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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A, 스탠다드차타드, 쉐보레의 공통점은?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AIA 보험,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쉐보레 자동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프리미어리그(EPL) 축구팬이라면 아마도 “EPL 클럽의 셔츠 스폰서”라고 답할 것 같다. 맞는 말이다. AIA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토트넘 홋스퍼의 셔츠 스폰서다. 쉐보레는 2014년부터 7년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셔츠 스폰서였다. 17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계 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의 본사는 영국의 수도 런던에 있다. 하지만 영국 내 어느 도시에도 이 은행의 지점은 없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영국에서 ‘소매은행업무(retail banking, 개인, 소기업 대상)’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탠다드차타드의 주 고객은 유럽이나 미국이 아니다. 수익의 90%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나온다.AIA는 미국의 최대 보험사였던 AIG로부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분리되어 생긴 회사다. 홍콩에 본사가 있는 AIA의 타깃 마켓은 동남북 아시아, 인도와 호주다. 제너럴 모터스(GM) 소유의 미국 자동차 브랜드 쉐보레도 영국이나 미국 시장을 겨냥해 맨유의 셔츠 스폰서가 된 것은 아니다. 쉐보레는 아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클럽인 맨유와의 스폰서십 계약을 통해 중국과 아시아 시장을 노렸다.사실 필자가 질문을 통해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이것이다. 현재 EPL 클럽을 후원하는 대부분의 셔츠 스폰서들은 영국 시장이나 소비자에 관심이 없다. 이들의 목표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축구리그인 EPL을 통해 광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특히 아시아 시장이 타깃 마켓이다. EPL은 1992~93시즌 22개의 팀으로 출범했다. 국제적인 리그와는 거리가 멀었던 EPL 원년에 활약했던 외국인 선수는 13명에 불과했다. 이 중 단 2명만이 비유럽권 선수였다. 입스위치 타운의 캐나다 골키퍼 크레이그 포레스트와 리버풀의 이스라엘 공격수 로니 로젠탈이 바로 그들이다.이후 ‘보스만 판결(Bosman Ruling, 계약이 만료된 선수는 자유롭게 팀을 옮길 수 있는 권리)’등의 영향을 받아 EPL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는 꾸준히 늘어났다. 1999년 잉글랜드 클럽 최초로 첼시는 필드에서 뛰는 11명의 선수를 모두 외국인 선수로 채웠다. 2017년 UEFA(유럽축구연맹)의 보고서에 따르면 EPL은 유럽에서 외국인 선수 비율(69.2%)이 가장 높은 리그다. 이들은 무려 65개국의 다양한 국적을 가지고 있다.EPL 출범 당시 영국(UK) 출신이 아닌 외국인 감독은 아일랜드 국적의 조 키니언이 유일했다. 하지만 2018~19시즌 EPL의 20팀 중 14팀의 감독이 외국인이다. 21세기에 처음 등장한 외국인 구단주도 꾸준히 증가했다. 2023~24시즌 현재 15개 클럽이 외국인 대주주를 보유하고 있다.출범 당시만 해도 거의 없던 외국인 선수, 감독, 구단주의 폭발적인 증가는 EPL의 세계화를 보여준다. 그에 반해 스폰서십 분야는 달랐다. EPL 원년 외국 기업과 셔츠 스폰서십 계약을 맺은 클럽의 숫자는 이미 11개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11개 외국 스폰서의 목표 시장은 영국과 근처 유럽 국가였다. 21세기 들어 이러한 기조가 바뀐다. 물꼬를 튼 이는 2002년 에버튼과 2년의 셔츠 스폰서십을 맺은 중국의 핸드폰 제조업체 크젠(Kejian)이었다. 이 계약이 특히 눈길을 끈 이유가 있다. 크젠은 매출의 100%를 중국 시장에 의존하는 내수기업이기 때문이다. 해외시장에는 진출조차 안 한 크젠이 에버튼의 셔츠 스폰서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은 오랜 기간 그들만의 세계에 갇힌 나라였으나, 2000년대 들어 여행, 유학 등의 목적으로 중국인들은 국제무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대다수의 소비자는 당시 세계 핸드폰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노키아 제품을 선호했다. 특히 젊은 소비자들에게 글로벌 브랜드와는 거리가 먼 크젠의 핸드폰은 인기가 없었다. 따라서 이미지 개선이 필요했던 크젠은 EPL의 유서 깊은 클럽인 에버튼과 손잡은 것이다. 크젠 셔츠를 입은 에버튼의 경기가 국영 스포츠채널인 CCTV5에서 중계되자, 중국인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시 맨체스터 시티에는 동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에서 골을 기록한 쑨지하이가 있었다. 2003년 새해 첫날 열린 에버튼과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는 중국 내에서 3억 6000만 명이 시청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EPL에서 사상 최초의 ‘차이니스 더비’가 성사됐기 때문이다.크젠과의 계약 전 중국에서 에버튼의 인지도는 미미했다. 하지만 중국어로 쓰인 크젠 셔츠를 입은 리티에가 좋은 활약을 보이자, 중국에서 클럽의 인기는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에버튼은 리버풀과 맨유를 제치고 중국 내 최고 인기팀이 되었다. 또한 중국 기업인들은 에버튼의 홈구장인 구디슨 파크의 호스피탈리티 티켓을 앞다투어 사들였다.크젠도 스폰서십의 효과를 누렸다. 2002년 크젠은 중국 시장에서 전년도에 비해 두 배가 넘는 217만 대의 핸드폰을 판매한 것이다. 2003년에는 현지 에버튼 팬들을 상대로 핸드폰을 팔고자 영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전성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크젠은 상승한 이미지와 인지도를 뒷받침할 기술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곧 크젠 핸드폰의 성능에 실망했고, 기술 혁신 없이 마케팅으로 잠깐 빛을 본 이 회사는 시장에서 사라졌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1.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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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위원 유력' 김재열 ISU 회장, 이건희 회장 이어 스포츠 외교 무대로

김재열(5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 겸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 사실상 당선됐다. 김재열 회장은 고(故)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차녀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남편이다. IOC는 8일(현지시간) 집행위원회 결과를 발표하면서 "10월 15일부터 17일까지 인도 뭄바이에서 열리는 제141차 IOC 총회를 통해 여성 4명, 남성 4명 등 총 8명의 신임 IOC 위원을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열 회장을 비롯한 총 8명을 신임 위원 후보는 사실상 당선된 것으로 보인다. 집행위원회 추천을 받은 신규 회원 후보가 총회 투표에서 낙선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앞서 김재열 회장은 서류 심사, 윤리위원회 검증, 후보 추천위원회 등 3단계 전형을 모두 통과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을 맡으며 세계 스포츠계에서 영향력을 넓혀온 그가 IOC 위원으로 당선되면 한국의 스포츠 외교 입지는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IOC 위원은 올림픽 개최지 선정 등 IOC의 핵심 현안을 결정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IOC 위원을 많이 배출한 국가는 자연스럽게 국제 스포츠계에서 입김이 세진다. IOC 위원 최대 정원은 115명이며 9일 현재 활동하는 위원은 99명이다.IOC 위원은 개인 자격(최대 70명),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자격, 국제연맹(IF) 대표 자격, 선수 위원(최대 각 15명)으로 구되는데, 이들은 똑같은 권한과 투표권을 행사한다. 김재열 회장은 ISU 수장으로 IF 대표 자격 후보가 됐다.김재열 회장이 당선되면 한국 IOC 현직 위원은 3명으로 늘어난다. 앞서 유승민 선수 위원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선출됐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겸 IOC 위원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자격으로 지난 2019년 뽑혔다.한국 출신 IOC 위원 3명이 동시에 활동하는 건 이건희 회장, 故 김운용 위원,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이 활동한 2000년대 초반 이후 처음이다. 다만 유승민 선수 위원의 임기는 2024 파리 올림픽까지이며 이기흥 위원도 70세가 되는 2025년까지만 활동할 수 있다. 최근 한국 신임 선수위원 후보로 뽑힌 '골프 여제' 박인비는 파리 올림픽 기간 선수 위원 선거에 나서 당선을 노린다. 역대 한국인 IOC 위원은 총 11명이다. 김재열 회장이 당선되면 12번째 인사로 이름을 올린다.김재열 회장의 IOC 입성은 1996년부터 2017년까지 IOC 위원으로 활동한 장인, 이건희 회장의 뒤를 잇는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김 회장은 주로 동계스포츠에서 입지를 다졌다. 그는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 2018 평창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부위원장, 대한체육회 부회장,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IOC 조정위원회 위원, ISU 집행위원으로 활동했고 지난해 6월 비유럽인으로는 처음으로 ISU 회장 선거에서 당선됐다.김식 기자 2023.09.0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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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혹스러울 이강인…음바페 이어 네이마르마저 PSG 떠나나

파리 생제르맹(PSG)과 네이마르의 결별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네이마르가 팀을 떠나기를 원하고 있는 가운데 PSG 구단도 적절한 제안만 있으면 이적의 문을 열어주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미 또 다른 세계적인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의 새 시즌 거취도 불투명한 상황. PSG 합류로 음바페, 네이마르와의 호흡을 기대했을 이강인 입장에서도 당혹스러울 만한 분위기다.영국 스카이스포츠는 9일(한국시간) “네이마르와 PSG의 계약은 3년이 남아 있지만, PSG는 네이마르의 이적 의사를 내비친 뒤 그에 대한 영입 제안에 귀를 기울일 예정”이라며 “PSG는 네이마르의 이적료로 5000만~8000만 파운드(약 840억~1343억원) 정도를 원할 것“이라고 전했다.보도에 따르면 PSG는 어린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개편하기를 원하고 있고, 1992년생인 네이마르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핵심 선수 입지와는 거리가 있을 전망이다. 2500만 파운드(약 420억원)에 달하는 고액 연봉 등을 고려할 때 PSG 입장에서도 네이마르와 결별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는 게 현지 설명이다. 네이마르는 친정팀인 바르셀로나 복귀를 원하고 있지만, 바르셀로나의 재정적인 문제 때문에 복귀가 현실이 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PSG가 네이마르의 이적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다른 유럽 구단들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미국 등 비유럽 국가들도 네이마르 영입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네이마르는 지난 2017년 바르셀로나에서 뛰다 무려 2억 2200만 유로(약 3203억원)의 이적료를 통해 PSG 유니폼을 입었다. 네이마르의 당시 이적료는 지금까지도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지난 6시즌 가운데 가장 많이 경기에 나선 게 2021~22시즌 리그 22경기일 정도로 부상 등을 이유로 출전 시간 확보에 애를 먹었다. 네이마르도 새로운 도전을 위해 이적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이미 리오넬 메시가 미국으로 떠났고, 음바페마저 결별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네이마르까지 이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PSG 공격진도 완전히 개편되는 분위기다.우선 음바페와는 서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PSG는 내년여름 계약이 만료되는 음바페에게 계약 연장 또는 올여름 이적을 요구했지만, 음바페는 이 제안들을 모두 거부하고 잔류했다. 이대로라면 내년 자유계약(FA) 선수 신분으로 새로운 팀을 찾아 나설 수 있다. PSG 구단은 아무런 이적료 수익도 얻지 못하고, 음바페는 대신 FA를 통해 기록적인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가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차기 행선지다.이런 가운데 PSG 구단은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에 음바페를 제외하고, 최근엔 1군 훈련에서도 배제하는 등 ‘음바페 지우기’에 나선 상황이다. 음바페를 압박해 올여름 팀을 떠나도록 유도하겠다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현지에서 음바페가 올여름 결국 새로운 팀을 찾아 떠날 것으로 내다보는 배경이다.음바페의 거취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네이마르마저 팀을 떠날 가능성이 커지니, 이 여파는 이강인에게도 흐를 전망이다. 이강인이 당초 PSG에 입단했을 당시 많은 기대를 모았던 건 이강인과 음바페, 네이마르가 펼치는 공격 호흡이었다. 특히 이강인의 날카로운 패스를 세계적인 공격수들이 마무리하면 이강인의 어시스트 등 공격 포인트도 덩달아 급등할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 그런데 이강인이 합류하자마자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 잇따라 떠날 가능성이 제기됐으니, 이강인 입장에서도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새로 호흡을 맞춰야 하는 곤살루 하무스, 마르코 아센시오 등의 이름값은 당연히 팀을 떠나는 선수들보다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특히 네이마르는 이강인이 PSG 이적 직후 프리시즌 내내 유독 가깝게 지냈던 사이라 그의 이적 가능성은 이강인에게도 아쉬울 법한 일이다. 그나마 세계적인 선수들이 떠나면 이강인의 팀 내 비중이 그만큼 커질 수도 있다는 데 위안을 삼아야 하지만, 이 역시도 이적 직후부터 고스란히 커다란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마냥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김명석 기자 2023.08.0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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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한국‧일본 선수가 레인저스 아닌 셀틱으로 가는 이유는?

스코틀랜드의 명문 클럽 셀틱이 K리그의 양현준(강원)을 노리고 있다. 이미 한국대표팀 공격수 오현규를 보유하고 있는 셀틱은 양현준 외에도 2명의 한국 선수를 영입 후보에 올려놓았다고 한다. 게다가 셀틱은 6명의 일본 선수가 소속된 팀이기도 하다.셀틱에서 뛰었거나 현재 소속되어 있는 동북아시아의 국가대표 선수는 13명이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8명을 배출한 일본을 선두로 한국(3명), 중국(2명)이 뒤를 따르고 있다. 셀틱이 특히 일본과 한국 선수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아시아 축구에 무지하거나 관심이 없는 대부분의 스코틀랜드 클럽과는 달리 셀틱은 전통적으로 아시아 선수에 개방적인 팀이다. 셀틱이 영입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는 인도 출신의 아마추어 모하메드 살림이다. 맨발로 축구를 했던 살림은 관계자들을 매료시켰고, 1936년 셀틱의 일원이 되었다. 인종차별이 심했던 시절 셀틱은 실력만 보고 선수를 뽑은 것이다.2000년대 들어 아시아 선수들의 셀틱행은 본격화된다. 일본대표팀의 나카무라 슌스케는 2005년 셀틱에 입단해 4시즌 동안 128경기에 출전해 29골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특히 슌스케는 2007년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스코틀랜드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기성용 선수가 2009년 셀틱에 입단할 당시에는 이미 클럽에 중국의 정즈와 일본의 미즈노 코키가 있었다. 유럽의 한 클럽에서 한중〮일〮 선수가 같이 뛰는 최초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최근 셀틱이 아시아 선수 영입에 좀 더 적극적인 것은 2021년부터 2년 동안 클럽을 성공적으로 이끈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영향 때문이다. 그리스 출신의 호주인 포스테코글루는 호주대표팀을 아시안컵 정상에 올려놓았고, 일본 J리그의 요코하마에서도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셀틱 감독이 된 그는 자신이 잘 아는 일본 선수들을 영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제도적 변화도 셀틱의 동북아시아 선수 영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대표적인 예가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다. 브렉시트 이후 유럽연합 출신 선수도 잉글랜드나 스코틀랜드에서 뛰려면 워크 퍼밋(취업 비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유럽 선수 영입이 까다롭게 바뀐 덕분에 영국리그를 목표로 하는 비유럽 선수들이 반사이익을 얻게 된다. 스코틀랜드 리그가 EPL보다 느슨한 워크 퍼밋 규정을 가진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게다가 잉글랜드나 유럽 부자 구단들에 비해 자금이 넉넉지 않은 셀틱에게 아시아리그에서 건너오는 선수들의 저렴한 몸값도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후루하시 쿄고, 마에다 다이젠, 하타테 레오는 셀틱이 J리그에서 비교적 적은 돈으로 영입하고도 성공한 케이스다. 이러자 리그의 하이버니안과 머더웰 등도 재능 있고 가성비가 좋은 J리그의 젊은 선수와 계약을 맺게 된다. 셀틱을 얘기할 때 레인저스가 빠질 수 없다. 스코틀랜드 축구를 대표하는 두 클럽이 맞붙는 ‘올드 펌 더비’는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더비다. 이들의 경기는 축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셀틱과 레인저스가 가진 라이벌 의식은 종교(가톨릭 vs 신교도), 정치(노동당 vs 보수당), 민족(아일랜드 이민자 vs 스코틀랜드 원주민) 등의 이유로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레인저스를 거쳐 간 동북아시아 세 나라의 국가대표 선수는 몇 명일까? 한 명도 없다. 아시아 전체를 통틀어도 결과는 똑같다. 클럽은 151년 역사 동안 총 51개국의 국가대표 선수를 영입했으나, 단 한 명의 아시아 선수도 여기에 속하지 못했다.레인저스가 철저하게 아시아 선수를 외면한 이유가 궁금했다. 이에 필자는 다각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팬클럽 게시판도 뒤졌고, 질문을 올려 그들의 답변도 들었다. 필자가 내린 결론은 레인저스는 셀틱보다 훨씬 보수적이고, 아시아 시장에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레인저스의 폐쇄성은 그들의 반가톨릭 정책에서도 드러난다. 20세기 초부터 레인저스는 가톨릭교도 선수와 계약하지 않았고, 가톨릭 교인은 클럽에 취업할 수도 없었다. 심지어 가톨릭교도와 결혼했다는 이유로 레인저스를 떠난 선수도 있었다. 이러한 정책은 1989년 가톨릭 신자인 모 존스턴을 영입하며 폐지됐다. 그러자 팬들은 자신의 시즌 티켓을 불태우며 강력히 반발했다고 한다. 선수단 내에서도 불만이 나와, 존스턴 영입 기자회견에 참석한 레인저스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그에 반해 셀틱은 선수를 영입할 때 종교를 문제 삼은 적이 없다. 클럽이 “아시아 선수를 영입하지 않는다"라는 불문율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레인저스 팬도 일부 있다. 물론 이런 주장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레인전스가 예전에 가졌던 반 가톨릭 정책도 불문율이었고, 클럽은 당시 이러한 정책의 존재를 공개적으로 부인했던 전력이 있다.2022 월드컵이 끝난 후 셀틱과 레인저스 등이 조규성 선수를 노린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에 레인저스의 팬클럽인 ‘아이브록스 노이스(Ibrox Noise)’는 홈페이지와 독일의 축구미디어 ‘원 풋볼’ 등을 통해 상당히 거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레인저스의 명성을 이용해 선수의 가치를 높이려는 언론 플레이에 불과하다. 레인저스는 아시아 선수나 시장에 관심이 없다. 클럽의 시장은 유럽에 국한한다”고 한다.필자가 특히 놀란 점은 조규성을 가리켜 “Sung or whatever(성이든 뭐든, 성은 조규성을 의미)”라고 표기한 것이다. 또한 “레인저스 팬들은 아시아 선수보다 치킨차우멘(chicken chow mein, 중국식 볶음국수)에 관심이 더 많다”라는 표현에서도 인종차별을 느낄 수 있었다. 셀틱 소속의 일본 선수가 일부 레인저스 팬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스코틀랜드 리그에 관심이 있는 축구 선수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기를 바란다.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7.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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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슛돌이의 모험’ 시즌2는 파리에서… ‘NM과 호흡’ 이강인 “우승 갈증 큽니다”

“우승 욕심이 크다.”프랑스 명문 구단 파리 생제르맹(PSG)에 입단한 이강인(22)의 포부다. 소문만 무성했던 이강인의 PSG 입단이 드디어 확정됐다.PSG는 9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이강인과 2028년까지 계약을 맺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한다. 22세의 공격형 미드필더인 이강인은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PSG와 계약하게 됐다”며 동행을 공표했다. PSG의 SNS(소셜미디어)는 이강인으로 도배됐다. 이강인의 등번호 ‘19번’ 유니폼을 마킹하는 영상을 시작으로 영입을 암시하는 태극기 사진, 공식 발표 영상을 차례로 게시했다. 그 뒤로는 이강인이 가볍게 볼을 다루고 인터뷰하는 영상을 올렸다. 얼마나 이강인을 반기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이강인은 PSG 입단 후 첫 인터뷰에서 “나는 양쪽 윙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미드필더이며 경기장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나는 공을 다루는 데 능숙한 선수”라고 소개하며 “우승에 대한 욕심과 갈증이 많다. 팀 전체에 보탬이 되고 싶고,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이적은 오로지 ‘실력’으로 이룬 성과다. 이강인은 2022~23시즌 마요르카 소속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36경기에 출전해 6골 6도움을 수확했다. 앞서 네 시즌 간 올린 공격 포인트(10개) 기록을 한 시즌 만에 갈아치웠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라리가 등 다수 구단이 이강인을 향해 손을 뻗었다. 2022~23시즌 직후에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행이 유력해 보였다. 지난 1월부터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인 아틀레티코는 이적료로 1500만 유로(214억원)에 선수 하나를 추가하는 제안을 건넸다. 그러나 마요르카 고개를 저었고, 그 사이 PSG가 접근했다. PSG는 이강인의 이적료로 2200만 유로(314억원)를 제시했다. 마요르카의 입맛을 맞추는 동시에, 이강인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그동안 이강인의 커리어는 ‘롤러코스터’였다. 2007년 6살에 KBS 예능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하며 ‘축구 신동’으로 이름을 날린 이강인은 2011년 스페인 발렌시아 유소년팀에 입단했다. 2018년 10월 17세의 나이로 프로 데뷔전을 치른 그는 이듬해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당시 소속팀 발렌시아에서는 좀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은 이강인이 2021년 레반테전에서 교체 아웃된 뒤 벤치에서 얼굴을 감싸며 좌절한 것은 발렌시아 시절 아픔을 대변한 장면이다. 발렌시아가 2021년 라리가의 Non-Eu(비유럽) 쿼터 3장을 초과하자, 이강인이 희생양이 되어 팀을 나갔다. 절치부심한 이강인은 마요르카에서 재능을 꽃피웠고, 2년 만에 ‘파리지앵(파리에 사는 사람)’이 됐다. PSG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빅클럽이다. 2011년 카타르 스포츠 엔비스트먼트가 인수한 뒤 데이비드 베컴(은퇴) 앙헬 디 마리아(벤피카)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등 수많은 슈퍼스타가 PSG를 거쳤다. 프랑스 리그1에서는 적수가 없을 정도다. PSG는 리그, 쿠드 드 프랑스(FA컵) 트로페 데 샹피옹(슈퍼컵) 등 국내 대회 최다 우승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스페인에서 코파 델 레이(국왕컵)에서 딱 한 차례 우승을 맛본 이강인이 PSG에서는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릴 전망이다. 이강인은 “어렸을 때부터 PSG를 알고 있었다. PSG는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다. 나도 프랑스 리그를 오랫동안 지켜봤다. 매우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고, 경쟁이 치열한 리그”라며 “내 목표는 항상 팀을 최대한 도와 매 경기 승리하고 최대한 많은 타이틀을 획득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요르카에서 공격을 홀로 이끌다시피 했던 이강인은 이제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 등 세계 최고 공격수들과 호흡한다. 볼 소유, 창의적인 패스가 강점인 이강인은 능동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PSG에서 더 빛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동료들의 마무리와 기회 창출 능력도 빼어나 이강인의 공격 포인트 적립도 이전보다 수월할 전망이다. 10일부터 프리시즌을 일정을 시작하는 PSG는 오는 21일 프랑스 리그1로 승격한 르 아브르와 친선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뛰지 않는다면, 일본에서 PSG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이 첫선을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일본 투어를 예정 중인 PSG는 25일 오사카에서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 28일 세레소 오사카(일본)와 격돌한다. 내달 1일에는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도쿄에서 평가전에 임한다. 7월 중에 이강인의 데뷔전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 이강인은 “PSG에 합류해 기쁘다. PSG는 세계에서 큰 클럽 중 하나이며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팀이다. 새로운 모험을 빨리 시작하고 싶다. 서포터들을 만나 경기장에서 즐거움을 선사할 날이 기대된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김희웅 기자 2023.07.10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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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유럽파 또 나올까…황인범, 인터밀란·나폴리 '러브콜'

이번엔 황인범(27·올림피아코스) 차례다.‘1996년생 절친’ 황희찬(27·울버햄턴) 김민재(27·나폴리)에 이어 황인범에게도 빅리그 입성 기회가 찾아왔다. 현지 언론들을 중심으로 유럽 빅리그 구단들이 올여름 영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대표적인 건 김민재의 소속팀 나폴리다. 최근 이탈리아 일마티노는 “나폴리가 아시아 국적의 선수들 영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올림피아코스 미드필더 황인범도 나폴리가 주시하는 선수”라고 전했다.앞서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회장이 직접 한국과 일본, 미국 등 비유럽 국적 선수들의 영입을 공언한 가운데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핵심 미드필더 황인범도 영입리스트에 포함됐다는 내용이다.그리스 매체들을 통해서도 황인범이 나폴리 등 이탈리아를 비롯해 잉글랜드, 독일 등 유럽 빅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잇따라 전해졌다. 그동안 황인범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 독일 분데스리가 구단들의 관심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반가운 대목이다.특히 가제타 그리스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팀인 인터밀란도 황인범 영입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인터밀란이 새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영입 후보로 황인범을 올렸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유럽 빅클럽들의 관심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게 그리스 현지 매체의 분석이다. 스포르24는 “황인범은 이번 시즌 올림피아코스에서의 활약은 물론 지난 카타르 월드컵 등 한국 대표팀에서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유럽 빅클럽들의 영입 대상이 되는 건 지극히 논리적이고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실제 황인범은 이번 시즌 그리스 수퍼리그에서 31경기에 출전해 3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특히 선발 출전(30경기)과 출전 시간(2609분·이상 14일 기준)은 팀 내 1위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도 5경기에 출전해 1골을 넣었다. 현지에서 “황인범은 올림피아코스가 부진한 사이 팀의 반등을 이끌었다. 팀의 핵심 선수단 5~6명 중 한 명이다. 다음 시즌에도 올림피아코스가 반드시 동행을 원하는 이유”라고 소개한 배경이다.일찌감치 해외에 진출하고도 아직 꿈의 빅리그 무대를 밟지는 못했던 황인범에게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그는 K리그 무대를 누비다 23세이던 지난 2019년 미국 밴쿠버 화이트캡스에 입단했다. 이후에도 러시아·그리스 등에서 뛰었지만, 유럽 빅리그 입성 입성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전성기에 접어드는 시점 빅리그의 러브콜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변수는 올림피아코스의 이적 허용 여부다. 황인범과 올림피아코스 간 계약은 오는 2025년 6월까지다. 이번 시즌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한 만큼 올림피아코스 입장에서도 이적을 허용하기 쉽지 않다. 현지에선 올림피아코스가 최대 1500만 유로(219억원) 정도로 몸값을 책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랜스퍼마르크트가 책정한 황인범의 몸값은 350만 유로(52억원)다. 이적료 협상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황인범이 유럽 빅리그 입성에 성공하면 동갑내기인 황희찬·김민재에 이어 또 다른 1996년 유럽 빅리거가 탄생한다. 한국 축구는 물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도 경사가 될 수 있다. 3년 뒤 북중미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주축을 맡아줘야 하는 선수들인 만큼 클린스만호의 경쟁력도 그만큼 올라가는 건 물론이다. 선수로서 황인범의 커리어도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김명석 기자 2023.05.15 07:48
연예일반

‘방과 후 전쟁활동’ 佛 ‘시리즈 마니아’ 초청..유럽은 왜 K콘텐츠에 열광하나

유럽 최대의 드라마 시상식으로 알려진 프랑스 ‘시리즈 마니아’에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이 초청됐다. 과거 유럽 시청자층에서 K드라마는 일부 마니아층이 즐기는 ‘괴짜(Geek)’의 영역이었지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타고 점차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시리즈 마니아’는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된 유럽 최대의 드라마 시상식이다. 국제 부문에서 주는 상도 있지만, 그동안 수상 이력을 보면 유럽연합(EU) 국가에서 만든 드라마에 대부분 상이 돌아가는 ‘로컬’ 시상식에 가깝다. 그랬던 ‘시리즈 마니아’였지만 2019년부터 K콘텐츠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특별 상영작에 OCN의 ‘우월한 하루’(2022년 온라인 상영작)가 초청됐다. 2021년에는 tvN의 ‘마우스’, 2020년에는 tvN의 ‘방법’, 2019년에는 OCN의 ‘손 더 게스트’가 국제 파노라마 부문에 이름을 올려 유럽 작품들과 경합을 벌였다.‘시리즈 마니아’측은 “전 세계가 한국의 드라마 시리즈에 주목하며 글로벌 시청자들은 K드라마의 장르를 넘나드는 스토리에 이미 익숙해졌다”고 전했다.‘방과 후 전쟁활동’은 하일권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늘을 뒤덮은 괴생명체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입시 전쟁이 아닌 ‘진짜 전쟁’을 시작한 고3 학생들의 이야기다. 미확인 구체의 침공으로 종말 위기에 놓인 지구에서 펜 대신 총을 든 10대들의 처절한 사투를 그린다. '미스터 기간제’ 성용일 감독과 신예 윤수 작가가 의기투합했고, ‘눈이 부시게’ 이남규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해 다양한 인간군상을 조명하는 밀리터리 SF를 탄생시켰다.이번에 ‘방과 후 전쟁활동’이 ‘시리즈 마니아’에 초청된 분야는 경쟁이 아닌 비경쟁 부문인 ‘특별 상영작’이다. 22일 티빙 측은 일간스포츠에 “이번 특별 상영작에는 총 6개 작품이 선정됐고 한국 작품 중 유일하게 ‘방과 후 전쟁활동’이 선정됐다”며 “현지에서 ‘방과 후 전쟁활동’ 1, 2화가 공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K콘텐츠에 대한 이런 ‘시리즈 마니아’의 관심은 유럽의 콘텐츠 소비 변화 흐름과 관련이 깊다. K콘텐츠의 역사를 새로 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유럽인들에 깊이 각인됐다. 유럽시청각연구소(EAO)가 매년 발간하는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영화시장에서 유럽과 미국 외 국가에서 제작된 영화 점유율은 2.5%에서 2020년 4.9%로 상승했다. 이에 대해 EAO는 “이는 유럽에서 45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오스카상을 수상한 한국 영화 '기생충'에 의해 주도됐다”고 짚었다. 유럽과 미국 작품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럽시장을 K콘텐츠가 흔든 것이다. 콘텐츠 산업 면에서도 넷플릭스 등 OTT를 통해 유럽 시청자층에 K콘텐츠가 많이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점이 큰 효과를 주고 있다. EAO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OTT 콘텐츠 중 영화의 79%, TV의 67%가 ‘비유럽 국가’ 작품이 점유하고 있다. 코로나19로 OTT구독층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비유럽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이 더 늘어난 셈이다.특히 K콘텐츠의 경우 넷플릭스 덕을 톡톡히 봤다. 지난해 넷플릭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도에 넷플릭스 세계 회원 60%가 1개 이상 한국 작품을 시청했다. 2020년도에는 유럽의 K콘텐츠 시청시간이 전년 대비 2.5배 늘었다는 자료도 나왔다.실제로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K콘텐츠는 전부 넷플릭스 시리즈다. ‘오징어 게임’은 영국에서 리얼리티쇼로 리메이크될 만큼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스위트홈’, ‘지옥’, ‘지금 우리학교는’ 등도 유럽 각국에서 상위권에 랭크됐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시각특수효과(VFX)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한 것도 유럽에서 K콘텐츠를 자신있게 선보일 수 있는 기반이 됐다.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최근 만들어지고 있는 K콘텐츠도 기존 로맨스·드라마가 아닌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이 다수 보인다. 넷플릭스로 선보인 SF영화 ‘정이’가 최근 공개된 데 이어 영화 ‘왕을 찾아서’도 본격 촬영에 나섰다. 올해는 넷플릭스 ‘경성크리처’, ‘스위트홈2’ 같은 크리처물도 공개되고 디즈니+ ‘무빙’같은 초능력물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새로운 시도에 나선 K콘텐츠가 유럽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기대된다. 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2.23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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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카타르 월드컵

2022 월드컵이 지난 21일(한국시간) 1시 개최국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경기를 시작으로 개막했다. 4년마다 돌아오는 지구촌의 최대 축구 축제가 드디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카타르와 FIFA(국제축구연맹)를 향한 불편한 시선은 여전히 존재한다. FIFA는 2010년 12월 2018년과 2022년 대회 개최지를 동시에 결정했다. 2018 대회가 유럽(러시아)에 배정된 관계로 2022 대회를 신청한 국가는 비유럽 국가들이었다. 한국, 미국, 일본, 호주, 카타르가 후보였다. 사실 한국과 일본은 2002 대회를 개최했기 때문에, 20년 만에 다시 월드컵을 유치할 명분이 약했다. 세계 최대 스포츠 시장인 미국과 월드컵을 개최한 적이 없는 호주가 유리해 보였다. 하지만 4차 투표에서 카타르가 미국을 14-8로 이기고 개최국으로 선정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6월 평균 낮 기온이 40℃(밤은 32℃)인 카타르 도하에서 월드컵을 개최한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기겁했다. 카타르는 대안으로 경기장에 에어컨을 설치한다고 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설득력이 없는 얘기였다. 축구장에 에어컨만 달랑 설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카타르 이전에 월드컵을 개최한 나라 중 가장 작은 나라는 1954 대회를 유치한 스위스였다. 하지만 그런 스위스마저도카타르보다 면적이 3배 이상 크다. 또한 당시만 하더라도 월드컵 참가국은 16개국에 불과했다. 월드컵을 개최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숙박시설도 문제였다. 카타르는 세계 으뜸의 부자나라 중 하나지만 이들이 가진 조건은 월드컵 개최국과 거리가 멀어 보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월드컵 유치 관련 뇌물 스캔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개최국 변경 얘기까지 솔솔 흘러나왔다. 하지만 FIFA가 개최지를 변경하기에는 카타르와 아랍권의 반발이 부담스러웠다. 또한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었다. 과거 미국도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막대한 뇌물을 IOC 위원들에게 제공했는데도, 개최권을 박탈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운 날씨 때문에 결국 카타르 월드컵은 여름에서 겨울로 개최 시기가 변경됐다. 개최지를 바꾸지 않는 선에서 최선의 결정이었는지는 몰라도, 덕분에 세계 축구계의 많은 스케줄이 다 꼬여 버렸다. 유럽은 축구 리그를 중단해야 했고, 빡빡한 일정에 피로가 누적된 선수들은 부상 위험도가 증가했다. 통상 1~2월에 열리던 AFC 아시안 컵은 2023년 여름으로 개최 시기가 변경됐다. 하지만 최근 카타르가 아시안 컵마저 유치함에 따라 다시 한번 개최 시기가 변경될 예정이다. 경기도보다 약간 큰 면적을 가진 카타르의 인구는 280만 명이다. 이 중 카타르 국적을 가진 이는 30만 명밖에 안된다고 한다. 따라서 월드컵 개최를 위한 대규모 인프라 건설 현장에 투입된 외국인 노동자는 무려 250여만 명에 달했다. 이들의 출신은 주로 인도, 네팔,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였다. 문제는 이들이 직면한 열악한 근무환경이었다. 불볕더위 속에서 하루 10시간 넘게 일한 이들에게 주어진 휴식과 주거 환경은 너무 조악했다. 임금이 몇 달씩 밀려도, 노동자들은 일을 관둘 수도 없었다. 고용주가 이들의 여권까지 압류했기 때문이다. 영국의 정론지 가디언에 의하면 2010년 이후 10년 동안 위에 언급한 5개 나라 출신의 사망 노동자만 무려 6700명이 넘는다고 한다. 필리핀 등 다른 나라 노동자까지 합하면 실제 사망자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너무나 많은 사망자가 나오자 카타르 정부와 FIFA에 비난이 쇄도했다. 일부 스폰서 기업은 월드컵 관련 마케팅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럽의 여러 국가가 카타르의 노동 착취에 항의했다. 가장 적극적으로 어필한 나라는 덴마크였다. 덴마크는 항의의 표시로 카타르 현지에서의 활동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타르의 어떠한 수익 창출이나 홍보에 기여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또한 덴마크 대표팀의 스폰서인 험멜은 홈 셔츠의 붉은색에 축구협회와 자사의 로고를 눈에 잘 안 띄게 모노톤 처리했다.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회에서 눈에 띄기 싫기 때문이었다. 특히 이들은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표시로 검은색 서드 셔츠까지 만들었다. 덴마크는 예전에도 티베트 축구대표팀을 코펜하겐으로 초대해 자국 영토인 그린란드와의 국제 경기를 주선한 적이 있다. 당시 중국 정부는 경기를 취소하지 않으면 덴마크와의 모든 교역을 중단하겠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바이킹의 후예들은 이런 위협에 굴하지 않았다.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국제사회에서 덴마크의 강단 있는 모습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한편 카타르의 성소수자 차별에 대한 항의로 벨기에, 프랑스, 네덜란드, 스위스, 독일, 웨일스, 잉글랜드, 덴마크 대표팀의 주장은 무지개 로고가 들어간 완장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선다고 한다. 물론 이를 허용하지 않은 FIFA는 이들에게 징계를 내릴 예정이다. 개막을 불과 이틀 앞두고 경기장 일원에서 맥주 판매를 금지한다는 조치로 카타르와 FIFA는 다시 한번 구설에 올랐다. 이에 잔니 인판티노(스위스) FIFA 회장은 “3시간 동안 맥주를 안 마셔도 인간은 생존한다”는 황당한 변명으로 빈축을 샀다. 경기장에서 맥주를 마시고 혹은 못 마시고의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신뢰의 문제다. 세계에 한 약속을 이렇게 일방적으로 갑자기 바꾼 이들이 다른 약속인들 지킬지 의문이다. 월드컵 개막 하루 전 기자회견에서 인판티노는 카타르의 인권침해 논란에 황당한 물타기를 시도했다. 아울러 “유럽이 전 세계에서 3000년 동안 해온 일에 대해 앞으로 3000년은 사과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실소를 자아냈다. 3000년 전은 유럽이라는 개념도 없던 청동기 시대였다. 인판티노의 축구에 집중하자는 희망과는 달리,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역사상 가장 정치화된 월드컵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11.23 07:00
스포츠일반

세계 정상 오른 女 청소년 핸드볼, 선수당 500만원씩 '포상'

세계 정상에 오른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억대 포상금을 받았다. 대한핸드볼협회는 지난 17일 최태원 회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제9회 세계여자청소년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단 격려 자리를 마련했다. 김진순(인천비즈니스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11일 북마케도니아 스코페에서 열린 세계여자청소년핸드볼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덴마크를 꺾고 비유럽 국가로는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최태원 회장은 서울 강남구 소재 한식당에서 선수단과 만찬을 했고 감독 포함 22명 선수단 전체에 1인당 5백만원씩, 총 1억1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출시된 최신형 스마트폰까지 선물로 건넸다. 선수단은 우승 트로피와 우승 메달, 선수단 전원의 사인이 들어있는 유니폼을 최태원 회장에게 전달했다. 2008년부터 대한핸드볼협회를 이끄는 최태원 회장은 "유럽팀을 8경기 연속으로 이기고 우승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 향후 대한민국 핸드볼의 미래가 밝은 것 같다. 또한 밝고 즐거운 모습으로 시합을 준비하고 경기에 임하고 좋은 성과를 거두었는데, 이게 평소 내가 강조하는 '행복한 핸드볼'이다. 주니어부터 시니어까지 잘 성장해주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8.18 10:46
스포츠일반

'리틀 우생순' 비유럽 국가 최초 세계 청소년선수권 우승 쾌커

한국 18세 이하 여자핸드볼 대표팀이 비유럽 국가 최초로 세계여자 청소년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다. 김진순(인천비즈니스고)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1일(한국시간) 북마케도니아 스코페에서 열린 제9회 세계여자 청소년핸드볼 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전통의 강호 덴마크를 31-28로 물리쳤다. 이로써 비유럽 국가로는 최초로 세계 청소년 선수권 정상에 올랐다. 이 대회에서 비유럽 팀이 4강 이상에 든 사례도 2006년 준우승, 2016년과 2018년 3위에 오른 한국이 유일하다. 전반을 15-15로 마친 한국은 후반 초반 리드를 뺏겼으나, 20-22로 뒤진 종료 17분여를 남기고 김민서(황지정산고)와 이혜원(대구체고)의 연속 득점으로 동점을 이뤘다. 이어 김서진(일신여고)의 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김민서의 7m 스로로 27-24, 3골 차를 만들었다. 또한 골키퍼 김가영(인천비즈니스고)이 덴마크 슈팅 36개 가운데 11개를 막아 방어율 31%를 기록했다. 김민서가 9골, 이혜원이 7골 등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한국의 평균 신장은 1m68㎝로, 덴마크(1m74㎝)보다 작았다. 하지만 빠른 스피드와 조직력으로 이를 극복했다. 32개국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유럽 팀을 사대로 8전 전승을 거두고 완벽한 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는 득점과 어시스트 부문에서 모두 2위에 오른 김민서가 선정됐다. 이혜원이 라이트백, 차서연(일신여고)은 라이트윙 포지션에서 대회 베스트7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팀은 13일 오후 귀국한다. 이형석 기자 2022.08.1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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