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 가능성" 믿었던 구자욱, "내 무릎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중요한 순간 되면 당연히 전력질주" [PO4 인터뷰]
삼성 라이온즈의 '구심점' 구자욱이 돌아왔다. 아직 컨디션이 100%가 아닌 상태지만 구자욱은 "1% 가능성이라도 믿고 싶었다"라며 팀에 복귀했다. 구자욱은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5판3선승제) 4차전에서 대타 대기한다. 이날 경기 전 박진만 삼성 감독은 "구자욱의 통증이 많이 없어진 상황이다. 몸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오늘 필요한 상황을 위해 대기를 시키려고 한다. 대타를 생각 중이다"라고 전했다. 구자욱은 지난 15일 대구에서 열린 LG와의 PO 2차전 1회, 2루 도루를 하다 왼 무릎 부상을 입었다. 그는 2루 도착 후 통증을 호소하면서도 교체되길 원하지 않았다. 이후 후속 타자의 적시타로 홈을 밟을 때 다리를 절뚝였다. 정상적인 주루가 불가능하다는 게 파악되자 라인업에서 빠진 뒤 병원 검진을 받았다. 왼 무릎 인대 미세 손상 진단을 받은 구자욱은 휠체어를 타고 경기장으로 돌아왔다. PO 3~4차전 출전은 불가능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하지만 혹시 모를 5차전과 한국시리즈(KS) 출전을 위해 구자욱은 일본 이지마 치료원으로 떠났다. 19일 이후 포스트시즌(PS) 출전을 목표로 한 선택이었다.
그렇게 구자욱은 지난 18일 빠르게 귀국해 선수단에 합류했다. 그리고 4차전 대타 출전까지 준비한다. 무서운 회복력과 의지다. 이날 경기 전 만난 구자욱은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1회부터는 나갈 수 있는 몸 상태는 아니지만 상황이 주어질 때 나갈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고 있겠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주루 플레이는 힘들지만, 만약 대타로 나서 안타를 치면 최선을 다해 달릴 생각이다. 중요한 순간이면 무릎이 어떻게 되든 중요하지 않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당시 2루 도루 상황을 돌아본 구자욱은 "처음엔 타박상인 줄 알았다. 무릎을 굽히고 펴니 괜찮았다. 하지만 주루플레이에서 통증이 오더라. 확실하게 부상이라고 더그아웃에 말할 수 없었다"며 "그때가 1회였고 중요한 시리즈라 빠지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며 "여유 있는 타구라서 절뚝이며 홈으로 들어왔는데, 통증이 너무 심해서 절뚝인 모습을 보였다. 지켜보시는 분들에게 죄송했고, 도루가 후회스러워 자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 다녀온 이유에 대해 그는 "(빠르게 복귀할 수 있는) 1%의 가능성을 믿고 싶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순 없었다. 어떻게든 빠르게 돌아올 방법을 찾아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구단에서도 흔쾌히 잘 알아봐주시고 도와주셔서 다녀왔다"라며 웃었다. 3차전을 일본에서 지켜본 그는 "아쉬운 순간들이 많았다. 선수들이 너무 잘 던지고 잘 쳤는데 운이 안 따라줬다"면서도 "우리는 1패 했을 뿐이고, 2승을 했기 때문에 더 자신있게 플레이 하면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처음부터 경기에 나오지는 않지만, 구자욱은 더그아웃 리더답게 분위기 역할을 할 생각이다. 그는 "화이팅을 불어 넣어주기 위해 왔다. 선수들은 너무 잘하고 있고, 오늘도 잘할 거라 믿고 있다. 선수들이 힘낼 거라고 믿고 있다"며 응원했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4.10.19 1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