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IS 인터뷰] '1라운더→수술→독립리그→NC' 프리드릭, "선택에 후회 없다"
NC 대체 외인 크리스티안 프리드릭(32)의 야구인생은 사연이 참 많다.출발은 화려했다.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5번으로 콜로라도 유니폼을 입었다. 에릭 호스머(샌디에이고) 버스터 포지(샌프란시스코)가 그해 1라운드 지명 동기. 통산 96승을 기록 중인 랜스 린(텍사스)보다 더 빨리 호명됐다. 2010년 베이스볼 아메리카(BA)가 선정한 프리시즌 유망주 랭킹에선 전체 33위로 뽑혔다. 메이저리그 데뷔전(2016년 5월 9일 샌디에이고전)에서 승리투수가 될 때만 해도 모든 게 생각대로 풀렸다.그러나 이후 콜로라도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고 2016년 3월 샌디에이고로 팀을 옮겼다. 그해 팀의 2선발급으로 중용되며 5승 12패 평균자책점 4.80을 기록했다. 딱 거기까지였다. 2017년 여름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2018년을 통째로 쉬었다. 올 시즌에는 독립리그(Independent baseball league)에서 뛰었다. 독립리그는 유망주가 몰려있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 더블A와 직접적인 비교가 불가능하다. 이미 전성기를 지났거나 프로 지명 받지 못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라 실력이 아무래도 떨어진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독립리그에서 공을 던졌다.인연이 닿은 곳은 NC다. 에디 버틀러를 퇴출하고 대체 선수를 물색했던 NC 영입 레이더에 프리드릭이 들어왔다. 총액 20만 달러(보장 17만 5천 달러, 옵션 2만 5천 달러)에 계약. 메이저리그 1라운드 유망주에서 독립리그를 거쳐 KBO 리그 무대까지 밟게 됐다. 그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야구 외적으로도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전체적인 컨디션은 어떤가."괜찮다. 한국에 온 뒤로 적응하고 있고 회복도 큰 문제가 없다. 직전 등판(4일 광주 KIA전 8이닝 1실점)에서 잘 던졌지만, 팀이 패해 아쉽다. 상대 투수였던 양현종 선수가 잘 던졌고 최형우 선수도 좋은 타격을 하더라." -한국에 오기 전 들었던 KBO 리그와 직접 뛰어본 KBO 리그는 어떤가."KBO 리그에서 뛰었던 코리 리오단(전 LG)이 친구여서 많은 얘길 들었다. 한국에서 꼭 해보라고 하더라. 일생에 찾기 힘든 기회인데 KBO 리그에 오면 좋은 경험을 할 거라고 조언해줬다. 그리고 실제 와보니까 들었던 것보다 더 좋다. 리그도 경쟁력이 있고 팬들과 야구장도 멋지다." -코리 리오단과는 어떤 인연이 있나."코리는 2007년 신인 드래프트, 난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돼 콜로라도에서 3~4년 정도를 마이너리그에서 함께 뛰었다. 이후 팀이 달라져 연락만 했는데 올해 독립리그에서 다시 만났다." -한국행을 선택하는 데 고민은 없었나."특별히 그런 건 없었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 당시에는 한국에 오는 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와서 후회는 없다.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2017년에 팔꿈치 수술을 받았는데, 어떤 상태였나."팔꿈치 바깥쪽에 있는 뼛조각이랑 일부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이었다. 2017년 여름에 수술하고 2018년 여름에 재활을 끝냈다. 이후 경기를 뛸 계획이었는데 구속이 생각보다 나오지 않아 뛸 수 있는 팀을 찾지 못했다. '내년 시즌을 준비하자'는 생각으로 코리와 독립리그에서 함께 뛰기로 했다."-마지막으로 100이닝을 소화한 게 2016년이다. 올해 89이닝(독립리그 63이닝·NC 26이닝)을 던졌는데 피로감은 없나."특별한 건 없고 일반적인 수준의 피로감이다. 첫 선발 등판 2경기에선 약간 있었지만 이후 2경기에선 적응을 하면서 훨씬 나아졌다. 그리고 점점 좋아지는 중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오는 변화는 있지만 크진 않다." -NC에선 미국에서 던진 커브를 거의 보여주지 않는데."케이시 켈리(LG)처럼 좋은 커브볼이 아니라면…(웃음) 한화전에서는 던지긴 했는데 한국 타자들의 콘택트 능력이 좋아서 변화를 줬다. 스트라이크존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은 커브보다 빠르게 지나가는 슬라이더가 더 효과적일 것 같다." -오른손 타자(시즌 피안타율 0.194)를 효과적으로 막아내는 비결이 있을까."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하면서 오른손 타자를 많이 상대했다. 그러면서 경험이 쌓인 게 아닌가 싶다. 프로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 미국에선 왼손 타자를 많이 만나지 못했다.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쓰려고 연습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느낌이다." -대체 선수로 영입돼 어깨가 무겁다. 목표가 있다면."마운드에 있을 때는 팀이 승리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팀원들과 계속 소통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배우고 싶다. 이런저런 얘기를 계속하면서 야구 외적으로도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창원=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2019.08.08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