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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이정후의 새로운 타격 비법, 배터박스에서의 변화 [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를 강타 중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7)의 배터박스(타석) 내 자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정후의 배터박스 접근법이 달라졌다. 지난 시즌엔 홈플레이트에서 뒤로 25.3인치(64.26㎝) 떨어진 지점(엉덩이 중간 기준)에 서 있었는데 올 시즌 27.4인치(69.59㎝)로 조정했다. 기존보다 배터박스의 뒤로 이동, 왼발의 뒤꿈치 부분이 선상에 걸치는 수준까지 바뀐 것이다.배터박스 앞쪽에 서면 변화구 공략에 유리하다는 게 야구의 정설이다. 공의 움직임이 정점에 이르기 전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빠른 공을 대처할 시간은 그만큼 짧다. 따라서 직구 공략에 자신 있고 변화구 공략에 어려움을 겪는 타자들이 배터박스 앞쪽으로 나온다. 이정후가 배터박스 뒤로 들어간 건 역으로 해석할 수 있다. KBO리그 A 구단 데이터 분석 담당자는 "이정후의 경우 지난해 직구 대처 능력이 좋은 건 아니었다. 상황이 이러니 직구를 먼저 안정적으로 대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조정을 한 거 같다"라고 말했다. 베이스볼서번트 기준 이정후의 지난 시즌 패스트볼 계열 타율은 0.236에 머물렀다. 100마일(160.9㎞/h) 강속구 투수가 즐비한 MLB 적응에 애를 먹었다. 커브와 슬라이더를 비롯한 브레이킹볼 계열 타율이 0.316였다는 걸 고려하면 MLB 두 번째 시즌의 과제는 '빠른 공 대처'였다. 배터박스 조정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올 시즌 패스트볼 계열 타율이 17일 기준 0.273까지 오른 것. 경기를 치를수록 성적이 조금씩 향상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빠른 공에 대처하는 상황이 늘자, 이정후의 패스트볼 상대 비율(57.6%→51%)은 줄었다.흥미로운 건 변화구 상대 타율이다. 배터박스를 뒤로 조정하면 변화구에 약점을 보여야 하지만 이정후는 오히려 더 강해졌다. 스플리터, 체인지업을 비롯한 오프스피드 계열과 브레이킹볼 계열 타율이 각각 0.357, 0.438까지 향상한 것이다. 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작년에는 MLB 투수들의 공이 빠르다고 생각하니까 타격 포인트를 앞에 놓고 치더라. 빨리 쳐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거 같은데 올해는 자기 페이스대로 하고 있다"며 "결과가 좋으니까, 확신을 갖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2023년 2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에 소집된 이정후는 크게 두 가지 타격 폼에 변화를 줬다. 스탠스를 좁히고 배트 잡은 팔의 높이를 낮춘 것. 테이크 백(스윙하기 전 배트를 뒤쪽으로 약간 빼는 동작)을 의도적으로 줄이겠다는 계산이었다. 테이크 백이 크면 타구에 힘을 실어 보낼 수 있지만, 스윙 궤적이 커져 빠른 공 대처가 쉽지 않다.실제 이정후는 지난 시즌 스탠스의 양발 너비가 26.2인치(66.54㎝)로 좁았다. 장타를 손해 보더라도 정확도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올해 29.4인치(74.67㎝)까지 스탠스를 벌렸다. A 구단 데이터 분석 담당자는 "스탠스 폭을 넓히면 헛스윙은 이전보다 더 나오겠지만 타구에 힘을 실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공을 당겨치는 '풀 히터'로 변모하면서 우익수 방향 타구 비율이 72%(지난해 41%)까지 늘었다.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배트를 휘두르니 장타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3번 타자 이정후는 진화 중이다. 출루가 중요한 리드오프가 아닌 클린업 트리오에 포함되면서 확 달라졌다. 17일 필라델피아 필리스 원정 경기에서 5타수 2안타 2득점 2타점을 기록한 이정후는 타율을 0.338, OPS를 1.042까지 끌어올렸다. 시즌 2루타가 10개로 MLB 전체 1위. 그의 과감한 변화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광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4.18 00:51
프로야구

이강철 감독도 놀란 안현민 중월 아치..."유일한 위안거리였다" [IS 수원]

'거포 기대주'가 쏘아 올린 첫 홈런. 사령탑도 놀랐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2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앞서 전날(19일) 3-15 완패를 돌아봤다. 선발 투수 고영표(5이닝 9피안타 6실점)가 1·2회만 6점을 내주며 일찌감치 승기를 내준 경기. 유일한 위안은 3년 차 외야수 안현민(21)이 홈런을 친 것이었다. 교체 출전한 그는 KT가 4-13으로 지고 있던 9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섰고, 상대 투수 현도훈의 144㎞/h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받아쳐 백스크린까지 뻗는 비거리 130m 중월 솔로홈런을 쳤다. 개인 1군 첫 홈런이었다. 2022 2차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포수로 지명을 받은 그는 2022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에서 모교 마산고의 우승을 이끌었고, 그 대회에서 도루상(8개)을 차지했다. 프로 입단 뒤에도 '도루하는 포수'로 기대받았다. 안현민은 비범한 파워와 팀 내 포수 자원 상황을 고려, 외야수로 전환했고, 현역 복무를 마친 뒤 올해 소속팀에 복귀했다. 퓨처스리그에서 뛰던 그는 유망주들이 1군과 동행하는 프로그램인 '빅토리 프로젝트' 일원으로 지난달 말 위즈파크를 찾았고, 이강철 감독 앞에서 프리 배팅을 하며 괴력을 선보였다. 외야진 장타력 보강에 갈증이 있던 이 감독은 그를 키울 생각을 굳혔다. 그렇게 1군에 합류한 안현민은 7경기 만에 홈런을 쳤다. 이강철 감독은 "백스크린을 맞혔다. 나도 놀랐다"라며 감탄했다. 이어 "변화구를 얼마나 잘 참는지 여부가 중요할 것이다. 매일 경기에 나가는 선수들도 좋은 변화구에는 대응을 어려워 한다. 어제 (안)현민은 유일한 위안거리였다"라며 웃었다. 한편 이강철 감독은 19일 고영표 투구에 대해 "잘 적응하길 바라야 겠다. 그래도 3~5회는 잘 던졌다"라고 했다. 그는 지난 4월 2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팔꿈치 부상을 당한 뒤 그동안 재활 치료에 매진했고, 이날 복귀전을 치렀다. 이 감독은 1회 초 롯데 1~5번 타자들이 연속 안타를 치는 과정에서 배터박스 앞쪽에 붙어 타격하는 변화를 준 걸 포착했다. 히팅포인트가 앞에 있다 보니 고영표의 주 무기인 체인지업도 효과가 무뎌진 것. 이 감독은 1회를 마친 뒤 투수에게 관련 내용을 귀띔했다. 상대 대처는 다소 늦어지만, 그래도 무실점 기류 속에 경기를 마친 건 의미를 부여했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6.20 16:38
프로야구

비디오 판독 상황이 아닌 걸 판독하려고 한 심판, 가까스로 '규정 위반' 전 멈췄다 [IS 인천]

심판의 미숙한 경기 운영이 '규정 위반'을 초래할뻔했다.SSG 랜더스-삼성 라이온즈전이 열린 16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 1-3으로 뒤진 5회 초 삼성 공격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다. 1사 1루에서 김지찬의 번트 타구가 타자 몸에 맞았다고 판단, 심판이 아웃 판정을 내렸는데 삼성 벤치에서 비디오 판독을 신청한 것이다. 야구규칙 5.09 아웃 (7)항에는 이라고 명시돼 있다. 심판들은 삼성 측의 비디오 판독 신청을 받아들였다.1분 넘게 비디오 판독이 진행됐는데 사실 김지찬의 상황은 판독 대상이 아니었다. 이를 뒤늦게 알아차린 심판진이 판독을 취소, 마이크를 잡은 김정국 심판은 "비디오 판독 상황이 아니다. 합의한 결과 안쪽에서 맞아 파울로 인정하겠다"고 상황을 바로잡았다. 배터박스 밖이 아닌 안에서 맞았다는 결론이었다. 4심 합의로 판정 결과를 바꿨는데 결과에 혼선을 빚은 이숭용 SSG 감독이 가볍게 항의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비디오 판독은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면 자동 퇴장이지만 판독이 취소, 결과가 바뀌었으니 이 감독의 항의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KBO리그 비디오 판독 규정에는 고 명시돼 있다. 가까스로 오류를 잡았지만, 만약 비디오 판독으로 판정을 유지하거나 번복했다면 '규정 위반' 논란에 휩싸일 수 있었다.번트가 파울 처리된 김지찬은 유격수 플라이로 아웃됐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5.16 20:27
프로야구

피치클록 최다 위반...롯데는 왜 오해를 자초할까 [IS 시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6일 총 178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나온 피치클록(Pitch Clock) 위반 횟수와 평균 경기 시간 현황을 발표했다. 롯데 자이언츠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경기당 10.59회(34경기·360회)를 기록했다. 가장 적게 위반한 팀은 KT 위즈(3.38회)다. 피치클록은 경기 기간 단축을 위해 KBO가 정식 도입을 추진 중인 규정이다. 투수는 주자가 있을 때 23초, 없을 때 18초 내에 투구를 해야 하고, 포수는 전용 전광판에 9초, 타자는 8초를 남기기 전까지 각각 포수석과 배터박스에 위치해야 한다. 올 시즌은 시범 운영만 한다. 위반해도 경고만 주어진다. 현장 의견이 여전히 갈린다. 경기 시간을 줄이는 게 야구 흥행에 도움이 된다는 '명분'을 지지하는 야구인도 있고, 투구 시간에 쫓기면 투수들이 부상을 당한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KBO가 꾸준히 발표 중인 피치클록 관련 현황이 흥미로운 건 위반 횟수가 가장 많은 팀이 롯데, 적은 팀은 KT라는 점이다. 두 팀 사령탑, 김태형 롯데 감독과 이강철 KT 감독은 시범경기 기간 한목소리로 피치클록 도입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이강철 감독이 "(올 시즌) 정식으로 시행하지 않을 거라면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 조금 더 강한 어조로 말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KT 위반 횟수가 가장 적었다. 내부적으로 관련 제도를 준수하도록 지침이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롯데가 의도적으로 피치클록 규정을 무시한다고 단정할 순 없다. 김태형 감독은 소속 투수 애런 윌커슨이 너무 자주 위반하자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정작 김 감독이 강도 높게 비판한 건 투수의 견제 횟수 제한,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의 판정 등이다. 이런 점을 두루 감안해도 롯데는 이제 피치클록을 의식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일단 경기 시간 단축, 지연 방지 필요성은 대세론이다. 피치클록을 가장 많이 위반한 롯데는 평균 경기 시간도 가장 길었다. 9이닝 기준으로 리그 평균이 3시간 6분인데, 롯데는 3시간 13분을 기록했다. KT는 2시간 59분이다. 안 그래도 '롯데 야구는 길다'라는 인식이 야구팬 사이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 시간과 밀접하다고 볼 수 있는 피치클록 위반까지 가장 많으면 부정적인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다. 롯데가 현재 10개 구단 중 최하위(10위)에 머물고 있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사실 피치클록 위반 횟수와 성적의 상관관계는 밀접하지 않은 것 같다. 현재 리그 1위 KIA 타이거즈의 피치클록 위반 횟수는 10개 구단 중 4번째(경기당 6.06회)로 많았다. 위반 횟수가 가장 적은 KT의 투수진의 평균자책점은 6일 기준으로 6.00, 최하위였다.하지만 롯데처럼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팀이 리그 차원에서 정식 도입을 준비 중인 규정을 거듭 무시하는 인상을 주는 건 비난을 자초하는 꼴이다. 롯데는 피치클록 현황이 발표될 때마다 가장 많이 위반한 팀이었고, 각 매체들은 항상 이 내용을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꼴찌가 1등을 했다며. 비아냥이 섞여 있다. 피치클록은 2025시즌부터 정식으로 도입된다.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준비기간을 슬기롭게 활용해야 새롭게 바뀐 제도에 대한 전략과 전술도 생긴다. 선수들도 명확한 지침이 있는 게 심리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08 05:20
프로야구

[류선규의 다른 생각] 초유의 오심 은폐, 문제 해결의 핵심은 기계 아닌 사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야심 차게 도입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두고 현장의 볼멘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 14일 대형 사고가 터졌다. 대구 삼성 라이온즈-NC 다이노스전에서 심판들이 ABS와 다른 판정을 내린 뒤 사실을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전례를 찾기 힘든 사건인 만큼 며칠 동안 야구계가 시끌벅적했다.이번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건 당일 경기 중계방송을 통해서다. ABS에 이상함을 감지한 강인권 NC 감독이 볼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자 심판들이 그라운드에 모여 대화를 나눴다. 그런데 이때 한 심판위원이 갖고 있던 핸드 마이크를 통해 뇌까리던 '은밀한 대화'가 날 것 그대로 전파를 탔다. 핸드 마이크는 야구장 관중이 들을 수 있게 설정돼 있고 동시에 중계방송팀에도 연결돼 있다. 온·오프 기능이 없는 마이크로 심판위원이 사용할 때 전광판실에서 소리를 조정한다. 다만 전광판실에선 중계방송팀으로 들어가는 소리를 제어할 순 없다. 해당 심판위원은 핸드 마이크의 기능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기계와 사람이 어우러져 사건이 촉발한 셈이다. KBO는 ABS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사항에 대해 후속 대책을 내놨다. 아울러 지난 19일 인사위원회를 통해 해당 심판위원들을 중징계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추락한 신뢰는 인사 조치만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ABS는 구단들이 찬성해 도입이 결정된 만큼 현장의 공감대 형성을 KBO에만 맡길 게 아니다. 구단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목소리를 수렴해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이를 KBO에 알려 간극을 좁혀야 한다. KBO도 마찬가지다. 발 벗고 뛰는 모습을 보여야 팬들은 물론이고 야구계 전반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보다 중요한 게 있을까.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면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 완벽하게 설계했다고 하더라도 운영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문제와 마주할 수 있다. 중요한 건 그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거다. 그게 어렵다면 현장과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아무리 훌륭한 시스템을 갖춰도 현장에서 직접 뛰는 선수, 코칭스태프가 신뢰하지 않으면 논란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고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2년 전이었다. SSG 랜더스 투수들이 타 구장과 비교해 홈구장 마운드가 낮다며 구단에 조정을 요청했다. 구장 관리 담당자가 실측하고 투수들과의 미팅을 여러 차례 반복한 결과, 실제 마운드 높이가 낮지 않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투수들 입장에서 마운드 높이가 낮게 보인 건 다른 이유였다. 마운드와 배터박스는 정상이었으나 마운드 주변 표면 배수를 위해 약간의 경사를 두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구장마다 ABS 존이 다르다"는 현재 선수들의 불만을 허투루 들을 수 없는 이유다.ABS 관련 논란을 줄일 방법으로 판정 결과를 바로 전광판에 쏘는 걸 추천한다. 전광판은 야구장에서 관중과 소통하는 창구이다.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 야구장 내 관계자들이 모두 관심 있게 지켜본다. 올 시즌 야구장에는 피치클록 관련 전광판이 설치돼 있는데 이를 활용, 실시간으로 볼과 스트라이크 신호를 보내는 건 어떨까. 그뿐만 아니라 양팀 더그아웃에 설치된 태블릿 PC에 ABS 결괏값을 빠르게 올리면 현장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다.이렇게 하다 보면 ABS는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된다. 지금은 ABS의 성공을 위해 야구계를 구성하는 모든 주체가 하나가 될 때다. 팬들이 원하는 리그의 공정성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문제 해결은 기계가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한다.전 SSG 랜더스 단장정리=배중현 기자 2024.04.22 13:13
프로야구

"최정은 타석에서 공을 피하지 않는다" 두려움과 싸운 330번째 'HBP'

프로야구 통산 최다 홈런 기록에 도전한 최정(37·SSG 랜더스)이 쓰러졌다.최정은 1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 1회 말 첫 타석, 아찔한 부상을 당했다. KIA 선발 윌 크로우가 던진 시속 150㎞ 빠른 공에 왼 옆구리를 맞은 게 화근이었다. 진단 결과가 충격에 가까웠다. SSG 관계자는 "왼쪽 갈비뼈 미세골절 소견을 받았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추가 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단 내부적으로 한 달 정도의 공백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16일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467개)과 타이를 이뤄 기록 달성 여부에 관심이 쏠렸는데 예상하지 못한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몸에 맞는 공(HBP)은 최정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어'이다. 통산 몸에 맞는 공이 330개로 KBO리그 역대 1위. 부문 2위 박석민(은퇴·212개)과의 차이가 118개에 이른다. 현역 선수로 범위를 좁히면 양의지(두산 베어스·164개)를 2배 이상 앞선다. 많은 경기(2184경기)를 소화한 '훈장'이라고 볼 수 있지만 타석수가 비슷한 최형우(KIA 타이거즈·108개)와 비교해도 최정의 몸에 맞는 공은 '압도적'이다. 참고로 메이저리그(MLB) 역대 최다 몸에 맞는 공은 287개를 기록한 휴이 제닝스다. 최정이 공에 맞는 건 타격 스타일과 연결된다. 과거 김용희 전 SK 와이번스 감독은 "최정은 타석에서 공을 피하지 않는다"며 "타석에서는 투수가 공을 던질 때 몸에 맞는 공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최정은 (몸쪽으로 오더라도) 그냥 맞는다"고 말했다. 최정은 배터박스에 붙어서 타격하는 유형이다. 특히 타격할 때 왼 다리가 배터박스 쪽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공을 피하기 쉽지 않다. 이만수 전 SK 감독은 "공이 두려우면 타석에서 바짝 붙지 못하고, 몸쪽으로 오는 공을 피하게 된다. 최정은 공격적인 스타일이어서 몸에 많이 맞는다. 그리고 몸쪽 공을 두려워하지 않고, 당겨서 친다"고 말했다.타석에서 몸에 맞는 공은 극한의 공포다. 시속 140㎞ 이상의 투구에 맞으면 순간적으로 약 80톤의 압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MLB 역대 몸에 맞는 공 2위 크레이그 비지오는 사구에 대해 "생계를 유지하는 고통스러운 방법"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추신수(SSG)는 MLB에서 활약하던 2011년 6월 왼손 투수 조나단 산체스의 투구에 왼 엄지가 골절된 뒤 한동안 몸쪽 공에 제대로 된 반응을 보이지 못했다. 몸에 맞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스윙을 부자연스럽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최정은 다르다. 몸에 300개 넘는 공을 맞고도 467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SK에서 한솥밥을 먹은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한 가지에 빠지는 게 쉽지 않은데 최정의 몰입은 장난 아니다. 몸에 맞는 공을 300개 넘게 기록하면서도 타석에 들어서는 것도 그만큼 몰입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매번 두려움을 극복한 최정이 이번에도 남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이범호 KIA 감독은 17일 경기 뒤 "경기 직후 최정 선수 부상 소식을 들었는데 너무 안타깝고 미안하게 생각한다. 모쪼록 빠른 쾌유를 바란다"고 말했다. KIA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범호 감독은 이숭용 SSG 감독을 직접 찾아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KIA 주축 선수들도 인터뷰에서 "빠른 쾌유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18 06:04
프로야구

[IS 이천] 24안타 난타전=3시간 6분...피치 클록 경험한 이승엽 감독 "세계 야구 추세...모두 적응해야"

2024 KBO리그 시범경기 화두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과 피치 클록 제도 도입이다. ABS는 당장 전반기부터 적용되며, 피치 클록은 시범 운영된다. 9일 5개 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개막전에선 ABS보다 피치 클록 영향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전체 일정 평균 시간(2시간 58분)보다 14분 단축된 2시간 44분을 기록했다. 피치 클록은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투수의 투구 시간을 줄이는 게 골자다. 주자가 없을 때는 18초, 있을 때는 23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 타자는 8초 전에 타격 준비를 해야 한다. 구두 경고가 이뤄진 9일 다섯 경기에선 총 29회 지적이 나왔다. 투수가 14회, 타자가 25회였다.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있었단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선 관중들이 임박하는 제한 시간에 맞춰 육성으로 숫자를 외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10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를 치른 이승엽 두산 감독은 경기 분위기를 전하며 "선수단에 (특별한) 영향은 없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스코어 12-8, 합계 24안타가 나오는 난타전이 3시간 6분 만에 끝난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승엽 감독은 일본 리그 소프트뱅크와의 교류전에서도 피치 클록이 적용되고, 자신의 타석에 이름을 물린 타자가 배터박스를 향해 뛰어가는 모습을 돌아보며 "일본 리그도 많이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일본 등 세계 야구가 야구팬 발걸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일환으로 경기 시간 단축이 숙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모두가 이에 적응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카운트다운을 하는 관중들의 모습에 대해서 "새로운 풍경이 나온 것 같다"라며 웃었다. ABS 적응에 대해서도 비슷한 입장을 전했다.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한 공이 볼 판정을 받거나, 그 반대 상황이 나올 수 있어 혼란이 불가피하겠지만, 적응할 문제라고 내다봤다. 경기 시간 단축과 공 판정 일관성을 추진하기 위해 대대적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KBO리그. 현장 선수들과 사령탑은 시범경기부터 '적응'이라는 화두로 그라운드에 나서고 있다. 이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10 11:18
프로야구

[IS 피플] "맞는 거에 두려움 없다" 투사 서호철의 헤드샷 '2개'

두려움 없이 맞서던 NC 다이노스 서호철(27)이 또 한 번 '헤드샷'에 쓰러졌다.서호철은 24일 창원 두산 베어스전 2-3으로 뒤진 8회 말 김강률이 던진 직구에 머리를 직격당했다. 머리 쪽으로 향한 시속 145㎞ 직구를 피해 보려고 했지만, 공보다 빠를 순 없었다. 병원으로 이송된 서호철은 검진 결과 코뼈 골절이 확인됐다. 구단 관계자는 "전문의 진료 결과 코뼈 골절 소견이 나왔는데 수술은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내일(26일) 선수의 컨디션 확인 후 내부 회의를 거쳐 선수 등록 및 출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서호철은 지난 4월에도 헤드샷을 당했다.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마무리 투수 서진용이 던진 직구에 머리를 가격당했다. 평생 한 번도 어려운 헤드샷을 1년 동안 두 번 당했으니 '불운하다'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서호철은 4월 첫 헤드샷 때는 11일 만에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1군에 돌아왔으나 한동안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애를 먹었다. 김강률의 헤드샷은 코뼈 골절까지 이어져 4월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주전 유격수 김주원이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 차출된 NC로선 주전 3루수 서호철의 부상이 뼈아프다. 도태훈을 비롯한 백업 자원이 한동안 공백을 채워야 한다. 동의대를 졸업한 서호철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9라운드 전체 87순위로 NC에 입단했다. 효천고 졸업 후 미지명, 대학 졸업 후에는 하위 라운드에 뽑힐 정도로 프로행이 녹록하지 않았다. 하지만 타고난 성실함으로 어렵게 기회를 잡았고 올 시즌 '약방의 감초' 같은 활약으로 팀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서호철의 부상 전 성적은 타율 0.293(355타수 104안타) 3홈런 38타점. 화려하지 않지만, 견실한 플레이로 코칭 스태프의 신뢰를 쌓았다.서호철은 배터박스에 붙어서 타격하는 유형이다. SSG 랜더스 간판타자 최정과 비슷하다. 배터박스에 붙으면 몸에 맞는 공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4월 헤드샷 이후에는 더욱 민감할 수 있지만 변함이 없다. 그는 최근 "몸쪽을 과감하게 돌리면 바가지 안타도 나온다. 맞는 거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앞으로도 꾸준히 그렇게 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매 타석을 과감하고 간절하게 들어섰던 그였기에 구단도 더욱 안타깝게 서호철의 부상을 지켜봤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9.2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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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뒤집기도 아니고...실패도 남다른 이정후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를 천재성이 다시 빛나고 있다. MVP가 돌아왔다. 개막 첫 달(4월) 출전한 22경기에서 타율 0.218에 그치며 부진했던 이정후. 지난겨울 스탠스를 좁히고, 톱 포지션(배트를 잡는 손 위치)를 낮추는 등 꽤 큰 변화로 빠른 공 대처 능력을 키우려 했던 선택이 역효과가 나고 말았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5월 첫째 주까지 거의 매 경기 이정후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개막 초반에는 “(이정후의 반등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했지만, 지난 9일 LG 트위스전을 앞두고는 “생각이 많아진 것 같다. 안 나가던 공에 배트를 냈다”라며 에둘러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지난 주중 3연전(9~11일)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원래 타구의 질은 나쁘지 않았지만, 좋은 결과가 따라왔다. 5월 초부터 MVP를 수상한 지난 시즌(2022) 폼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톱 포지션은 귀 부위로 올렸고, 준비 자세에서 이동발(좌타자의 오른발)을 두는 위치도 배터박스 상단 우측 가로선 끝 부근까지 벌렸다. 투수의 투구 시작 동작에 이동발을 홈플레이 쪽으로 끌어들여 발끝을 찍은 뒤 배트를 내는 특유의 메커니즘도 회복했다. 왼발 끝을 두는 위치도 시즌 초반엔 배터박스 하단 가로선과 평행이 되도록 뒀지만, 원래대로 45도 정도 마운드를 향하게 고쳐뒀다. 이정후는 13일 NC 다이노스전에서 2루타 1개 포함 2루타를 쳤다. 두산 베어스와의 이번 주중 3연전 1·2차전에서도 각각 3안타와 2안타를 쳤다. 지난 시즌 타점왕에 오를 만큼 득점권에서 강했던 모습도 되찾았다. 야구팬이 알던 이정후가 돌아왔다. 이정후는 “편안한 자세로 돌아가려다 보니 다시 지난 시즌 폼이 된 것 같다”했다.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이미 변화를 준 폼을 되돌리는 것도 쉽지 않다. 발끝의 각도조차 영향을 미칠 만큼 셀 수 없이 많은 요소가 모여 만들어지는 타격 메커니즘이다. 겨우내 바뀐 폼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 게 분명히 이전 폼을 되찾는 데 장애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정후는 아예 변화를 시도하지 않았던 타자처럼 자연스럽게 2022시즌 버전 스윙을 보여주고 있다. 이정후는 5월 타율 0.305를 기록했다. 장타 생산도 많아졌다. 끝내기 홈런이나 멀리 히트를 기록한 뒤 다시 침묵했던 4월과는 다른 모습이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처럼 타석에서 위압감이 커졌다. 누구나 원래 타격 폼을 빨리 되찾을 수 있다면, 이런 시도를 ‘모험’이라고 표현하지 않을 것이다. 더 좋은 타구를 만들기 위해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이다. 이정후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달라진 타격 폼으로 좋은 성적은 내지 못했지만, 이런 실패 속에서도 천재성을 증명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1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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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데뷔 뒤 최대 타격폼 변화, 진화 노리는 강백호

KT 위즈 간판타자 강백호(24)가 타격 자세를 전면 수정했다. 강백호는 지난 1~2일 열린 LG 트윈스와의 개막 2연전에서 11타수 5안타 4타점을 몰아쳤다. 장타도 3개(홈런 1개·2루타 2개)나 때려냈다. 비로 노게임이 된 4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우측 강습 타구 2개를 쳤다. 강백호는 지난 시즌(2022) 부상으로 62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타율 0.245·6홈런에 그치는 등 성적도 안 좋았다. 지난겨울 그 어느 해보다 훈련에 열중하며 재기를 노렸다. 체중 감량 등 몸 관리도 잘했다. 시범경기부터 예년보다 2시간 먼저 출근하는 등 생활 루틴도 바꿨다. 가장 큰 변화는 타격 자세인 것 같다. 강백호는 프로 데뷔 시즌(2018)부터 역동적인 스윙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뒷발은 홈플레이트에 가깝게 하고 앞발(이동발·좌타자의 오른발)은 멀리 두는 '오픈 스탠스'로 타격을 준비한 뒤 키킹(kicking)이 높은 레그킥(leg kick)으로 타이밍을 맞추면서, 골반을 강하게 회전하는 스윙을 보여줬다. 지난 3월 출전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기존 타격 자세와 차이가 없었다. 스프링캠프를 치르며 히팅 포인트를 뒤에 두는 훈련을 진행했지만, 겉으로 보이는 변화는 뚜렷하지 않았다. 시범경기 막판부터 강백호의 준비 자세는 배터 박스 세로선과 양발을 평행하게 두는 '스퀘어 스탠스'로 바뀌었다. 레그킥과 몸통 스윙은 그대로였지만, 이전보다 테이크백(백스윙) 동작이 줄어든 느낌을 줬다. 4일 KIA전에 앞서 만난 강백호는 "내가 생각해도 큰 변화"라며 "핵심은 백스윙 구간을 줄여서 이전보다 미리 타격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강백호가 직접 취한 자세를 들여다보면, 스탠스 변화뿐 아니라 배트를 잡은 두 손도 가슴을 기준으로 세로선을 그었을 때 이전보다 뒤쪽(포수 쪽)에 자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백스윙이 줄어들면 타구에 힘을 싣기 어려울 수 있다. 강백호가 스탠스에 변화를 준 건 이 때문이다. 그는 "기존 오픈 스탠스로는 어깨가 쉽게 열릴 수 있는 것 같아서, (어깨를) 닫아 놓고도 힘을 온전히 쓰기 위해 두 다리를 놓는 자세를 바꾼 것"이라고 했다. 더 매끄러운 스윙을 하기 위해 양발 엄지발가락의 방향까지 신경 쓰고 있다. 강백호는 매년 더 강한 타구를 만들기 위해 타격 자세에 변화를 줬다. 2021시즌에는 레그킥을 버리고 토 탭(toe tap) 자세로 바꿨다. 한동안 이동발을 지면에 한 차례 딛고 스윙 타이밍을 잡는 방식도 썼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강백호는 "작년부터 리그 투수들의 공이 빠르고 움직임도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WBC에서 뛰며 다시 실감했다. 슬라이드 스탭(slide step)이 빠른 투수들도 많다. 파워 포인트(힘을 쓰는 지점)를 빨리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조금씩 준비했다"고 변화를 준 배경을 전했다. 이번 시도는 리스크가 크다. 초등학교 때부터 유지했던 자세에 변화를 줬다. 강백호는 "앞으로 2주 동안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도 가장 이상적인 스윙을 찾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2023.04.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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