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메달 획득 실패' 여자 배구, 대회 마지막 날까지 설렘 안겼다
한국 여자 배구가 아름다운 도전을 마쳤다. 메달 획득은 실패했다.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하며 스포츠팬에 감동을 선사했다. 한국은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트 스코어 0-3(18-25, 15-25, 15-25)으로 완패했다. 세르비아 에이스 티아나 보스코비치에게만 33점을 내줬다. 전력 차이를 절감했다. 김연경은 11득점 하며 분전했지만,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동메달 획득 이후 45년 만에 메달에 도전했다. 8강전에서 터키를 꺾으며 파란을 예고했다. 그러나 세계 강호(브라질·세르비아) 연전에서 모두 패했다. 1세트는 20점 진입 직전까지 박빙 승부로 끌고 갔다. 초반에는 상대 에이스 보스코비치에게 연속 실점하며 기선을 내줬다. 세르비아에 허용한 첫 5점 모두 보스코비치에게 허용했다. 그러나 김연경의 오픈, 양효진의 속공으로 추격했고 상대 범실로 추가 득점하며 추격했다. 5-6에서는 박정아가 보스코비치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해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 상황에서 김희진이 연속 서브 득점까지 해내며 2점 차로 앞서가기도 했다. 12-10에서는 김연경이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점수 차를 벌렸다. 좋은 흐름이 갑자기 흐름을 내줬다. 한국의 서브 리시브가 갑자기 흔들렸다. 17-19에서는 세터 염혜선과 박정아의 호흡이 안 맞았다. 김희진의 속공마저 라인을 벗어나며 점수 차가 벌어졌다. 한국은 연속 6실점 했고, 18-24로 세트 포인트를 허용했다. 정지윤의 오픈 공격이 블로킹에 막히며 25번째 점수를 내줬다. 2세트는 무기력했다. 김연경도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좌우를 오가며 폭격한 보스코비치를 막지 못했다. 베테랑 세터 마야 오그네노비치는 한국의 추격 기세가 오를 때마다 2단 패스 페인트를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10-16에서 보스코비치에게 플로터 서브까지 허용하며 이 경기 최다 점수 차(7점)를 내줬다. 10점 뒤진 채 25번 고지를 내줬다. 3세트 초반에는 선전했다. 김연경이 연속 득점하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3세트도 10점 전후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김연경과 박정아가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대항했지만, 점수 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8점 뒤진 채 20점 고지를 내줬다. 15-24에서 표승주의 공격이 범실로 이어지며 경기가 끝났다. 메달 획득은 실패했다. 그러나 한국 여자 배구는 세 차례나 스포츠팬에 환희를 안겼다. 조별예선에서 강호 도미니카공화국을 풀세트 접전 끝에 꺾었다. 8강 진출 분수령에서 만난 숙적 일본도 5세트 승부 끝에 이겼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김연경의 리더십과 선수단 단합력은 큰 박수를 받았다. 열세로 평가된 터키와의 8강전에서도 다시 한번 풀세트 승부를 승리로 이끌었다. 중국, 일본이 모두 떨어진 상황에서 아시아 여자 배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브라질과의 4강전,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전력 차이를 확인했다. 그러나 메달을 획득한 국가들과 똑같은 경기 수를 소화하며 대회 페막식까지 스포츠팬에 설렘을 안겼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08 1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