오클랜드 시티의 플레이오프로 시작한다. 이후 추첨을 통해 대진을 결정하고, 울산은 8강부터 참가한다. 유럽과 남미 챔피언은 4강부터 등장한다. 아시아를 평정한 울산이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2012년 클럽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울산은 당시 6위에 머물렀다. 클럽월드컵에서 1승도 신고하지 못했다. 2020년 울산은 클럽월드컵 첫 승에 도전한다. 또 포항 스틸러스가 2009년 세운 K리그 최고 기록(3위)에도 도전장을 내민다. 가장 주목받는 팀은 역시 뮌헨이다. 2019~20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UEFA 챔피언스리그(UCL)까지 우승하며 '트레블'을 달성한 뮌헨은 현존하는 세계 최강의 팀이다. 당연히 우승 후보 0순위다. 2000년 시작된 이 대회는 지난해까지 총 16차례 진행됐는데, 유럽 챔피언이 12회 우승을 차지했다. 바이에른 뮌헨 역시 2013년 우승 경험이 있다. 클럽월드컵에 참가한 팀들은 뮌헨을 목표로 한다. 울산도 마찬가지다. 울산이 8강에서 승리한다면 추첨에 결과에 따라 뮌헨과 대결할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만 보면 달걀로 바위를 치는 격이지만, 울산은 믿는 구석이 있다. 골키퍼 조현우다. 조현우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최고의 선방쇼를 펼치며 독일전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 한국에 무너진 독일 대표팀의 골키퍼는 마누엘 노이어. 그는 뮌헨의 간판 골키퍼다. 울산과 뮌헨의 매치가 성사된다면 조현우와 노이어의 리턴 매치가 이뤄지는 것이다. 독일 최강의 클럽 뮌헨에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많다. 노이어와 함께 한국전에 뛰었던 뮌헨 소속 선수는 니클라스 쥘레, 조슈아 키미히, 레온 고레츠카, 토마스 뮐러 등 4명이 더 있다. 이들도 조현우의 활약을 기억할 것이다. 조현우는 코로나19 감염으로 ACL에 뛰지 못한 아쉬움을 클럽월드컵에서 만회하겠다는 의지다. 울산이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뮌헨을 상대로 선전한다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다. 동시에 K리그의 위상도 드높일 수 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0.12.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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