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Who+①] 필드 나간 한대화 “야구와 골프의 공통점은…”
야구 유니폼을 입은 사람은 매년 1·2월에 마음이 가장 편하다. 하위권 팀도 4강을 기대하고, 4강권 팀은 우승을 꿈꾸는 시절이 요즘이다.2012년을 시작하고 한 달을 보낸 한대화(52) 한화 감독의 마음은 어떨까. 절반만 편하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팀 스프링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한 감독은 “기대를 많이 해주는 건 좋은데 부담도 된다”고 했다. 한화는 2009·2010년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 이어 지난해 공동 6위였지만 이번 겨울 박찬호(39)와 김태균(30)·송신영(35) 등을 영입하면서 단숨에 4강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승후보라는 말까지 나온다. 한 감독은 “부담 팍팍 주네. 알았어. 부담은 내가 다 먹을 테니까”라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기대감과 부담감이 교차하는 한 감독에게 인터뷰를 제안했다. 야구 얘기만 하면 골치 아플까봐 지난달 27일(한국시간) 팀 휴식일에 한화 선수단 숙소 바로 앞 랜돌프 퍼블릭 골프장에서 ‘라운딩 토크’를 진행했다. 한 감독의 스코어는 80대 중반이라고 한다. 김용동 한화 홍보팀 대리도 인터뷰를 도왔다.▲사소한 취미한 감독 : 쉬는 날 골프 친다고 팬들이 욕하지나 않을까? 기자 : 평소 캠프에서 쉬는 날 뭐하시는데요?한 감독 : 숙소에서 그냥 쉬거나 골프 치죠. 일년 내내 캠프에서 몇 번 치는 게 다니까.기자 : 그냥 인터뷰가 밋밋하니까 같이 라운딩한다고 생각하세요. 요새는 선수들도 많이 치는데요. 뭘.한 감독 : 그런데 나 클럽도 없네. 김 기자랑 같이 렌트를 해야겠구먼. 골프 모자도 없는데. 하나 사줄텨?(세 명은 클럽하우스에서 20달러씩을 내고 골프클럽을 빌렸다. 싼 게 비지떡. 클럽 나이가 30년은 족히 돼보였다. 그린피를 포함해 총 비용은 1인당 70달러였다. 한 감독은 검정색 모자 하나를 샀다. 머리가 작아 사이즈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기자 : 골프는 언제부터 치셨어요?한 감독 : 1988년 해태에서 뛸 때 선동열(KIA) 감독이랑 같이 머리를 올렸어요. 선 감독은 투수니까 시간 내서 자주 다녔지. 그래서 지금 아주 잘 치잖아. 나야 뭐 구력은 24년 됐지만 연습을 못하니까 좀처럼 안 늘어.기자 : 야구와 같군요. 훈련 안 하면 티가 확 나는 거.한 감독 : 그렇다니까. 야구나 골프나 정직해. 그리고 어려워. 어려우니까 재미있는 거고.기자 : 다른 감독님들은 골프 많이 좋아하시던데요. 감독님은 다른 취미도 딱히 없으시잖아요.한 감독 : 그렇지도 않아요. 잘 친다는 선 감독이나 류중일(삼성) 감독도 시즌 중에는 못 나가지. 12월에나 다니는 거지. 그리고 다른 감독도 뭐 취미생활 별 거 있나. 기자 :요새 류현진(한화)이 골프를 배운다던데 폼도 좋고 스코어도 잘 나온대요.한 감독 : 잘 치겠지. 근데 더 해봐야 돼. 야구선수들은 처음엔 다 잘 치지. 그때 싱글 플레이어가 되지 못하면 계속 제자리야. 야구도 그러잖아요. 잘된다 싶으면 슬럼프가 찾아온다고. 그걸 극복하고 더 성장해야 진짜 실력이지.▲골프, 그리고 야구기자 : 야구인과 골프 얘기하면 야구 얘기로, 야구 얘기하면 골프 얘기로 넘어가더라고요. 한 감독: 둘이 참 비슷하면서 또 다르지. 타자들은 공을 맞히는 감각이 뛰어나니까 골프를 좋아해요. 그런데 투수들보다 못 치지. 공을 때릴 줄은 알지만 스윙 궤적이 야구와 다르니까. 필드 위에서 현역 시절 타격폼이 나온다고.(그러고 보니 한 감독 스윙에는 야구폼이 많이 녹아 있다. 스윙을 하며 왼발 뒷꿈치를 살짝 들기도 했다.)기자 : 음, 감독님 왼발이 흔들리네요.한 감독 : 어쩔 수 없어. 타격하던 버릇이 있어서. 연습도 안 하고.기자 : 홈런타자들이 비거리도 많이 나가죠?한 감독 : 아니에요. 힘 주면 멀리 못 쳐. (클럽) 헤드 무게를 느끼면서 가볍게 스윙해야 해. 홈런타자들은 그게 안 돼. 양준혁(전 삼성)·장종훈(한화 코치) 등이 골프에서도 장타자는 아니거든.기자 : 감독님은요?한 감독 : 난 힘으로 홈런 치는 스타일이 아니었잖아. 손목으로 쳤지.기자 : 요즘 타자들은 힘 빼고 툭툭 잘 치던데요?한 감독 : 요즘 투수들 시속 140㎞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고 변화구도 팍팍 꺾이잖아요. 그러니 힘껏 스윙하면 못 맞혀. 몸에 힘 빼고 콤팩트하게 쳐야지. 가볍게 쳐도 잘 맞으면 홈런 되잖아요. 홈런타자들은 골프 치면 대부분 헤드업이 돼.기자 : 감독님은 헤드업 안 되잖아요. 야구할 때도 그랬고, 골프할 때도 마찬가지네요?한 감독 : 나야 대학 시절까지 힘이 없었으니까. 정확히 맞히는 훈련을 했기 때문에 헤드업이 안 됐지. 프로 와서 힘이 붙었어도 헤드업 안 됐어요.기자 : 골프 칠 때 어떤 소리 좋아하세요?한 감독 : 드라이버가 착 하고 잘 맞았을 때, 칩샷이 툭 하고 맞았을 때, 홀컵에 쨍끄랑 하고 공이 들어갔을 때, 다 좋지. 야구할 때는 나무 배트로 제대로 맞았을 때의 소리가 좋더라고요. 알루미늄 배트 소리는 별로고.기자 : 오랜 만에 많이 걸으니까 여기저기가 쑤시네요.한 감독: 잘 못 쳐서 그래요. 허허허. 야구도 마찬가지에요. 부드럽게 잘 치는 타자는 부상을 좀처럼 입지 않거든. 몸이 뻣뻣한 타자가 공에 힘을 전달하지 못할 때 많이들 다치지.◆한대화 감독 프로필---------------------------------------------생년월일 1960년 7월8일출생지 대전광역시출신교 신흥초-한밭중-대전고-동국대체격 176㎝·82㎏2012 연봉 2억원별명 해결사(선수 시절)·야왕(감독)별자리 게자리혈액형 B형애창곡 거기 지금 누구인가(김명상)좌우명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자종교 없음기다리는 것 2월에 태어날 첫 손주약점 '소맥'(다른 술을 잘 마시지만 소주+맥주 폭탄주에 약함)과거의 자랑 현역 시절 8차례 골든글러브(3루수)현재의 고민 팀 주전 3루수 낙점 지도자 경력 1997년~2003년 동국대 감독 2004년~2009년 삼성 코치 2010년~ 한화 감독---------------------------------------------투산(미국 애리조나주)=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2012.02.01 07:00