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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시선] 배구계 외국인 감독 홍수, 결과 아닌 성과 측정이 중요하다

한국 배구계는 최근 외국인 지도자들이 넘쳐난다. 지난달 7일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필립 블랑, 21일에는 KB손해보험이 미겔 리베라 감독과 계약했다. 대한배구협회(KVA)도 19일 남자 대표팀 감독으로 이사나예 라미레스, 여자 대표팀은 페르난도 모랄레스를 각각 선임했다. V리그 남자부는 현재 기존 대한항공(토미 틸리카이넨) OK금융그룹(오기노 마사지) 포함 7개 팀 중 4팀이 외국인을 사령탑으로 두고 있다. 여자부는 흥국생명(마르첼로 아본단자) 한 팀이지만, 감독이 공석인 팀도 있어 외국인 지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외국인 지도자에게 기대하는 효과는 크게 두 가지다. 선진 배구를 팀 상황에 맞게 접목해 경쟁력을 키우는 것과 학연·지연 등 악습에 기인한 선수 기용을 지양하고 '제로베이스'에서 건전한 내부 경쟁을 이끄는 것이다. 지난 시즌 V리그 정규리그에서 5위에 그쳤던 OK금융그룹은 올 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뒤 플레이오프에서 2위 우리카드를 꺾고 대한항공이 기다리는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성적과 경기 내용 모두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외국인 감독 선임 효과는 대체로 미미했다. 지난 시즌 여자부 정규리그 1위였던 흥국생명은 올 시즌 한 단계 내려앉았다. 26일 플레이오프에서 정관장을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여전히 '김연경 원맨팀'이라는 시선을 지울 수 없다. 대한항공도 2016년 4월부터 4년 동안 지휘봉을 잡았던 박기원 전 감독이 만들어 놓은 뼈대를 두고 살을 붙인 느낌을 준다. 선수 존재감이 더 돋보인다. 소통 부재라는 약점은 여전했다.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이 대표적이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선임한 아헨 킴은 개인 사유로 갑자기 팀을 떠났고, 후임 조 트린지 감독은 올 시즌 정규리그를 완주하지 못하고 지난달 말 경질됐다. 트린지 감독은 종종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라고 인정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달, 소속 선수였던 오지영이 후배들을 괴롭혔다는 의혹이 나오며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코트 안에서도 헤맨 외국인 감독(트린지)이 '내무 생활' 관리를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국가대표팀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전임 여자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의 소속팀 지도자들과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2년(2022·2023) 연속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 12전 전패를 한 성적도 문제였지만, 준비 과정에서 드러난 빈틈이 더 많았다는 평가다. 세자르 감독은 미디어와의 소통에서도 오해를 살만한 발언을 자주 했다. 강점보다 약점이 더 두드러진 결과에도 외국인 감독은 늘어났다. 프로팀은 최근 트렌드를 의식한 모양새다. '선진 배구 정착'이라는 명분이 있으니, 실패하도 변명거리가 있다.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국제대회나 해외 리그에서 성과를 낸 지도자들을 영입했으니, 구색은 갖춘 게 사실이다.외국인 감독 전성시대를 맞이한 한국 배구. 내실 있는 재도약을 위해서는 이 선택이 얼마나 맞았는지 제대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결과라고 할 수 있는 성적이 나아져도, 그게 감독의 전술과 용병술 덕분인지, 냉정하게 가려야 한다. 이전 선수 구성과 어떻게 달라졌고, 로테이션 구성에 어떤 고민을 했고, 세계 배구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변화를 줬는지 말이다. 정량·정성적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현재 한국 배구를 떠난 몇몇 외국인 지도자들에게선 진정한 변화를 위해 노력한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 신임 대표팀 두 사령탑의 계약 기간은 내년까지다. 명확한 성과 측정을 통해 외국인 감독 선임의 진정한 효과를 확인해야 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2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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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메달 수모' 남자배구, 바레인 잡고 체면 치레…태국과 7~10위 결정전 [항저우 2022]

한국 남자배구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7∼10위 결정전에 진출했다.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남자 배구 대표팀은 24일 중국 항저우 린핑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벌어진 7∼12위 순위 결정 토너먼트에서 바레인을 세트 점수 3-1(25-19 25-21 19-25 25-23)로 꺾었다.임동혁(대한항공)이 12득점, 나경복(국방부), 전광인(현대캐피탈)이 10득점씩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남자 대표팀은 조별예선 1차전에서 인도에 패하고 2차전 캄보디아전에서 졸전 끝에 승리해 12강 토너먼트에 진출했지만, 파키스탄에 셧아웃 패배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파키스탄전 패배로 61년 만의 아시안게임 노메달 수모를 당한 한국은 바레인전 승리로 체면 치레를 했다. 한편, 한국은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태국과 25일 오후 8시 사오싱 중국 경방성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7∼10위 순위 결정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이기면 인도네시아-카자흐스탄 승자와 7위 결정전을 벌인다.윤승재 기자 2023.09.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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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세계랭킹 77위 바레인에 충격패…AVC챔피언십 우승·VNL 재진입 꿈 물건너

세계랭킹 29위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77위 바레인에게 패하며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지컵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4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AVC 챌린지컵 준결승전에서 바레인에 세트 스코어 0-3(33-35 23-25 20-25)으로 패했다.12강전 몽골전까지 3경기 연속 셧아웃 승리를 거둔 한국은 바레인에 발목이 잡혀 우승에 실패했다. 한국은 AVC 챌린지컵에서 우승해 국제배구연맹(FIVB) 챌린저컵 출전권을 얻은 뒤 FIVB 챌린저컵 우승으로 2024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진출하고자 했지만 이날 패배로 물거품이 됐다. 한국은 1세트 황택의(국군체육부대)의 강서브를 앞세워 7연속 득점하며 14-10으로 앞서나갔으나, 이후 공격이 번번이 막히면서 24-24 듀스를 허용했다. 이후 33-33까지 경기를 끌고 가던 한국은 황택의의 서브 범실과 정지석(대한항공)의 공격 범실로 첫 세트를 내줬다. 한국은 2세트에서도 초반 12-8로 앞섰으나 범실 남발로 22-22 동점을 내줬다. 이후 2점을 추가로 내주며 세트 포인트 위기에 몰린 한국은 허수봉(현대캐피탈)의 오픈 공격으로 한 점을 만회했으나, 서브 범실로 2세트도 패했다. 3세트에도 한국은 18-18 동점 상황에서 상대 블로킹과 속공에 막히며 리드를 내줬다. 20-23에서 서브 에이스를 내준 한국은 황경민(KB손해보험)의 오픈 공격이 블로킹에 걸려 25점을 내줬다. 한국의 탈락이 확정됐다. 한국은 VNL에서 활약하는 일본(6위), 이란(10위), 중국(25위)이 불참한 아시아 대회에서도 결승에 진출하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15일 베트남(56위)과 3, 4위전을 벌인다. 한편,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태국(64위)은 결승에 진출해 바레인과 우승을 놓고 다툰다.윤승재 기자 2023.07.14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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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가지 않는 길만 걷는 '배구 전도사' 윤봉우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고객을 기쁘게 해야 한다.”‘마케팅의 아버지’로 불리는 필립 코틀러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 교수가 남긴 격언이다. 마케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알리고 활성화하기 위해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 수용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활동이다. 인상적인 체험을 부여하는 것이 목적을 실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한 가지라고 코틀러 교수는 본다. ‘배구인’ 윤봉우(41)가 현재 걷고 있는 길이 딱 부합한다. 누구도 가지 않던 길을 개척했고, 누구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일을 실현하고 있다. 그의 바람과 목표는 많은 이들이 배구의 매력을 알게 되는 것이다.윤봉우는 V리그(남자부) 449경기에서 블로킹 907개를 기록, 이 부문 역대 4위에 올라 있는 레전드 미들 블로커(센터)다. 우리나이로 서른아홉 살인 2020년까지 국내 무대에서 뛰었고, 2020~21시즌은 일본 리그에서 뛰며 배구를 향한 식지 않은 열정을 보여줬다. 선수 생활을 마친 현재 윤봉우는 두 가지 대표 직함을 가지고 있다. KBS N 스포츠 배구 전문 해설위원 그리고 배구 트레이닝 센터 ‘이츠발리’ 대표다. 지도자로 탄탄한 길이 보장돼 있었지만, 윤봉우는 도전을 선택했다. 배구 꿈나무 육성과 저변 확대를 위해 국내 전무했던 배구 아카데미를 창설한 것. 그게 이츠발리다. 윤봉우는 “일본 리그 소속 팀들은 거의 산하 유소년 팀을 운영하고 있더라. 프로 팀 코치과 유소년 팀 감독은 맡기도 하더라"라고 전하며 “국내에도 이런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많은 배구인이 국내 환경에 아쉬움을 갖고 있었지만, 이른 개선하기 위해 선뜻 나서지 못했다. 나는 도전하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이미 활성화된 야구·축구·농구 아카데미에 비해 배구는 롤모델조차 없었다. 윤봉우는 맨손으로 부딪혔다. 당연히 어려움도 많았다. 2021년 10월 문을 열었지만, 첫 3개월 동안 회원은 단 한 명뿐이었다고. 윤봉우는 발전 방향을 고민했다. 함께하는 스태프와 커리큘럼을 개발하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했다. 회원도 차츰 찾아 왔다. 유소년뿐 아니라 성인, 학생 선수까지 있었다. 5개월이 지났을 때는 150여 명까지 늘었다. 윤봉우는 “수강생 면모가 다양해지면서 교육 프로그램도 맞춤형으로 만들 수밖에 없더라. 함께하는 코치도 8명으로 늘었다. 솔직히 돈은 벌지 못한다"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윤봉우는 “신체 조건이 좋은 학생이 배구가 아닌 농구를 하고 있을 때 아쉬운 마음이 컸다. 아마추어·프로 운영기구뿐 아니라 장외에서 유소년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필요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배구의 즐거움을 알리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봉우가 실현하고 있는 게 결국 ‘체험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츠발리에서 수강을 하며 배구에 즐거움을 느끼고 선수의 길을 걷게 된 학생도 있다고. 윤봉우는 “거창하게 마케팅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배구에 대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좋아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했다. 윤봉우는 선수 시절 광주광역시 소재 조선대학교 대학원에서 스포츠마케팅을 전공했다. 용인에서 숙소 생활을 하느라 시간을 내기 어려웠지만, 특정 요일에 몰아서 수업을 들었다. 윤봉우는 “그저 현장에서 체득하는 것으로는 스포츠를 이해하는 게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공부에 갈증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최근 국제배구연맹(FIVB)이 태국에서 진행한 코치 코스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윤봉우는 “박기원 (전 대한항공) 감독님 이후 내가 이 라이선스를 처음으로 딴 것으로 안다. 외국 지도자들이 어떤 생각으로 선수들을 지도하는지 알고 싶었다. 기술과 체력 훈련을 어떻게 분배해 진행하는지도 궁금했다”고 설명했다. 배움을 토대로 불모지를 개척한 윤봉우. 그는 6월 1일부터 일간스포츠가 주최하는 ’2023 IS스포츠마케팅 써밋 아카데미'에 강연자로 나선다. 윤봉우는 “솔직히 강연 경험은 없다. 나에겐 도전”이라고 웃으며 “설렘으로 강연을 준비하고 있다. 내가 알고 있고, 내가 도전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1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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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IS]'최초' 이끈 산틸리 감독 "혁신으로 좋은 팀 만들 수 있어"

로베트로 산틸리(56) 감독이 대한항공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편견을 이겨내고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은 행보에 의미를 부여했다. 대한항공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도드람 V리그 우리카드와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1(24-26, 28-26, 27-25, 25-17)로 승리했다. 챔프전 전적 3승2패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1위에 이어 챔피언전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창단 처음으로 통합 우승을 해냈다. 대한항공은 2020~21시즌을 앞두고 박기원 감독과 결별하고 산틸리 감독을 영입했다. 역대 첫 외국인 감독 선임이었다. 산틸리 감독은 편견 없이 선수들을 두루 기용했고, 새로운 훈련 문화를 도입했다. 시즌 내내 승부사 기질을 보여주며 대한항공의 창단 첫 쾌거를 이끌었다. 특히 챔프전 4차전에서는 손현종을 센터로 기용하는 변칙 전술을 성공시켰고, 5차전 3세트에서는 백업 선수를 활용해 지고 있던 경기를 뒤집는 운영을 보여줬다. 대한항공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다음은 챔프전 종료 뒤 만난 산틸리 감독과의 인터뷰. -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총평은. "살면서 공짜로 얻는 게 없더라. 우승이라는 만족감을 느껴서 정말 행복하다." - 승부처는 꼽는다면. "매우 많은 승부처가 있었다. 1세트도 잡을 수 있었는데 놓쳤다. 2세트도 상대 범실에 의해 따냈지만, 밸런스가 나쁘지 않았다. 3세트는 주전급 선수들에게 쉴 수 있는 시간을 부여했는데,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너무 잘 해줬다. 세터 유광우는 블로킹까지 해냈다. '경기를 다시 뒤집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몸 상태가 안 좋은 상황에서 힘을 쥐어짜 내서 승리할 수 있었다." - 2020~21시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오늘(챔프전 5차전) 3세트였다. '모 아니면 도' 운영이었다. 모든 선수가 잘 수행해줘서 이길 수 있다. 모두 고생했다. 고맙다." - 대한항공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끈 감독이 됐다. "일반적인 아닌 성과라는 것을 잘 안다. 너무 자랑스럽다. 처음 부임했을 때 나를 이상한 눈빛으로 보는 시선이 있었다고 본다. 훈련 방식부터 그랬다. 그러나 혁신을 주고 싶었다. 마지막 순간에는 믿고, 따라줬다. (한국 지도자들과) 다른 접근으로 좋은 팀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전까지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던 선수들이 기회를 얻고, 성장했다." - 경기 전, 신영철 감독이 알렉스를 향한 산틸리 감독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100% 사실만 얘기하겠다. 나는 당사자다. 알렉스가 경기 중 갈등이 있었던 3차전 상황에서 나에게 이탈리아 언어로 얘기를 했다. (경기에서는) 나는 답변만 했을 뿐이다. 다음날 복도에서 만났을 때 '나에게 어떤 말을 할 생각을 하지 말고 네 배구를 하라'고 전했다. 누가 잘못한 것인가. 경기 전 신영철 감독이 악수를 거절하더라. 처음 겪는 일이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4.1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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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과 난기류 통과한 대한항공, 이제는 구단 최초 도전

대한항공이 희망하는 최종 도착지는 창단 첫 통합 우승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9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도드람 V리그 우리카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 정규시즌 종료 한 경기를 남겨두고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봄 배구 진출을 향한 마지막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대한항공(승점 73, 25승 10패)과 우리카드(승점 64, 22승 13패)는 1·2위를 확정했다. 대한항공은 역대 네 번째이자, 2018~19시즌 이후 2년 만에 다시 정규시즌 정상에 섰다. 또한 2016~17시즌 이후 네 시즌 연속 챔프전 진출에 성공하며 강팀의 면모를 과시했다. 지난 시즌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포스트시즌이 개최되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 모험을 선택했다. 창단 첫 챔프전 트로피를 안긴 박기원 감독과 작별하고, 이탈리아 출신의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V리그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 선임. 산틸리 감독이 그동안 유럽리그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지만, 아시아 리그는 처음이라 과연 V리그에 자신의 경험을 어떻게 접목할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산틸리 감독은 심판 판정에 강하게 불만을 표하는 등 다혈질 성격을 보였지만, 선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하며 정상 등극을 이끌었다. 산틸리 감독도 "첫 훈련 때 선수들의 눈에 비친 내가 '다른 행성에서 온 외계인' 같았다"라며 "소통에도 어려움이 있어 내 훈련 방식을 선수들에게 이해시키는 게 어려웠다"라고 돌아봤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힌 대한항공이지만, 시즌 중반 큰 위기에 직면했다. 외국인 선수 안드레스 비예나가 무릎 부상으로 중도 이탈한 것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대체 선수 영입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은 V리그에서 비예나의 이탈은 곧 위기 신호였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의 영입이 결정되기까지 외국인 선수가 없는 동안 9승 4패로 안전비행을 했다. 화려한 선수층이 외국인 선수의 공백을 최소화했다. 그 가운데 KOVO컵에서 맹활약한 임동혁의 활약이 눈부셨다. 원포인트 서버로 주로 나서던 '입단 4년 차' 임동혁은 앞선 세 시즌 111점에 그쳤으나 이번 시즌에만 480점을 기록하고 있다. 공격 성공률은 51.15%로 7위(국내 선수 3위)에 올라 있다. V리그 최고 세터 한선수, 국내 선수 득점 1위(622점)·성공률 전체 1위(55.16%) 정지석, 살림꾼 곽승석의 존재감도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며 대한항공의 선두 행진을 이끌었다. 산틸리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많이 활용하지 못한 상황에서, 국내 선수들의 힘으로 1위 자리를 지킨 것은 큰 성공이다"라고 돌아봤다. 대한항공은 구단 역사상 최초의 통합 우승을 향해 다시 비행한다. 앞서 2017~18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했지만, 당시 정규리그에서는 3위에 그쳤다.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2010~11, 2016~17시즌에는 각각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에 막혀 챔피언결정전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프로 데뷔 후 대한항공에서만 뛴 한선수와 정지석의 각오는 남다르다. 한선수는 "예상하지 못한 1위를 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버티면 될 것 같다. 모든 걸 쏟아내겠다"라고 했다. MVP 후보로 손꼽히는 정지석은 "(MVP보다) 통합 우승 숙원을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오는 4월 11일부터 플레이오프 승자와 5전 3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이형석 기자 2021.03.3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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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혁 맹활약' 대한항공, 우키카드 꺾고 컵 대회 결승 진출

대한항공이 컵대회 결승에 올랐다. 고향에서 무대에 오른 임동혁이 활약했다. 대한항공은 28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준결승 우리카드전에서 세트 스코어 3-0(25-22 32-30 25-17)으로 꺾었다.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의 다른 준결승 승자와 29일 우승컵을 두고 맞붙는다. 대한항공은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노린다. 박기원 전 감독과의 동행을 마친 대한항공은 외국인 로베르토 산탈리를 영입해 팀 쇄신에 나섰다. 이번 컵대회는 새 사령탑의 배구 스타일을 엿볼 기회로 여겨졌다. 예선전에서 3승을 거뒀고, 준결승까지 승리하며 전승을 거뒀다. 제천 출신 임동혁이 활약했다. 24득점, 공격 성공률 69.7%를 기록했다. 기선 제압을 한 1세트 16-15에서 벡어택 득점에 성공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2세트 18-18 박빙 상황에서도 대각 공격을 성공시켰다. 임동혁은 주축 공격수가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대체 투입돼 활약하던 선수다. 지난 1월에도 정지석 등 국가대표 차출 공백을 잘 메웠다. 공격력이 매우 뛰어나다. 컵 대회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우리카드는 2019~2020시즌 V-리그 정규시즌 1위다. 시즌 MVP(최우수선수) 나경복도 출전했다. 임동혁은 나경복(20점)보다 많은 득점을 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8.2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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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새 관제탑 산틸리 "우승으로 가는 과정 만들겠다"

프로배구 대한항공은 이탈리아 출신 로베르토 산탈리(55) 감독을 선임했다. 이탈리아 출신 산탈리 감독은 남자배구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4년간 팀을 잘 이끌었던 박기원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했다. 그만큼 산틸리 감독에 대한 기대가 크다. 산틸리 감독은 이탈리아 21세 이하 대표팀, 호주 국가대표팀과 폴란드, 러시아, 독일 등 유럽 상위리그 클럽 이끈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지난달 24일 입국한 산틸리 감독은 그동안 용인 대한항공 연수원에서 2주간 자가격리 생활을 했다. 산틸리 감독은 8일 선수단과 첫 만남을 가졌다. 연습 뒤엔 공식 기자회견도 가졌다. "안녕하세요. 저는 로베르토 산틸리입니다"라는 한국어 인사도 인상적이었다. 산탈리 감독은 목표에 대해 "당연히 우승이다. 모든 팀의 목표 아니겠는가. 하지만 우리가 우승이라는 꿈을 품었을 때 무서워하지 않는 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이기느냐가 중요하다. 우승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우승을 하는 과정과 준비를 어떻게 했느냐도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중단되긴 했지만 2019~20시즌 2위에 올랐다. 18~19시즌엔 챔피언결정전 우승도 차지했다. 그만큼 전력이 탄탄하다. 산틸리 감독 역시 전력이 좋다는 것을 인정했다. 산틸리 감독은 "우리는 정말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어떻게 배구를 해야하는지 아는 선수들"이라고 했다. 이어 "여기에 기술을 더해주려고 한다. 대한항공이 좋은 스프라면, 나는 더 좋아지는 소스만 첨가할 생각"이라고 했다. 대한항공은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와 레프트 정지석, 곽승석이 있다. 외국인 선수 비예나의 기량도 훌륭하다. 그래도 부족한 부분은 미들블로커다. 산틸리 감독 역시 이 부분을 인지한 듯 했다. 첫 훈련에선 주로 속공과 블로킹을 연마했다. 두 팀으로 나뉘어져 때리고, 막았다. 특히 대다수 훈련이 두 팀으로 나뉘어져 치러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산틸리 감독은 "훈련 전 미팅에서 두 가지 원칙을 설명했다. 첫째는 더 전문적, 세부적으로 기술 훈련을 한다고 했다. 두 번째 원칙은 훈련을 대결 방식으로 하는 것이다. 오늘도 워밍업으로 미니 게임을 했다. 훈련에는 늘 대결 구도가 있을 것이다. 나는 경기와 같은 느낌을 강조한다. 경기 느낌을 받아야 기술적, 전술적으로 더 빨리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도 산틸리 감독의 몫이다. 산틸리 감독은 한국어와 관련된 질문에 "감사합니다"란 대답을 한 뒤 "일, 이, 삼, 사, 오"라고 숫자를 세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아시다시피 한글이 어렵다. 많이 배워서 나중에는 대화할 수 있는 수준이 되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했다"고 말했다. 한국에는 이탈리아 출신 배구인들이 많다. 여자배구팀 감독인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 그리고 여자배구 KGC인삼공사 발렌티나 디우프가 이탈리아인이다. 산틸리 감독은 "라바리니 감독과는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라 오기 전에 문자를 주고 받았다. 한국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디우프는 '한국이 정말 살기 좋은 나라'라며 빨리 오라고 권했다"고 웃었다. 용인=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06.08 15:43
스포츠일반

대한항공, 남자배구 최초 외국인 감독 영입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남자부 최초로 외국인 감독을 선임했다. 이탈리아 출신 로베르토 산틸리 (55·이탈리아)가 지휘봉을 잡는다. 대한항공은 24일 산틸리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대한항공은 '선진 훈련시스템 접목과 유럽 배구의 기술을 습득하고, 선수단에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자 유럽 다수 프로팀 및 호주 국가대표팀 감독 경험이 있는 이탈리아 출신의 산틸리 감독을 영입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대한항공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여 인센티브 위주 조건으로 체결하였으며, 구단과 감독의 합의하에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4시즌 동안 팀을 이끌어왔던 박기원 감독과 계약이 만료됐다. 재계약 대신 외국인 지도자 영입을 추진했고, 경험이 많은 산탈리 감독과 계약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국 리그라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어려움은 있겠지만, 본인 스스로 강한 도전 의지와 자신감을 보여줬고, 프로 배구팀 감독으로서의 마음 가짐과 신뢰감이 크게 어필돴다"고 전했다. 세터 출신 산틸리 감독은 2002년 이탈리아 U21 대표팀을 맡아 유럽선수권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 2010년까지는 주로 이탈리아 클럽을 이끌었으나, 이후엔 폴란드, 러시아, 독일에서도 감독 생활을 했다. 국가대표 감독(이탈리아, 독일, 호주)도 여러 번 역임했다. 산틸리 감독은 구단을 통헤 "나는 배구를 지도하고 사랑하며 평생을 보냈다. 유럽리그에서의 경험은 내게 많은 메달을 안겨 주었지만, 지금은 새로운 환경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한항공과 함께 할 도전이 매우 흥분되고 기대에 차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한항공은 또한 산틸리 감독을 보좌할 전력분석 전문가인 프란체스코 올레니 코치도 영입했따. 올레니 코치는 유럽과 중국에서 전력분석가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산틸리 감독과 올레니 코치는 한국 입국 즉시 코로나19 검사를 마치고 구단에서 준비한 별도 장소에서 2주간 격리를 실시한 뒤 팀에 합류한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05.24 14:35
스포츠일반

역대급 '지각' 변동, 포스트시즌 없는 봄을 달래다

V-리그의 봄은 경기가 없이도 뜨거웠다. 각 구단의 과감한 결단이 연일 흥미를 자아냈다. 도드람 2019~2020 V-리그는 코로나19 정국으로 인해 정규리그를 조기에 마감하고 포스트시즌을 취소했다. 5라운드 승점으로 리그 순위를 정했다. 1위에 오른 현대건설(여자부), 우리카드(남자부) 소속 선수, 지도자조차 허탈감 감추지 못했다. 우승 타이틀에 도전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봄배구를 기다리던 배구팬도 마찬가지다. 뜨거운 4월이 기다리고 있었다.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이 개막하고 마무리되는 기간에 리그는 술렁였다. 테이프 커팅은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24)이 했다. 해외 진출, 현대건설 잔류, 국내 팀 이적 등 다양한 전망이 나왔다. 선수는 쌍둥이 언니 이재영(24)과의 동행을 선택했다. 자매가 나란히 흥국생명과 FA 계약을 했다. 전력뿐 아니라 티켓 파워 향상도 기대된다. 국가대표급 세터 2명의 공존은 없었다. 흥국생명의 주전 세터던 조송화(27)도 IBK기업은행과 FA 계약을 했다. 기업은행은 2019~2020시즌 세트 3위에 오른 이나연이 있지만, 더 안정감 있는 경기 운영을 노렸다. 여자부에서 이적한 FA는 이다영과 조송화가 유이하다. 두 선수 모두 A등급(연봉 1억원 이상) FA였기 때문에 전 소속팀은 보상선수를 지명할 수 있었다. 각 팀에 생긴 변수와 얽히며 관심이 높아졌다. 흥국생명은 리베로 박상미(26)를 선택했다. 팀의 기둥이자 수비의 중심이던 김해란(36)이 은퇴하며 생긴 공백을 막기 위해서다. 구단은 "박상미가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하며 포스트 김해란 시대를 맞이한 각오를 전했다. 이다영을 잡지 못한 현대건설은 세터 보강이 시급했다. 기존 백업은 경험이 부족했다. 염혜선은 KGC인삼공사와 재계약했고, 국가대표 세터 이효희(40)는 은퇴를 선언했다. 이다영의 보상선수로는 리베로 신연경(26)을 영입했다. 현재 주전급 세터 보강을 위해 트레이드 협상을 하는 것으로 알렸다. 이효희 공백을 메워야 하는 한국도로공사도 세터 전력 보강이 숙제다. 남자부 FA 시장에서는 단연 박철우(35)의 한국전력행이 주목을 받았다. 2020년 A등급(연봉 2억 5000만원 이상) FA 가운데 유일하게 유니폼을 바꾼 사례로 남았다. 그리고 이 이적은 지난달 29일에 열린 삼성화재와 우리카드 사이 성사된 빅딜의 신호탄이 됐다. 삼성화재는 4월 24일에 박철우의 보상선수로 세터 이호건(23)을 지명했다. 닷새 뒤에 이호건(24)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우리카드로부터 세터 김광국(33)과 노재욱(28), 레프트 황경민(24), 센터 김시훈(33)를 받고 이호건, 류윤식(31), 송희채(28)를 보냈다. 노재욱은 우리카드 2019~2020시즌 1위를 이끈 주전 세터다. 2018~2019시즌 신인왕 출신인 황경민도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김광국은 주전 세터 역할도 기대할 수 있는 베테랑. 송희채는 삼성화재가 FA로 영입한 선수고, 류윤식은 수비력이 좋고 팬도 많다. 노재욱, 송희채는 병역 의무가 남은 선수들이다. 분위기 쇄신, 체질 개선, 미래 대비 등 다양한 목표가 혼재된 트레이드로 보인다. 두 팀 감독도 "장기적 관점에서 선수단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삼성화재는 명가 재건을 노리고, 우리카드는 명가 초석을 쌓고 있다. 이 트레이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사령탑 교체는 지각 변동의 진앙이다. 삼성화재는 신진식 전 감독과 결별하고 고희진(40)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선수 시절부터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 지도자다. 그동안 삼성화재에서 수석 코치를 맡으며 차기를 준비했다. 우리카드와의 빅딜로 체질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KB손해보험은 권순찬 감독의 후임으로 팀 프랜차이즈 출신 이상렬(55) 경기대 감독을 영입했다. 가장 놀라운 소식은 대한항공 전했다. 2016~2017시즌부터 지휘봉을 맡겼던 박기원(69) 감독과 결별했다. 박 감독은 부임 첫 시즌부터 대한항공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2017~2018시즌에는 대한항공의 역대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안겼다. 최근 네 시즌 동안 우승 결정전만 세 차례 치렀다. 구단은 "리빌딩과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고, 박기원 감독도 공감했다"고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5.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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